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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근담(菜根譚) 후집 제21장     


눈앞의 일에 만족할 수 있다면 그것이 바로 이상향이다


都來眼前事 知足者仙境 不知足者凡境.
도래안전사 지족자선경 부지족자범경.

總出世上因 善用者生機 不善用者殺機.
총출세상인 선용자생기 불선용자살기.

눈앞의 모든 일을 만족한 줄로 알고 보면 그것이 곧 선경仙境이요,
만족할 줄을 모르면 그것이 곧 속세이다. 세상에 나타나는
모든 원인을 잘 쓰면 생기生機가 되고 잘못 쓰면 살기殺機가 된다.

『노자老子』에 '족한 줄 아는 자는 욕을 당하지 않는다(知足不辱)'
라는 말과 '족한 줄 아는 자는 부자이다(知足者富)'란 말이 있습니다.

자신의 분수를 알고 족한 줄 알며 살아가는 것이 행복의 첩경이란
뜻이겠지요. 그런데 인간은 왜 만족할 줄을 모르는 것일까요?
인간의 욕심에는 한이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언제나 부족함을
느끼며 불평과 불만 속에서 살아갈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 사람은 평생을 두고 부족함만 느끼며 살아갈 것이니
마음 속의 번민과 갈등, 시기와 질투는 또 오죽하겠는지요.
그런 생지옥 속에서 어서 벗어나라는 것이 저자 홍자성의 교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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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채근담(菜根譚) 전집 제20장    


    마음의 여유를 가지고 일하면 귀신도 그를 해칠 수 없다


    事事留個有餘 不盡的意思 便造物 不能忌我 鬼神 不能損我.

    사사류개유여 부진적의사 편조물 불능기아 귀신 불능손아.


    若業必求滿 功必求盈者 不生內變 必召外憂.

    약업필구만 공필구영자 불생내변 필소외우.


    무슨 일에 있어서든지 다소의 여지를 남겨 두는 마음이 있으면 조물주도 시기하지

    못할 것이오, 귀신도 해하지 못하리라. 그러나 만일 일마다 반드시 가득함을 구하고

    공功마다 가득함을 구한다면 안으로부터는 변란이 생길 것이고, 아니면 밖으로부터

    의 환란을 자초할 것이다.

    [해설]

    완벽주의에 대한 경고의 말이다. 사람이나 사물을 평가할 때,

    좋은 면을 보느냐, 나쁜 면을 보느냐에 따라서

    그 결과가 크게 달라진다.


    좋은 면만 보는 사람은 대상의 장점만을 보고,

    결함과 약점에 대해서는 '이것은 이렇게 했더라면

    더 좋았을 것'이라며 남겨진 문제를 지적하는 사람이다.


    이에 반하여 나쁜 면을 보는 사람은 남의 결함과 약점을 샅샅이 지적하고

    비록 좋은 면이 있더라도 그것을 깔고 뭉개 버리는 사람이다.

    완벽주의란 거의가 후자에 속한다.


    그들은 마치 사냥개처럼 냄새를 맡으면서 돌아다니고 어떤 결함이

    발견되면 때를 만났다는 듯이 떠들어댄다.


    그리고 장본인에게는 변명할 여지조차 주지 않는다.

    남보다 높은 위치에 있는 이런 상사는 조직과 자신의 발전을 위해서

    완벽주의를 버리고 좋은 의미에서의 대범함을 

    익히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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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근담(菜根譚)]  

채근담(菜根譚)전집 제19장

명예를 독점하지 말고, 부끄러움을 남에게 떠넘기지 말라
完名美節 不宜獨任 分些與人 可以遠害全身

완명미절 불의독임 분사여인 가이원해전신
辱行汚名 不宜全推 引些歸己 可以韜光養德

욕행오명 불의전추 인사귀기 가이도광양덕
완전한 명예와 아름다운 절개는 혼자만이 차지할 것이 아니다
조금은 남에게 나누어 줌으로써 짐짓 해害를 멀리 하고
몸을 온전히 할 일이다
욕된 행실이나 더러운 이름은 절대로 남에게 미루지 말라
잘못을 조금은 자기에게 돌림으로써 빛을 감추고 덕을 기를 일이다

[해설]

공적과 명예는 결코 혼자 독점해서는 안된다
남에게도 어느 정도 할양함으로써
신망과 질투의 대상이 되지 말아야 한다
또 실패와 오명汚名을 모두 남에게 전가해서는 안된다
자신도 어느 정도는 그 책임을 짐으로써
겸손을 기르고 인격을 연마시켜 나가야 한다
일이 잘 풀려 나갈 때
모두 여러분의 덕'이라는 생각을 진심으로 하는 사람
또 남이 실패하여 곤경에 처했을 때 '운이 나빴던 거야
나도 힘껏 도와 주어야겠다'며 진심으로 동정하는 사람
그런 사람의 주변에는 자연히 힘을 빌려 주고
지혜를 모아주는 협력자들이 찾아 들게 마련이다
이런 사람이야말로 혼자서는 도저히 이룰 수 없는
큰 일도 능히 해 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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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근담(菜根譚)전집 제18장]



세상을 뒤엎을 만큼 큰 공로도 자랑을 하면 허사가 된다 

蓋世功勞 當不得一個矜字, 彌天罪過 當不得一個悔字
개세공로 당부득일개긍자, 미천죄과 당부득일개회자


세상을 뒤덮는 공로일지라도 '뽐낼 긍矜'자 하나에는
당하지 못하고, 하늘에 가득차는 허물일지라도
'뉘우칠 회悔' 자 하나를 당하지는 못하느니라


 
[해설]


공적은 어디까지나 공적이요
죄는 어디까지나 죄가 아니겠느냐고 보는 것이
현대인의 사고방식이다

즉 당사자의 심정이야 어찌되었든
그 결과만을 가지고 논하는 것이 현대인이다
그러나 좀 더 긴 안목으로 보면
이 당사자의 의식이라는 것이 뜻밖에도 큰 의미를 갖는다

'승리에는 행승(幸勝)도 있을 수 있지만
패배에는 우연한 패배가 없다'는 말을 한 장수도 있거니와
성공의 참된 요인은 뜻밖에도 당사자 눈에는 잘 띄지 않는 법이다
따라서 성공의 결과만을 놓고 자랑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로 볼 때 위험하기 짝이 없고 무의미한 것이라 하겠다

양명학(陽明學)의 창시자인 왕양명(王陽明)도
'인생에 있어 가장 큰 병폐는 오만할 오傲란 자字이다
人生大病只是一傲字'라고 말했다
사람이 오만하면 우선 이유 없는 적을
많이 갖게 된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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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근담(菜根譚)전집 제17장]
 

남을 위하는 것이 곧 나를 위하는 기초가 된다

處世讓一步爲高 退步卽進步的張本
처세양일보위고 퇴보즉진보적장본

待人寬一分是福 利人實利己的根基
대인관일분시복 이인실리기적근기

세상을 살아가는 데 한 걸음 사양함을 높다고 하나니
한 걸음 물러섬은 곧 몇 걸음 나아가는 바탕이다

남을 대접함에는 조그만 너그러움도 복이라 하나니
남을 이롭게 함은 바로 나를 이롭게 하는 바탕이다

 
[해설]


예컨대 시장에 있어서의 판매경쟁에서도
신제품의 개발경쟁에 있어서도
가까이 라이벌과 엎치락뒤치락 하느라고 정신 못차리고 있는 동안에
뜻밖에도 제삼자가 어부지리를 얻는 경우가 많다

때에 따라서는 양보하고 경쟁을 포기한 다음
보다 넓은 시야에서 새로운 과제에 도전하는 것이
전화위복의 계기가 될 수도 있다

남을 위하는 것이 나를 위하는 기초가 된다는 말은
어쩐지 공리적(功利的)이고 위선적인 냄새가 나지만
현실적으로는 그러기도 쉬운 일이 아니다

이 편이 우위優位에 섰을 때 약한 상대방을 몰아붙여서
적으로 만드는 것보다는 적당한 선에서 상대의 체면도 세워 주며
은혜를 베풀어서 내 편으로 끌어들이고 관용을 베푸는 것은
예부터 큰일을 성공시킨 인물들의 공통점이기도 했다

끝까지 물고 늘어져서 상대방을 곤경으로 몰아 넣으면
그 화가 언젠가는 자신에게 돌아오는 법임을 명심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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