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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병태 KAIST 교수 "태양전지로 만든 블라인드·커튼 멀지 않아"

사람이 움직이는 데 필요한 에너지는 동식물을 포함한 음식에서 나온다.

식물은 태양을 통해 광합성을 하고 성장하며 인간과 동물은 이들 식물을 먹거나 다른 동물을 먹어 에너지를 공급받는다.

음식을 요리하는 데 가장 중요한 열은 장작이나 석유 석탄 등 연료가 공기 중 산소와 반응해 타면서 내는 불 혹은 전기에너지에서 공급된다. 이 열을 제공하는 나무나 석탄,석유는 모두 햇빛을 받아 자란 식물이 변한 것이다.

또 우리가 마시는 공기 중 산소는 식물의 광합성에서 나온다.

결국 우리는 태양에너지를 먹고 마시고 살며,태양은 모든 지구 생물의 근원이다.

1년에 지구에 도달하는 태양에너지는 125조(1.25?C1014)킬로와트(㎾)인데 이는 연간 전 세계 인간이 사용하는 에너지 소비량의 1만배 정도다.

그러나 화석에너지의 과도한 사용으로 지구온난화가 심해지며 생태계가 교란되고 있는 지금 인류는 이산화탄소가 나오지 않는 대체에너지 확보에 여념이 없다.

지구에 도달하는 햇빛을 가장 효율적으로 이용하는 방법 중 하나는 햇빛 에너지를 중간 과정을 거치지 않고 곧바로 전기에너지나 열에너지로 바꾸는 것이다.

햇빛을 바로 전기에너지로 바꾸는 장치를 태양전지(혹은 태양광발전)라 하고 열에너지로 바꾸는 장치를 태양열온수기라고 부른다.

태양전지는 햇빛으로부터 물이나 바람 석유 석탄 등 중간 매체를 사용하지 않고 햇빛을 바로 전기에너지를 생산해내는 장치이므로 높은 에너지 효율을 기대할 수 있고 공해를 생산하지 않아 우리가 반드시 실용화해야 할 미래지향적인 장치다.

우리나라는 철강,조선,자동차,메모리 반도체(컴퓨터),평면디스플레이(TV),휴대폰 분야에서는 세계적으로 높은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산업의 발전은 환경파괴를 가져오고 있고 독일과 일본을 필두로 환경보호를 위해 친환경 에너지원을 개발하고 사용하려는 노력이 활발하다.

그러다 보니 태양전지 시장이 자연스럽게 성장해 왔다. 전문가들은 2015년께에는 반도체 산업만큼 태양전지 시장 규모가 커질 것으로 예상한다.

앞으로 태양전지 산업이 정보통신기기와 TV 등을 이어 우리나라 경제를 이끌어 갈 제3의 반도체 산업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안병태 KAIST 신소재공학과 교수(사진)를 통해 태양에너지에 대해 알아보자.

태양전지 내부에는 햇빛을 흡수하는 반도체가 들어 있다. 이 반도체는 n형 반도체,전자-정공 분리층,p형 반도체로 구성돼 있다.

반도체가 햇빛을 받으면 빛이 반도체를 때려 전자와 정공이 생긴다.

전자는 -전하를 가진 움직이는 입자이고 정공은 +전하를 가진 움직이는 입자다.

전자는 n형 반도체로 이동하고 정공은 p형 반도체로 이동해 전압이 발생한다. 이때 n형 반도체에 축적된 전자가 외부회로를 통해 p형 반도체로 흐르면서 전류가 발생한다.

태양전지는 만드는 재료에 따라 여러 종류가 있다.

우리 주위에서 많이 볼 수 있는 대표적 태양전지가 실리콘(Si) 태양전지다. 실리콘 태양전지는 단결정 실리콘 태양전지(최고변환효율 25%)와 다결정 실리콘 태양전지(최고변환효율 20%)가 있다.

단결정 실리콘 태양전지는 겉으로 보면 푸른 색깔이 균일하게 보이고 중간에 하얀 금속선이 보인다.

다결정 실리콘 태양전지는 푸른 색깔이 더 밝은 부분과 더 진한 부분이 나타나는데 이는 다결정에는 결정립의 방향이 달라 빛의 반사가 다르기 때문이다.

실리콘 태양전지는 SiO2 모래에서 Si으로 환원하는 공정, 환원된 Si 원료를 아주 높은 순도의 Si 덩어리로 정제하는 공정,정제된 Si 덩어리를 녹여 단결정 Si 잉곳을 성장하는 공정과 다결정 Si 잉곳을 주조하는 공정 및 잉곳을 웨이퍼형태로 자르는 공정이 필요하다.

높은 순도의 정제된 Si 덩어리가 바로 폴리실리콘이다.

웨이퍼를 사용해 Si 반도체공정을 적용해 Si 태양전지를 제조하는 것이 마지막 과정이다.

단 Si 태양전지는 Si 웨이퍼 제조가격이 높아 가격이 상당히 높다.

이에 태양전지 가격을 낮추기 위해 실리콘 웨이퍼 대신 유리기판이나 금속판 혹은 플라스틱 기판을 사용해 그 위에 태양전지를 만드는 연구를 국내외 연구진은 진행하고 있다.

저가 태양전지로는 비정질 실리콘 박막태양전지,CdTe,CuInSe2,염료감응태양전지,유기태양전지 등이 있다.

이들 태양전지는 에너지변환 효율이 실리콘 태양전지보다는 낮지만 가격 면에서 유리하고 응용 범위가 다양하다.

박막실리콘 태양전지는 약간 보라색,CdTe나 CIS 태양전지는 검은색을 띠고 있다.

현재 지붕 위나 야산의 발전소에 사용되는 태양전지는 대부분 실리콘 태양전지다.

하지만 박막실리콘 태양전지나 CdTe 및 CIS 태양전지의 경우 색깔이 균일하고 품위가 있어 보이기 때문에 공공건물의 벽이나 아파트 벽에 부착할 수 있다.

또 태양전지 중에는 빛의 일부를 투과시켜 반대 방향의 물건을 볼 수도 있고 의도적으로 다양한 색깔을 만들어 예쁜 모양을 만들어 낼 수도 있다.

그런 태양전지를 대표하는 것이 염료감응태양전지다.

이는 우리 옷에 사용되는 염료감응 물질을 태양전지에 적용해 에너지 변환효율도 올리고 보기 좋게 디자인을 만들어낸 것이다.

이 태양전지는 주로 유리창에 빛을 투과하므로 주 용도는 유리창을 대체하면서 전기를 발생하는 데 쓰인다.

안 교수는 "수년 안에 태양전지가 천장이 아닌 벽에 부착된 건물들을 많이 보게 될 것"이라며 "쉽게 휘어지는 유연한 태양전지 등도 개발되고 있으며 앞으로 태양전지는 블라인드나 커튼을 대체하며 우리 생활을 크게 변화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치열한 세계경쟁에서 앞서기 위해서는 우수한 과학자에 대한 집중적 지원을 통해 연구개발을 전향적으로 촉진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안 교수는 서울대 재료공학과를 졸업하고 KAIST에서 동 전공으로 석사,미 스탠퍼드대에서 박사학위를 땄다.

이후 IBM,삼성전자 등을 거쳐 현재 KAIST 신소재공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며 '고효율 무기박막 태양전지 연구센터장'도 겸직하고 있다.

이해성 한국경제신문 기자 ih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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