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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채근담(菜根譚)전집 제34장]      

이욕보다 더 근본적으로 마음을 해치는 것은 아집이다.
독선(獨善)이 자신을 해친다


利慾未盡害心 意見乃害心之모賊
이욕미진해심 의견내해심지모적

聲色未必障道 聰明乃障道之藩屛
성색미필장도 총명내장도지번병

이욕이라 하여 모두가 마음을 해치는 것은 아니다.
아집我執이 곧 마음을 해치는 도적이다.

여색이라 하여 반드시 도를 가로막는 것이 아니라
되지 못한 총명이 곧 도를 막는 장해물이다.


해설
                   
이익을 추구하는 마음, 애욕愛欲에 사로잡히는 마음은
사람의 본심까지 해치는 것은 아니다.
그런 것보다 더 무서운 것은 편견으로
굳어져 버리는 독선이요, 아집이다.

이러한 독선적 사명감, 정의감은 이따금
집단적인 광기로까지 번지게 되어 자신뿐 아니라
주변 사람들까지도 막대한 피해를 입게 된다.

동서양의 역사에 나타나는 망국의 발자취가 그러했고,
작게는 중소기업의 도산 역시 그 원인이
경영자의 독선 때문인 경우가 많다.

이런 독선과 아집, 되지 못한 총명은 사람들로 하여금
스스로를 반성할 겸허를 잃게 하고,
또 사실을 사실 그대로 보는 냉철함을 잃게 함으로써
고립화와 파멸로 치닫게 하는 법이다.

이익을 얻고자 하는 욕심이 나쁜 것이 아니라
다만 독단하는 의견이 마음을 헤친다.
노래와 미희(美姬)가 도(道)에 방해가 되는 것이 아니라
총명하다고 자부하는 것이 도에 이르는 길을 막는다.

역사를 보면 총명한 사람들이
간신(奸臣)이 되는 예가 허다하다.

중종 때 사람 남곤(南袞)은 젊어서 무척 총명하여
김종직(金宗直)의 문하에서 수업하여 벼슬길에 올랐다.

갑자사화 때 귀양을 가는 등 정도를 지켰으나
벼슬에 너무 집착한 나머지 기묘사화를 일으켜
조광조(趙光祖)등 신진 사류를 모조리 제거한 후
자신은 영의정이 되었다.

그러나 자신이 저질은 죄악을 잘 아는 남곤은 죽을 무렵
평생 저술을 모두 태우면서,

"이 글을 남겨 후세 사람들에게까지
욕을 먹을 필요는 없다."라고 하고 죽었는데,
과연 명종이 즉위하자 그의 관작을 모두 삭탈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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