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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병태 KAIST 교수 "태양전지로 만든 블라인드·커튼 멀지 않아"

사람이 움직이는 데 필요한 에너지는 동식물을 포함한 음식에서 나온다.

식물은 태양을 통해 광합성을 하고 성장하며 인간과 동물은 이들 식물을 먹거나 다른 동물을 먹어 에너지를 공급받는다.

음식을 요리하는 데 가장 중요한 열은 장작이나 석유 석탄 등 연료가 공기 중 산소와 반응해 타면서 내는 불 혹은 전기에너지에서 공급된다. 이 열을 제공하는 나무나 석탄,석유는 모두 햇빛을 받아 자란 식물이 변한 것이다.

또 우리가 마시는 공기 중 산소는 식물의 광합성에서 나온다.

결국 우리는 태양에너지를 먹고 마시고 살며,태양은 모든 지구 생물의 근원이다.

1년에 지구에 도달하는 태양에너지는 125조(1.25?C1014)킬로와트(㎾)인데 이는 연간 전 세계 인간이 사용하는 에너지 소비량의 1만배 정도다.

그러나 화석에너지의 과도한 사용으로 지구온난화가 심해지며 생태계가 교란되고 있는 지금 인류는 이산화탄소가 나오지 않는 대체에너지 확보에 여념이 없다.

지구에 도달하는 햇빛을 가장 효율적으로 이용하는 방법 중 하나는 햇빛 에너지를 중간 과정을 거치지 않고 곧바로 전기에너지나 열에너지로 바꾸는 것이다.

햇빛을 바로 전기에너지로 바꾸는 장치를 태양전지(혹은 태양광발전)라 하고 열에너지로 바꾸는 장치를 태양열온수기라고 부른다.

태양전지는 햇빛으로부터 물이나 바람 석유 석탄 등 중간 매체를 사용하지 않고 햇빛을 바로 전기에너지를 생산해내는 장치이므로 높은 에너지 효율을 기대할 수 있고 공해를 생산하지 않아 우리가 반드시 실용화해야 할 미래지향적인 장치다.

우리나라는 철강,조선,자동차,메모리 반도체(컴퓨터),평면디스플레이(TV),휴대폰 분야에서는 세계적으로 높은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산업의 발전은 환경파괴를 가져오고 있고 독일과 일본을 필두로 환경보호를 위해 친환경 에너지원을 개발하고 사용하려는 노력이 활발하다.

그러다 보니 태양전지 시장이 자연스럽게 성장해 왔다. 전문가들은 2015년께에는 반도체 산업만큼 태양전지 시장 규모가 커질 것으로 예상한다.

앞으로 태양전지 산업이 정보통신기기와 TV 등을 이어 우리나라 경제를 이끌어 갈 제3의 반도체 산업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안병태 KAIST 신소재공학과 교수(사진)를 통해 태양에너지에 대해 알아보자.

태양전지 내부에는 햇빛을 흡수하는 반도체가 들어 있다. 이 반도체는 n형 반도체,전자-정공 분리층,p형 반도체로 구성돼 있다.

반도체가 햇빛을 받으면 빛이 반도체를 때려 전자와 정공이 생긴다.

전자는 -전하를 가진 움직이는 입자이고 정공은 +전하를 가진 움직이는 입자다.

전자는 n형 반도체로 이동하고 정공은 p형 반도체로 이동해 전압이 발생한다. 이때 n형 반도체에 축적된 전자가 외부회로를 통해 p형 반도체로 흐르면서 전류가 발생한다.

태양전지는 만드는 재료에 따라 여러 종류가 있다.

우리 주위에서 많이 볼 수 있는 대표적 태양전지가 실리콘(Si) 태양전지다. 실리콘 태양전지는 단결정 실리콘 태양전지(최고변환효율 25%)와 다결정 실리콘 태양전지(최고변환효율 20%)가 있다.

단결정 실리콘 태양전지는 겉으로 보면 푸른 색깔이 균일하게 보이고 중간에 하얀 금속선이 보인다.

다결정 실리콘 태양전지는 푸른 색깔이 더 밝은 부분과 더 진한 부분이 나타나는데 이는 다결정에는 결정립의 방향이 달라 빛의 반사가 다르기 때문이다.

실리콘 태양전지는 SiO2 모래에서 Si으로 환원하는 공정, 환원된 Si 원료를 아주 높은 순도의 Si 덩어리로 정제하는 공정,정제된 Si 덩어리를 녹여 단결정 Si 잉곳을 성장하는 공정과 다결정 Si 잉곳을 주조하는 공정 및 잉곳을 웨이퍼형태로 자르는 공정이 필요하다.

높은 순도의 정제된 Si 덩어리가 바로 폴리실리콘이다.

웨이퍼를 사용해 Si 반도체공정을 적용해 Si 태양전지를 제조하는 것이 마지막 과정이다.

단 Si 태양전지는 Si 웨이퍼 제조가격이 높아 가격이 상당히 높다.

이에 태양전지 가격을 낮추기 위해 실리콘 웨이퍼 대신 유리기판이나 금속판 혹은 플라스틱 기판을 사용해 그 위에 태양전지를 만드는 연구를 국내외 연구진은 진행하고 있다.

저가 태양전지로는 비정질 실리콘 박막태양전지,CdTe,CuInSe2,염료감응태양전지,유기태양전지 등이 있다.

이들 태양전지는 에너지변환 효율이 실리콘 태양전지보다는 낮지만 가격 면에서 유리하고 응용 범위가 다양하다.

박막실리콘 태양전지는 약간 보라색,CdTe나 CIS 태양전지는 검은색을 띠고 있다.

현재 지붕 위나 야산의 발전소에 사용되는 태양전지는 대부분 실리콘 태양전지다.

하지만 박막실리콘 태양전지나 CdTe 및 CIS 태양전지의 경우 색깔이 균일하고 품위가 있어 보이기 때문에 공공건물의 벽이나 아파트 벽에 부착할 수 있다.

또 태양전지 중에는 빛의 일부를 투과시켜 반대 방향의 물건을 볼 수도 있고 의도적으로 다양한 색깔을 만들어 예쁜 모양을 만들어 낼 수도 있다.

그런 태양전지를 대표하는 것이 염료감응태양전지다.

이는 우리 옷에 사용되는 염료감응 물질을 태양전지에 적용해 에너지 변환효율도 올리고 보기 좋게 디자인을 만들어낸 것이다.

이 태양전지는 주로 유리창에 빛을 투과하므로 주 용도는 유리창을 대체하면서 전기를 발생하는 데 쓰인다.

안 교수는 "수년 안에 태양전지가 천장이 아닌 벽에 부착된 건물들을 많이 보게 될 것"이라며 "쉽게 휘어지는 유연한 태양전지 등도 개발되고 있으며 앞으로 태양전지는 블라인드나 커튼을 대체하며 우리 생활을 크게 변화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치열한 세계경쟁에서 앞서기 위해서는 우수한 과학자에 대한 집중적 지원을 통해 연구개발을 전향적으로 촉진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안 교수는 서울대 재료공학과를 졸업하고 KAIST에서 동 전공으로 석사,미 스탠퍼드대에서 박사학위를 땄다.

이후 IBM,삼성전자 등을 거쳐 현재 KAIST 신소재공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며 '고효율 무기박막 태양전지 연구센터장'도 겸직하고 있다.

이해성 한국경제신문 기자 ih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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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백질과 신약후보 물질간의 결합 보여줘... 패혈증 치료 가능성 열어

분자의 구조를 직접 보는 것은 과거 과학자들의 오랜 꿈이었다.

분자의 구조로부터 분자의 화학적인 성질을 이해할 수 있고 이를 바탕으로 좀 더 향상된 성질을 지닌 분자를 디자인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분자의 구조를 보기 위해서는 고해상도의 현미경이 필요하다.

그런데 현미경의 해상도는 구조상 사용하는 빛의 파장의 2분의 1보다 좋을 수는 없기 때문에 분자와 같이 작은 입자의 구조를 보기 위해서는 가시광선을 이용할 수 없고,이보다 훨씬 작은 파장을 지닌 X-레이를 이용해야만 한다.

한편 현미경을 제작하기 위해서는 상을 만들어주는 정교한 렌즈가 필수적이다.

그런데 X-레이는 투과력이 높아 물체의 상을 만드는 데 필요한 렌즈를 제작하기가 매우 어렵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과학자들은 크리스탈(결정) 상태의 샘플에서 나오는 회절패턴으로부터 계산에 의해 분자영상을 만들어내는 방법을 개발했다.

즉 단단한 결정 상태로 만들면 X-레이가 이를 투과하지 않고 비껴가거나 반사되기 때문에 이에 대한 X-레이의 움직임 패턴을 정교하게 물리적으로 분석해 그 결과를 토대로 분자의 모양을 재구성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X-레이 결정학(x-ray crystallography)'이라고 부른다. KAIST 면역화학구조연구실의 설명을 통해 선천성 면역 등에 대해 알아보자.

⊙ 선천성 면역과 톨유사수용체

X-레이의 발견은 20세기 과학사에서 가장 큰 발견 중 하나로 꼽힌다.

뢴트겐 이후 약 20개의 노벨상이 X-레이를 이용한 분자구조 규명에 수여됐을 정도다.

왓슨과 크릭은 X-레이 회절을 이용해 DNA의 이중나선 구조를 처음으로 발견했다.

페르츠와 켄드류는 X-레이를 활용해 최초의 단백질 구조를 규명했다.

이들 발견은 분자생물학 탄생의 기폭제가 됐다.

단백질과 같이 복잡한 생체분자의 경우 전자현미경과 같은 다른 기술을 이용해 보기 어렵기 때문에 대부분의 단백질 입체구조는 X-레이 결정학 방법으로 규명되고 있다.

단백질의 구조를 알게 되면 그로부터 단백질의 생체 내 기능을 이해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단백질의 기능을 조절할 수 있는 분자를 디자인할 수도 있다.

대부분의 약은 단백질에 결합해 그 단백질의 기능을 억제하거나 향상시켜 약효를 나타낸다.

X-레이 결정학은 단백질과 신약후보 물질 간의 결합을 직접 보여줄 수도 있어 보다 빠른 신약개발도 가능케 하고 있다.

KAIST 면역구조화학 연구실은 X-레이 결정학 기술을 이용해 '선천성 면역 단백질'의 분자구조를 연구하고 있다.

선천성 면역연구는 지난 10년간 면역학에서 가장 활발하게 발전했던 분야다.

적응성 면역이 반응을 나타내려면 백신접종을 통해 수주일에서 몇개월의 기간이 걸리는 반면 선천성 면역은 우리 몸이 태어날 때부터 갖고 있는 면역체계로 새로운 병원균에 대해 즉각적 반응을 보이며 동시에 적응성 면역계의 활성화를 유도한다.

적응성 면역계가 수십억개의 수용체로 구성돼 있는 데 반해 선천성 면역계는 수십개 남짓의 소수 수용체의 의해 작용한다.

선천성 면역수용체들은 병원성 미생물에 존재하는 다양한 분자들의 구조적 패턴을 인식하기 때문에 '패턴수용체'라고도 불린다.

패턴수용체 중에서 가장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단백질군은 '톨유사수용체( TLR · Toll-like Receptors)'다.

인간은 11개의 TLR 수용체를 갖고 있으며 각각의 TLR들은 다양한 미생물 분자와 결합해 선천성 면역을 매개한다.

단 TLR4만은 다른 TLR과는 다르게 미생물 분자와 결합하기 위해 MD-2라고 불리는 또 다른 단백질과 결합해 복합체를 형성해 작용한다.

⊙ 패혈증 치료 가능성 열어

이처럼 바이러스 및 미생물(세균 등)에 대한 선천성 면역은 필수 방어체계이다.

그러나 수술환자나 노약자 등 면역조절력이 약화된 경우에는 지나친 면역반응으로 인해 패혈증이 일어나기도 한다.

패혈증은 폐 신장 등 여러 장기가 다발성으로 손상되고 혈압강하 등 증상을 보이며,패혈성 쇼크로 발전하게 되면 40% 이상의 치사율을 보이는 위험한 증상이다.

패혈증 발생과정은 최근 10년 동안 연구를 거쳐 이제 밝혀지기 시작했지만 효과적인 치료제는 아직 개발되지 않았다.

TLR과 각종 리간드(화합물 등의 중심원자에 결합돼 있는 이온 또는 분자의 총칭) 간 결합구조는 TLR 기능을 억제하는 패혈증 신약개발에 매우 중요하게 여겨진다.

그러나 TLR 단백질의 생화학적 특성 때문에 X-레이 결정학 연구에 필요한 크리스탈 상태의 TLR 샘플을 얻는 것이 그동안 쉽지 않았다.

이지오 KAIST 화학과 교수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융합 LRR 기법' 이라는 새로운 연구기법을 개발했다.

융합 LRR 기법은 크리스탈을 구하기 어려운 TLR과 같은 단백질을 비교적 크리스탈을 구하기 쉬운 다른 단백질과 융합시키는 기술이다.

이 기술을 활용하면 수많은 TLR 융합단백질을 생성할 수 있다. 이 교수는 "일부는 크리스탈 상태로 만들 수 있었으며 X-레이 회절을 이용해 입체구조를 규명할 수 있었다"며 "또 이 기법을 이용해 TLR4 - MD-2 - Eritoran 결합체와 TLR1 - TLR2 - 지질단백질 결합체 구조를 규명했다"고 말했다.

이처럼 연구진은 최초로 TLR과 리간드 결합복합체 구조규명을 통해 TLR 단백질의 복잡한 분자기능을 생화학적으로 이해하기 시작했다고 평가했다.

이 교수는 "특히 TLR4 - MD-2 - Eritoran 구조는 패혈증 치료후보물질의 결합구조를 보여줌으로써 유사한 구조의 보다 개선된 신약 출현을 앞당길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어 "항바이러스 기능을 보이는 TLR7,8 리간드 결합구조 역시 신약개발의 촉진제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진은 앞으로 TLR1 - TLR2 - 지질복합체 구조에서 나타나는 TLR 응집현상이 다른 TLR에서도 나타나는지 규명할 계획이다.

이해성 한국경제신문 기자 ih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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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년내 안전성 심사 통과한 관련 상품 대거 출시될 것”

최근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은 유전자변형(GM)쌀 분야 세계적 석학들을 초청해 국제세미나를 열고 GM쌀의 상용화 시기가 머지않았다고 밝혔다.

인간은 생존에 필요한 영양분을 음식을 통해 얻으며 각종 질병을 이기는 힘도 균형잡힌 영양 식단에서 나온다.

최근에는 유전공학의 발달로 기존 작물육종으로는 불가능한 기능성 강화 작물을 생산할 수 있게 됐다.

또 유전체학의 발달과 더불어 미래에는 개인의 유전자형에 맞는 유전공학 작물을 직접 선택하는 이른바 '맞춤형 밥상'도 가능하게 될 전망이다.

국립농업과학원을 통해 맞춤형 밥상의 가능성에 대해 알아보자.

인류는 식량 생산 능력에 따라 발전해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4대 문명의 발상지도 농업 기술에 기반해 있으며 숱한 전쟁 역시 더 나은 농토와 정착지를 찾아 발전의 토대를 쌓기 위한 목적이 컸다.

인류는 1만년 전쯤 농경을 시작했으며 의도적 노력 혹은 의도하지 않은 발견 등에 따라 좋은 종자가 개량돼 왔다.

19세기 후반을 전후해 멘델의 유전법칙이 재발견되고 육종이란 기술로 인위적 품종을 만들기 전까지는 지방마다 오랜 기간 토착화된 재래종이 존재했다.

19세기 후반 이후 육종기술에 의한 작물개량의 결과 비약적 식량증산이 이뤄졌다.

이를 세계 3대 녹색혁명이라 일컫는다.

첫번째는 우리나라 난장이 밀인 '달마종'이 일본으로 건너가서 '농림 10호'라는 품종이 되고, 농림10호가 멕시코로 건너가서 노먼 볼로그 박사에 의해 '소노라' 품종으로 만들어짐으로써 헥타르당 1~2t이던 생산량이 4~5t으로 증가했다.

'식량 혁명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볼로그 박사는 1950~60년대 인도 파키스탄 등의 기아를 면하게 한 공로로 1970년 노벨평화상을 수상했다.

두번째는 잡종 강세를 이용한 옥수수의 품종육성이다.

옥수수는 자손을 계속 만들어 순계를 만들고, 순계를 교잡해 1대 잡종을 만들면 양친은 물론 그동안의 어떤 세대보다도 강하고 수량이 많은 세대가 만들어진다.

옥수수는 1대 잡종이 우수 품종이지만 매년 종자를 사 키워야 한다.

따라서 큰 종자회사가 생길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김순권 경북대 교수가 옥수수박사로 유명하다.

그는 아프리카에서 약 20년간 1대 잡종을 육성 보급해 기아 해소에 큰 기여를 했고 현재도 통일을 대비해 북한에 심을 옥수수를 육성하고 있다.

세번째는 우리나라 통일벼이다.

통일벼는 육종학적으로 원연교배(가까운 근연간 교배가 아니라 서로 다른 특성을 이용한 교배)를 이용해 품종을 육성해야 한다.

벼는 인디카라는 남방계 벼와 자포니카라는 북방계로 구분되는데 이들은 수분이 잘 안 될 만큼 유연관계가 먼 아종간의 벼이다.

최근 영면한 고 서울대학교 허문회 교수는 1960년대 필리핀 국제미작연구소에서 IR8이라는 인디카 품종을 우리나라 자포니카 벼에 교잡해 통일벼를 육성함으로서 재배량을 990㎡당 300㎏에서 493㎏으로 늘렸다.

지금은 자포니카벼로도 600㎏ 이상 생산이 가능하고 통일벼계로는 800㎏ 생산이 가능한 품종이 개발돼 있다.

그러나 육종기술에 의한 증산은 지난 20여년간 생산량이 정체될 만큼 한계점에 도달했다.

이런 시점에 유전공학이 본격적으로 떠올랐다.

육종은 교잡이 가능한 같은 종속에서의 유전자 재조합이다.

그러므로 재래종이 육종의 자원이었다면 유전공학은 식물 동물 미생물을 포함한 생물계 전체에서의 유전자 재조합을 의미한다.

대표적인 것이 유전자 재조합을 통해 탄생된 GM 농산물이다. 따라서 육종자원이 끝없이 넓어진 셈이다.

한편 자연계에는 독성물질이나 알레르기 물질이 존재한다.

유전자 도입 혹은 조합 시 전달될지 모르는 이러한 위해 요소들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서는 안전장치가 필요하다.

이것이 GMO 안전성평가와 심사제도다.

현재는 이 제도가 엄격해 GM쌀의 경우 어떤 나라도 상용화하고 있지 않지만 수년 내 각국은 경쟁적으로 관련 상품을 출시할 것으로 보인다. 안전성 심사를 거쳐 승인된 GMO는 일반 작물과 안전성 면에서 동등하다.

유전공학은 인간에 대한 이해의 열쇠이기도하다.

이로써 인간의 염색체가 사람마다 어떻게 다르고 환경에 대해 어떻게 다르게 반응하는지 탐구할 수 있게 됐다.

어떤 사람이 당뇨병에 잘 걸리고, 어떤 유전자가 비만을 초래하게 하는지 예측할 수 있게 된 것이다.

1990년부터 10년간 인간게놈 프로젝트에 30억달러가 들었지만, 2013년쯤에는 개인별 유전자정보를 얻는 데 100만원 안팎이 소요될 것으로 과학계는 내다보고 있다.

이와 관련, 어떤 식품(기능성분)이 비만을 초래하는 유전자를 가진 사람에게 긍정적인 효과를 미치는지, 당뇨병 유발 유전자를 가진 사람에게 어떤 식품(기능성분)이 발병을 지연시킬 수 있는지 연구하는 영양유전체학이 있다.

영양유전체학의 궁극적 목표는 개인 맞춤형 밥상이다.

식품의 어떤 기능성 성분이 개인별 유전자 발현에 영향을 미치는지 식별할 수 있다면 이것이 가능해진다.

비타민A강화 쌀,레스베라트롤 강화 벼(항암),아이소플라본 강화 벼(항암),락토페린 강화 벼(항바이러스, 항염),비타민A강화 콩,비타민E강화 콩 등은 자연계에 없는 유전공학의 산물이다.

이러한 기능성 강화 작물들은 각 개인의 유전자형에 맞는 예방의학적 건강 식단의 소재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왜소증 유전자를 가진 어린이는 키가 크는 데 도움이 되는 기능성 성분이 함유된 쌀로 식사를 하는 장면을 생각해 보자.

비만 유발 유전자를 가진 소녀는 비만방지 기능성 성분이 함유된 쌀을 먹으면 된다.

치매 당뇨 고혈압 협심증 등 만성 질환의 발병위험성 유전자를 가진 사람은 각각의 기능성 성분이 강화된 쌀로 식사를 하면 된다.

권순종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 생물안전성과 GMO 재료평가실장은 "유전공학은 개인에게 식탁에서 얻을 수 있는 가장 건강한 식단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생물안전성과는 지금껏 해충저항성 벼, 비타민 A강화 벼,비타민 E 강화 콩,제초제저항성 고추 등의 계통을 육성해 왔으며 해충저항성벼는 실용화 마지막 단계인 심사서를 올해 제출했다.

이것이 심사를 통과하면 우리나라 GM 작물 1호가 된다.

이해성 한국경제신문 기자 ih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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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아줄기세포 이용한 '척수손상' 치료법 찾기 활발

사람은 항상 움직이고 다양한 감각을 느낀다.

그런데 어느날 갑자기 운동기능과 감각기능을 잃어버린다면?

불행하게도 우리 주변에서는 이런 일이 비일비재하게 일어나고 있다.

바로 척수손상 때문이다.

최근 세계적으로 활기를 띠고 있는 줄기세포 연구가 치료할 것으로 기대되는 주요 질병이 척수손상이다.

경희대 의과대학 윤태영 교수팀을 통해 척수손상에 대해 알아보자.

중추신경계는 뇌와 척수로 나뉜다. 그러나 실제로는 하나로 연결돼 있는 것이나 다름이 없다.

발전소에서 전기를 만들어 송전소를 통해 전국의 가정과 사무실, 공장 등으로 전기를 보내는 것과 마찬가지로 뇌는 어떤 명령을 위한 전기적 · 화학적 신호를 만들고 이를 척수라는 거대한 송전소로 보낸다.

이 신호는 신체 곳곳, 손가락 발가락 끝까지 전달된다.

척수에서 뻗어나와 온몸으로 신호를 보내주는 전깃줄을 말초신경계라고 한다.

중추신경계와 말초신경계를 통틀어서 신경계라고 하며, 신경계는 인체 내에서 가장 중요한 기관 중 하나다.

척수신경은 뇌의 명령을 온몸으로 전달하거나 몸의 감각 신호를 뇌로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한마디로 온몸의 감각과 운동 등 활동을 통제하는 사령탑 역할을 한다. 척수는 가늘고 긴 마시멜로처럼

말랑말랑한 형태로 이뤄져 있다.

척수는 끊어지기 쉽고 유연하다는 특성 때문에 안쪽으로 세 가지 보호막으로 에워싸여 있다.

제일 안층이 '유막'이며 중간층은 섬세한 '거미막', 바깥쪽은 질긴 '경질막'으로 이뤄져 있다.

그리고 이 보호막의 바깥쪽을 뼈인 척추가 에워싸 보호하고 있다. 척수 내부를 살펴보면

신경세포와 축삭돌기라는 긴 신경섬유가 존재한다.

척수 내 축삭돌기는 뇌로부터 신호를 하행경로를 따라 아래쪽으로 보내고, 상행경로를 따라서는 뇌를 향해 위쪽으로 보낸다.

이 경로 안의 많은 축삭돌기들은 마치 전선의 피복과 같은 절연 물질인 '미엘린'으로 덮여 있다.

이들 축삭돌기가 놓여 있는 부분이 '백질'이며, 척수의 중심에 신경세포가 모여 있는 나비 모양 부분이 '회백질'이다.

척수는 전국 각지를 연결하는 도로와 철도에 비유할 수 있다.

척수손상이란 고속도로나 철로가 끊어진 것 같이 척수에 골절이나 탈구로 손상이 가해져 감각상실이나

근육운동의 상실을 가져온 상태를 말한다.

태풍이나 산사태 등과 같은 자연재해나 사고로 인해 도로나 철로가 훼손되거나 끊어지면 어떻게 될까.

도로가 끊어지면 유통이 마비돼 대란이 벌어진다.

척수손상도 마찬가지다.

척추가 부러지거나 손상되면 부서진 척추의 뼛조각들이 척수를 찌르거나 눌러 손상시키게 된다.

그러면 척수의 전기 신호가 전달될 경로가 중간에 끊겨버리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손상을 입은 부위 아래의 몸은 운동기능 손상으로 마비가 오며 감각기능도 사라진다.

이 같은 손상이 머리에 가까울수록 후유증은 심각해진다.

목 부위의 척수손상은 사지마비를 초래하고, 허리 부위의 손상은 하반신 마비와 배변 · 배뇨 · 성기능 장애를 초래한다.

또 사지마비나 하반신 마비로 오래 누워 있거나 장시간 앉아 있게 되면 근육과 피하지방이 적은 뼈 돌출 부위의

피부와 피하조직에 장시간 압박이 가해져 세포가 죽는 '욕창'이 생기기도 한다.

또 척수손상 환자는 심한 통증을 느끼게 된다. 실제 척수손상 환자의 3분의 2 정도가

이질통(allodynia) 및 과민통(hyperalgesia)과 같은 만성적인 신경병증 통증에 시달리고 있고,

이 중 3분의 1가량은 극심한 통증에 시달리고 있다.

이 통증은 일상생활을 어렵게 만들 뿐 아니라 환자가 재활치료를 받을 의지를 꺾기도 한다.

심한 경우에는 우울증을 수반해 자살로 이어지기도 한다.

현재 기술로 손상된 척수신경을 완전히 회복시키는 것은 불가능하다.

척수손상 환자는 갈수록 늘어나는데 치료법이 마땅치 않아 치료법 개발이 매우 시급한 실정이다.

현재 수술과 약물치료요법, 줄기세포이식 등 여러 방법이 연구 중이지만 아직 개발 단계에 머무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최근 국내 연구진이 개발한 인간 배아줄기세포의 신경세포 분화법이 국제 표준으로 채택돼 주목받고 있다.

연세대 의대 김동욱 교수팀은 최근 "전분화능 줄기세포의 신경세포 분화 유도법이 최근 영국에서 열린

국제줄기세포포럼 (ISCF) 산하 국제줄기세포 이니셔티브(International Stem Cell Initiative)에서

신경계통(외배엽) 분야 공식 프로토콜(표준 규약)로 채택됐다"고 발표했다.

전분화능 줄기세포는 특정 조건하에서 모든 체세포로 분화할 수 있는 것으로 배아줄기세포와 역분화줄기세포가 있다.

전분화능 줄기세포는 모든 체세포로 분화할 수 있지만 적절히 분화시키지 않은 상태로 동물이나

체내에 이식하면 기형종(테라토마)이라는 암이 발생한다.

따라서 적절한 분화법은 전분화능 줄기세포를 난치병 치료에 적용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기술이다.

또 배아줄기세포는 세포주 특성에 따라 어떤 것은 신경세포로,어떤 것은 근육세포나 췌장세포로 분화하려는 고유한 특성을 가진다.

김 교수팀이 개발한 기술은 테라토마가 나타나지 않게 전분화능 줄기세포를 가장 성공적으로 신경세포로 분화시킬 수 있는 방법이다.

전분화능 배아줄기세포 분화 과정에는 비엠피(BMP)신호와 액티빈/노달(Activin/Nodal)신호 두 가지가 관여한다.

그런데 이들은 모두 신경계(외배엽)세포 분화는 억제하고,대신 소화 · 호흡기관계(내배엽)세포와

근골격계(중배엽)세포 분화를 촉진한다.

연구진은 이를 역이용,저분자 화합물질(Dorsomorphin, SB 431542)을 써서 두 신호 전달을 차단함으로써

신경세포로의 분화를 효과적으로 유도할 수 있는 방법을 개발했다.

이 기술을 적용하면 배아줄기세포를 파킨슨병 치료에 쓰이는 도파민 신경세포로 전환할 때 분화수율이

세계 최고 수준인 85~90%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배아줄기세포 100개를 신경세포로 분화할 때 85~90개가 테라토마 없는 정상 도파민 신경세포로 만들어졌다는 뜻이다.

김 교수는 "이 방법을 이용해 사람 대상 파킨슨병 치료 모델을 확립하고 2년 안에 사람을 대상으로

임상에 들어가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김 교수팀은 현재 쥐 등 동물 대상으로 전임상 시험을 마친 상태다.

 한편 최근 미국의 생명공학기업 제론(Geron)은 세계 최초로 배아줄기세포를 이용한 척수손상 치료법을

환자에게 적용하는 임상시험을 개시한 바 있다.

이해성 한국경제신문 기자 ih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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