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석유화학의 합성고무 시장 진출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허수영 호남석유화학 대표이사가 증권사 애널리스트들과의 간담회에서 공식적으로 이 같은 입장을 밝혔다.
또 최근 관련 팀을 만들어 합성고무 시장과 경쟁사들을 분석·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화학업계 관계자는 "합성고무 원료를 생산하는 호남석유화학이 합성고무 시장에 진출한다는 이야기는 예전부터 있었지만
공식화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관련 업계도 바짝 신경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허 대표는 지난달 증권사 애널리스트들과의 간담회 자리에서
"합성고무 사업 진출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해 진출을 공식화했다.
호남석유는 합성고무시장 조사에도 나섰다. 석유화학 업계 관계자는 "영업 현장에서도 호남석유가 합성고무 수요처,
원료 공급 등 정보를 모으고 있다는 보고가 올라온다"며 "호남석유가 합성고무 시장에 진출한다는 것은
이제 기정사실이 됐다"고 말했다.
현재 호남석유는 합성고무 원료인 부타디엔과 스타이렌을 생산하고 있다. 연간 부타디엔과 스타이렌 생산량은 각각 40만t과 50만t이다.
이 원료를 바탕으로 합성고무인 부타디엔고무, 스타이렌 부타디엔고무와 솔루션 스타이렌 부타디엔고무(S-SBR)를 만들 수 있다.
합성고무는 천연고무에 비해 내마모성, 내열성, 내노화성, 내수성 등이 우수해 타이어, 신발, 고무호스, 벨트 등 고무제품에 사용된다.
업계 관계자는 "호남석화는 합성고무를 만드는 모든 원료를 생산하고 있기 때문에 합성고무 설비만 갖추면 바로 생산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국내 업체 중 합성고무를 생산하는 업체는 금호석유화학과 LG화학이 대표적이다. 최근에는 합성고무 중 S-SBR가 각광받고 있다.
이 제품은 유럽연합(EU)을 비롯해 미국, 일본 등 선진국이 요구하는 친환경 타이어의 핵심 속성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S-SBR 시장은 지난해 기준으로 전 세계 시장 규모가 4조4600억원이었다. 랑세스, 스타이론, 아사히 등이 글로벌 주요 메이커다.
금호석유화학 역시 지난해 4월 S-SBR 생산능력을 현재 연산 2만4000t에서 8만4000t으로 3.5배 확대한다는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LG화학 역시 기존 부타디엔 합성고무를 스타이렌 부타디엔고무로 전환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관련업계는 S-SBR시장이 연평균 6% 성장해 오는 2020년에는 7조5000억원 규모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키움증권 민경혁 연구원은 "제조설비를 새로 구축하고 상업생산을 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며 "특히 규모의 경제를
갖추는 것은 단기간에는 어렵다"고 말했다.
pride@fnnews.com 이병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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