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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근담(菜根譚) 전집 제37장]    

순박함을 지키고 경박함을 물리쳐라



寧守渾噩而黜總明 留些正氣還天地
영수혼악이출총명  유사정기환천지.

寧謝紛華而甘澹泊 遺個淸名在乾坤.
영사분화이감담박 유개청명재건곤.


차라리 순박함을 지키고 경박함을 물리침으로써
얼마의 정기正氣가 깃들이게 하여 천지에 돌릴지며 ,
차라리 화려한 것을 사절하고 담박한 것을 달게 여김으로써
하나의 깨끗한 이름을 오래도록 천지에 남기도록 하라.

[註]

영(寧) : 차라리.
혼악(渾噩) : 순박할 뿐더러 밝고 곧은 것을 의미하는 말임.
출(黜) : 떨처 버리는 것.
사(些) : 조금을 나타내는 뜻임.
천지(天地) : 원래는 하느과 땅을 뜻하지만, 여기에서는 자신의 몸이
             세상에 태어나게 된 원기(元氣)로서의 조물주를 의미함.
분화(紛華) : 지나치개 사치스럽고 화려한 것.
건곤(乾坤) : 천지를 뜻하는 것으로 곧 세상을 말함.


[해설]


똑똑하고 약은 척하며 똑날뛰지 말고
시골 사람과 같은 순박함을 지키며
자신의 본심을 파악하고
천지와 일체가 되어 살아가라는 교훈이다.

호화로운 생활에는 등을 돌리고,
깔끔하고 산뜻한 경지에서 안주하며,
한평생을 매끈하게 천지와 더불어 보내라는 말이다.

단 한 번 주어진 인생이요,
연습이란 있을 수 없는 인생이니만큼 후회는 적은 편이 좋다.

뒷맛이 개운치 않은 회한海恨에 눈물 젖는 것은
대개의 경우 자기 자신을 실력 이상으로 보이게 하기 위하여
재능을 과시하거나 허영심을 앞세워서
자기 멋대로 한 언행에 내려지는 벌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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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채근담(菜根譚)전집 제34장]      

이욕보다 더 근본적으로 마음을 해치는 것은 아집이다.
독선(獨善)이 자신을 해친다


利慾未盡害心 意見乃害心之모賊
이욕미진해심 의견내해심지모적

聲色未必障道 聰明乃障道之藩屛
성색미필장도 총명내장도지번병

이욕이라 하여 모두가 마음을 해치는 것은 아니다.
아집我執이 곧 마음을 해치는 도적이다.

여색이라 하여 반드시 도를 가로막는 것이 아니라
되지 못한 총명이 곧 도를 막는 장해물이다.


해설
                   
이익을 추구하는 마음, 애욕愛欲에 사로잡히는 마음은
사람의 본심까지 해치는 것은 아니다.
그런 것보다 더 무서운 것은 편견으로
굳어져 버리는 독선이요, 아집이다.

이러한 독선적 사명감, 정의감은 이따금
집단적인 광기로까지 번지게 되어 자신뿐 아니라
주변 사람들까지도 막대한 피해를 입게 된다.

동서양의 역사에 나타나는 망국의 발자취가 그러했고,
작게는 중소기업의 도산 역시 그 원인이
경영자의 독선 때문인 경우가 많다.

이런 독선과 아집, 되지 못한 총명은 사람들로 하여금
스스로를 반성할 겸허를 잃게 하고,
또 사실을 사실 그대로 보는 냉철함을 잃게 함으로써
고립화와 파멸로 치닫게 하는 법이다.

이익을 얻고자 하는 욕심이 나쁜 것이 아니라
다만 독단하는 의견이 마음을 헤친다.
노래와 미희(美姬)가 도(道)에 방해가 되는 것이 아니라
총명하다고 자부하는 것이 도에 이르는 길을 막는다.

역사를 보면 총명한 사람들이
간신(奸臣)이 되는 예가 허다하다.

중종 때 사람 남곤(南袞)은 젊어서 무척 총명하여
김종직(金宗直)의 문하에서 수업하여 벼슬길에 올랐다.

갑자사화 때 귀양을 가는 등 정도를 지켰으나
벼슬에 너무 집착한 나머지 기묘사화를 일으켜
조광조(趙光祖)등 신진 사류를 모조리 제거한 후
자신은 영의정이 되었다.

그러나 자신이 저질은 죄악을 잘 아는 남곤은 죽을 무렵
평생 저술을 모두 태우면서,

"이 글을 남겨 후세 사람들에게까지
욕을 먹을 필요는 없다."라고 하고 죽었는데,
과연 명종이 즉위하자 그의 관작을 모두 삭탈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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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채근담(菜根譚)전집 제33장]     

도덕과 인의는 마음에서가 아니라 몸에서 이루어진다



放得功名富貴之心下 便可脫凡
방득공명부귀지심하 변가탈범

放得道德仁義之心下 纔可入聖纔
방득도덕인의지심하 재가입성재

부귀공명을 바라는 마음을 내쳐 버려야만
범속의 자리를 벗어날 수 있을 것이요,
(하지도 않으면서 생각만 하는) 인의도덕
하는 마음을 내쳐 버릴 수 있다면 비로소
성인의 영역에 들어갈 수 있느니라.

            
[해설]

도가(道家)로 일컬어지는 노장(老莊)의 철학에서는
도덕이라든가 인의란, 인간이 자연 그대로 살아가는
생활태도를 규제하는 인위적인 틀에 불과하며,
그것을 지키도록 강요하면 할수록 인간의 본성은
손실 될 뿐이라고 주장한다.
그런 입장에서 본다면
도덕이나 인의를 소리 높여 외치는 자는 잘못된
우월의식으로 응고되어 버린 위선자라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노장사상을 바탕으로
저자 홍자성은 도덕이라든가 인의에 얽매이지 말고
자신의 마음 그대로 행동하라고 권한 구절이다.
인간에게는 양심이란 것이 있으며 그것은 자연적으로
타고나는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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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채근담(菜根譚)전집 제32장]     

낮은 곳에 있어 보아야 높은 데가 위태로운 것을 안다



居卑而後 知登高之爲危. 處晦而後 知向明之太露.
거비이후 지등고지위위. 처회이후 지향명지태로.

守靜而後 知好動之過勞 養默而後 知多言之爲躁.
수정이후 지호동지과로 양묵이후 지다언지위조.

낮은 곳에 있어 보아야 높은 데 오르기가 위태로운 줄 알 것이고
어두운 곳에 있어 보아야 밝은 데 나가 눈이 부신 줄을 알 것이며,
정적靜寂을 지켜 보아야 분주한 움직임이 헛수고인 줄을 알 것이고,
침묵을 지켜 보아야 말 많은 것이 시끄러운 줄을 알 것이니라,



[해설]


자연의 운행運行에도 그리고 인간의 생활에도 동動과 정靜,
생生과 사死의 순환이 있다. 우리는 하루 동안에도 활동과 휴식,
사死와 재생再生의 리듬을 타며 살아가고있다

구체적이고 창조적인 생활방법을 추구하고자 하면
리듬있는 사이클로 휴식과 내성內省의 시간을 가져야 한다
슬럼프에 빠졌다는 둥 혹은
실적이 떨어졌다는 둥의 말을 듣더라도 상관없다

언뜻 보기에 죽은 것처럼 보이는 번데기가 고치 속에서
화려한 나비로 탈바꿈하고 있음을 우리는 너무도 잘 안다

마음 속에서 소록소록 용솟음쳐 오르는 것을 보다
명확한 이미지로 만들어 내고 다시 그것에게 형상을 줄수있는 것은
침잠沈潛과 정적속에서만 가능한 일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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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채근담(菜根譚)전집 제31장]     

각박하게 구는 부자의 행위는 거지의 구걸보다 못하다



富貴家 宜寬厚而反忌刻. 是富貴而貧賤其行矣. 如何能享.
부귀가 의관후이반기각. 시부귀이빈천기행의. 여하능향.

총명인 의렴장이반현요. 시총명이우몽기병의. 여하불패.


부귀한 집은 관대하고 후덕해야 하거늘,
도리어 시기하고 각박함은 부귀하면서도
그 행실을 빈천하게 함이니 어찌 복을 누리리요.

총명한 사람은 재능을 덮고 감추어야 하거늘,
도리어 드러내고 자랑하니 이는 총명하면서도 그 병폐가
어리석고 어두운 것이니 어찌 실패하지 않을 수 있으리요.


[해설]


관대하고 후덕하다는 것은 한마디로 요약하면
항상 상대방의 처지에 서서 생각하고 상대방의 입장을 이해하는 것이다
그러나 부귀한 사람 중에는 이런 인덕人德을 갖추지 못한 부류가 있다


그런 사람을 분석해 보면 부귀한 집안에서 태어나고 자라난 이른바
도련님, 아가씨 들로서 그 부모들이 잘못 길들여 놓은 사람들이다
이런 사람들은 남의 입장을 조금도 이해해 주지 않으면서
도리어 헐뜯기 일쑤이다


그처럼 운이 좋았던 사람들은 금력金力과 권력을
잃었을 때 한없이 외로워진다는 것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한편 사냥을 잘하는 맹수는 발톱을 감추는 법이다


지식이나 재능을 함부로 남 앞에서 자랑할 일이 아니다
진짜 총명한 사람은 그런 지식과 재능이 있더라도 감추는 법이다
잘난 체하며 자랑하는 사람은 모두가
경원敬遠한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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