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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er Story] 공급과잉시대…주목받는 '광고의 경제학'


19세기 프랑스 경제학자 세이(Jean B Say)는 ‘공급은 스스로 수요를 창출한다’고 주장했다. 후세의 경제학자들이 ‘세이의 법칙(Say’s law)’으로 이름을 붙인 이 법칙에 의하면 경제의 불균형(수급불일치)은 일시적인 현상이며 장기적으로는 수요가 공급에 맞춰 자율적으로 조정됨으로써 경제는 항상 균형을 유지한다는 것이 골자다. 물건을 만들어내면 시차가 있을지라도 모두 팔린다는 분석이 깔려있다. 하지만 세이의 법칙은 100년쯤 후에 ‘수요가 공급을 창출한다’는 케인스의 등장으로 저항을 받는다.

현대는 물건이 넘쳐나는 시대다. 자동화된 생산시스템, 정보기술(IT)의 발달, 우후죽순 늘어나는 경쟁업체들로 인해 대부분 제품은 공급이 수요를 앞지른다. 생산업체는 어떻게 물건을 팔아야 할지를 늘 고민해야 한다. ‘폭탄세일’ ‘원 플러스 원’은 공급이 넘쳐나는 시대의 상징적 마케팅 문구다. 21세기를 ‘광고전쟁의 시대’라고 부르는 것도 이런 이유다. 광고는 생산자 입장에서 공급과 수요의 균형을 맞추려는 판매전략이다. 제품 이미지와 기업 이미지 홍보에는 광고만한 수단이 없기 때문이다.

광고를 보는 시각은 엇갈린다. 옹호론자들은 광고가 소비자의 알권리를 충족시키고 선택권을 넓혀준다고 말한다. 정보의 비대칭도 광고를 통해 어느 정도 해소될 수 있다고 믿는다. 쏟아지는 제품의 홍수 속에서 광고라는 매개체가 없다면 소비자들로서는 우량·불량제품 구별은 물론 제품의 기능과 효능을 가늠할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회의론자들은 생각이 다르다. 자사 제품을 가능한 한 많이 파는 것이 목적인 광고주들은 왜곡된 제품 정보로 소비자들을 현혹시키고 오히려 정보비대칭을 심화시킨다고 주장한다. 또한 막대한 광고비용이 결국 소비자에게 전가된다는 생각이다. “광고란 인간의 지성을 마비시켜 돈을 빼앗는 기술”(경제학자 스티븐 리이콕)이라는 말은 광고에 대한 불신을 잘 나타낸다.

광고를 보는 시각은 달라도 세상엔 ‘광고 홍수’다. 기업들은 광고를 통해 ‘이미지와 수익’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 한다. 기업의 이미지는 제품의 신뢰성과 바로 연결된다. 이미지 광고가 늘어나는 이유이기도 하다. 소비자들은 갈수록 현명해진다. 왜곡된 광고가 자칫 기업 이미지는 물론 제품 신뢰도까지 추락시킬 가능성이 갈수록 커진다는 뜻이다. 주옥같은 광고문구는 일상대화는 물론 글을 쓸 때도 다양한 아이디어를 제공한다. 4, 5면에서 소비심리를 자극하는 이론, 광고의 대가들, 광고의 명카피 등을 살펴보자.

신동열 한국경제신문 연구위원 shin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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