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해질녘의 노래

- 나희덕 -


아직은 문을 닫지 마셔요
해빛이 반짝거려야 할 시간은 조금 더 남아 있구요
새들에게는 못다 부른 노래가 있다고 해요
저 궁창에는 내려야 할 소나기가 떠다니고요
우리의 발자국을 기다리는 길들이 저 멀리서 흘러오네요
저뭇한 창 밖을 보셔요 혹시 당신의 젊은 날들이
아들이 되어 돌아오고 있을지 모르잖아요
이즈막 지치고 힘든 날들이었지만 아직은 열려있을
문을 향해 힘껏 뛰어오고 있을 거예요
잠시만 더 기다리세요
이제 되었다고 한 후에도 열은 더 세어보세요
그리고 제 발로 걸어들어온 것들은 아무것도 내쫓지 마셔요
어둠의 한자락까지 따라 들어온다 해도 문틈에 낀 그 옷자락을
찢지는 마셔요
-----------------------------------

 

 

일몰/조용필

 

우지마라 사랑이여
지상에 남겨진 쓸쓸한 시간을
우지마라 사랑이여 바람따라 너 왔으니

차한잔에 마음묻고 살아도 되련만
스치우고 인연에도 목이 메이는데

어차피 우리 다 한번은
바람이 되여 떠나가는데
왜 이렇게도 그리운 것이 많은지 몰라

차한잔에 마음묻고 살아도 되련만
스치우고 인연에도 목이 메이는데

우지마라 사랑이여
지상에 남겨진 쓸쓸한 시간을
우지마라 사랑이여 바람따라 너 왔으니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