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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 언어예절에 대하여-


1. 올바른 호칭과 지칭-제대로 알고 써야죠!

2. 직장인의 언어예절-생각보다 조심스러워요!

3. 직장인과 그 가족의 호칭과 지칭-어떻게 해야 실수를 안 하지?


4. 상대방을 배려하는 말씨-완곡한 언어표현도 예절이죠!

5. 올바른 경어법과 공손법-윗분에게  ‘식사하세요!’라고?

6. 직장에서의 바른 인사말-예의바른 인사가 곧 인격!


7. 인사하기와 소개하기-배려 담긴 완곡한 표현 중요!

8. 특정한 때의 인사말-생일축하에도 예절이 있죠!

9. 축하와 위로의 인사-상황에 맞는 인사말 중요!


10. 조문할 때의 바른 인사법-까다로워도 예의 지켜야!

11. 세배의 격식과 덕담의 의미-가족의 소중함 일깨우는 계기

12. 만만치 않은 식사예절-몸에 밴 격식과 언어구사 중요!

     

▷ 바른 우리말 예절-1


올바른 호칭과 지칭

-제대로 알고 써야죠!


다양하고 복잡한 우리말 예절

말을 할 때에는 상대에 따라 적절한 말을 잘 선택해서 구사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자칫 사회 통념을 넘어서는 실례를 범하거나

실수를 저지르게 되어, 돌이킬 수 없는 난처한 경우까지 생긴다. 특히 과거 대가족제도 하에서 살아온 우리로서는 가족 상호간의

호칭어(呼稱語)와 지칭어(指稱語)가 복잡하게 발달되어 있다. 여기서 ‘호칭’이란 상대방을 직접 부르는 말을 의미하고, ‘지칭’이란

어떤 사람을 다른 사람에게 말할 때 가리켜 일컫는 말을 의미한다. 그런데 이 호칭이나 지칭을 잘못 쓰게 되면 무례한 사람으로

취급되는 망신을 당하기도 한다.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와 달리, 같은 대상도 경우에 따라 다르게 부르거나 말하는 경우가 많다. 가족의 호칭이나 지칭, 경어 등도

상호간의 위치와 상황에 따라 다양하고 복잡하게 전개된다. 그만큼 우리의 언어예절이 생각보다 복잡하다는 얘기이다.


시어머니의 전통적 호칭은 ‘어머님’

사람이 태어나서 가장 먼저 배우는 말이 무엇일까. 당연히 엄마나 아빠일 것이다. 그런데 어버이, 즉 부모님을 올바로 부르는 것도 그렇게 간단하고 쉬운 것만은 아니다. 어머니를 어릴 때는 ‘엄마’라고 부를 수 있지만 장성해서는 ‘어머니’라고 불러야 한다.

유아기 시절의 습관이 혼인 이후까지 이어져 계속 ‘엄마’라 부르게 되면 듣는 사람에게 조신하지 못하다는 인상을 주게 된다.


여기서 어머니에 대한 호칭이나 지칭을 한번 정리해보기로 한다. ‘어머니’는 직접 부르거나 대화 중에 지칭할 때, 또는 남에게

자기의 어머니를 일컬을 때 쓰는 말이다. 가족과 친척, 처가 쪽 사람 등에게 지칭할 때도 호칭어와 같은 말인 ‘어머니’라고 한다.

물론 어릴 때는 ‘엄마’라고 부른다. 이 ‘엄마’라는 말은 호칭도 되지만, 말을 배우는 아이(초등학교 취학 전)에게 그의 어머니를

일컬을 때 쓰는 지칭어이기도 하다.


시아버지는 ‘아버님’이라고 불러야

다음은 ‘어머님’이라는 말인데, 남편의 어머니를 직접 부를 때(호칭)와 상대방의 어머니를 일컬을 때(지칭)에 쓴다. 만약 지방에서

올라오신 시어머니에게 한껏 다정스러운 목소리로 “시어머니, 먼 길 오시느라고 힘드셨죠?”라고 말했다면 뜻밖의 무안을

당할 수도 있다.


며느리가 시어머니를 직접 부를 때는 ‘시어머니’라 부르지 말고 그냥 ‘어머님’이라고 불러야 옳다. 시어머니에 대한

우리 사회의 전통적인 호칭어는 ‘어머님’이 맞지만, 요즘에는 고부간의 거리감을 없애자는 취지에서 ‘어머니’라는

정이 담긴 호칭도 많이 쓴다. 그러나 시아버지의 경우는 좀 다르다. 시아버지는 예나 지금이나 예를 갖춰 불러야 할

어려운 대상이므로 전통적인 호칭어인 ‘아버님’이라는 경칭으로 불러야 한다는 것이 예절관련 기관들의 견해이다.


어머니를 ‘자친(慈親)’이라고도 표현하는데, 자기의 어머니를 남에게 일컬을 때 쓰는 한문식 지칭어이다. 그리고

‘자당(慈堂)’은 상대방의 어머니를 높여 일컬을 때 쓰는 한문식 지칭어이다. 어머니는 돌아가셨을 때 쓰는 말도 있는데,

지방이나 축문에는 돌아가신 어머니를 ‘현비(顯妣)’라고 적는다. 그리고 상대방의 돌아가신 어머니를 일컬을 때는

‘대부인(大夫人)’이라고 쓴다. 신문의 부고(訃告)에 ‘○○ 대부인(大夫人)’이라고 나와 있다면 ‘○○의 어머니’라고 이해하면 된다.

이처럼 어머니라는 말도 상대에 따라 호칭이나 지칭이 각기 다르다.


‘선친’은 돌아가신 아버지를 지칭

어느 날 박 과장이 “부장님, 이번 토요일이 저희 선친의 고희 잔치 날이라, 제가 고향에 좀 다녀와야겠습니다.”라고 말했다.

이윽고 부장이 “선친이라고?” 되물으니, “네, 아버님이 고향에서 농사를 짓고 계셔서요.”하고 대답했다. 나무랄 데가 없이

성실하고 유능한 과장이지만, 살아계신 아버지를 ‘선친(先親)’이라고 표현하는데 대해 부장은 적잖이 놀랐던 것.


이처럼 살아계신 아버지를 ‘선친’이라 잘못 말하는 사람도 있고 생존해 계시는 남의 아버지를 ‘선친’이라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살아계신 아버지의 올바른 지칭은 ‘가친(家親)’이다. ‘선친’ 또는 ‘선고(先考)’라는 표현은 자신의 돌아가신 아버지를

지칭하는 말이다.


따라서 부모님을 모시고 사는 친구에게 “선친의 올해 나이가 얼마신데?”하고 물었다면, 그 역시 큰 실수를 한 셈이다.

한문식으로 표현한다면 “춘부장의 올해 춘추(연세)는 얼마신데?”라고 해야 맞다. ‘선친’이라는 큰 실수를 범하기보다는

차라리 그냥 “아버님의 올해 연세는…?”하고 쉽게 말하는 것이 훨씬 낫다.


아버지를 타인이나 가족, 친척, 처가 쪽 사람에게 지칭할 때는 호칭어와 같은 말인 ‘아버지’로 지칭한다. 남편에게 지칭할 때는

‘친정아버지’나 ‘상계동 아버지’처럼 지역을 넣어 지칭한다. 시댁 쪽 사람이나 타인에게는 ‘친정(지역 이름) 아버지’나

자녀 이름을 넣어 ‘○○ 외할아버지’라고 지칭한다. 그러나 이 ‘○○ 외할아버지’는 자녀가 장성하면 삼가야 할 표현이다.

처부모 호칭으로 ‘빙장’, ‘빙모’는 못써

처의 부모와 사위 간에서 사위는 처부모를 뭐라고 불러야 할까?

경상·전라·충청지방에서는 ‘장인’, ‘장모’가 우세하고, 서울․경기지방에서는 친근감을 들어 ‘아버님’, ‘어머님’을 많이 쓴다.


어떤 이는 “면전에서 ‘장인어른’, ‘장모님’하면 좀 무례한 느낌이 들고 ‘아버님’, ‘어머님’은 낯이 뜨거워 좀 격식을 차려 ‘빙장어른’,

‘빙모님’하고 부른다.”고 한다. 그러나 여기서 ‘빙장’이나 ‘빙모’는 원래 ‘남의 처부모를 높여 가리킬 때 쓰는 말’로

자신의 처부모를 부르거나 가리킬 때에는 쓸 수 없는 말이라는 점을 기억해두자.


처부모를 부르거나 가리킬 때 친부모처럼 ‘아버지’, ‘어머니’라고 하는 것은 곤란하겠지만, 언어 현실을 감안할 때

‘장인어른’, ‘장모님’이나 ‘아버님’, ‘어머님’으로 부르는 것은 괜찮다고 본다.


아내에게 처부모를 지칭할 때도 ‘장인’, ‘장인어른’, ‘아버님’, ‘장모’, ‘장모님’, ‘어머님’이 무난하다. 그리고

친부모나 친척 등 친가식구들 앞에서 처부모를 가리킬 때는 ‘아버님’, ‘어머님’이라 지칭해서는 안 된다.

이 경우 ‘장인’, ‘장모’가 원칙이다. 그러나 처부모의 나이가 친부모보다 훨씬 많다거나 하는 경우에는

‘장인어른’, ‘장모님’이라고 지칭할 수 있다. 반대로 자신의 부모가 장인 장모보다 연상이면 ‘장인이’,

‘장모가’, ‘장인께서’, ‘장모께서’ 등으로 부르는 것이 적당하다.♣


<행복이 있는 풍경, 2005년 1월호>



▷바른 우리말 예절-2


직장인의 언어예절

-생각보다 조심스러워요!


윗분에게 ‘님’과 ‘-시-’를 넣어 말해야

우리는 보통 가정생활에 대한 언어예절은 나름대로 관심을 갖고 있지만 생계의 터전이자 하루의 반 이상을 보내는

직장에서의 언어예절은 의외로 취약한 부분도 있다. 사실상 직장 동료들은 가족보다 더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낸다.

따라서 직장에서 주고받는 말 한마디는 자신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끼칠 뿐 아니라 동료는 물론 윗사람이나 거래처,

고객과의 관계로까지 이어지기 때문에 생각보다 조심스럽다.


부장님이 평사원인 내게 “신동엽 씨, 박 과장 어디 갔습니까?”라고 물을 경우 나는 어떻게 대답해야 할까. 과장님은

부장님의 아랫사람이니 ‘님’과 ‘-시-’를 넣지 말아야 할 것도 같고, 그래도 내 윗사람인데 높여 말해야 할 것도 같아

망설이게 된다. 이 경우 “박 과장은 총무부에 갔습니다.”라고 대답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가정에서, 군대에서,

회사에서 그렇게들 배웠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는 분명 우리의 전통 언어예절에 어긋난다는 게 국어학자나 예절관련 학자들의 한결같은 의견이다.

직장에서는 윗사람에 관해서 말할 때, 듣는 사람이 누구든지 상관없이 ‘님’과 ‘-시-’를 모두 넣어 말하는 것이 원칙이다.

즉 평사원인 나는 “부장님, 박 과장님은 총무부에 가셨습니다.”라고 말해야 옳다.

“사장님, 김 상무는 협회 회의에 갔습니다.”나 “부장님, 최 과장은 은행에 갔습니다.”처럼 낮추어 말하는 것은

일본말의 영향을 받아 생긴 어투이다. 청산되지 않은 일제 잔재의 한 예라고 보아야 한다.


따라서 우리의 전통 언어예절대로 직장에서 윗사람을 그보다 윗사람에게 지칭하는 경우 반드시 높임의 뜻을 더하는

접미사인 ‘님’과 함께 서술어에 존경법 선어말 어미 ‘-시-’를 넣어 말해야 한다. 즉 “사장님, 김 상무님은 협회 회의에 가셨습니다.”나 “부장님, 최 과장님은 은행에 가셨습니다.”라고 말해야 한다.


그러나 이와 달리 가족이나 사제 간에는 주의해야 한다. 우선 아버지를 할아버지께 말할 때는 “할아버지, 아버지가

진지 잡수시라고 했습니다.”처럼 말해야 한다. 이 경우는 절대로 아버지를 높이지 않는다. 이는 가정과 직장의

언어예절에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학교에서 평소에 존경하던 선배에게 존댓말을 하더라도, 그 선배에 대해 선생님에게 말할 때는

“김용만 선배는 결석했습니다.”처럼 낮춰 말해야 한다. 선생님과 학생의 관계는 가정으로 보면 부모와 자식처럼

한 항렬의 차이가 있으므로 같은 직장인으로 구성된 직장에서의 원칙을 그대로 적용할 수 없기 때문이다.


경어법에 따른 세심한 언어구사 필요

우리말은 다른 어떤 언어보다도 경어법이 복잡하다. 문법적으로는 주체를 높이는 존경법, 말하는 사람과 듣는 사람의

관계에 따라 결정되는 공손법, 그리고 어휘적으로 존댓말과 예사말이 나뉘어 있는 경우도 있어 적절한 말을 골라 쓰는데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존경법은 말하는 사람보다 말의 주체가 되는 사람이 높을 경우 ‘웃으시다’처럼 서술어에 ‘-시-’를 넣어 존경을 표하는 것이다.

또 바로 존댓말을 써서 주체를 높이기도 하는데 ‘밥’에 대하여 ‘진지’, ‘먹다’에 대하여 ‘잡수시다’와 같은 것이 그 예다. 윗분에게는 ‘생일’, ‘나이’, ‘밥’, ‘말’, ‘병’ 등의 예사말 대신에, ‘생신’, ‘진지’, ‘말씀’, ‘병환’ 등이 존대어를 써야한다는 것쯤은 누구나 다 알고 있지만 요즘 현실은 그렇지가 못하다. 어휘 선택의 잘못으로 일상 대화에서의 경어법이 갈수록 붕괴되고 있다.


존댓말을 잘 가려 쓰는 것도 중요하다. 흔히 ‘사장님한테 야단을 맞았다.’와 같은 말을 쓰는 사람이 있는데, ‘야단’은

어른에 대해서는 쓸 수 없는 말이다. ‘사장님한테 꾸중(꾸지람)을 들었다.’처럼 말해야 옳다. 윗분에게 ‘묻다’는 ‘여쭙다’로,

‘말하다’는 ‘말씀하시다’나 ‘말씀드리다’로, ‘주다’는 ‘드리다’로 말해야 한다.


존경의 어휘를 쓰지 않아야 할 자리에 존경의 어휘를 쓰는 것 또한 잘못이다. ‘상무님은 협회에 볼 일이 계시다’는

‘볼 일이 있으시다’가 옳다. 이는 ‘볼 일이 안계시다’는 말이 안 되고 ‘볼 일이 없으시다’가 옳은 것으로 미루어 알 수 있다.


듣는 사람과 말하는 사람과의 관계에 따라 경어상의 등급이 달라지는데 이를 공손법이라 한다. 공손법은 문장의 끝에

나타나는 것으로, 대체로 ‘왔습니다’, ‘왔어요’, ‘왔소’, ‘왔네’, ‘왔어’, ‘왔다’처럼 등급에 따라 어미를 달리 한다.

이중 문제되는 것이 ‘제가 했어요.’, ‘그러셨어요?’ 등과 같은 ‘해요’체의 말인데, 이 ‘해요’체는 깍듯이 존대를 해야 할

사람에게나 공식적인 자리에서 절대 써서는 안 된다. ‘그랬어요’, ‘저랬어요’라는 말은 낮춤말은 아니지만

웃어른에게 쓸 수 있는 격식을 차린 말이 아니다. 윗분에게 ‘고마워요’보다는 반드시 ‘고맙습니다’라고 말해야 한다.

대화에서 ‘그랬어요’, ‘저랬어요’ 대신 ‘…습니다’를 붙이도록 평소 습관을 익히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수고’는 동료나 아랫사람에게 쓰는 말

어떤 이는 “그동안 보살펴 주셔서 고마웠습니다.”나 “한 해 동안 보살펴 주셔서 감사했습니다.”와 같은 과거형

표현들을 쓰는데 이 또한 일본 말투의 언어이므로 과거형 표현을 사용해서는 안 된다. 한 해를 보내는 인사말로는

“한 해 동안 보살펴 주셔서 고맙습니다.”(윗사람에게)나 “한 해 동안 수고했습니다.

”(동료나 아랫사람에게)라는 인사가 가장 좋다.


그리고 상대방에 대해 고맙다는 표시로 “여러 가지로 보살펴 주셔서 감사합니다.”처럼 ‘감사합니다’라는

어휘들을 많이 쓰는데 이 경우 ‘감사합니다’보다는 ‘고맙습니다’가 더 좋은 말이라는 점도 알아두자. 젊은이들 중에

‘감사하다’라는 말은 겸손해서 옳고 ‘고맙다’는 말은 어른에게 쓰기에는 건방지거나 부적절한 말이라 여기는데

이는 잘 못된 생각이다.


‘감사하다’보다는 오히려 ‘고맙다’라는 고유어를 살려 쓰는 것이 좋다. 더욱이 ‘감사드린다’는 말 또한 (글 쓸 경우가 아니라면)

좋지 않다. 굳이 ‘고맙다’ 대신에 쓰고자 한다면 그냥 ‘감사하다’로 족하다. “그동안 수고하셨습니다.”나

“그동안 수고했네.”와 같은 인사말도 많이 하는데, 이 ‘수고하다’는 말은 동료나 아랫사람에게 쓰는 말로

윗사람에게 써서는 안 된다. 가령 직장에서 퇴근하면서 윗사람에게 “수고하십시오.”라고 인사하는 것은 옳지 않다.


최근 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직장인들이 윗사람으로부터 가장 듣고 싶은 말은 ‘수고했어’라는 말이고,

반대로 가장 듣기 싫은 호칭은 ‘너’나 ‘야’와 같이 인격을 무시하는 듯한 짧은 반말 호칭을 꼽았다고 한다.

아랫사람이 나이가 어리고, 또 아무리 가깝더라도 윗사람은 아랫사람을 존중해주거나 예우를 해주는 일에

신경을 써야 한다. ♣


<행복이 있는 풍경, 2005년 3월호>



▷바른 우리말 예절-3


직장인과 그 가족의 호칭과 지칭

-어떻게 해야 실수를 안 하지?


이름을 정확히 불러주는 것을 가장 선호

직장에서 별도의 직함이 없을 경우 상대에 대한 바람직한 호칭어는 무엇일까. 아직 직함이 없는 직장인에게

상사나 동료로부터 “어떻게 불리기를 원하는가?”라는 질문을 하면 남녀를 불문하고 절대 다수가

‘○○○ 씨’라고 대답을 할 것이다. 일반적으로 남자가 남자를 부를 때나 남자가 여자를 부를 때,

또 여자가 남자를 부를 때나 여자가 여자를 부를 때 등 거의 모두 성(姓)과 이름을 넣은 호칭 ‘○○○ 씨’를 선호한다.


그것은 이름을 정확히 불러주는 것 자체가 상대방을 존중한다는 의미가 담겨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직장 동료끼리는

남녀를 불문하고 ‘○○○ 씨’라고 부르는 것이 가장 좋다. 물론 상황에 따라 이름만으로 ‘○○ 씨’라고 해도 좋다.

그러나 서로 친한 사이일지라도 직장 내에서 ‘○○야(아)’처럼 이름을 부르는 것은 좋지 않다. 사석이면 몰라도,

아무리 친한 사이일지라도 공적인 직장에서 이렇게 이름만으로 호칭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직함이 없는 선배나 같은 직급이지만 상대방이 나이가 많을 경우에는 ‘○○○ 씨’라고 호칭하기가 어려우므로 ‘님’자를 붙여

‘선배님’, ‘선생님’, ‘○ 선생님’, ‘○○○ 선배님’처럼 부른다. 나이 지긋한 기혼의 여자 직원은 ‘○ 여사’,

‘○○○ 여사’로 부를 수 있다. 직장이 만일 학교나 연구기관 등이라면 ‘선생님’ 또는 ‘○ 선생(님)’,

‘○○○ 선생(님)’이라는 호칭어가 오히려 직장의 분위기에 어울려 무난하다.


사회에서 ‘형’은 동년배나 아랫사람에 쓰는 말

직함이 없는 남자 직원이 동료 남자 직원을 부를 경우 성(姓)을 넣어 ‘○ 형’으로 부를 수 있다. 그러나 그냥 ‘형’ 하거나

이름 만 넣어 ‘○○ 형’, 또는 ‘○○○ 형’ 하는 것은 앞서 ‘○○야(아)’처럼 지나치게 사적인 인상을 주므로 쓰지 않는 것이 좋다.

가족 호칭에서 ‘형’은 윗사람을 부르는 말이지만, 사회에서 ‘형’은 주로 동년배이거나 아랫사람에게 쓰는 말이므로 주의해야 한다.

때로 여직원이 남자 직원을 ‘○ 형’이라거나 심지어는 ‘○○ 오빠’라고 부르는데, 이는 정형화된 호칭어가 아니므로

그렇게 부르면 안 된다.


여직원이 여직원을 부르는 경우는 ‘언니’나 ‘○○ 언니’라고 할 수 있다. 남자들의 경우는 ‘형’ 또는 ‘○○ 형’ 하는 것이

사적인 느낌을 주지만, 여자들의 경우는 ‘언니’나 ‘○○ 언니’라는 호칭어가 굳어졌기 때문에 직장이라 할지라도

오히려 자연스럽게 느껴진다. 그러나 성(姓)을 넣어 ‘○ 언니’, 또는 ‘미스 ○ 언니’하는 것은 잘못된 호칭어이므로 좋지 않다.

특히 ‘미스 ○’이나 ‘미스터 ○’은 어느 경우에나 쓰지 말아야 할 말이다. 호칭어에서 이러한 외래어 표현은 듣는 사람에 따라서

불쾌하게 여길 수 있기 때문이다.


직장상사인 윗사람이 직함이 없는 아랫사람을 부를 경우에는 ‘○○○ 씨’를 쓰고 아랫사람이라도 나이가 많으면

‘○ 선생(님)’, ‘○○○ 선생(님)’으로 부른다. 윗사람이 아랫사람인 남자 직원에게는 ‘○ 형’ 할 수도 있고, 나이 든 기혼의

여자 직원에게는 아랫사람이라도 ‘○ 여사’라 할 수 있다. 또 ‘○○○ 씨’ 하기가 어색할 정도로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

어린 직원에게는 ‘○ 군’ 또는 ‘○ 양’으로 부를 수 있다.


그러나 자신이 상사일지라도 나이가 어린 직원을 직장에서 ‘○○야(아)’, 또는 성(姓)을 넣어 ‘○씨’라고 불러서는 안 된다.

나이가 어려도 직장인으로서 대우를 해 줄 필요가 있고, 또 오늘날 이름 없이 성(姓) 만으로 ‘○씨’라 하는 것은,

과거와 달리 높이는 뜻이 없는 표현(‘씨’가 과거에는 존칭 접미사였지만, 이 경우 오늘날은 높이는 뜻이 없는 표현)의

말이기 때문에 쓰지 말아야 할 호칭어이다.


직장 상사의 가족에 대한 호칭과 지칭

직장 상사의 아내는 ‘사모님’, ‘아주머니(님)’이라고 부르는 것이 적절하다. ‘사모님’은 원래 스승의 부인을 부르거나 지칭하는

말이었으나 오늘날 윗사람의 부인을 부르는 말로 널리 쓰이게 되었다. 상사의 아내가 만약 직함이 있으면

‘○ 과장님’처럼 부를 수도 있다. 당사자에게나 해당 상사에게 지칭할 때는 호칭어를 그대로 쓰고,

다른 사람에게는 ‘사모님’, ‘○(○○○) 부장(님) 부인(사모님)’으로 지칭한다.


여자 상사의 남편을 호칭할 때는 ‘○(○○○) 선생님’으로 부르면 되고, 직함이 있으면 ‘선생님’ 대신 ‘부장님’ 등의

직함을 넣어 부를 수도 있다. 해당 여자 상사에게 지칭할 때는 ‘○(○○○) 선생님’이나 ‘바깥어른’이라고도 할 수 있다.

주의할 것은 ‘바깥양반’은 동료나 아랫사람의 남편을 가리키거나 자신의 남편을 겸손하게 가리키는 말이므로,

윗사람의 남편에 대해서는 절대 쓰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직장 상사의 자녀를 부르는 말은 ‘○○[이름]’, ‘○○○ 씨’, 직함이 있으면 ‘○ 과장(님)’ 등, 자녀의 나이에 따라

적절히 골라 쓰면 된다. 당사자와 해당 상사에게 지칭할 때는 호칭어와 ‘아드님’, ‘따님’, ‘자제분’을 쓰도록 한다.

다른 사람에게 지칭할 때는 ‘○(○○○) 부장(님), 아드님(따님, 자제분)’을 적절히 골라 쓰면 된다.


윗사람 남편에 대해 ‘바깥양반’이라면 안돼

직장 동료나 아랫사람의 아내는 ‘아주머니(님)’이나 ‘부인’으로 부르거나 지칭한다. 직함이 있으면 직함을 넣어 부를 수 있다.

해당 동료나 아랫사람에게는 ‘아주머니(님)’이나 ‘(자네) (합)부인’이라고 지칭하고, 다른 사람에게는

‘○(○○○) 부장(님) 부인’, ‘○○○ 씨 부인’처럼 해당 동료의 호칭에 ‘부인’을 붙여 지칭한다.


직장 동료나 아랫사람의 남편은 직장 상사의 남편을 부르는 경우와 마찬가지로 ‘○(○○○) 선생(님)’으로 부르면 된다.

직함이 있으면 ‘선생님’ 대신 ‘과장님’ 등의 직함을 넣어 부른다. 해당 동료나 아랫사람에게는 ‘부군’ 또는 ‘바깥양반’이나 앞의

호칭어로 지칭한다. 다른 사람에게는 ‘○(○○○) 과장(님) 남편(바깥양반)’, ‘○○○ 씨 남편(바깥양반)’으로 지칭한다.


자녀를 부르는 말은 ‘○○[이름]’. ‘○○○ 씨’, 직함이 있는 경우 ‘(○) 과장님’이고, 당사자와 해당 동료에게 지칭할 때는

호칭어와 ‘아들(아드님)’, ‘딸(따님)’, ‘자제분’이라고 가리키면 된다. 당사자에게는 상황에 따라 ‘자네’, ‘너’라고 지칭할 수 있다.

다른 사람에게는 ‘○(○○○)부장(님) 아드님(아들, 딸(따님), 자제분)’으로 지칭한다. [*이 글은 ‘우리말의 예절’(조선일보사)을

일부 참고했음을 밝힌다-필자 주].


<행복이 있는 풍경, 2005년 4월호>



▷바른 우리말 예절-4


상대방을 배려하는 말씨

-완곡한 언어표현도 예절이죠!


남편의 직장 상사로부터 전화가 왔을 때

남편의 직장 상사로부터 집으로 전화가 왔는데 마침 남편이 집에 없었다. 이때 “지금 집에 안 계십니다.”라고 해야 할까,

“지금 집에 없습니다.”라고 말해야 할까.

남편을 가족 이외의 사람에게 말할 때는 상대방의 신분이 확인되기 전에는 서술어에 ‘-시-’를 넣어 표현하고,

남편의 친구나 상사라는 것이 확인되면 ‘-시-’를 넣지 않는 것이 무난하다. 또한 어떤 모임이나 방송에 출연했을 경우

불특정 다수에게 자기 남편을 말할 때, 나이 든 사람은 ‘-시-’를 넣어 말해도 되지만 젊은 사람이 ‘-시-’를 넣어

말하는 것은 옳지 않다.


다음은 친구 집에 전화를 했을 때, 친구의 아내가 받으면 뭐라고 불러야 할지에 대한 문제다. 잘 아는 사이일 때는

농담조로 ‘제수 씨!’라 부르기도 하지만, 그렇지 않을 때는 호칭을 생략하거나 ‘저…’하고 얼버무리는 경우가 많다.


친구의 아내에 대한 호칭은 ‘아주머니’, ‘아무개 어머니’, ‘부인’, ‘박 여사’라든가, 잘 아는 경우 ‘(박)미선 씨’처럼 부른다.

만약 친구의 아내가 직함이 있을 때는 ‘박 과장(님)’처럼 상황에 맞는 호칭을 적절히 쓸 수 있다. 어떤 이는 친구의 아내를

잘 알지도 못하면서 무턱대고 ‘제수씨’, ‘계수씨’라고 부르는데, 이는 적절하지 못한 표현이다.


한편, 친구에게 친구 아내를 가리킬 때는 ‘(자네) 부인’, ‘(자네) 합(閤) 부인’, ‘아무개 어머니’로 한다. 사람에 따라서

‘자네 와이프는…’처럼 말하기도 하는데, 그런 지칭어 역시 삼가야 할 표현이다.


배우자의 직장에 전화로 자신을 밝힐 때

배우자의 직장에 전화를 걸어 자신이 아무개의 배우자라고 밝혀야 할 때는 그냥 “집입니다.”라고 하거나,

“차인표 씨의 아내(처, 집사람, 안사람)입니다.”, “신애라 씨의 남편(바깥사람)입니다.”라고 말하면 된다.


남편의 친구에게 자신을 소개할 때는 “인표 씨의 아내(집사람, 처)입니다.” 또는 “차인표 씨가 제 남편입니다.”라고 한다.

반대로 아내의 친구에게 자신을 밝힐 때는 “애라 씨의 남편(바깥사람)입니다.” 또는 “신애라 씨가 제 아내입니다.”라고

자신을 지칭하면 된다.


친구의 남편을 부를 때는 친밀도에 따라 ‘(최)수종 씨’처럼 이름을 부르거나 아이 이름을 넣어

‘아무개 아버지’라고 하면 된다. 또 직함에 따라 ‘(최) 부장님’이라고 하거나 ‘(최) 선생님’ 등을 상황에 맞게

적절히 골라 쓸 수 있다. 남편의 친구도 친구의 남편에 준하여 부르면 된다.


아내의 친구 역시 친밀도에 따라 ‘(하)희라 씨’라고 하거나 아이의 이름을 넣어 ‘아무개 어머니’라고 하면 된다.

‘아주머니’도 좋은 호칭이며 상황에 따라 ‘하 선생(님)’이나 ‘하 여사’라 부르거나 가리킬 수 있다. 만약 직함이 있다면

‘하 사장(님)’하고 불러도 무난하다.


주의할 것은 무심코들 쓰고 있는 ‘아무개 엄마’라는 표현이다. 상대가 친구이거나 확실한 손아래뻘(‘손아래’는

나이나 항렬 따위가 자기보다 아래이거나 낮은 관계를 말한다)이라면 몰라도 이웃집이라든가 나이든 친구 등에게

무조건 ‘아무개 엄마’라고 부르거나 지칭하면 실례가 된다. 남자가 친구의 부인을 부르거나 가리킬 때,

또 여자가 남편 친구의 부인을 부르거나 가리킬 때는 모두 아이 이름을 넣어 ‘아무개 어머니’라는

정중한 표현을 쓰는 것이 무난하다.


대고객 창구에서 손님을 부르거나 지칭할 때

대고객 창구에서 직원이 손님을 부르거나 지칭할 때는, 손님의 성별이나 나이에 관계없이 ‘손님’을 쓴다.

즉 손님을 부를 때는 누구에게나 ‘(아무개) 손님’처럼 부르거나 지칭한다. 상대 직급에 관계없이

“손님, 도장 가지고 오셨습니까?”처럼 정중하게 말하는 것이 바람직하고, 손님 쪽도

“이제 다 되었습니까?”하고 말하는 것이 좋다.


반대로 손님이 창구 등의 직원을 부르는 말은 남녀 모두 ‘아무개 씨(님)’, ‘(김) 과장(님)’, ‘선생(님)’ 등으로 부른다.

이름이나 직함을 모를 때는 ‘여보세요’라고 부를 수 있다. 전혀 안면이 없는 사람을 만나 부르거나 가리킬 경우도 있는데,

그 사람이 아주 나이가 많은 사람이라면 ‘어르신(네)’나 ‘선생님’, 동년배라면 ‘선생(님)’이라고 부른다.


만난 사람이 여자라면 아주 나이 많은 윗사람에게는 ‘어르신(네)’, ‘할머니(님)’, ‘아주머니(님)’를 쓰고

동년배끼리는 경우에 따라 ‘할머니’, ‘아주머니’를 쓴다. 그러나 상대가 나이 든 사람으로 취급당하는(?) 걸

싫어할 경우도 있으므로, 손님을 대할 때에는 호칭 선택에 보다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명령 투보다 완곡한 언어 표현 습관 익혀야

지하철이나 버스 등 우연한 자리에서 나이가 위인 사람에게 “좀 비켜주세요!”라는 표현보다는

“제가 지나가도 되겠습니까?”, “조금만 비켜주시겠습니까?”처럼 동의나 양해를 구하듯 완곡한

언어 표현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물론 어른이 청소년에게 말할 때도 “좀 지나가도 될까?”처럼

완곡하게 말하는 것이 교육적으로도 좋을 것이다.


식당 등 영업장의 종업원을 부를 경우 남자 종업원은 상황에 따라 ‘아저씨’, ‘젊은이’, ‘총각’ 등 적절히 골라 쓰고,

여자 종업원은 ‘아주머니’, ‘아가씨’라고 할 수 있다. 어느 경우나 일반적으로 ‘여보세요’라고 부를 수 있다.

여기서도 주의할 것은 ‘아줌마’라는 호칭인데, ‘아줌마’는 높이는 느낌이 들지 않는 표현이므로

자신보다 나이가 아주 적거나 친근한 사이가 아니라면 쓰지 말아야 한다.


또 연세가 드신 분들이 나이 어린 여자 종업원을 ‘언니’라고 부르거나, ‘어이, 이봐’ 등 함부로 부르는 것도 좋지 않은 행동이다.

그러나 어린이는 ‘언니’라 부를 수 있고, 여자 종업원의 나이가 손님인 자신보다 많을 경우 언니라 부르면 더 정겹게

느껴지기도 한다.


명심할 것은, 언제 어디서든 내가 상대방을 제대로 대접하게 되면 나 또한 제대로 대접을 받게 된다는 점과,

부드럽고 완곡한 언어구사나 예의 바른 말씨는 원만한 인간관계를 이루는 첫 단추가 된다는 점이다. ♣


<행복이 있는 풍경, 2005년 5월호>



▷바른 우리말 예절-5


올바른 경어법과 공손법

-윗분에게 ‘식사하세요!’라고?


‘-시-’ 많이 쓰면 더 높이는 말일까

우리말은 다른 어떤 말보다 경어법이 잘 발달된 언어다. 그러나 외국인들이 우리말을 배울 때 가장 어려운 것 중 하나가

바로 이 경어법이다. 우리말의 경어법이 다른 언어보다 복잡하다는 얘기도 된다.


우리말의 경어법에는 “상무님이 저기 나오시는구나.”처럼 말하는 내용의 주체를 높이는 존경법과,

“부장님, 제가 다녀오겠습니다.”처럼 말하는 이와 듣는 이의 ‘관계’에 따라 결정되는 공손법이 있다.


올바른 경어법을 위해서는 어휘를 잘 선택해 써야 하는데, 서술어(동사, 형용사)가 여러 개 함께 나타날 경우에는

대체로 문장의 마지막 서술어에 존경법 선어말 어미인 ‘-시-’를 쓴다. 흔히 서술어마다 ‘-시-’를 넣는 것이

더 높이는 말이라고 생각하기 쉬우나 그것은 옳지 않다. 지나친 존대는 도리어 예의가 아니고,

서술어마다 ‘-시-’를 넣는 것은 그 자체로도 자연스럽지가 않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아무개가 일을 마치고 갔다’를 높이는 경우 ‘아무개가 일을 마치시고 가셨다’ 또는

‘아무개가 일을 마치고 가셨다’라고 말하는 것은 모두 가능한 말이다. 그러나 “사장님이 왔다 가셨다.”보다는

“사장님이 오셨다 가셨다.”가 더 자연스런 반면, “사장님이 책을 읽으시고 계시다.”나

“결재서류를 검토하시고 계시다.”는 오히려 어색하다. 책을 ‘읽으시고 계시다’보다는 ‘읽고 계시다’가,

결재서류를 ‘검토하시고 계시다’보다는 ‘검토하고 계시다’가 더 적절한 표현이다.


또 “상무님이 주무시고 가셨다.”에서 ‘자다’에 대한 ‘주무시다’처럼 존경의 어휘가 따로 있는 경우에는

언제나 존경의 어휘를 쓰고, 함께 나타나는 다른 서술어에다 ‘-시-’를 붙여 말하는 것이 경어의 원칙이다.


윗사람에게 ‘식사하세요!’란 표현 쓰지 말아야

집에서 만약 아이가 “아빠, 식사하세요.”라고 말했다면, 아이에게 이 ‘식사’라는 말투를 고치도록 지도해야 한다.

직장에서도 집에서 어른에게 말할 때처럼 ‘잡수시다’, ‘주무시다’와 같은 높임말이나 ‘뵙다’, ‘드리다’, ‘여쭈다’,

‘모시다’와 같은 겸양의 말을 적절히 골라 써야 한다. 다만 집에서는 “할아버지 진지 잡수셨습니까?”처럼 ‘밥’에 대하여

‘진지’를 쓰지만, 직장이나 일반 사회에서는 “과장님, 점심 잡수(드)셨습니까?”처럼 ‘진지’ 대신

‘점심’이나 ‘저녁’, ‘아침’으로 쓰는 것이 좋다.


직장에서 흔히 윗분에게 ‘식사하셨어요?’라는 인사들을 많이 하는데, ‘식사’라는 말은 “부장님은

이가 아파 식사도 못 하신대.”와 같은 경우에나 쓰고, 직접 맞대어 말할 때는 쓰지 말아야 한다.

인사말은 “부장님, 점심(저녁) 드셨습니까?”가 바른 표현이다.


“부장님, 식사하세요!”의 명령식(?) 표현 보다는, ‘식사’를 ‘점심’으로 바꾸어 “부장님, 점심 드시죠!”처럼

윗분에게는 겸양의 말이나 완곡한 표현을 쓰도록 아랫사람은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겸양의 말 중에서 ‘우리’ 대신에 ‘저희’를 써야 할 경우가 있다. 그러나 나라를 표현할 때는 언제나

‘우리나라’로 해야 되고, 그밖에는 윗사람에게 말할 때는 ‘저희 영업소에서는’처럼 ‘저희’를 쓸 수 있다.


부모를 다른 사람에게 말할 때 낮추어 말하는 사람이 있는데 이는 전통적인 어법에 어긋난다.

가족 이외 다른 사람에게 부모를 말할 때는 언제나 높여, 직장 상사나 학교 선생님에게 아버지를 말할 때도

 “저희(우리) 아버지께서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와 같이 말한다.


부모님의 친구나 부모님을 아는 분에게 자신을 밝히는 경우가 있다. 이 때 자신을 지칭하는 말로

“저희 아버지가 조[성(姓)] 형 자(字) 기 자(字) 쓰십니다.” 또는 “저희 아버지 함자가 조[성] 형 자 기 자 이십니다.”,

“제가 조형기 씨의 아들입니다”, “조형기 부장(님)의 아들입니다”와 같이 말한다. 이 경우 성(姓)에도 ‘자(字)’를 붙여

‘조 자 형 자 기 자’와 같이 말하는 이가 있는데 이는 잘못이다. 성(姓)에는 글자 자(字)를 붙이지 않는다.


대화에서 ‘-께서’, ‘-께’라는 말 잘 안 써

대화에서는 존칭의 조사 ‘-께서’나 ‘-께’는 잘 쓰지 않는다는 점도 알아두자. 말을 주고받을 때 “부장님께서

박 과장님께 재미있는 말씀을 하셨답니다.”의 경우, 존칭 ‘-께서’와 ‘-께’를 일일이 쓰지 않아도 된다.

서술어의 ‘-시-’로도 충분히 높였다고 보기 때문이다.


구어에서는 ‘-께서’, ‘-께’ 등과 같은 조사보다는 “부장님이 박 과장한테 재미있는 이야기를 하셨답니다.”처럼

‘-이/가’, ‘-한테’ 등을 쓰는 것이 더 자연스럽다. 그러나 깍듯이 존대해야 할 사람이나 공식적인 자리에서는

“회장님께서 방금 도착하셨습니다.”처럼 ‘-께서’나 ‘-께’ 등으로 높여야 한다.


회사에서 창립기념 행사를 하는데 사회자가 식순을 소개하면서 “다음은 사장님 말씀이 계시겠습니다.”라고

말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 때는 “사장님 말씀이 있겠습니다.”라고 해야 옳은 표현이다.

존경의 어휘를 쓰지 않아야 할 자리에 존경의 어휘를 쓰는 것 또한 잘못이기 때문이다.


한편, “사장님 말씀이 계시겠습니다.”라는 말은, ‘말씀’을 의인화해서 ‘계시게’된 형태이다.

‘계시다’는 ‘있다’의 높임말이지만, 겸양의 도가 지나치다보니 ‘말씀’이라는 언어,

그 자체가 높이는 대상이 되고만 것이다. ‘말씀’은 본질적으로 ‘말’이라는 명사나 ‘말하다’의

동사에서 나온 것인 만큼 ‘말씀이 있겠습니다’나 ‘말씀하시겠습니다’가 어법에 맞고 경양도 담긴 말이다.


‘전화하겠습니다’ 보다, ‘전화드리겠습니다’ 또는 ‘전화 올리겠습니다’가 윗사람에 대해 더 예의 바르다거나,

‘축하합니다’ 보다 ‘축하드립니다’가 더 경의를 표하는 말로 여기는 이도 있는데,

윗사람에게는 그냥 ‘전화하겠습니다’나 ‘축하합니다’라고 말해도 예의나 겸양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


그리고 경어는 꼭 아랫사람이 윗사람에게만 하는 것이 아니다. 직장에서 윗사람이라도 아랫사람에게

정중한 예우가 담긴 말을 건넨다면 그 직장의 근무 분위기는 한결 밝아질 것이다. 윗사람이,

고객이나 다른 회사 손님 등이 있는데도 “이효리 씨, 이게 뭐야. 이거 다시 작성해.”라는 식의

언어 표현을 해서는 안 된다.♣


<행복이 있는 풍경, 2005년 6월호>



▷바른 우리말 예절-6


직장에서의 바른 인사말

-예의바른 인사가 곧 인격!


적절한 아침 인사말은 무엇일까

아는 사이든 모르는 사이든 만나고 헤어질 때의 인사말 한마디가 그 사람에 대한 인상의 좋고 나쁨을 좌우하는

갈림길이 되기 때문에 누구든 인사말 그 자체에 대해 소홀히 다룰 수가 없다


아침 출근해서 로비나 승강기, 복도, 사무실 등에서 상사나 동료, 아랫사람과의 주고받는 인사를 비롯하여,

퇴근할 때의 저녁 인사 등에서 애매하거나 부자연스런 표현의 인사말로 인해 은근히 신경이 쓰일 때가 있다.

특히 외국에는 ‘굿모닝’(영어), ‘봉쥬르’(프랑스), ‘자오’(중국)처럼 나라마다 정형화된 인사말이 있지만,

우리나라는 정형화된 아침 인사말이 없기 때문에 더더욱 혼란에 빠지게 된다.


아침에 출근해서 윗사람에게 인사할 때는 “안녕하십니까?”가 가장 대표적이고 가장 알맞은 인사말이다.

‘안녕’이라는 낱말의 의미가 인사말로의 적절 여부를 따지기보다 우리의 전통적인 인사말이기 때문에 그렇다.


출근하면서 “좋은 아침!”하고 인사하는 이도 있는데, ‘굿모닝’을 직역한 이런 표현은 상대방에게

거부감을 줄 수 있으므로 쓰지 말아야 한다. 아침 인사가 아니어도 직장에서 그 날 처음 만나는 경우의 인사말은

“안녕하십니까?”이다. 그 날 이미 인사를 했는데 또 마주친 경우에는 따로 인사말이 필요하지 않고

목례만으로도 충분하다.


윗사람이라도 아랫사람에게 먼저 인사를 할 수 있는데 이 때의 인사말도 “안녕하세요?”나 “일찍 나왔군요!”처럼

상대방과 상황에 따라 적절한 언어를 선택하면 된다. 오랜만에 만났으면 동료나 동년배에게 “안녕하세요?”나

“오랜만입니다.”정도가 좋고, 아랫사람에게는 “잘 있었어?”도 괜찮다.


그런데 이 “안녕하세요?”라는 인사말은 윗사람에게 함부로 쓰지 않는 것이 좋다. 이 “안녕하세요?”는

“안녕하십니까?”보다 덜 정중한 표현이기 때문에 윗사람이나 어르신에게는 적절한 인사말이 아니다.

물론 상대가 아주 가깝고 나이나 직급이 비슷한 사람이라면 가볍게 “안녕하세요?”라는 인사말을 쓸 수가 있다.

다시 말해 동료나 동년배, 그리고 아랫사람에게는 “안녕하세요?”라는 인사말을 써도 좋지만,

윗사람에게는 보다 정중한 표현인 “안녕하십니까?”라는 인사말을 써야 한다.


“좋은 밤 되시기 바랍니다.” 부적절

저녁 인사도 마찬가지이다. “좋은 밤 되시기 바랍니다.” 이 말 역시 ‘굿나이트’를 직역한 것으로,

우리 인사말로는 어색한 표현이 된다. “안녕히 주무십시오.”가 바른 인사말이다. 직장 연수회나 워크숍으로 콘도,

호텔 등에서 자고 일어나 윗사람에게 하는 아침 인사 역시 망설여지게 되는데, 이 경우는 “안녕히 주무셨습니까?”가

가장 알맞은 인사말이다. 물론 “안녕하십니까?”도 괜찮다.


여기서 “잘 주무셨습니까?”나 “편히 주무셨습니까?”, 또는 “평안히 주무셨습니까?”하고 ‘안녕히’ 대신 ‘잘, 편히,

평안히’라는 말을 써서 인사하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잘, 편히, 평안히’는 ‘안녕히’보다 상대방을 덜 높이는

표현이기 때문에 윗사람에게는 쓰지 말아야 할 말이다. 동년배나 아랫사람이라도 “안녕하십니까?”, “안녕하세요?”,

 “안녕히 주무셨습니까?”, “안녕히 주무셨어요?”하고 아침 인사를 하게 되면 예의바른 인격자로서 손색이 없다.


한편 윗사람 쪽은 아랫사람에게 “잘 잤어요?”라고 인사할 수 있다. “잘 잤어요?”는 손아래이면서도 해라를 할 수 없는 경우와

어린이에게 존댓말을 가르칠 때에 쓰는 인사말이다. 일반적으로 어린이나 손아래 미성년자에게는 “안녕?”,

“잘 잤니?”와 같이 인사를 해도 된다.


문장 부호로 의미가 달라지는 ‘안녕’

어린이나 손아래 미성년자에게 “안녕?”이라 인사하는 점에 대해, ‘안녕’이란 말은 원래 헤어질 때의

인사말이라는 주장을 펴는 이도 있다. 그러나 지금은 아침 인사 뿐 아니라 만나는 인사로도 ‘안녕’은 일반화되었다.


다만 아침 인사나 만나는 인사는 ‘안녕?’, 헤어질 때 인사는 ‘안녕.’처럼, ‘안녕’이란 낱말 뒤에 문장 부호를

각각 구분하여 쓴다. 아침 인사 ‘안녕’은 높이는 억양인 의문문의 준말이므로 문장 부호인 물음표 ‘?’를 붙이는 것이고,

헤어질 때의 인사는 낮추는 억양이므로 ‘안녕’에 마침표 ‘.’를 붙여서 구별해 쓴다.

직장 동료들은 친구사이와는 다르므로 경어를 쓰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므로 인사를 할 때도 높임말을 쓰되,

상대에 따라서 어미를 적절히 바꾸어 쓰면 된다.


직장에서 다른 사람보다 먼저 퇴근할 경우 남아있는 윗사람에게 하는 인사는 “먼저 (나)가겠습니다”

또는 “내일 뵙겠습니다.”로 한다. 먼저 퇴근하면서 “수고하십시오.” 심지어 “고생하십시오.”라는 인사까지 하는데,

이러한 인사말은 윗사람에게 쓰면 안 된다. 그러나 동년배나 아랫사람에게는 “먼저 가네. 수고하게.”처럼 ‘수고’를 쓸 수도 있다.


반대로 직장에 남아 있는 사람은 퇴근하는 사람에게 “안녕히 가십시오.”하고 인사한다.

이때도 윗사람에게는 역시 “수고하셨습니다.”라고 할 수 없다. 그러나 아랫사람에는 “잘 가게. 수고했네.”처럼 인사를 한다.

‘수고’라는 말은 받을 ‘수(受)’, 어려울 ‘고(苦)’로 된 말로, ‘고생하라’는 뜻이 담겨 있다.

‘수고’의 사전적 정의는 일을 하느라고 힘을 들이고 애를 씀. 또는 그런 어려움.’이다.


버스, 전철, 승강기 같은 탈것에서 아는 사람과 마주친 때에도 역시 “안녕하십니까?”하고 인사한다.

그 사람보다 먼저 내리게 되는 경우에는 “먼저 내리겠습니다.”라고 인사하고 남아 있는 사람은

 “안녕히 가십시오.” 하고 인사하는 것이 좋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회사에서나 길에서나 만나는 사람과 사랑이 담긴 따뜻한 마음으로 인사를 나누는 것이다.

예의바른 언어는 사람의 가장 기본적인 덕목이다. 바르고 공손한 말을 쓰는 사람은 품위 있게 보인다.

반면에 예의바른 언어를 쓰지 않는 사람은 다른 이로부터 호감을 얻기 어렵고 사람됨의 아름다움을 느끼기도 어렵다.


언어 예절의 기본은 상대방을 존중하고 상대방의 처지를 배려하면서 말을 하는 것이다.

웃는 낯으로 주고받는 아침 인사는 원만한 인간관계의 윤활유 역할 뿐 아니라 하루를 유쾌하게 만들어준다.♣


<행복이 있는 풍경, 2005년 7월호>

▷바른 우리말 예절-7


인사하기와 소개하기

-배려 담긴 완곡한 표현 중요!


인사는 적극적으로 하되 센스 있게

직장 안에서 윗사람이나 동료로부터 호감을 얻는 첫 단계는 상대방에 대한 배려가 느껴지는 유연한 언어의 구사라 할 수 있다.

이를테면 “먼저 하시지요.”, “제가 먼저 해도 괜찮으시겠습니까?”, “지금 다녀와도 되겠습니까?”처럼 배려가 깃든 완곡한

언어표현을 하게 되면 상대방으로부터 신선한 호감 뿐 아니라 신뢰를 얻는 계기로 발전하게 된다.


거기다 필요할 때 적극적인 감사표현까지 적절히 행한다면 윗사람은 물론, 동료와 후배들로부터 반듯하고 경우가 바르다는

인상을 받게 된다. 따라서 직장 안에서의 인사는 가능한 한 적극적으로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물론 상황에 따른 적절한

인사 센스도 있어야 한다. 상황에 맞지 않거나 형식을 제대로 갖추지 않은 인사는 오히려 결례나 군더더기가 되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아침 출근 때는 활기찬 표정과 태도로 명랑하게 인사한다. 윗사람이 사무실에 들어서면 일어서서 인사하고,

자기가 늦었을 때는 상사 앞까지 다가가서 겸손하고 분명하게 사유를 말한다. 그러나 이때, 먼저 사과부터 해야지

이유나 변명부터 하는 것은 예의가 아니다. 또 퇴근할 때 상사가 일이 끝나지 않았는데 먼저 나갈 경우,

윗사람에게 “수고하셨습니다.”, “수고하세요.”라는 인사를 할 수 없으므로, “아직 일이 많으신 것 같습니다.

제가 할 일은 없습니까?”라는 식으로, 배려가 깃든 완곡한 언어표현으로 말하는 것이 예의이다.


상황에 따른 적절한 인사법 몇 가지를 더 예로 들면, 먼저 직장 내에서 상사나 동료들과 만날 때마다

인사를 해야 하는가의 문제다. 하루 중 처음 만났을 때는 정중하면서도 밝고 명랑하게 인사를 하고,

다시 만나게 될 때는 밝은 표정과 함께 가볍게 목례를 하는 것이 좋다. 다음은 모르는 다른 부서 사람이

인사를 하는 경우에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의 문제다. 우선 인사를 한 뒤에 주위동료에게 누구인지 물어보고

다음에 마주쳤을 때 가벼운 인사말을 먼저 건네도록 하는 게 좋다. 마지막으로 화장실에서의 인사 문제인데,

화장실에서는 인사를 하지 않는다. 다만 눈이 마주칠 경우에는 목례를 한다.


자기소개의 올바른 인사말

신입사원이 부서배정을 받은 날, 담당임원으로부터 “본관이 어딘가요?”라는 질문을 받았다. 그는 의기양양,

‘본관’이란 말을 자신이 알고 있는 것이 얼마나 다행이냐고 생각하면서, “네, 저는밀양 박씨입니다.”라고 대답했다.

그러자 담당임원이, “자신의 본관을 말할 때는 밀양 박가라고 표현해야 옳지 않을까요?

나도 밀양 박가라서 하는 말인데…”하고 말했다.


여기서 본관(本貫)은 다른 말로 ‘관향(貫鄕)’이나 ‘본(本)’이라고도 하는데, ‘시조(始祖)가 난 곳’을 뜻한다.

전주 이씨. 광산 김씨, 파평 윤씨, 밀양 박씨 등에서 성씨 앞에 붙은 전주, 광산, 파평, 밀양 등이 바로 본관이 된다.


그런데 혼인허락을 받기 위해 배우자 부모 등을 만나 자신의 성이나 본관을 소개할 때, ‘윤(성)가(哥)’,

‘파평(본관) 윤(성)가’라고 해야 하는지, ‘윤씨’, ‘파평 윤씨’라고 해야 하는지에 대해 혼란을 겪게 된다.

해답은 자신의 성이나 본관을 말할 경우 전통적인 관습에 따라 ‘윤가’ 또는 ‘파평 윤가’라고 해야 한다.

그리고 남의 성을 말할 때는 ‘최씨’, ‘경주 최씨’라고 한다.


소개할 때 인사말과 소개순서

낯선 두 사람이 만났을 때 자신을 상대방에 알리는 인사말은 무엇이 좋을까? 자신을 남에게 소개하는 첫 인사말은

“처음 뵙겠습니다.”, 또는 “인사드리겠습니다.”하고는 이어서 “(저는) 아무개입니다.”가 가장 무난하다.

자신을 소개할 때 첫인사로 ‘처음 뵙습니다.’라고 하는 사람도 있는데, 이 ‘뵙습니다.’보다는 ‘뵙겠습니다.’가

운율 면에서 훨씬 자연스럽고 완곡한 표현이어서 국립국어원 등에서도 정형으로 삼고 있다.


또 처음 만나는 사람에게 ‘안녕하십니까?’는 다른 사람이 자기를 상대방에게 소개한 뒤라면 몰라도

직접 자신을 소개할 때는 쓰지 않는 것이 좋다. 또 자기 성과 이름을 상대방에게 말할 때 ‘이경규라고 합니다.’,

‘신동엽올시다.’, ‘조형기올습니다.’라고 하는 사람도 있는데, 이런 말들은 거만한 인상을 주는 옛말 투이다.

겸손한 현대 말 표현이랄 수 있는 ‘김용만입니다.’가 좋다.


자신의 직장이나 소속 등을 넣어 말할 때는 ‘교육팀에 근무하는’ 보다는 ‘교육팀의 이효리’

또는 ‘신동아화재 교육팀의 이효리’가 좋다. 대화에서는 간결하고 함축적인 표현이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여러 사람 앞에서 자기를 소개할 때도 “처음 뵙겠습니다. 김용만입니다.”가 원칙이다.

그러나 방송 등에서처럼 ‘처음 뵙겠습니다.’가 어색할 경우 “안녕하십니까? 김용만입니다.”처럼 말할 수 있다.


자신이 직접 상대방에 소개할 때와 달리 중간에서 다른 사람을 소개할 때 누구를 먼저 소개하느냐의 문제가 있다.

이 때는 다음 세 가지를 기억해두면 되는데, 만약 상황이 여럿 섞여있을 때는 ①, ②, ③의 순서대로 적용을 하면 된다.


즉, ①친소(친함과 친하지 아니함) 관계를 따져 자기와 가까운 사람을 먼저 소개한다. 이를테면 자기직장 사람과

손님을 소개할 때는 직장사람을 먼저 소개한다. ②손아랫사람을 손윗사람에게 먼저 소개한다. 나이 많은 사람에게

나이 적은 사람부터 먼저 소개한다. ③남성을 여성에게 먼저 소개한다. 여성에게 남성을 먼저 소개하되,

상대 쪽이 나이가 많거나 신분이 높은 경우에는 여성부터 소개한다.


어머니와 함께 집 근처 백화점에 갔다가 직장상사인 부장님을 만났다고 치자. 어머니보다 부장님이 나이가 아래인데,

누구를 먼저 소개하고, 어떻게 소개를 해야 할까?


“저희 어머니이십니다.”하고 어머니를 부장님에게 먼저 소개하고, “어머니, 우리 부장님이십니다.” 하면

소개받은 사람은 “처음 뵙겠습니다. (저는) 효리의 어미(또는 어머니)입니다.”하고 부장님은 “처음 뵙겠습니다.

조형기입니다.”하고 서로 인사한다.♣


<행복이 있는 풍경, 2005년 8월호>




▷바른 우리말 예절-8


특정한 때의 인사말

-생일축하에도 예절이 있죠!


나이에 따라 각각 다른 생일 이름

직장생활을 하다보면, 주변에 축하할 일이나 위로할 일들이 자주 생기게 된다.

특히 영업 쪽에 근무하게 되면 더욱 그렇다. 축하 인사말 가운데 가장 많이 쓰이는 것 중의 하나가 생일 인사말이라 할 수 있다.

그런데 별 신경을 쓰지 않는 생일 인사도 막상 닥치고 보면 마땅한 말을 못 찾거나 애매할 때가 있다.

거기다 나이마다 다르게 불리는 생일의 이름을 잘 몰라 의외의 낭패를 겪는 일도 적지 않다.


우리의 전통적인 생일 이름이나 인사말의 용례는 다른 나라에 비해 매우 다양하다는 특징이 있다.

‘생일 축하한다’는 의미로 영어는 ‘해피 버스데이(Happy Birthday)’, 불어에서는 ‘본 아니베세르(Bon Anniversaire)’처럼

거의 한가지로 쓰는데 반해 우리는 생일을 일컫는 말부터가 여러 가지다. 우선 생일이란 말 외에

생신(生辰)이라는 높임말이 있고 성인이나 옛 임금이 태어난 날은 탄신(誕辰)이라고 구별한다.

우리나라는 특히 육순(六旬; 예순 살)을 기점으로 해가 거듭될 때마다 나이별로 각각 다른 ‘생일 이름’이 있다.


옛날에는 회갑을 넘기는 것이 큰 복이었을 만큼 육순 이상의 생일잔치가 그리 흔치 않았지만,

평균수명이 늘어난 오늘날은 칠순 팔순 잔치도 잦기 때문에 ‘특별한 생일의 이름’도 상식으로 알아둘만 하다.


육순은 ‘집에서 세는 나이’로 60세이며 칠순, 팔순, 구순도 마찬가지로 각각 70세, 80세, 90세이다.

태어난 해로부터 간지(干支)가 다시 돌아온다는 뜻에서 61세(만 60세)가 환갑인데, 다른 말로 화갑(華甲),

회갑(回甲)이라고도 한다. 환갑 다음 해인 62세는 진갑(進甲)이다. 고희(古稀)는 칠순의 다른 이름으로 70세를 가리키며,

그 잔치는 고희연(古稀宴) 또는 희연(稀宴)이라고 한다. 모두 ‘세는 나이’로 계산한다. 그리고 77세는 희수(喜壽),

88세는 미수(米壽), 99세는 백수(白壽)이다. 희수, 미수, 백수는 일본말에서 유래된 것이지만 사전에 올라있을 뿐 아니라,

오늘날 널리 쓰이고 있는 말들이므로 우리의 언어생활에서 배제할 수가 없다. 그러나 66세로 미수(美壽),

90세로 졸수(卒壽)라는 말은 사전에도 없는 말이므로 안 쓰는 것이 좋다.


생일의 격식 갖춘 인사말 신경 써야

우리의 생일 인사는 “(생일, 생신) 축하합니다.”가 가장 두루 쓰이고 있다. 손아래나 동년배의 경우는 상대에 따라

“(생일) 축하한다.”, “귀 빠진 날 축하한다.”, “축하하네.”, “축하해.” 등을 골라 쓰면 된다. 또 그들을 나아주신

부모에게도 “축하합니다.”하고 인사하면 된다.


손위 어른에게 “생일 축하드립니다.”라고 인사를 했다면 그것은 잘못이다. 손윗사람에게는 “생신을 축하합니다.”,

 “건강하게 지내시기 바랍니다.” 등의 인사가 무난하다. 또 ‘부모님의 생일잔치’라는 표현도 잘못이다.

‘생일잔치’는 손윗사람의 경우 ‘생신잔치’라고 해야 맞다. 생일의 높임말이 생신이라는 것쯤은 누구나 알고 있지만

‘과장님 생일날’, ‘형님 생일파티’, ‘과장님 생일 턱’ 등과 같이 무의식중에 잘못된 표현들을 하고 있다.

‘생일날’의 높임말이 ‘생신날’이듯 ‘생일파티’, ‘생일 턱’의 높임말도 ‘생신파티’, ‘생신 턱’이 된다.


그런데 문제는 회갑이나 고희, 팔순 등의 잔치에 가서 어른과 대면해 무어라고 축하 인사를 하느냐이다.

이 때 역시 “축하합니다.”, “생신 축하합니다.”가 좋다. “더욱 건강하시기 바랍니다.”나

“더욱 강녕하시기 바랍니다.”도 괜찮다. 그러나 “축하드립니다.”나 “생신 축하드립니다.”와 같이

‘축하를 드리다’라는 말은 옳지 않다. ‘말씀’은 드릴 수 있지만, ‘감사’나 ‘축하’는 ‘드린다’는 말이

어법상 맞지 않는 불필요한 공대라는 점에서 그렇다.


또 “건강하십시오.”라는 인사말도 좋지 않다. ‘건강하다’는 형용사로, 문법적으로도 명령문을 만들 수 없을 뿐더러

어른에 대한 인사말로 명령형 문장은 적합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 밖에 “오래 사십시오.”, “만수무강하십시오.”는

사람 수명이 짧았던 옛날에나 쓰던 말로, 주인공인 상대 쪽에서 ‘내가 벌써 그렇게 늙었나.’하는

서글픔을 가질 수도 있기 때문에, 요즘 인사말로는 적합하지 않다. “여생을 건강하게 사십시오.”나

“백세까지 사십시오.”도 생일을 맞는 이의 기분을 언짢게 하는 불필요한 군더더기 말이므로 삼가는 게 좋다.


그리고 다른 나라와 달리 우리는 아기의 돌도 특별한 생일의 하나인데, 이 때 아기 부모에게 하는 인사말은

 “축하합니다.”가 무난하고 아기한테는 “건강하게 자라라.”가 좋다. 돌 때 아이한테 해주는 “명 길어라.”라는

인사말 역시 옛날식이다.


축의금 봉투에 단자를 넣어야 예의

다음은 생일 축의금 단자와 봉투를 어떻게 써야 하는가의 문제인데, 중요한 것은 아무리 바쁘더라도 봉투 안에

단자를 정성스레 써서 축의금에 둘러 넣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단자(單子)는

부조나 선물 따위의 내용을 적은 종이, 즉 돈의 액수나 선물의 품목, 수량, 보내는 사람의 이름 따위를 써서

물건과 함께 보내는 것을 말한다.


단자는 중요한 예의이기도 하지만 축의금을 받는 쪽에서 봉투에서 축의금을 꺼내 기록할 때 누가 얼마를 보낸 것인지

쉽게 확인할 수 있게 해준다는 점에서도 꼭 필요하다.


환갑과 그 이상의 생일잔치에 갈 때 축의금 단자와 봉투에 두루 쓸 수 있는 말은 ‘축 수연(祝壽宴)’, ‘축 수연(祝壽筵)’이다.

여기서 한문이 다른 두 ‘수연’은 엄밀하게 구별이 되는 말인데, 앞의 수연(壽宴)은 손님을 청하여 음식을 대접하는

‘잔치’를 뜻하고, 뒤의 수연(壽筵)은 잔치를 베푼다는 뜻이 없이 그냥 ‘생일의 자리’를 뜻하는 말이다.

그러나 잔치를 베풀면서도 경사의 뜻으로 쓸 수 있다. 따라서 일반 대중이 이를 가려 쓰기가 쉽지 않으므로,

요즘은 ‘생일잔치’라는 의미로 두 가지 글자를 두루 쓰고 있다.


환갑 때는 ‘축 환갑’, ‘축 회갑’, ‘축 화갑’이라 해도 좋고, 고희에는 ‘축 수연’ 외에도 나이를 가리키는 말을 넣어

‘축 희연(祝稀宴)’이나 ‘축 고희연(祝古稀宴)’이라 할 수 있다. 희수, 미수, 백수 잔치에는 ‘축 희수연(祝喜壽宴)’,

‘축 미수연’처럼 특별한 생일(나이)의 이름을 넣을 수 있다.


특히 주의할 것은 돌잔치나 백일잔치 때인데, 이때는 축의금이나 금반지 등을 선물하는 게 우리의 관습이다.

그런데 축의금이나 선물내용을 적은 단자가 없게 되면 주인공 측에서 누가 얼마를 부조했는지

금반지는 누가 가져온 것인지 도무지 알 길이 없게 된다. 행사를 치루다 보면 경황이 없어 누가 주고 간 선물인지

기억이 안날 때도 있다.


요즘은 축하문구와 덕담을 적은 생일카드도 있지만, 이 역시 뒤섞여 카드 따로 축의금 따로

그리고 선물 따로 엇갈리면 마찬가지가 된다. 그런 면에서 옷 같은 선물의 포장에다 보내는 이의 이름과

선물내용을 적은 단자가 들어간 봉투를 별도로 넣는 것은 매우 중요하고 합리적이다.


단자나 봉투는 한문이 아닌 한글로도 쓸 수 있고 세로쓰기가 아닌 가로쓰기로 해도 무방하다.

그러나 글씨는 반드시 정성을 들여 단정하게 써야한다. ♣


<행복이 있는 풍경, 2005년 10월호>


▷바른 우리말 예절-9


축하와 위로의 인사

-상황에 맞는 인사말 중요!


인사말은 되도록 짧고 정중하게

가정서도 그렇지만 사회생활에서 사용하는 인사말은 어떤 좋은 일이 있을 때 행하는 축하 인사말과

안 좋은 일이 있을 때 위로의 뜻을 전하는 위로 인사말 두 가지가 있다. 이 중 축하 인사말은 위로하는 경우에 비해

큰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다. 좋은 일이 있을 때는 웬만한 실수는 그냥 넘어가기 때문이다. 그러나 위로의 경우엔

상대방 마음을 건드리지 않도록 말 한 마디에도 세심하게 신경을 써야 한다.


축하의 인사말을 하는 대표적인 자리는 결혼식장이다. 이때도 짧고 정중한 인사말을 골라 써야한다.

본인에게는 “(결혼․혼인을) 축하합니다.”, 부모에게는 “축하합니다.” “얼마나 기쁘십니까?”라는 인사말이 적절하다.


결혼 잔치의 축의금 봉투에 돈만 넣고 단자를 쓰지 않는 사람이 있는데, 단자에 축하의 말과 금액이나 선물내역,

날짜, 이름을 정성스레 쓰고 축의금을 싸서 넣는 것이 예의다. 단자와 봉투에는 ‘축 혼인’, ‘축 결혼’,

‘축 화혼’, ‘축의(祝儀)’, ‘결혼(혼인)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와 같이 쓴다.


출산한 산모나 남편, 이들의 부모에게 할 수 있는 인사말은 “축하합니다.” 또는

“순산하셨다니 반갑습니다.”가 무난하다. 위로한다며 “키우는 데는 딸이 더 낫답니다.”처럼 딸이나 아들을 낳았을 때

인사말을 달리하는 이도 있는데, 생명의 탄생은 어느 경우에나 고귀한 일이라서 똑같이 축하해야 한다.

산모에 대한 격려와 함께 “어쩌면 아기가 이렇게 충실하죠?”처럼 아기의 칭찬에도 신경을 쓰는 게 좋다.


축의금 단자나 봉투에는 ‘축 순산(祝順産)’, ‘축하 순산(祝賀順産)’이나 ‘순산을 축하합니다’, ‘축 탄생’이라고 쓰면 된다.

특히 딸을 낳았을 경우 ‘축 공주탄생(祝公主誕生)’, 아들을 낳았을 경우 ‘축 왕자탄생(祝王子誕生)’처럼 애교 있게 써도 괜찮다.

이러한 문구들은 축하 화분이나 꽃바구니에도 쓸 수 있다.


아기 돌에는 장난감이나 옷, 또는 반지 등을 선물하는데, 그 선물의 포장이나 축의금 봉투 등의 축하 문구로는

‘축 첫돌’, ‘첫돌을 축하합니다’ 등으로 쓴다. ‘축 수연(祝晬筵)’이라고도 적는데, 어려운 한문보다 알기 쉬운 우리말을

사용하는 것이 무난하다. 정성이 담긴 축하카드를 적어 선물 속에 넣어도 좋다.


축하보다 위로할 때 더 신경 써야

졸업, 취직, 승진 등 기쁜 일이 있을 때에도 축하를 해준다. 인사말은 장래 지향적이며 성취를 바라는 의미와

사회인으로서 긍지를 심어주는 내용이 좋다. 선물 포장이나 축의금 봉투는 ‘축 졸업’, ‘축 취직’, ‘축 승진’이라 쓴다.

취학이나 진학은 ‘축 입학’, ‘축 진학’, ‘입학을 축하합니다’라고 쓴다. 말로 인사할 때는 “합격을 축하합니다.”처럼 말하면 된다.

개업 때는 ‘축 발전’, ‘축 개업’, ‘경하개업(慶賀開業)’ 등으로 쓴다.


정년이라면 축하해야 할 일이지만, 기타 사정으로 직장을 퇴직할 때는 축하가 아니라 위로의 인사를 해야 할 경우도 있게 된다.

이럴 때는 절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에 대한 희망적인 내용이 좋다.


정년퇴임의 경우 선물 포장이나 봉투 등의 인사말로 ‘근축(謹祝)’, ‘송공(頌功)’, ‘전별(餞別)’, ‘(그동안의) 공적을 기립니다’처럼

쓸 수 있다. ‘석별(惜別)’, ‘정의(情儀)’, 또는 ‘근위노공(謹慰勞功)’, ‘건승(健勝)’ 등의 문구도 쓴다. 인사말은 “축하합니다.

그동안 애 많이 쓰셨습니다.”, “축하합니다. 벌써 정년이라니 아쉽습니다.”가 좋다.


불합격, 좌천 등의 좋지 않은 일일 경우에는 그 상황에서도 우리의 삶에 도움이 되는 점을 찾아내어 그 점을 드러내

인사하는 정신이 중요하다.


화재나 수재 등 재난을 입은 이에게도 위로와 재기를 비는 인사를 한다. 위로금품은 당장 아쉬운 물품이나

약간의 금액을 부조하는 것이 좋다. 화재 시는 ‘위 화재(慰火災)’, ‘기 재기(祈再起)’ 등으로 쓰고, 수재에는

‘위 수재(慰水災)’, ‘부디 힘내십시오’처럼 쓸 수 있다. 도난을 당했을 때의 위로금품의 포장에는

‘위 도재(慰盜災)’라고 쓴다. 그리고 이사를 하거나 새로 개업을 할 때 또는 집을 마련해 집들이를 할 때도 축하한다.

문구는 ‘축 이사’, ‘축 개업’, ‘축 입주’ 등이 무난하다.


문병 때는 희망 갖도록 사려 깊게

병환이나 사고로 고생하는 사람을 위문하는 것 또한 인간의 도리이다. 문병을 갔을 때의 인사말은,

병환일 경우 “좀 어떠십니까?(좀 어떻습니까?)”, “얼마나 고생이 되십니까? 빨리 쾌유하셔서

건강한 모습으로 뵙길 빌겠습니다.”가 좋고, 불의의 사고일 때는 “불행 중 다행입니다.”,

“얼마나 놀라셨습니까? 이만하시기 참 다행입니다. 빨리 쾌유하셔서

전과 같은 모습 뵙기를 빌겠습니다.” 등처럼 말한다.


물론 상대에 따라 “좀 어떠니?”, “얼마나 고생이 되니?”처럼 말할 수 있다. 보호자에게는

“얼마나 걱정이 되십니까?” 정도의 표현이 좋다. 주의할 것은 병실 문병을 갈 때는

가급적 환자나 보호자의 식사 시간을 피해야 하며, 의사의 회진이 있을 경우에는 때는

일단 자리를 피해주는 것이 예의이다.


문병을 할 때는 어느 경우에나 환자가 털고 일어나리라는 희망을 갖도록 해야 하므로 끝까지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희망적인 말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환자에게 불필요한 말을 하거나 민감한 사항을

꼬치꼬치 캐묻는 것은 예의에 어긋난다. 아픈 사람이 궁금해 할 만한 일 가운데 밝은 것으로 화제를 삼아

조용히 이야기를 하는 것이 좋다.


아플 때는 마음이 약해지고 신경이 날카롭기 때문에 평소보다 사려 깊은 언행이나 인사말을 하는 게 중요하다.

회복 가능한 병인가의 여부와 환자의 질환 상태에 따라 문병 인사말은 달라질 수 있다.

그러나 나쁜 상황에서도 털고 일어나리라는 희망을 갖도록 고무하는 인사말이 바람직하다.

만약 놀라움을 표시하느라 “웬 일이에요? 어떻게 하지요.”라며 호들갑을 떨거나, 유난히

그 병에 대해 잘 아는 척하면서 “이 병은 후유증이 있다는데, 그런 게 없기만 바라겠어요.”라며

안 해도 될 말을 한다면 병문안의 고마움보다는 환자나 보호자의 기분을 상하게 하는 결과가 된다.


사고를 입은 때나 병문안 위로금을 건넬 때는 ‘기 쾌유(祈快癒)’, ‘(조속한) 쾌유를 바랍니다’라고 쓴다.

문병을 마치고 나올 때의 인사말은 “조리(조섭) 잘 하십시오.”, “속히 나으시기 바랍니다.”가 무난하다.


진심이 담긴 축하와 위로의 인사말은 말하는 사람의 교양과 인격을 나타내는 척도이다.

그리고 예의를 갖춘 바른 인사말은 사람과 사람의 관계를 윤택하게 하는 촉매제가 된다.

축하할 일이나 안타까운 일을 당한 주변을 챙기는 것 또한 사회생활에서 가치 있는 삶의 덕목을 갖추는 일이 된다.♣


<행복이 있는 풍경, 2005년 11월호>

▷바른 우리말 예절-10


조문할 때의 바른 인사법

-까다로워도 예의 지켜야 !


조문의 의미와 단자 적는 법

조문은 원래 조상과 문상이 합쳐진 말이다. 조상(弔喪)은 상가에 가서 죽은 이의 영좌에 죽음을 슬퍼하며 예를 올리는 것이고,

문상(問喪)은 상주에게 인사하는 것이다. 따라서 ‘조문(弔問)’은 죽은 이에게 예를 올리고 유족을 위로하는 모든 것을 말한다.

그러나 요즘은 대다수가 이를 구분하지 않고 ‘문상’이라는 말을 쓰고 있다.


조문을 갈 때 봉투에 넣어가는 돈은 ‘부의금’이나 ‘조위금’이라고 한다. ‘조위(弔慰)’는 ‘조문과 위문’의 준말이다.

부조금 봉투의 인사말은 ‘부의(賻儀)’, ‘근조(謹弔)’ 등을 쓴다. 소상이나 대상의 부조 봉투에는 ‘전의(奠儀)’

또는 ‘향촉대(香燭代)’라고 쓴다.


‘삼가 조의를 표합니다’라는 문장 형식의 인사말은 단자에는 써도 봉투에는 쓰지 않는다. 일반적으로

생일이나 결혼처럼 정형화된 단어의 인사말이 있는 경우에는 봉투에다 문장 형식의 인사말을 쓰지 않는다.


단자를 쓸 때 주의할 점은 부조금액을 ‘금(金)○○원’이라고만 적는다는 점이다.

‘일금(一金)○○원정(整)’처럼 영수증을 쓰듯이 ‘일(一)’자와 ‘정(整)’자를 써서는 안 된다.

그리고 금액의 한자(漢字)는 일(一), 이(二), 삼(三), 십(十) 등은 어려운 자로 쓰는 것이 예의이고 약속이다.

즉, 일은 壹로 이는 貳, 삼은 參, 십은 拾으로 쓴다.


부조하는 사람의 이름 뒤에는 아무것도 쓰지 않아도 되지만 쓴다면 ‘근정(謹呈)’이라고 쓴다.

글씨는 검정 붓이나 붓펜으로 간격을 잘 맞춰 정성을 들여 정자(正字)로 쓴다. 그리고 봉투에는 부조금액을 쓰지 않는다.


단자를 접을 때는 조의 문구나 이름이 접히지 않도록 주의하고, 부조금을 넣고 두루마리 감듯 접은 다음,

제일 나중에 ‘부의’ 문구가 위로 보이도록 그 부분만 반대로 접는다. 따라서 애초에 ‘부의’ 글씨를 쓸 때

부조금인 지폐의 크기 폭을 감안해서 써야 한다. 그렇게 하면 나중에 봉투에서 단자를 꺼낼 때 ‘부의’

글씨만 먼저 보이고 뒤의 두루마리를 열었을 때에 부조금이 보이게 된다.


그 외에도 조문과 관련된 예법은 생각보다 어렵다. 힘든 일을 당한 분에게

사실 그 어떤 위로로도 못다 하게 된다는 의미가 담겨있다고 이해하면 될 것 같다.

이 기회에 조문에 관련된 예절도 한번 살펴본다.


조문하는 방법과 지켜야 할 예절

초상이 났다는 소식을 듣게 되면 즉시 상가에 가서 조상하고 상주에게 문상하는 것이 원칙이다.

형편상 상가에 가지 못했으면 장지(葬地)나 영결식에 참여하기도 하고, 다음에 상주를 만나면 그 자리에서

정중히 인사하기도 한다. 만약 직접 인사가 어려우면 조전(弔電)이나 서신으로, 또는 인편으로 인사할 수도 있다.


조문하는 방법은 상가에 들어서면 제일 먼저 접수처에 들러 안내에 따르도록 한다. 만일 조객록(弔客錄)이나

조위록(弔慰錄)에 자필로 직접 적게 되어 있으면 반드시 정자(正字)로 소속과 성명 등을 정중하게 기록한 다음,

준비해간 부의금 봉투를 전달한다.


다음은 안내에 따라 빈소에 들어가 고인의 영정 앞에 분향이나 헌화한다. 분향을 할 때에는

나무향이나 부숴놓은 향이면 서너 개 집어서 눈높이까지 올렸다가 향 그릇에 넣는다.

선향일 경우(요즘은 거의 선향을 많이 쓴다. 향료 가루를 가늘고 긴 선 모양으로 만들어 풀로 굳힌 향이 선향이다)는

한 개만 집어서 촛불에 불을 붙인 다음 왼손으로 집어서 끈다.


입으로 불어서 끄거나 손으로 돌리거나 흔들어 끄지 않도록 주의한다. 불꽃을 없앤 다음

눈높이에 잠깐 멈췄다가 향로에 꽂는다. 이 때 분향 대신 헌화를 하게 되면 꽃의 뿌리가 영전 앞 쪽으로 가도록 놓는다.


분향이나 헌화가 끝나면 일어서서 남자는 오른손, 여자는 왼손이 위로 가게 공수(拱手)하고 잠시 묵념을 한다.

그다음에 영정을 향해 두 번 큰절을 한다. 여자는 네 번 절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두 번만 해도 무방하다.

종교에 따라 합장 또는 묵념을 하는 경우도 있다.


바닥에 무릎 꿇어 앉지 않고 절을 할 때에는 영정을 향해 서서 합장하거나 묵념을 하고 재배를 한다.

만일 거수경례를 할 경우라면 한 번만 한다. 그리고 죽은 이가 생전에도 맞절이나 답배를 하지 않아도 될 만큼

아랫사람이면 분향과 묵념 또는 곡만 하고 절이나 경례를 하지 않는다.


아무 말 않는 것이 오히려 더 깊은 조의

절이 끝나면 상제를 향해 선다. 상제가 먼저 절하면 손님이 맞절이나 답배를 하고 일어났다가

다시 꿇어앉아 정중한 인사말을 한다. 상제에게 문상의 뜻, 애도의 뜻을 말할 때 서서 할 때도 있다.

상주와의 절 역시 평소에 맞절이나 답배를 하지 않을 정도의 웃어른이라면 절하지 않고 서서 인사만 한다.

만일 상주가 그렇게 높은 웃어른이면 손님만 절한다.


그런데 문상을 할 때 가장 예의에 맞는 인사말은 아무 말도 하지 않는 것이라는 점이다.

그 어떤 말도 상을 당한 사람에게 위로가 될 수 없기 때문이며, 아무 말도 하지 않는 것이

오히려 더 깊은 조의를 표하는 것이 된다.


특히 불필요한 말은 삼간다. 그러나 굳이 말을 해야 한다면, “얼마나 안타까우십니까?”,

“얼마나 슬프십니까?”라든지, “무어라 위로의 말씀을 드려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삼가 조의를 표합니다.”, “얼마나 마음이 아프십니까?” 정도의 인사가 좋다.

조문하는 쪽 입장에서는 그저 ‘드릴 말씀’이 없는 것이다. 따라서 그냥 마음 그대로

“뭐라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라고 말하면 된다.


이외에도 조문할 때 덧붙일 수 있는 인사말은 “장지는 어디로 정하셨습니까?”,

“발인은 언제입니까?” “춘추는 얼마나 되셨습니까?” 등이다. 그러나 돌아가신 분이

장수를 누리시다가 별 탈 없이 운명하셨다 해서 상주에게 “호상(好喪)입니다”라는 말을 하는데 이는 잘못이다.

“호상입니다”라는 말은 문상객끼리는 몰라도, 상주에 써서는 안 될 말이다.

아무리 돌아가신 분이 천수(天壽)를 다했더라도 잘 돌아가셨다고 하는 것은 상주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문상을 하는 사람이 말로서 문상하지 않는 것이 가장 모범이듯, 문상을 받는 상주 역시 아무 말도 하지 않는 것이 좋다.

상주는 죄인이므로 말을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굳이 말을 한다면 “고맙습니다.”나

“드릴(올릴) 말씀이 없습니다.”처럼 문상을 와 준 사람에게 고마움을 표하면 된다.

“망극하옵니다.”처럼 요즘 잘 쓰지도 않는 말로 장황하게 말을 늘어놓는 것은

상주로서의 예의가 아니라는 것이다.


조문 시간은 너무 길지 않도록 한다. 상제와의 인사가 끝나면 등을 돌리지 말고 뒷걸음으로 물러나도록 한다. ♣


<행복이 있는 풍경, 2005년 12월호>


▷바른 우리말 예절-11


세배의 격식과 덕담의 의미

-가족의 소중함 일깨우는 계기


새해 인사말과 직장의 신년하례

새해 인사로 가장 알맞은 인사말은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이다. 상대에 따라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새해 복 많이 받게.”, “새해 복 많이 받아라.” 등으로 쓸 수 있다. 이 말은 직장, 학교, 이웃, 집안 등

누구에게나 쓸 수 있는 신년 인사말이다.


만약 직장의 시무식이나 신년 하례식에서 사회자가 식순에 따라 “그러면 사장님에 대한 신년하례가 있겠습니다.”

“이어 사장님 훈시가 있겠습니다.”식으로 진행을 이끌었다면 잘못이 된다. 군사문화 같은 일방적 ‘신년하례’가

그렇고 ‘인사말’이 아닌 ‘훈시’가 그렇다.


본래 우리의 신년하례는 딱딱한 자리가 아니었다. 집안 어른을 찾아뵙고 세배를 드리는 고유의 설날 풍속 자체가

딱딱함과는 거리가 멀다. 따라서 신년하례만큼은 직위, 보직, 남녀노소에 관계없이 화목한 분위기의 건넴과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라는 인사말로 충분하다.


따라서 덕담과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곧 신년 하례법의 특징이므로, 예컨대 회사의 신년 하례식도 사회자가 “자

서로 인사 나누시죠.”라고 한 다음, “이번에는 사장님께 덕담 한 말씀 부탁드릴까 하는데 여러분 어떻습니까?”처럼

부드럽게 진행해야 한다.


세배 드리는 순서와 바른 예절

집안에서의 친척, 친지에 대한 새해 인사는 세배라는 형식을 통해서 한다. 해가 바뀔 때 웃어른이나

평소 가까이 지내는 친지에게 드리는 인사가 곧 세배라는 것쯤은 누구나 다 알지만, 제대로 격식을 갖춰

세배 예절을 지키는 경우는 생각보다 많지 않다.


세배는 먼저 조상께 차례를 지내고 가족이 모인 가운데 맨 웃어른부터 큰 절을 올리는 것이 순서이다.

부모에게 인사를 한 다음에는 형제자매 간에 평절로 인사하고, 부모 옆에 앉아 아들딸의 세배를 받는다.

절을 받는 어른의 자리는 절을 하는 쪽을 기준으로 오른쪽에 남자 어른, 왼쪽에 여자 어른이 앉는다.

절을 하는 사람도 마찬가지로 남자가 오른쪽, 여자가 왼쪽에 선다. 이는 음양의 이치를 따른 것으로, 오른쪽은 양을,

왼쪽은 음을 상징하기 때문이다.


세배는 아랫사람이 윗사람에게만 하는 것이 아니라 부부지간에도 서로 행한다.

부부가 서로 마주 보고 평절로 맞절을 하는데, 절이 끝난 다음 남편이 “새해에 건강하세요.”라면,

부인이 “당신도 소원 성취하세요.”라고 화답한다. 아이들이 보는 앞에서 부부가 이처럼 신년 인사를 나누는 모습은

가정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좋은 기회가 된다. 또 아이들에게서 세배를 받을 때는 한꺼번에 하기보다

나이 순서대로 절을 시키는 것이, 동기간의 차서를 지키는 질서정신과 형제자매 간에

공경하는 습관을 들일 수 있어 좋다고 한다.


절은 웃어른이 아랫사람에게 답배하기도 한다. 이는 비록 아랫사람이라도 상대를 존중하는 대접의 표시로 하는 것이다.

특히 제자나 친구의 자녀, 자녀의 친구, 연하자라도 상대가 성년이면 반드시 답배를 해야 한다.

직장의 부하에게도 마찬가지로 답배를 해야 한다. 세배에서 주의할 것은 건강이 몹시 안 좋아 누워계신

어른에게는 절을 하지 않는다는 점과, 절 받을 윗사람이 ‘절하지 말라’고 하면 안 해도 된다는 점이다.


세배 때 “새해 복 많이…” 인사말 불필요

다음은 절을 할 때의 인사말 문제다. 세배를 할 때는 아무 말 없이 절만 하는 것이 옳다. 흔히 멋쩍고

어색한 분위기 때문에 절하기 전이나 도중에, 또는 절을 하고 나서 바로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라고

인사들을 하는데 이는 예법에 어긋난다.


예절관련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지적은, 설날 세배는 절하는 그 자체가 인사이기 때문에 절할 때 어른에게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와 같은 말을 할 필요가 없고, 공손히 절만 하면 그것으로 인사를 다 한 것이므로

그냥 어른의 덕담이 있기를 기다리면 된다는 것.


그리고 절하겠다는 뜻으로 어른에게 “절 받으세요.”, “앉으세요.”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는데, 명령이나

재촉하는 모양의 이런 말은 절 받는 어른의 기분을 상하게 하므로 결례가 된다. 가만히 서 있다가

어른이 자리에 앉으면 말없이 그냥 공손히 절을 하는 것이 바른 자세이다. 어른께서 절 받을 준비가 될 때까지

기다리거나, 방석을 조용히 갖다 놓으면서 세배 분위기를 만드는 것도 한 방법이다.


만약 절을 하겠다는 뜻으로 윗사람에게 꼭 한마디 해야 할 상황이라면, “세배 드리러 왔습니다.”,

“세배(인사) 드리겠습니다.” 정도가 무방하다. 다만 나이 차가 많지 않아 상대방이 절 받기를 사양한다면,

권하는 의미로 “절 받으세요.”나 “앉으세요.”라고 말할 수 있다.


덕담을 할 때는 보다 신중하게

세배 때 덕담은 ‘어른이 아랫사람에게 내리는 것’이다. 세배를 마친 다음 다시 앉아 웃어른으로부터

덕담을 듣게 되는데, 이 때 웃어른이 아랫사람에게 하는 덕담은 “새해 복 많이 받게.”, “소원 성취하게.”가

가장 일반적이다. 물론 상대 처지에 맞는 덕담을 할 수도 있다. 가령 혼기를 맞는 젊은이에게는

“자네 올해는 장가가야지.” 정도의 덕담이 괜찮다. 그러나 혼기를 한참이나 놓친 노처녀에게

“올해는 시집을 가야지.”라고 했을 경우 상대방이 불쾌해 할 수 있다. 만약 ‘시집은 도대체

언제 갈 것이냐’고 다그친다면 그 역시 덕담이 아니라 상처를 입히는 말이 된다.


요즘 젊은이들의 가장 듣기 싫어하는 덕담이 ‘일류대학을 가라’거나 ‘일류회사에 취직하라’는 것이라는

사실도 참작, 적어도 상대 쪽에 부담이 될 수 있는 미묘한 화제나 사생활 관련 내용 등은 덕담에서 배제해야 한다.

그리고 윗사람이라면 아랫사람의 새해 귀감이 될 지침이나 덕담거리를 찾아 미리 준비를 해두는 것도 요령이다.


어른의 덕담이 끝나거나, 만약 절을 한 뒤에도 곧이어 덕담이 나오지 않을 때에는 어른께 말로 인사를 할 수 있는데,

이때의 적당한 인사말은 “과세 안녕하십니까?”나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정도가 좋다.


요즘은 건강에 대한 관심이 부쩍 높아져 윗사람에게 건강에 대한 인사말을 많이 하게 되는데, 이 때 역시

윗사람의 기분이 상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인사말의 의도와 달리 건강을 비는 말이 오히려 어른에게

‘내가 벌써 건강 걱정이 될 만큼 그렇게 늙었나?’ 하는 서글픔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만수무강하십시오.”나 “오래오래 사십시오.”보다는 상대방의 처지에 맞게, 이를테면 “올해는

두루두루 여행 많이 다니십시오.”라든가, “올해에도 등산 많이 하십시오.”처럼

기원이 담긴 인사말을 하는 것이 좋다. ♣


<행복이 있는 풍경, 2006년 2월호>


▷바른 우리말 예절-12


만만치 않은 식사예절

-몸에 밴 격식과 언어구사 중요!


예절은 윗사람 공경과 아랫사람 사랑에서 출발

생활 속에 수많은 예절이 있지만 식사예절 또한 만만치가 않다. 우리 인간사회는 서로 만나고 반기며

대화를 나누거나 같이 식사를 하는 가운데 상호간에 정이 깊어지게 된다. 먹고 마시는 일 자체가

사람이 살아가는데 빼놓을 수 없는 절대적인 요건이기 때문에 사람을 만나 식사약속을 하거나 같은 식탁에서

대화를 나누는 것 자체가 원만한 인간관계를 유지하는 첫걸음이 된다.


흔히 테이블매너로 불리는 식탁예절은 우리의 고유음식, 서양음식, 중국음식, 일본음식,

각종 절충식 음식이나 인스턴트 음식 등 식사 내용에 따라 조금씩 달라진다.

그러나 식사예절의 기본은 음식종류에 상관없이 본래 같다고 보면 된다.


우리 고유의 식사법인 방에서 앉아 먹는 상(床)의 식사든 서양식과의 절충인 식탁에서

먹는 식사든 식사를 위한 예절은 근본적으로 같기 때문이다. 나이나 지위, 윗사람과 아랫사람의 차례를 존중하면서

서로 공경과 사랑을 표현하거나 이를 알고 행하는 것이 곧 예절이라 할 수 있는데,

이 원칙은 식사예절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


식사예절은 자리에 앉을 때부터 시작된다. 상이나 식탁에 앉을 때에는 윗사람이 자리에 앉은 다음에 앉는다.

회식자리 등의 중앙은 윗사람부터 나이나 서열 순으로 앉게 되므로 자리 위치를 미리 살펴보고 앉는다.

앉을 때에는 상이나 식탁을 향해 몸을 곧게 하여 바른 자세로 앉되, 상 끝이나 식탁과 몸의 간격이

주먹 하나나 둘이 들어갈 정도로 띄워 앉는다.


윗사람을 모시고 회식자리에 들 때에는 윗사람의 뒤를 따르도록 하고, 식사자리에 미리 와 앉아있는

아랫사람은 일어나 윗사람을 맞아야 한다. 식당이나 방 또는 거실의 자리에 방석이 있을 경우

방석을 밟으며 앉지 않도록 한다. 발로 방석을 밀거나 움직여도 안 된다. 손님이나 윗사람에게

방석을 권할 때도 앉아서 조용히 두 손으로 살며시

상대방 앞에 밀어 놓는다.


윗사람과 함께 음식을 들거나 여럿이 회식을 할 때에는 윗사람이 수저를 든 다음에 들어야 하며,

식사를 마칠 때에도 윗사람과 보조를 맞추는 것이 예의이다. 만약 윗사람이 권하거나 부득이한 사정으로

아랫사람이 먼저 먹어야 할 때는 “먼저 먹겠습니다.”, “먼저 실례하겠습니다.”고 하면 예의에 어긋나지 않는다.


알면서도 실천하지 않으면 몸에 배지 않게 돼

식사는 먼저 숟가락으로 국이나 김칫국 등 국물을 먼저 떠먹은 다음에 다른 음식을 먹도록 한다.

우리나라 음식은 물로 된 것이 많기 때문에 밥이나 국물은 반드시 숟가락으로 먹어야 한다. 밥, 국그릇에

찌꺼기가 붙지 않게 정갈하게 먹는다. 음식물을 한꺼번에 지나치게 많이 입에 넣지 않도록 하고 씹을 때는

음식물이 보이지 않게 입을 다물고 씹는다.


젓가락을 들 때에는 숟가락을 먹던 밥그릇이나 국그릇에 넣어 걸친다. 한 손에 숟가락과 젓가락을

한꺼번에 쥐고 먹지 않는다. 음식을 씹을 때나 국물을 마실 때, 젓가락이나 숟가락을 식탁에 놓을 때에는

소리가 나지 않도록 한다. 음식물을 입에 넣은 채 말하거나 웃지 않는다. 식사 중에

너무 많은 잡담을 하지 않도록 하고 말할 때는 음식물이 튀지 않도록 한다. 상대방이

입안에 음식을 집어넣었을 때에는 말을 걸지 않는다. 윗사람이 무엇을 묻거나 말을 건넬 때에는 먹던 것을 삼키고 나서

수저를 놓고 말을 하여야 한다.


식사중의 대화는 즐거운 분위기가 될 화제로 하고 특정한 사람의 험담이나, 나쁜 소문, 정치나 종교 등 대립하기 쉬운 내용,

불행한 일, 준비된 음식물이나 식사에 관한 비판 등은 삼간다. 특히 음식에 대한 타박을 하거나 식사 전후에 트림을 하지 않는다.

물을 마실 때 양치질을 하지 않는다. 재채기를 했으면 가볍게 “실례했습니다.”라고 한다.


다음은 식사 때의 손짓에 관한 예절인데, 상대에게 음식을 권할 때 손가락으로 권하지 않도록 한다.

손은 다섯 손가락을 모아서 권한다. 상에 있는 것이 멀면 팔을 펴지 않고 조용히 가까운 사람에게 부탁해서 건네받도록 한다.


윗사람에게 높임말이나 격식에 맞는 말 골라 써야

윗사람과 대화할 때에는“어서 오세요.”보다는“어서 오십시오.”,“무엇을 먹겠습니까?”보다는

“무엇을 잡수시겠습니까?”, 그리고‘○○했어요.’보다는‘○○했습니다.’,‘○○하세요.’보다는‘○○하십시오.’식으로

격식에 맞는 언어를 구사해야 한다.


젊은 층일수록 ‘이랬어요, 저랬어요.’처럼 대화에서 ‘-어요.’를 자주 사용하는데 윗사람이나

고객에게는 특히 조심해야 한다. ‘-어요.’라는 말이 낮춤말은 아니지만 격식을 차리고

윗사람에게 쓰는 말은 결코 아니라는 점이다. 따라서 말끝마다 ‘○○했습니다.’가

익숙해지도록 평소 훈련해야 한다.


결혼한 지 얼마 안 된 며느리가 시아버지에게 “아버님, 식사하세요.”라고 말했다가 시어머니로부터

“‘진지 잡수십시오.’라고 해야지, ‘식사하세요.’가 뭐냐.”며 꾸중을 듣게 되었다. 그런데 며느리는

또 얼마지 않아 어머님께 꾸중들은 일을 상기하며 “아버님, 진지 드세요.”라고 했는데 또다시 지적을 받았다.

“아가, 어른들께는 ‘진지 잡수십시오.’처럼 ‘잡수시다’는 표현을 하는 거란다.” 시어머니의 지적이자 당부였다.


직장에서도 집에서 어른에게 말할 때처럼 ‘잡수시다’와 같은 높임말이나 ‘뵙다’와 같은

겸양의 말을 적절히 골라 써야 한다. 다만 집에서는 “할아버지 진지 잡수셨습니까?”처럼

‘밥’에 대하여 ‘진지’를 쓰지만, 직장이나 일반 사회에서는 “부장님, 점심 잡수셨습니까?”처럼

‘진지’ 대신 ‘점심’이나 ‘저녁’으로 쓰는 것이 좋다. 흔히 “식사하셨어요?”라고 말하는데,

“부장님이 편찮으셔서 식사도 못 하신대.”와 같은 경우가 아니고 직접 맞대어 말할 때는

‘식사’라는 말을 쓰지 않는다. 그리고 ‘어서 먹어요.’, ‘어서 드세요.’보다는 ‘어서 드십시오.’,

 ‘어서 잡수십시오.’가 더 높임말이라는 것도 기억해두자.


식사가 끝나면 식사를 준비해준 사람에게 감사의 표시를 한다. 음식을 다 먹고 난 뒤에 “잘 먹었습니다.”처럼

인사말을 하는 습관이 몸에 배도록 한다. 식사를 마쳤어도 윗사람이 아직 식사중일 때는 자리에서 먼저 일어나지 않는다.

윗사람이 식사 중일 때는 수저를 상 위에 내려놓지 말고 국그릇에 걸쳐 놓았다가

윗사람이 식사가 끝나면 살며시 내려놓는다. 식사가 모두 끝난 뒤 윗사람이 자리에서 일어나면 그 다음에 일어나야 한다.


기본적으로 모든 예절은 몸에 배도록 하는 훈련이 필요하다. 언어예절 역시 다른 예절처럼 습관화해야 한다.

본시 예절이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사람의 인격과 인간관계는 물론 밝고 명랑한 사회를 이룩하는데

중요한 요소가 된다. 언어예절이든 생활예절이든 스스로 몸에 배도록 익히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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