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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근담(菜根譚)전집 제95장]

 
군자가 변절하는 것은 소인이 회개하는 것만 못하다


君子而詐善 無異小人之肆惡.
군자이사선 무이소인지사악.

君子而改節 不及小人之自新.
군자이개절 불급소인지자신.

군자로서 위선을 하는 것은 소인이 함부로
악을 저지르는 것과 다를 것이 없다.

군자로서 변절하는 것은 소인이 제 잘못을
뉘우치는 것에도 못 미치니라.

[해설]

군자라고 하면 중국의 봉건시대에 지배계층의 대명사이다. 이 군자들이
남의 앞에서는 군자라고 하다가도 그 이면에서는 온갖 음란한 짓과 사악한
행동을 하는 예가 많았다. 오늘날에도 조직을 이끌어 나가는 리더들 중에
이들 위선적 군자처럼 이중인격의 소유자가 없지 않다. 조직 속의
리더들은 자기 자신을 한번 돌아보면서 이 구절을 읽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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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근담(菜根譚)전집 제94장]

 
자손의 행복을 생각하고 그 허물어지기 쉬움을 생각하라 


問祖宗之德澤 吾身所享者是, 當念其積累之難.
문조종지덕택 오신소향자시, 당념기적누지란.

問子孫之福祉 吾身所貽者是, 要思其傾覆域易.
문자손지복지 오신소이자시, 요사기경복역이.

조상의 덕택이 무엇인가,
내 몸이 누리는 바가 바로 그것인즉 마땅히
그 쌓아올리기 어려웠던 일을 생각하라.

자손의 복지는 무엇인가,
내 몸이 끼치는 바가 바로 그것이니
그 기울기 쉬움을 생각하라.

[해설]

조상에 대한 보은정신은 유교儒敎의 핵심이었으므로
설명을 가할 필요도 없겠거니와 자손에 대하여 내가 끼치는
영향까지 논하고 있음은 놀라운 일이다.
현대에 이르러 환경 문제가 크게 부각되고 있는데,
"자연은 후세인에게 빌려 쓰고 있는 것이니 잘 보존하자"라는
구호가 무색할 정도로 내 자신이 자손에게 끼치게 될 영향을
주시하고 심사숙고하라고 강조한
저자 홍자성의 충고는 신랄하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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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근담(菜根譚)전집 제93장]

 
권세를 휘두르며 은혜를 판다면 그 자는 의관을 갖춘거지다 


平民肯種德施惠 便是無位的公相.
평민긍종덕시혜 편시무위적공상.

士夫徒貪權市寵 竟成有爵的乞人.
사부도탐권시총 경성유작적걸인.

평민이더라도 기꺼이 덕을 심고 은혜를 베풀면
곧 무위無位의 왕공王公· 재상이 되고,

사부士夫라 하더라도 헛되이 권세를 탐내고 총애를 팔아
사복私腹을 채운다면 작위爵位가 있는 거지가 되느니라.

[해설]

우리는 평소 사회적 지위의 높고 낮음과 인격의 높고 낮음이
일치되지 않음을 흔히 보고 듣는데, 이런 일은 생각하기에
따라서는 오히려 다행스런 일인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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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근담(菜根譚)전집 제92장]

 

 사람을 보려거든 그 후반생을 보는 것으로 족하다


聲妓라도 晩景從良하면 一世之臙花無碍요
성기       만경종랑       일세지연화무애

貞婦라도 白頭失守하면 半生之情苦俱非라
정부       백두실수      반생지정고구비

語에 云 看人只看後半截하라 하니 眞名言也로다
어    운 간인지간후반절              진명언야


기생이라도 늘그막에 한 남편을 따르면 한세상의 연분이 꺼릴 게 없고,
수절하던 부인이더라도 백발이 된 후에 정절을 잃고 보면 한평생의 맑은
고절苦節의 보람이 없으리라. 속담에 "사람을 보려거든 후반생을 보라"
고 하였으니 참으로 명언일지로다.

[해설]

시작은 거창하나 결과가 나쁘다면 이는 시작을 안하니만 못하다.
그러나 의외로 이런 경우는 많고 이처럼 용두사미龍頭蛇尾 격인 사람은
얼마든지 있다. 이와는 반대로 시작은 보잘것 없었으나 마무리가 좋은
경우도 있다 초지일관初志一貫의 경우 말이다. "그 사람을 평하려거든
관棺 뚜껑을 덮고 하라蓋棺事方正"란 말도 있는데, 일은 결과를 놓고
평하고 사람은 후반생을 보고 평하라는 말은 진리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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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근담(菜根譚)전집 제91장]

 

 

간사한 자는 화를 피하려 하지만 하늘은 그 점을 밉게 본다


貞士無心邀福  天卽就無心處牖其衷
정사무심요복  천즉취무심처유기충.

險人著意避禍. 天卽就著意中 奪其魄.
험인착의피화. 천즉위착의중 탈기백.

可見 天之機權最神. 人之智巧何益.
가견 천지기권최신. 인지지교하익.

곧은 선비는 복을 구하는 마음이 없는지라 하늘은 곧 마음 없는
곳을 찾아가 복의 문을 열어 주고, 간사한 사람은 재앙을 피하려고
애쓰는지라 하늘은 곧 그 애쓰는 속으로 뛰어들어 그의 넋을 빼앗는다.
이 하늘의 권능이 얼마나 신묘한가. 인간의 잔꾀가 무슨 소용있겠는가.

[해설]

『신약성경』 산상수훈山上垂訓의 구절을 생각나게 하는 구절이다.
즉 "심령이 가난한 자는 복이 있나니 천국이 저희 것이요. 마음이
청결한 자는 복이 있나니 저희가 하나님을 볼 것이요"와 유사한 말이다.
하늘은 인간사 모두를 낱낱이 헤아리고 그것에 합당한 것으로 갚아
준다는 것이 동서고금의 경천敬天 사상이다. 좁은 인간의 생각으로,
또는 하잘것없는 인간의 기교로 하늘을 움직일 수는 없다는 교훈이다.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 하고 "경천승복敬天承服"하라.

[註]

정 사 (貞 士) :  지조가 굳으며 또한 곧은 선비를 말함.
맞을 요 (邀 ) ;  맞이하다 또는 구하다
즉 취 (卽 就) :  앞으로 나아간다는 뜻임.
들창 유 (牖 ) ;  깨우치다
    충 ( 衷 )   :  본래의 속마음을 뜻함.
착 의 (着 意) :  뜻을 붙이거나 집착하는 것.
    백 ( 魄 )   :  혼백을 뜻함.
가 견 (可 見) :  가히 볼 수 잇다는  뜻임.
기 권 (機 權) :  기미와 권세, 즉 작용과 권능을 뜻하는 말임.
최 신 (最 神) :  가장 신비스럽다는 뜻임.
지 교 (智 巧) :  지혜와 기교.
    익 ( 益 )   :  이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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