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는 촘촘하게 연결돼 있습니다. 서로 떨어져 살 수 없을 정도죠. 연필을 예로 들어 볼까요? 연필심에 쓰이는 흑연은 A나라, 나무는 B나라, 지우개 고무는 C나라, 고무를 고정하는 철은 D나라, 모두를 조립해 연필을 완성하는 것은 E나라입니다. A~E나라 중 어느 한 나라라도 제 역할을 하지 않으면 연필 공급망은 깨집니다. 연필만 그렇습니까? 그것이 반도체, 희토류, 배터리, 바이오(bio) 같은 핵심 소재와 부품, 물질의 공급 문제라면 어떨까요? 이런 것들이 공급되지 않고 끊긴다면, 글로벌 경제는 휘청거립니다.
최근 글로벌 공급망이 깨지는 현상이 발생했습니다. 반도체 공급이 줄어들자 자동차를 만드는 나라들에 비상이 걸렸습니다. 글로벌 공급망 위기가 더 나빠지자 미국은 국가안보 차원에서 공급망 확보에 나섰습니다. 미국과 패권을 다투고 있는 중국은 자국 위주로 공급망을 꾸리려고 합니다. 위기의 글로벌 공급망! 4, 5면에서 원인 등을 더 공부해 봅시다.
국내 기술로 제작한 첫 한국형 발사체(KSLV-Ⅱ) 누리호가 지난달 21일 오후 5시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에서 발사됐습니다. 지구 상공 700㎞ 지점까지는 성공적으로 올라갔는데 마지막 단계에서 1.5t짜리 위성 모사체를 궤도에 올려놓지 못했습니다.
2010년 개발을 시작한 3단 발사체 누리호는 설계와 제작부터 시험, 인증, 발사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을 국내 독자 기술로 수행했습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현대중공업 등 300여 개 기업이 참여했죠. 1단 로켓은 추력(推力) 75t급 액체 연료 엔진 4기(300t)를 묶어(클러스터링)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작동했습니다. 75t급 액체 엔진 1기로 이뤄진 2단도 성공적으로 작동했죠. 7t급 액체 엔진 1기를 탑재한 3단은 계획된 521초보다 짧은 475초만 연소한 뒤 꺼져 위성 모사체가 궤도에 안착하는 데 필요한 속도(초속 7.5㎞)를 내지 못했습니다. 궤도에 진입하지 못한 위성 모사체는 지구로 떨어졌습니다.
하지만 가장 어려운 과제인 1단 로켓이 지상 59㎞까지 날아올랐고 1·2·3단 로켓 및 위성 분리, 페어링(발사체 맨 윗부분 덮개) 분리까지 완벽하게 이뤄지면서 발사체의 비행 성능은 확보한 것으로 평가됩니다. 앞서 2013년 발사에 성공한 2단 발사체 나로호는 170t급 1단 엔진을 통째로 러시아에서 들여왔고, 우리는 2단만 개발했습니다. 나로호는 2009년과 2010년 두 차례 실패를 겪은 뒤 100㎏ 과학위성을 지상 300㎞ 궤도에 올려놓을 수 있었습니다. 나로호와 비교한다면 순수 국내 기술로 개발한 누리호는 첫 발사가 비교적 성공적이라고 봐도 되겠습니다.
지금까지 1t급 위성을 자력으로 쏘아올린 나라는 러시아(1957년) 미국(1958년) 유럽(1965년) 중국(1970년) 일본(1970년) 인도(1980년) 등 6곳에 불과합니다. 첫 발사에서 성공할 확률은 30% 수준이라고 합니다. 이스라엘(1988년) 이란(2009년) 북한(2012년)은 실용위성인 1t급이 아니라 300㎏급 이하 발사 능력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무기 개발이 목적이었던 때문인 듯합니다. 로켓이 수직으로 발사돼 우주로 날아가면 우주발사체가 되지만, 각도가 기울어져 지구로 떨어지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 됩니다.
한국은 내년 5월 2차 발사를 포함해 2027년까지 다섯 차례의 추가 발사를 통해 로켓기술 자립의 꿈을 달성할 계획입니다. 2030년에는 달 착륙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우주 강국으로 발돋움하려는 우리의 발걸음은 한층 빨라질 것입니다. 여러분은 우주로 나갈 준비가 되어 있나요.
한국 울릉도와 미국 넷플릭스의 공통점은? 오징어 풍년이라는 겁니다. 몇 년 새 어획량이 확 줄어서 울상이던 울릉도가 최근 최대 어획량을 올리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업종이 다른 넷플릭스도 ‘오징어’에 투자해 초대박을 터뜨렸다지요. 넷플릭스가 자체 제작해 서비스한 9부작 TV 드라마 ‘오징어 게임’이 전대미문의 흥행기록을 세우고 있는 중입니다. 동해안 오징어 풍년이 넷플릭스에서도 일어났다니, 재미있습니다.
울릉도에 가기 어렵다면 지금 당장 유튜브 채널에 들어가 ‘오징어 게임’ 혹은 ‘Squid Game’을 검색해 보세요. 전 세계에서 올라온 오징어 게임 소개 영상, 분석 영상이 봇물 터지듯 쏟아져 나옵니다. 오징어 신드롬에 ‘탑승’하지 않으면 구독과 좋아요를 늘리기 어려울 정도입니다. 인기도를 숫자로 알아볼까요? 동영상 콘텐츠 랭킹을 매기는 사이트 ‘플릭스패트롤(FlixPatrol)에 따르면 지난달 23일 공개된 오징어 게임은 이 드라마가 보급된 90개국에서 모두 1위에 올랐습니다. 넷플릭스 최초의 기록이라네요.
오징어 대박으로 넷플릭스 주가가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다는 뉴스도 나왔습니다. 넷플릭스 주식 시가총액(주가×주식수)이 2주 만에 12조원이나 늘어났습니다. 제작비로 들어간 돈이 200억원이었던 데 비하면, 그야말로 초초초대박입니다.
오징어 게임은 한국 감독(황동혁)이 메가폰을 잡고, 한국 배우(이정재, 박해수, 오영수, 정호연, 위하춘, 허성태, 김주령, 공유, 이병헌 등)가 주축이고, 스토리가 너무도 한국적입니다. 이 때문에 넷플릭스조차 큰 기대를 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세계인이 열광하면서 테드 서랜도스 넷플릭스 최고경영자(CEO)는 “예상대로 되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며 글로벌 대박을 기뻐했습니다.
오징어 게임이 인기몰이를 하자, 한류(K-wave)가 다시 주목받고 있습니다. 해외 매체와 외국 유튜버들은 오징어 게임의 성공 뒤에는 아카데미 작품상을 받은 기생충, 여우 조연상을 받은 미나리, 미국 음악차트 빌보드 1위에 오른 BTS를 비롯한 K팝과 K드라마가 있다고 말합니다. 가장 한국적인 콘텐츠가 가장 세계적인 콘텐츠라는 점을 다시 한번 입증한 셈이죠.
넷플릭스라는 ‘OTT(Over the top)’ 플랫폼의 파워도 다시 입증됐습니다. 세계 안방과 노트북을 연결하는 동영상 플랫폼은 단시간에 한 나라의 콘텐츠를 세계적 돌풍과 연결시킵니다. 한류와 OTT경제학 속으로 더 들어가 봅시다.
지금부터 10년 전 인류는 한 위대한 인물을 잃었습니다. ‘애플 신화’의 주인공 스티브 잡스가 2011년 10월 5일, 56세에 세상을 떠난 것이죠. 잡스는 누구보다 극적이며 파란만장한 삶을 살았고, 남들이 생각하지 못한 새로운 기술과 제품을 만들어 내며 세상을 놀라게 했습니다. 세계 정보기술(IT)의 흐름을 한순간에 바꿔놓은 잡스는 그야말로 ‘혁신의 아이콘’이었습니다.
잡스는 1976년 애플을 창업하며 PC 시대를 앞당겼습니다. 그가 만든 매킨토시는 컴퓨터에 명령어를 입력하는 대신 마우스로 화면에 뜬 아이콘을 클릭하는 것만으로도 실행이 가능하도록 해 누구나 쉽게 PC를 사용할 수 있게 했습니다. 그가 고안한 컴퓨터 운영체계(OS)는 당시 OS시장을 장악하던 마이크로소프트가 받아들여 ‘윈도’로 개량했고 이는 현재 세계 PC의 90%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사업 부진으로 애플에서 쫓겨나야 했던 잡스는 애니메이션 사업에 뛰어들어 ‘토이스토리’ 등 애니메이션 영화를 흥행시키며 또 한 번의 성공을 거둡니다. 이어 1997년에는 경영난을 겪던 애플에 다시 영입됐고 아이팟 아이튠즈 등 혁신적인 IT 제품을 만들어 냈습니다. 그리고 2007년 잡스는 아이폰이라는, 누구도 생각하지 못한 기기를 내놔 세상을 깜짝 놀라게 합니다.
아이폰은 간단한 화면 터치만으로 작동하며, 쓰고 싶은 응용프로그램(앱)을 자유롭게 설치했다가 삭제하는 등 편리함을 제공했습니다. 특히 PC로 하던 인터넷을 휴대전화로도 할 수 있게 함으로써 집이나 사무실이 아닌 어느 곳에서도 세상과 연결하게 해 줬습니다.
아이폰이 나온 이후 사람들은 쇼핑을 비롯해 일상의 대부분을 스마트폰 하나로 해결할 수 있게 됐습니다. 다이어리 카메라 계산기 내비게이션 등 한 가지 기능만 하던 제품은 대부분 사라지다시피 했고 비대면 문화 등 삶의 양식도 많이 바뀌었습니다. 그야말로 잡스가 세상을 바꾼 것입니다.
물론 잡스는 독단적이기도 했고 경쟁사 제품을 ‘쓰레기’라고 비난하는 등 악동의 면모를 보이기도 했습니다. 그렇지만 그가 하늘의 별이 된 이후 10년 동안 아이폰만큼 세상을 바꿀 만한 기술이나 제품은 아직 나오지 않았습니다. 실패와 실수를 거듭하면서도 그만의 통찰력과 남다른 사고 방식, 도전과 열정으로 혁신을 이끈 잡스는 영원히 기억될 것입니다. 여러분은 잡스의 뒤를 이어, 아니면 그를 뛰어넘어 혁신으로 세상을 바꾸겠다는 꿈을 꾸고 계신지요?
“전 세계 정부가 갚아야 할 빚(국가 부채)이 2차 세계대전 이후 최대 규모”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최근 보도했습니다. 코로나19에 중병이 든 경제를 살리기 위해 각국 정부가 빚을 많이 내서 썼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세계 국가 부채가 92조달러(약 11경원)에 달할 것이라는 예측을 내놨습니다. 92조달러는 어마어마한 돈입니다. 한국의 1년 무역액(수출+수입)이 1조달러 정도인 점을 감안하면, 지금 세계는 빚더미 위에 앉아 있다고 할 만합니다.
한국도 세계의 빚 대열에 동참(?)했습니다. 기획재정부 발표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가 부채는 올해 말 957조원에 달합니다. 내년 말이면 1000조원을 넘어 1068조3000억원에 이를 거라는군요. 국민 1인당 2000만원꼴입니다.
한 나라의 부채가 적정한 수준인지를 따질 때 학자들은 국내총생산(GDP·Gross Domestic Product) 규모와 비교해 봅니다. 1년간 버는 것(부가가치 생산액)보다 덜 쓰느냐, 더 쓰느냐를 보는 지표(National debt to GDP ratio)죠. GDP 대비 국가 부채 비율이라는 겁니다.
한국의 GDP 대비율은 작년 43.8%에서 올해 47.3%로 늘어납니다. 내년에는 올해보다 더 증가해서 50.2%를 기록할 듯합니다. 다른 나라에 비해 아직 낮은 수준이지만, 늘어나는 속도가 너무 빨라서 문제라고 합니다. 각종 복지 예산과 선심성 씀씀이가 몇 년 새 급증한 게 원인입니다.
국가 빚을 엄격하게 따지는 사람은 우리나라 부채가 안심할 단계를 이미 넘었다고 지적합니다. 이들은 공공기관이 진 빚도 정부가 보증하는 부채이기 때문에 넓은 의미의 ‘나랏빚’에 포함시켜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주요 선진국들은 실제로 공공기관 부채를 국가 부채 계산에 넣기도 합니다. 이럴 경우 우리나라 국가 부채는 작년 말 기준으로 1985조3000억원에 이릅니다. 이미 작년 GDP 1933조원을 넘어섰다는 것이죠.
외국 중에서 GDP 대비율이 높은 대표적인 나라는 미국과 일본입니다. 일본은 230%가 넘고, 미국도 130%에 이릅니다. 그런데도 일본과 미국은 괜찮아 보입니다. 반면에 베네수엘라, 그리스 같은 나라는 빚에 겨워 국가 경제가 휘청거립니다. 독일은 빚을 엄격하게 관리합니다. 왜 그런지를 4, 5면에서 공부해 봅시다.
2.인덱스펀드나 상장지수펀드(ETF)처럼 특정 시장이나 지수와 동일한 수익률을 목표로 삼는 펀드는?
① 액티브펀드
② 패시브펀드
③ 적립식펀드
④ 거치식펀드
3.정부가 외환보유액 일부를 투자용으로 출자해 조성한 펀드로 채권, 주식, 원자재, 사모펀드 등 다양한 자산에 투자하는 이것은?
① 패시브펀드
② 액티브펀드
③ 헤지펀드
④ 국부펀드
4.금융회사에서 대출을 받고 난 뒤 원금은 상환하지 않고 이자만 갚아나갈 수 있도록 해 주는 기간을 가리키는 말은?
① 티핑 포인트
② 데스 밸리
③ 리쇼어링
④ 거치기간
5.국제통화기금(IMF)이 만든 ‘특별인출권’을 가리킨다. 회원국이 보유하면 외환보유액으로 인정되는 이것은?
① IFRS
② BIS
③ SDR
④ MSCI
6.원자재, 환율, 주식 등 기초자산의 가격에 따라 수익을 올리도록 설계된 금융상품인 ‘상장지수증권’은?
① ROE
② ROA
③ ETN
④ ELS
7.주식시장에서 주가가 단기간에 과도하게 급등한 것으로 판단되는 상황을 뜻하는 말은?
① 언더 슈팅
② 오버 슈팅
③ 블랙 마켓
④ 레몬 마켓
8.정보의 비대칭성으로 인해 저품질의 상품만 거래되는 시장을 무엇이라고 할까?
① 불 마켓
② 베어 마켓
③ 블랙 마켓 4. ④ 레몬 마켓 ------------------------------------------------
Cover Story [커버스토리] 메타버스 올라타 ''디지털 신세계'' 가볼까
많은 사람이 매일 현실과 가상의 세계를 넘나들며 살고 있습니다. 현실은 우리가 발을 딛고 서 있는 ‘물리적 지구’를 말합니다. 가상은 컴퓨터, 스마트폰, 인터넷 같은 디지털 기술이 구현해 놓은 공간을 일컫습니다. 일종의 ‘디지털 지구’입니다. 디지털화한 세계를 부르는 용어가 생겼습니다. 메타버스. 초월, 가상을 뜻하는 메타(meta)와 우주를 의미하는 유니버스(universe)를 합친 말입니다.
강원대 김상균 교수는 최근 낸 책 《메타버스: 디지털 지구, 뜨는 것들의 세상》에서 “메타버스는 4개의 세계로 구성돼 있다”는 미국 비영리 기술연구단체 ASF의 주장을 소개했습니다. 증강현실의 세계, 라이프로깅 세계, 거울 세계, 가상세계가 그것이죠. 익숙한 세계들입니다. 여러분이 거의 매일 방문하는 세계들이죠. 포캣몬 잡기(증강현실),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하기(라이프로깅), 배달의민족과 에어비앤비 이용하기(거울 세계), 로블록스와 온라인 게임하기(가상세계) 등이 대표적인 메타버스의 세계죠. 과거에는 공상과학(SF) 영화에서나 볼 수 있었습니다.
여러분은 24시간 중 메타버스 세계에 얼마나 머물고 있나요? 공부하느라 정신이 없는 여러분과 달리 미국의 13세 미만 어린이들은 자기만의 세계를 꾸밀 수 있는 플랫폼 로블록스에서 정말 많은 시간을 보냅니다. 아이들은 유튜브보다 로블록스에서 2.5배 많은 시간을 보냅니다. 넷플릭스보다 16배 많은 시간 동안 로블록스 메타버스에서 놀죠. 할리우드 영화계를 꺾은 넷플릭스가 로블록스를 가장 위협적인 경쟁자로 꼽은 이유죠. 세계적으로 2억 명의 어린이들이 로블록스에 가입한 상태입니다.
현실과 가상을 오가는 메타버스의 세계는 ‘문제적’ 질문을 던집니다. “진짜 나는 현실의 나인가, 가상의 나인가?” 아바타가 대신하는 가상의 세계에선 모든 것이 가능합니다. 얼짱, 몸짱이 될 수 있고, 춤도 멋지게 출 수 있습니다. 현실의 내가 가상의 세계에서 가면을 쓴 것처럼요. 심리학자 구스타프 융은 원래의 나와 사회 속의 내가 다를 수 있다면서 ‘페르소나(persona)’라는 말을 썼어요. 집단 속에서 개인이 겉으로 드러내는 모습, 즉 페르소나는 가짜일 수 있다는 것이죠. 이런 점에서 메타버스는 21세기 ‘지킬과 하이드’형 인간을 만들 수도 있습니다.
미래엔 메타버스 경제가 현실의 경제만큼 번창할 것이라는 전망도 물론 있죠.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메타버스가 제2의 콜럼버스가 될 수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