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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근담(菜根譚)전집 제96장]

 
잘못을 나무랄 때는 마치 봄바람이 언 땅을 녹이듯이 하라 


家人有過어든 不宜暴怒하며 不宜輕棄니
가인유과       불의폭노       불의경기

此事를 難言이어든 借他事隱諷之하되
차사    난언          차타사은풍지

今日不悟어든 俟來日再警之하여
금일불오       사래왈재경지

如春風解凍하며 如和氣消氷하면 纔是家庭的型範이니라
여춘풍해동       여화기소빙        재시가정적형범


집안 사람에게 허물이 있거든 거칠게 성낼 것도 아니며,

예사로 버려 둘 일도 아니며,
그 일을 말하기 어렵거든 다른 일을 빌어 은근히 타이르라.

오늘 깨닫지 못하거든 다음날을 기다렸다가 두 번 깨우쳐 주라.

봄바람이 언 것을 풀어 주고, 화기和氣가 얼음을 녹이듯이 하는 것,
이것이 곧 가정의 규범이니라.

[해설]

가족들, 나아가서는 고용인의 과실에 대하여 가장家長 또는 기업주는
어떻게 대응해야 할 것인지를 가르쳐 주는 구절이다.처벌 위주로 치닫는
이른바 관리주의管理主義 교육이 관리하는 직책에 있는 사람 또는 관리를
당하는 사람 등 쌍방에게 정신적 고통을 주고 있다는 점을 생각할 때

"봄바람이 언 것을 녹이고 화기가 얼음을 녹이듯"이라는 구절은 부모,
선생님, 관리직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좌우명이 되었으면 하는 생각이 든다.  

『맹자』에도 "천시天時는 지리地利만 못하고, 지리는 인화人和만 못하다"
라는 명구가 있는데, 이 구절 역시 인간 상호간의 화해를 강조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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題伽倻山讀書堂    가야산 독서당에 써 붙임

                                          최치원

 

狂奔疊石吼重巒    바위골짝 내닫는 물

                          겹겹 산을 뒤흔드니

人語難分咫尺間    사람 말은 지척에도

                          분간하기 어려워라.

常恐是非聲到耳    옳으니 그르니

                          그 소리 듣기 싫어

故敎流水盡籠山    내닫는 계곡 물로

                          산을 온통 에워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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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근담(菜根譚)전집 제95장]

 
군자가 변절하는 것은 소인이 회개하는 것만 못하다


君子而詐善 無異小人之肆惡.
군자이사선 무이소인지사악.

君子而改節 不及小人之自新.
군자이개절 불급소인지자신.

군자로서 위선을 하는 것은 소인이 함부로
악을 저지르는 것과 다를 것이 없다.

군자로서 변절하는 것은 소인이 제 잘못을
뉘우치는 것에도 못 미치니라.

[해설]

군자라고 하면 중국의 봉건시대에 지배계층의 대명사이다. 이 군자들이
남의 앞에서는 군자라고 하다가도 그 이면에서는 온갖 음란한 짓과 사악한
행동을 하는 예가 많았다. 오늘날에도 조직을 이끌어 나가는 리더들 중에
이들 위선적 군자처럼 이중인격의 소유자가 없지 않다. 조직 속의
리더들은 자기 자신을 한번 돌아보면서 이 구절을 읽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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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er Story] '카뮈' 탄생 100년…부조리 문학을 말하다


‘언어의 예술’이라는 문학은 인류의 역사에서 물질과 정신의 균형을 맞춰주는 촉매였다. 문학은 언어를 매체로 물질과 정신, 우주의 모든 것을 담아낸다. 인간은 태고적부터 문학을 통해 신을 만나고, 상상의 나래를 폈다. 현실과 상상, 과거와 미래, 물질과 정신, 사상과 철학…. 문학은 그 모든 것을 녹여낸다. 최근 인문학이 주목받는 것은 무한대로 펼쳐지는 인문학의 영역이 기술과 접목하면서 새로운 시너지를 낸다는 인식이 확산된 결과다. 문학 작품이 글쓰기의 바탕이 되는 것은 물론이다.

문학의 대표적 장르인 소설은 독자의 상상력을 자극해 ‘정서의 공간’을 무한히 확장시킨다. 고정관념의 틀을 깨고, 사회를 보는 시각을 바꾸고, 인간의 근원을 보는 인식도 변화시킨다. 소설은 시대의 모습을 비추는 거울이다.

《분노의 포도》(존 스타인벡),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어니스트 헤밍웨이),《이반 데니소비치의 하루》(알렉산드르 솔제니친) 등은 시대상이 소설에 투영한 대표적 작품들이다. 소설은 사고나 형식의 기존틀도 파괴한다. 이른바 ‘부조리 문학’이 대표적 케이스다. 부조리 문학은 소설이나 희극에서 ‘정형화된 틀’을 거부한다. 새뮤얼 베케트의 대표작 《고도를 기다리며》는 정체성이 명확하지 않은 고도, 두 주인공의 의미 없는 대화, 클라이맥스가 없는 밋밋한 구성 등을 통해 현대인의 고독과 소외를 그려낸다.

올해는 부조리 문학의 대표자 알베르 카뮈(1913~1960) 탄생 100주년이 되는 해다. 카뮈는 《이방인》《시시포스 신화》등을 통해 ‘부조리’라는 개념을 문학에 접목했다. 단지 ‘태양이 뜨겁다’는 이유만으로 사람을 죽이고 태연히 여자친구와 희극영화를 보러가는 《이방인》의 주인공을 통해 인간 존재의 무의미성, 인간 의지의 무력함, 인간의 비생명성과 야수성 등의 부조리를 꼬집는다. 통념화된 악과 선의 구분 짓기도 거부한다. 부조리 문학은 ‘존재는 본질에 앞선다’는 실존주의 철학과 상통한다.

부조리는 삶이나 죽음, 우주의 이치가 기존의 관념대로 정의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부조리 문학에 등장하는 인물이, 그들의 대화가, 작품 구성이 정형화된 틀을 거부하는 이유다. 카뮈는 20세기에 고정관념을 깨 주목을 받았지만 어쩌면 그는 21세기 부조리해지는 인간상을 미리 꿰뚫어본 철학자인지도 모른다. 4, 5면에서 카뮈의 작품세계와 부조리 문학의 의미 등을 상세히 살펴보자.

신동열 한국경제신문 연구위원 shin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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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근담(菜根譚)전집 제94장]

 
자손의 행복을 생각하고 그 허물어지기 쉬움을 생각하라 


問祖宗之德澤 吾身所享者是, 當念其積累之難.
문조종지덕택 오신소향자시, 당념기적누지란.

問子孫之福祉 吾身所貽者是, 要思其傾覆域易.
문자손지복지 오신소이자시, 요사기경복역이.

조상의 덕택이 무엇인가,
내 몸이 누리는 바가 바로 그것인즉 마땅히
그 쌓아올리기 어려웠던 일을 생각하라.

자손의 복지는 무엇인가,
내 몸이 끼치는 바가 바로 그것이니
그 기울기 쉬움을 생각하라.

[해설]

조상에 대한 보은정신은 유교儒敎의 핵심이었으므로
설명을 가할 필요도 없겠거니와 자손에 대하여 내가 끼치는
영향까지 논하고 있음은 놀라운 일이다.
현대에 이르러 환경 문제가 크게 부각되고 있는데,
"자연은 후세인에게 빌려 쓰고 있는 것이니 잘 보존하자"라는
구호가 무색할 정도로 내 자신이 자손에게 끼치게 될 영향을
주시하고 심사숙고하라고 강조한
저자 홍자성의 충고는 신랄하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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