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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근담(菜根譚)전집 제99장]
 
 역경에서의 고통은 모두 약이 된다 

居逆境中,周身皆鍼폄藥石,砥節礪行而不覺.
거역경중,주신개침폄약석,지절려행이불각.

處順境內,眼前盡兵刃戈矛,銷膏磨骨而不知.
처순경내,안전진병인과모,소고마골이부지.

역경(逆境)속에 있을 때에는 그 주위가 모두 침(針)이요,
약(藥)이라, 절개와 행실을 갈고 닦게 되어도 이를 깨닫지 못하며,

순경(順境)속에 있을 때에는 눈앞이 모두 칼과 창이라.
기름을 녹이고 살을 깍아도 그를 알지 못하느니라.

[해설]

불운한 역경에 있을 때 사람은 갖가지 괴로움과 슬픔을 겪는다.
그러나 이러한 시련은 자기도 알지 못하는 사이에 스스로를
각성케하고 반성케 할 뿐만 아니라 사색과 궁리를 심화함으로써
자기의 도덕적 인격과 행동을 연마하는 것이 된다. 이와 반대로
행운의 때를 만나서 만사 뜻대로 되는 경우에는 뜻대로 되지
않는 일이 없다. 그러나 자기를 즐겁게 해 주고 기쁘게 해 주는
모든 것은 창과 칼과 같은 것이어서 자기의 뼈를 깍고 살을 녹이는
것이지만 스스로는 이것을 모르고 있으니 순경 속에서의 모든
쾌락은 인격적인 자아를 손상시키는 것이므로 경계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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