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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금융 상식 퀴즈 O X] 2월 6일 (784)

1. 기업을 인수할 목적으로 불특정다수를 상대로 기간과 가격을 미리 알리고 특정 기업 주식을 사들이는 것은?

①공시 ②공개매수
③기업공개 ④상장폐지

2. 평소보다 많은 이익을 낸 기업에 추가로 물리는 ‘초과이윤세’를 뜻하는 용어는?

①누진세 ②간접세
③죄악세 ④횡재세

3. 특허, 상표, 실용신안, 디자인 등을 아우르는 ‘지식재산권’을 뜻하는 약어는?

①ICT ②IR ③IP ④IPO

4. 부동산 시장의 ‘거래 절벽’ 충격을 막기 위해 정부가 취할 수 있는 조치로 가장 합리적인 것은?

①거래세율 인상
②보유세율 인상
③재건축 안전진단 강화
④규제지역 해제

5. 우리나라의 ‘이것’이 올 들어 20일 동안에만 적자규모가 100억달러를 넘었다. 수출액에서 수입액을 뺀 수치인 이것은?

①무역수지 ②대외의존도
③관리재정수지 ④통합재정수지

6. 최근 은행 영업시간 정상화 여부를 놓고 금융권 노사가 마찰을 빚었다. 코로나19 사태 이전 은행은 원칙적으로 몇 시에 문을 닫았을까?

①오후 3시 30분 ②오후 4시
③오후 4시30분 ④오후 5시

7. 이산화탄소를 배출한 만큼 흡수하는 대책을 세워 실질적 배출량을 ‘0’으로 만든다는 원칙은?

①탄소배출권 ②탄소중립
③공정무역 ④비관세장벽

8. 2022년 우리나라의 ‘이것’은 2.6%로 집계됐다. 실질 국내총생산(GDP)의 전기 대비 증감률인 이것은?

①경제성장률 ②잠재성장률
③경기종합지수 ④물가상승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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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

▶급등락하는 '가격 발작'…소비·생산 힘들어져요.


가격이 춤추고 있습니다.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던 아파트 가격이 급락하고, 국제 가스와 석유 가격이 급등·급락을 반복하고, 매우 낮았던 금리가 천정부지로 오르고, 햄버거·떡볶이·짜장면 같은 외식 물가가 크게 올랐습니다. 우리는 가격이 단기간에 크게 요동치는 ‘가격 발작 시대’에 살고 있다고 해야겠습니다. 한 치 앞을 예상하기 어렵게 하는 가격 급변동은 지구촌 경제가 극도로 불안한 상태에 놓여 있음을 말해줍니다.

우리가 보는 것은 가격이라는 숫자지만 이 숫자 안에는 말로 다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로 많은 정보가 들어 있답니다. 경제학을 배우지 않은 사람도 ‘가격이 하는 역할’을 어렴풋하게나마 짐작할 수 있는 거죠.

여러분은 혹시 ‘가격이 없는 세상’을 상상해본 적이 있는지요? 모든 재화와 서비스에 가격이 없다면 우리는 살 수 있을까 하는 겁니다. 가스·아파트·햄버거·떡볶이·금·석유·비트코인 가격이 없는 세상 말이죠. 써도 써도 남아도는 풍족한 천국에서는 가능할지 모릅니다. 희소성이 존재하지 않으니 가격이 붙지 않을 겁니다.

우리가 사는 세상에서 가격은 무엇을 얼마나 소비하고 생산해야 할지를 알려주는 정보 덩어리입니다. 생산요소 가격과 생산물 가격을 보고 기업과 가계는 경제활동을 조절하죠. 가격은 사람들을 화나게 만들기도 합니다. 가격이 부리는 마술을 공부해 봅시다.


▶매일 만나는 가격, 너는 도대체 누구니?
가격 안에는 수많은 정보가 들어있어요.


우리가 매일 만나는 것 중 하나가 가격입니다. 버스·지하철을 탈 때도 가격, 군것질할 때도 가격, 참고서를 살 때도 가격을 접합니다. 우리는 가격을 상대로 ‘헤어질 결심’을 하기 어렵습니다. “가격, 너는 도대체 누구니?”


[1] 가격은 어떻게 결정될까요?

경제학을 처음 배울 때 만나는 게 수요·공급 곡선입니다. 이 그래프는 가격(P)이 어떻게 만들어지고 움직이는지를 직관적으로 보여줍니다. x축과 y축이 만들어내는 2차원 공간에 그려진 수요곡선(D)과 공급곡선(S) 모양은 아름답기까지 합니다. 가격은 수요와 공급이 만나는 점에서 정해진다고 보면 좋겠습니다. 사는 사람과 파는 사람의 이해가 만나는 지점이지요. 참고로 가격을 그래프로 처음 그려낸 사람이 영국의 경제학자 앨프리드 마셜(1842~1924)이랍니다. 훌륭한 수학자이기도 했던 그는 말로 하던 가격을 그래프로 휙휙 그려버렸죠.

[2] 가격은 정보다?

경제학을 조금 깊게 공부하면, 한 재화와 서비스의 가격이 곡선 몇 개로 나타낼 수 없을 만큼 많은 변수로 결정된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임금·소득·취향의 변화, 기술의 진보, 전쟁·천재지변, 새로운 기업과 기업가의 출현, 정치 격변, 인구 감소 같은 것들이죠. 어떤 것의 가격은 다른 것의 가격에 연쇄적으로 영향을 미치기도 합니다. 생산요소(예를 들어 철광석, 밀, 원유)의 가격은 이것을 이용해 만드는 생산물(TV, 수제비, 항공유)의 가격을 바꾼답니다. 우리가 늘 마시는 커피 가격에는 커피 산지의 임금, 수송비는 물론이고 수입할 때 들어가는 선적비, 카페에서 들어가는 임대료, 재료비, 가공비 등 수많은 원가가 포함돼 있어요. 각 단계에 붙은 작은 이윤도 가격에 들어 있죠. 가격은 정보 덩어리라고 해야 합니다.

[3] 가격은 기업이 결정한다?

가격에 대한 오해 중 하나는 기업이 가격을 정해 과도한 이득을 취한다는 겁니다. 자유롭게 경쟁하는 시장이라면, 정부가 특정 기업을 보호해주지 않는다면, 가격을 정하는 주체는 기업이 아니라 소비자입니다. 소비자가 왕이라는 뜻입니다. 한 기업이 이익을 많이 거두겠다고 가격을 높이면 단기적으로 이익을 거둘 수 있습니다. 그러나 자유시장에는 늘 경쟁하는 기업이 존재하고, 소비자의 선택을 받으려는 기업이 있기 때문에 기업이 가격을 함부로 결정할 수 없습니다. 좋은 제품과 합리적인 가격에 예민한 소비자들이 생산물을 사주지 않는다면 기업들은 손실을 볼 겁니다. 명품 같은 사치재도 기업이 일방적으로 가격을 높이는 것 같지만, 이것 역시 비싼돈을 주고 살 능력이 있는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아야 하는 거죠.

[4] 가격은 코끼리를 춤추게 한다?

코로나19 팬데믹이 한창일 때 마스크 가격이 폭등한 적이 있습니다. 마스크 자체를 구하기 힘들었죠. 높아진 가격은 크고 작은 기업을 춤추게 했습니다. 마스크를 만들지 않았던 기업들도 마스크 생산에 뛰어들었습니다. “얼른 만들어서 높은 가격에 팔자”는 인센티브가 작동한 거죠. 부족했던 마스크가 넘치기 시작했고, 가격은 빠르게 안정됐습니다. 정부가 높은 가격만 보고 가격을 통제할 수도 있습니다. 그랬다면 마스크 수급 불균형이 그토록 빨리 해소되지 않았을 수 있죠. 가격은 크고 작은 코끼리들을 춤추게 합니다.

[5] 과도한 가격과 적정 가격은 존재하는가?

가격은 정치·경제·사회적으로 민감한 반응을 일으킵니다. 많은 사람이 즐기는 OO커피는 왜 다른 커피보다 훨씬 비싸게 받느냐는 거죠. 한마디로 왜 이득을 많이 취하느냐는 지적입니다. 그리스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도 상인들의 과도한 이익을 맹렬하게 비판한 적이 있답니다. 그러나 시장에선 과도한 이익, 적정 이익을 구분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과도한 이익을 추구하는 기업이 있기도 합니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시장에선 소비자들을 만족시키는 기업이 살아남습니다. 가격은 여러 얼굴을 가졌습니다.


▶'가격 발작' 보이는 금리·환율·석유·가스
정부 개입해야 할까, 시장에 맡겨야 할까?

최근 몇 년 동안 거의 모든 가격이 ‘발작 증세’를 보였다고 경제 전문가들은 입을 모읍니다. 돈의 가격인 금리는 나라에 따라 3배 이상 뛰었고,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1200~1400원대에서 널뛰었습니다. 6만달러를 웃돌던 비트코인은 2만달러대로 뚝 떨어져 3분의 1토막이 났고, 국제 가스와 원유 가격 역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폭등하는 발작을 보였습니다. 물가(物價)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런 발작적 가격 동향이 알려주는 신호는 하나입니다. 세계가 극도로 불안한 상태에 빠져 있다는 것이죠. 가격 발작 증세는 여러 형태로 나타났다 사라지곤 했습니다.

[1] 광기와 탐욕의 가격

가격은 종종 환상을 불러옵니다. “비트코인을 사면 대박을 터뜨리고 나는 금세 부자가 될 것”이라는 판타지는 언제나 달콤합니다. 대상이 조금 다릅니다만, 이런 판타지에 푹 빠졌다가 재산을 날려버린 물리학 천재도 있었습니다. 바로 만유인력을 발견한 과학자 아이작 뉴턴(1642~1726)입니다. 뉴턴은 대항해 시대에 출범한 남해회사(South Sea Company)의 성장성을 보고 투자했습니다. 미국 서부와 남미 일대 무역을 독점했던 남해회사의 주가는 1720년 여름부터 발작적 급등세를 보였습니다. 그해 첫달 200파운드 이하였던 주가는 7월 말 1000파운드까지 치고 올라갔습니다. 가격은 대중의 투자 광기(狂氣)를 불러왔습니다. 그중 한 명이 뉴턴이었습니다. 결론은 폭망. 그해 말 주가는 최고점 대비 5분의 1로 폭락했고 그제야 뉴턴은 깨달았습니다. “나는 천체의 움직임을 계산할 수 있지만, 인간의 광기는 알 수 없구나(I can calculate the motion of heavenly bodies, but not the madness of people).” 이런 광기의 역사는 주기적으로 일어난다고 할 만큼 많았습니다.

[2] 정부냐 시장이냐

가격이 발작할 때 정부가 나서야 한다, 그래도 나서지 말아야 한다는 논쟁은 경제학계의 단골 다툼거리입니다. 정부 개입을 옹호하는 측은 “인간은 탐욕에 노출될 가능성이 언제나 존재하고, 기업과 개인은 공공선보다 사익을 추구하려 하기 때문에 정부가 적극 나서 가격 조절 기능을 수행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20세기 초 발생한 대공황과 2008년 금융위기도 기업들의 탐욕이 빚은 결과였고, 이를 극복한 것은 정부의 적극적인 개입을 주장한 케인스식 처방이었다는 겁니다. 정부 개입 지지자들은 시장실패를 말하기도 합니다. 시장은 완벽하지 않기 때문에 언제나 가격 발작을 일으킬 수 있다는 점을 인정하자는 거죠. 주택 가격이 폭등할 때 가격을 통제하는 정책이 필요하고, 기름값과 환율이 급등할 때 정부가 나설 필요가 있다는 겁니다.

반대 측인 시장주의자들은 정부가 개입할수록 가격 회복이 더뎌진다고 맞섭니다. 예를 들어 집값과 임대료가 급등하는 이유는 주택 공급이 부족하기 때문인데, 정부가 나서서 가격을 통제하면 주택사업자들이 집을 지어 공급하려 하지 않는다는 거죠. 정부 개입은 집값만 더 올려놓을 뿐이라는 주장입니다. 정부가 개입하면 단기적으로 효과가 반짝 나타날지 모르지만, 장기적으로는 가격 안정에 더 치명적이라는 설명입니다.

[3] 사회주의 가격 논쟁

사회주의 체제와 자본주의 체제를 비교할 때 가장 많이 등장하는 게 바로 가격 논쟁입니다. 자본주의는 시장 가격이라는 메커니즘이 있기 때문에 가만히 놔둬도 무엇이 부족한지, 무엇이 남아도는지가 자동적으로 조절되지만, 사회주의 체제에는 시장 가격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어떤 것이 과소·과다 생산되는지 알기 어렵다는 겁니다. 자원을 비효율적으로 사용한다는 의미입니다. 사회주의 체제는 국가가 모든 생산요소를 할당하고 생산량을 결정하는 체제입니다. 반면 자본주의 체제는 국가 지시가 없어도 시장이 자원 배분과 생산량을 결정하는 체제입니다. 두 체제를 비교하면 가격의 중요성이 드러납니다.





고기완 기자 dada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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