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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er Story] 공급과잉시대…주목받는 '광고의 경제학'


19세기 프랑스 경제학자 세이(Jean B Say)는 ‘공급은 스스로 수요를 창출한다’고 주장했다. 후세의 경제학자들이 ‘세이의 법칙(Say’s law)’으로 이름을 붙인 이 법칙에 의하면 경제의 불균형(수급불일치)은 일시적인 현상이며 장기적으로는 수요가 공급에 맞춰 자율적으로 조정됨으로써 경제는 항상 균형을 유지한다는 것이 골자다. 물건을 만들어내면 시차가 있을지라도 모두 팔린다는 분석이 깔려있다. 하지만 세이의 법칙은 100년쯤 후에 ‘수요가 공급을 창출한다’는 케인스의 등장으로 저항을 받는다.

현대는 물건이 넘쳐나는 시대다. 자동화된 생산시스템, 정보기술(IT)의 발달, 우후죽순 늘어나는 경쟁업체들로 인해 대부분 제품은 공급이 수요를 앞지른다. 생산업체는 어떻게 물건을 팔아야 할지를 늘 고민해야 한다. ‘폭탄세일’ ‘원 플러스 원’은 공급이 넘쳐나는 시대의 상징적 마케팅 문구다. 21세기를 ‘광고전쟁의 시대’라고 부르는 것도 이런 이유다. 광고는 생산자 입장에서 공급과 수요의 균형을 맞추려는 판매전략이다. 제품 이미지와 기업 이미지 홍보에는 광고만한 수단이 없기 때문이다.

광고를 보는 시각은 엇갈린다. 옹호론자들은 광고가 소비자의 알권리를 충족시키고 선택권을 넓혀준다고 말한다. 정보의 비대칭도 광고를 통해 어느 정도 해소될 수 있다고 믿는다. 쏟아지는 제품의 홍수 속에서 광고라는 매개체가 없다면 소비자들로서는 우량·불량제품 구별은 물론 제품의 기능과 효능을 가늠할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회의론자들은 생각이 다르다. 자사 제품을 가능한 한 많이 파는 것이 목적인 광고주들은 왜곡된 제품 정보로 소비자들을 현혹시키고 오히려 정보비대칭을 심화시킨다고 주장한다. 또한 막대한 광고비용이 결국 소비자에게 전가된다는 생각이다. “광고란 인간의 지성을 마비시켜 돈을 빼앗는 기술”(경제학자 스티븐 리이콕)이라는 말은 광고에 대한 불신을 잘 나타낸다.

광고를 보는 시각은 달라도 세상엔 ‘광고 홍수’다. 기업들은 광고를 통해 ‘이미지와 수익’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 한다. 기업의 이미지는 제품의 신뢰성과 바로 연결된다. 이미지 광고가 늘어나는 이유이기도 하다. 소비자들은 갈수록 현명해진다. 왜곡된 광고가 자칫 기업 이미지는 물론 제품 신뢰도까지 추락시킬 가능성이 갈수록 커진다는 뜻이다. 주옥같은 광고문구는 일상대화는 물론 글을 쓸 때도 다양한 아이디어를 제공한다. 4, 5면에서 소비심리를 자극하는 이론, 광고의 대가들, 광고의 명카피 등을 살펴보자.

신동열 한국경제신문 연구위원 shin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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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er Story] 수능은 끝났다…이젠 논술이다!


201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지난 7일 치러졌다. 하지만 대다수 수험생에게 대학입시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특히 수시전형에 지원한 수험생들은 곧바로 논술을 필두로 면접 적성고사에 대비해야 한다. 수능이 만족스럽지 못한 수험생들에게 앞으로 며칠은 대입 당락을 가르는, 말 그대로 ‘운명의 기간’이다.

올해는 선택형 수능의 영향으로 수험생들의 논술준비가 지난해에 비해 부족했던 것을 감안하면 논술로 역전할 기회는 상대적으로 커졌다. 논술실력이 그 어느 해보다 대입 당락의 주요 변수가 될 것이라는 얘기다. 수험생들은 수능가채점 결과와 여러 입시기관에서 내놓는 등급컷 등에 흔들리지 말고 수시논술에 대비해야 한다.

수능 이후 이달 중순부터 12월 초까지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등 서울 주요대학들이 수시 논술ㆍ면접 등 대학별고사를 실시한다. 수시 2차 논술전형의 경우 원서접수시 경쟁률이 보통 30~50 대 1 이상으로 매우 높다. 하지만 수능최저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수험생들이 많아, 대학에 따라서는 거의 절반이 넘는 인원이 합격조건에서 배제된다.

또한 수능최저기준이 상당히 까다로운 우선선발 조건에 해당된다면 합격 가능성은 일반선발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높아진다. 논술고사는 대학별로 평가기준, 출제유형, 시험방식 및 시간이 모두 상이하기 때문에 지원 대학에서 발표한 출제의도나 채점 결과, 평가기준을 꼼꼼히 살펴본 뒤 대학별로 초점을 맞춰 맞춤식으로 대비해야 한다.

인문계 논술은 대다수 대학들이 인문사회교과 통합의 언어논술 유형을 출제하는데, 중앙대 이화여대 숭실대 등 일부 대학 상경계 및 사회과학계열은 수리논술도 출제된다. 한국외대 경희대 처럼 영어제시문이 출제되는 대학도 있다.

자연계 논술은 한양대 시립대 이화여대 등 수리논술만 출제되는 대학과 고려대 성균관대 중앙대 등 수리와 과학논술이 출제되는 대학들로 구분된다. 주로 수학의 근본원리와 과학적인 개념에 대한 정확한 이해력을 평가한다.

논술에서 좋은 점수를 받기 위해서는 계열 구분없이 출제자의 의도와 논제의 정확한 이해가 필수다. 지나치게 긴 도입부와 결론, 복잡한 문단 구성, 양비양시론, 제시문을 그대로 옮긴 문장은 감정 대상이다. 대학별 답안지 양식(원고지, 줄글)과 필기구도 시험 전 미리 살펴보는 것이 좋다. 4, 5면에서 대학별 논술대비 요령, 단기간에 논술성적을 올리는 노하우 등을 상세히 알아보자.

김성율 한경에듀 이사 K2@hankyunged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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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 자신의 체세포로부터 줄기세포로 역분화… 윤리적 문제 없어

올해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는 영국의 로버트 에드워즈 박사가 선정됐다.

에드워즈 박사는 여성의 난자를 체외에서 수정시킨 후 다시 자궁에 착상시키는 시험관 수정(IVF) 기술을 개발한 공로로 상을 수상하게 됐다.

사람을 포함한 모든 동물에서는 체내든 체외든 난자와 정자가 만나 수정이 이뤄진다.

그러면 하나의 세포인 수정란이 만들어지고 이 하나의 세포가 세포분열을 통해 수많은 세포를 만들게 된다.

인간의 경우 태어나자마자 약 3조개까지 세포가 분열되고, 이후 어른이 되면 세포가 약 60조~100조개가 된다.

이들 세포는 뇌세포 심장세포 안구세포 피부세포 적혈구 백혈구 등 250여종의 다양한 세포로 변하게 되는데 이것을 세포의 분화라고 한다.

수정란은 모든 종류의 세포로 분화할 수 있는 전능성을 가지는 데 비해 분화된 세포는 더 이상의 분화능을 상실하게 된다.

하지만 1962년 영국의 존 구든 박사의 개구리 복제나 1996년 영국의 윌머트 박사와 캠벨 박사의 양 복제 등을 통해 분화된 세포로부터 핵이 다시 전능성을 가지도록 리프로그래밍 될 수 있음이 밝혀졌다.

그리고 2006년 일본의 신야 야마나카 박사는 분화된 세포로부터 유도만능줄기세포를 생산함으로써 윤리적으로 문제가 없는 줄기세포 치료제 개발이 가능함을 보였다.

줄기세포에는 배아줄기세포와 태아줄기세포,성체줄기세포,유도만능줄기세포가 있다.

성체줄기세포와 태아줄기세포는 쉽게 구할 수 있는 장점이 있어 그 효용성이 넓으나 수가 제한적이어서 사용에 한계가 있다.

생명이 시작되는 수정란에서 유래되는 배아줄기세포는 우리 몸을 이루는 모든 세포를 만들 수 있으며 그 수를 무한으로 불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하나의 생명체가 될 수정란의 희생이 필요하다는 단점이 있어 윤리적 논란이 끊이지 않는다.

최근 배아줄기세포에서 유래된 희소돌기아교세포가 척수신경 손상으로 인한 하반신 마비환자의 치료에 사용될 수 있는지 그 가능성을 테스트하는 임상시험이 미국에서 최초로 시작됐으며 망막상피세포의 치료,혈액 제조 등으로 그 치료 가능성을 확장 테스트하고 있다.

유도만능줄기세포는 환자 자신의 체세포로부터 줄기세포로 역분화돼 만들어졌기 때문에 필요한 사람에게 쉽게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 배아줄기세포와 거의 동일한 줄기세포의 특성을 나타낸다. 또 여성의 난자를 이용해야 하는 배아줄기세포와 달리 유도만능줄기세포는 환자의 피부세포나 혈구세포를 통해 제조되기 때문에 윤리적 논란을 피할 수 있다.

또 환자 자신의 세포로부터 만들어지기 때문에 면역거부반응도 극복할 수 있는 큰 장점이 있다.

하지만 아직은 유전자조작에 의해 만들어지기 때문에 질병 치료에 적용되기까지는 시간이 좀 더 걸릴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안전성이 높은 유도만능줄기세포 개발이 이루어진다면 다양한 질환에 대한 환자맞춤형 줄기세포 치료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편 개구리 복제가 성공한 1962년 이후 34년이 지난 1996년 복제양 돌리 생산이 성공하면서 동물 복제는 폭발적으로 성장해왔다.

쥐 돼지 소 고양이 개 말 등 10종 이상의 동물 복제가 이어졌다.

난자의 분할에 의한 복제에서 생식세포인 수정란의 할구를 이용한 복제로 기술이 발전했기 때문이다. 체세포 복제기술은 다양한 분야의 기초연구로서 다양한 용도로 활용된다.

△복제동물 자체를 생산하거나

△형질전환 복제동물을 생산해 인간의 질환모델동물을 생산하거나

△생리활성 의약품을 생산하는 동물을 생산하거나

△멸종위기종의 복제에 의한 보존과 복원기술로 활용하는 등 응용분야가 확대되고 있다.

또 이를 통해 고가의 유용 단백질 생산 연구, 멸종 동물 가축 등에 대한 상업적 복제 연구 등이 진행되고 있다.

조쌍구 건국대 동물생명공학과 교수 연구팀은 피부세포 유방암세포 줄기세포 등 세포 성장 및 사멸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으며, 형질전환 복제돼지 연구센터(충남대)에 참여하고 있다.

연구진은 형질전환 복제 돼지 생산 효율을 높일 수 있는 세포주 개발, 피부세포의 활성을 높이는 물질 개발, 유방암 세포의 사멸을 효과적으로 유도할 수 있는 항암물질 개발, 암세포와 암줄기세포의 특성 비교분석을 통한 항암기전 연구 등을 진행하며 다수 논문을 쓰고 기술에 관한 특허를 취득했다.

최근에는 보다 안전한 유도만능 줄기세포 제조법 개발, 유도만능 줄기세포와 배아줄기세포의 유전자 및 단백질 발현 차이 분석, 유도만능줄기세포 · 배아줄기세포 · 암줄기세포 간의 특성 비교 분석 등 기초연구를 진행 중이다.

조 교수는 "앞으로 유도만능줄기세포의 여 러 문제점을 극복해 특정 세포로의 분화기술이 개발되면 암 뇌질환 척추질환 등을 가진 환자로부터 분화된 체세포를 얻고, 이로부터 유도만능줄기세포를 제조하고, 특정 질환에 활용할 수 있는 특정 세포로 분화시킨 뒤 환자에 대한 맞춤형 치료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공일근 경상대 응용생명과학부 축산학과 교수는 고양이과 동물의 복제동물생산기술이 특히 중요하다고 본다.

 공 교수는 "고양이과 동물은 250여종의 인간 유전질환과 유사한 질환을 갖고 있어 인간의 유전질환 연구모델동물로서 중요한 가치를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뿐 아니라 고양이는 FIV(Feline Immunodeficiency Virus)를 상당히 많은 개체를 가지고 있어 인간의 HIV 연구모델로서도 매우 유용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눈 망막연구 모델로서도 의미가 크다는 설명이다.

호랑이 사자 표범 시라소니 삵 등 우리가 알고 있는 거의 대부분의 맹수들이 고양이과 동물인데, 거의 대부분 멸종위기종으로 분류되고 있다.

따라서 이런 멸종위기종의 맹수들을 보존하고 복원할 수 있는 기반기술로서 체세포복제동물의 생산기술은 상당히 중요성을 갖는 셈이다.

공 교수는 "생태계의 복원에 의한 동물종의 다양성을 유지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지만 현실적으로 한계가 있다면, 차선으로 이들을 보존하고 복원할 수 있는 생명공학적인 방법을 발전시키는 것은 매우 의미있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해성 한국경제신문 기자 ih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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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전자 손상 신호 전달원리 규명이 관건
암은 인류가 경험한 질병 가운데 가장 고치기 어려운 난치병이다.

우리 몸은 약 80 조개의 세포들로 구성돼 있고 이들 각각의 세포들은 주변세포들과 긴밀히 협력해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 서로 신호를 주고받으면서 기능을 수행한다.

때로는 더 이상 분열하지 말고 쉬라는 신호를 주기도 하고, 반대로 상처를 치료하기 위해 증식과 분열을 하라는 신호를 주기도 한다.

만일 이 가운데 하나의 세포라도 이기적으로 행동해서 비정상적 증식을 하게 되면 이것이 암으로 진행되는 것이다.

때로는 세포가 정상적으로 늙어갈 수 없는 환경이 암세포를 유발하기도 한다.

암극복을 위해 연구되고 있는 세포의 결함 치유 경로와 인간의 노화 과정에 대해 알아보자.

인체의 세포들은 특정 유전정보로 갖고 있어 정확히 무엇을 해야 할지 알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유전정보들은 노화가 진행되거나 인체가 지속적으로 스트레스를 받을 경우 오류가 생기게 되고 자칫 잘못된 지시로 이어질 위험성을 갖고 있다.

세포들은 유전정보의 오류를 방지하는 여러 개의 안전장치를 갖고 있다.

그러나 안전장치에 결함이 생긴 세포들은 정상세포들에 비해 수백 배 이상 변이되면서 암 발생 확률을 높인다.

이러한 안전장치의 가장 중요한 구성원이 유전자 손상 신호 전달체계이다.

따라서 이런 원리를 적절히 이용하면 정상세포에는 최소한의 영향을 주고 암세포만을 겨냥하는 새로운 암 치료가 가능하게 된다.

인간세포에는 유전자를 치유하는 단백질이 최소 150개 이상 존재하며 이들은 일부 중복되는 치유경로를 구성한다. 세포의 성장 및 분열 과정 중에 유전자는 정보오류 없이 충실히 복제돼야 한다.

정상 세포 내 단백질은 손상된 유전자를 찾아내어 이를 다른 단백질에 알려 주고, 이 신호를 전달받은 단백질들은 이 손상부위를 정확히 치유한다.

즉 단백질의 세포내 치유 경로를 정확히 이해한다면 암 극복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공해 줄 수 있다.

암 치료는 동시다각적 치유법이 시도돼야 한다.

먼저 유전적 · 분자생물학적 접근법에 의한, 각각의 세포 경로를 변화시켰을 때 생기는 구체적 결과 분석-사람, 미생물, 효모, 초파리, 물고기, 쥐 등- 이 필요하다.

또 생물학적 화학적 접근법으로 신약을 개발하는 방법 등도 있다.

최근 유전자 치유효소인 파프(PARP)저해제의 경우 암세포가 정상 세포와 달리 특정 유전자 치유기작만을 갖고 있다는 사실에 착안해 암세포만을 선택적으로 제거하는 성공적 신약으로 각광받고 있다.

포스텍 생명과학과 조윤제 교수팀은 2000년부터 '다이나믹지노믹스를 이용한 암과 노화의 이해'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조 교수는 구조생물학적 관점에서 유전자 손상 신호전달과 치유기작을 이해하는 분야의 권위자이다.

이 연구단은 유전자 복제 및 전사(DNA->RNA)과정 중에 유전자의 손상이 인식되고 치유하는 분자기작을 규명하는데 집중하며 신약 개발의 기반을 제시하고 있다.

암은 또 노화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사람이 나이가 들어가면 세포의 정상적 노화 과정을 밟아야 하는데, 노화에 따라 위에서 언급한 각종 신호 체계가 왜곡되면서 정상 기능을 못하게 되고 이것이 결과적으로 암이 될 가능성이 커진다는 것이다.

세포의 노화는 '텔로미어(염색체 말단소체)'가 결정한다.

텔로미어는 6개의 뉴클레오티드(AATCCC,TTAGGG 등/A:아데닌 G:구아닌 C:시토신 T:티민)가 수천번 반복 배열된 염색체의 끝단을 말한다.

이는 세포가 분열할 때마다 계속 짧아져 어느 시점에 가면 더 이상 짧아지지 않는다.

이를 '노화점'이라 하며 이때 세포분열이 멈춘다.

노화점에 이른 노화세포가 많이 존재하는 조직이나 기관(간 뇌 위 장 등)은 모양도 변하고 제 기능을 못하게 되며 이것이 정상적인 노화 과정이다.

반면 암세포는 이 메커니즘과 달리 말단소체복원효소(텔로머라제)가 특이하게 발현되기 때문에 텔로미어가 짧아지지 않고 무한 분열한다.

즉 정상적 세포 노화와 암세포 발생은 정반대 과정인 셈이다. 엘리자베스 블랙번 미 캘리포니아대 샌프란시스코캠퍼스(UCSF) 교수 등 3명은 이를 밝힌 공로로 작년 노벨생리의학상을 수상했다.

텔로머라제의 억제방법이나 텔로미어의 연장방법을 연구하고 있는 제리 샤이 미 텍사스웨스턴 메디컬센터 교수는 텔로미어가 주변 세포의 활성화를 결정하는 '온오프(On-Off)스위치'역할을 한다는 점을 최근 새롭게 공개했다.

텔로미어 근처에 존재하는 특정 유전자는 텔로미어가 길 때는 잠복기에 있다가 짧아질 때에만 발현된다는 것이다.

실제로 샤이 교수의 가정에 입각해 최근 후천성면역결핍증(AIDS) 발병과 텔로미어 길이 변형간 상관관계가 있는지에 대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세포 면역 및 세포간 신호전달에 중요하게 관여하는 단백질이자 세포 분비물인 '사이토카인'도 노화와 암 발생에 밀접하게 관여한다.

주디 캄피시 미 버크노화연구소 교수는 세포가 늙어가면서 사이토카인류 분비물이 많아지고, 이에 따라 노화가 가속화되면서 경우에 따라서는 암 발생을 촉진한다는 'SASP(Senescene associated secretory phenotype)' 이론을 최근 선보였다. 작년 그는 네이처에 관련 논문을 게재했다.

어떤 세포가 돌연변이를 할 때 노화된 세포와 인접해 있으면 해당 세포가 노화된 세포의 사이토카인 영향을 받아 암세포로 바뀔 수 있다는 설명이다.

임인경 아주대 의대 교수는 "상처가 났을 때 빨갛게 붓는 병리학적 염증반응이나, 세포 돌연변이 이후 많이 분비되는 사이토카인으로 인한 염증반응도 아닌 노화와 암의 경계선상에서 사이토카인을 규명했다는 점에서 이는 그동안 알려지지 않은 '제 3의 염증반응'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해성 한국경제신문 기자 ih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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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격 없으면 우리 몸의 상처 치유안되고 근육도 무용지물

인간의 몸은 세포의 집합체다. 뇌 위 간 근육 등 인체의 모든 조직은 세포로 이뤄져 있다.

세포의 행동이란 세포가 존재하는 환경에 부착(adhesion)하고 이동(migration)하며 증식(proliferation)을 통해 생존(survival)하며, 특정 조직세포로의 분화(differentiation)를 하는 과정이다.

이러한 세포의 행동은 세포를 둘러싸고 있는 세포외기질과 주위의 다른 세포들, 즉 외부 환경에 의해 조절된다.

세포의 행동을 조절하는 요인은 개별 세포조절인자나 유전적 요인 외에도 세포-세포외기질 간 소통, 세포-세포 간 소통이 중요하다.

한호재 전남대 수의과대학 교수를 통해 세포의 행동에 대해 알아보자.

세포 행동 조절이 중요한 이유는 우리 몸이 기관계-기관-조직-세포 순으로 구성돼 있어 세포의 문제는 곧 우리 몸의 문제로 직결되기 때문이다.

세포의 세포막은 지질 이중층(lipid bilayer)을 이루고 있으며, 선택적으로 물질을 통과시키는 장벽 역할을 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생체분자는 지질 이중층을 통과하지 못하기 때문에, 막에 특별한 수송단백질인 운반 단백질과 통로 단백질을 통해 물질 수송이 일어난다.

우리 몸에 뼈가 있다면 세포에도 세포 구조를 지지해주는 세포 골격(cytoskeleton)이 있다.

세포 골격은 세포질 전체에 펼쳐져 있고 복잡한 단백질 미세섬유로 이뤄져 있으며 세포 내부 구조물의 구성, 세포 모양의 결정 및 세포 이동에 관여한다.

또 세포 골격은 단단한 골격이 아니라 매우 유동적이라 '뼈'인 동시에 '근육' 이라고 할 수 있다.

세포 골격은 또 모양 변화나 분열 등 외부 환경 변화에 반응하면서 끊임없이 재구성된다.

세포 골격은 세 종류의 단백질-미세소관(microtubule), 중간섬유(intermediate filament), 액틴섬유(actin filament)로 구성된 그물망 구조를 이루고 있다.

세포 골격은 근육의 수축이나 세포분열, 세포의 이동 등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며 세포-세포외기질, 세포-세포 간 상호작용을 가능케 한다.

세포-세포외기질의 상호작용은 세포막에 존재하는 인테그린(integrin)이라는 수용체를 매개로 세포가 세포외기질 성분 중 하나인 파이브로넥틴(fibronectin)의 특정 부위에 결합함으로써 이뤄진다.

다시 말해 인테그린의 세포 안쪽에는 세포골격인 액틴섬유가 결합하면서 세포가 세포외기질에 부착할 수 있게 되고, 이를 통해 세포의 성장 및 분화를 조절한다.

한편 세포-세포의 상호작용은 상피세포에서 잘 나타나는데, 이는 세포 골격과 연결돼 일어난다.

세포골격이 없다면 우리 몸에 난 상처가 치유되지 않으며, 근육도 무용지물이 된다.

심지어 정자가 난자에 접근하는 것도 불가능하게 된다. 또 세포분열이나 세포의 이동 등 세포의 행동이 조절되지 않으면 치매 심장마비 암 등 수많은 질병이 생길 수 있다.

한호재 전남대 수의대 교수는 주로 동물 배아줄기세포 및 동물세포의 신호전달 분야에 대해 특화된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한 교수는 최근 10년간 SCI 논문 총 183편을 발표했으며,그중 제1저자 및 교신저자로 발표된 논문이 총 119편이다.

그는 현재 교육과학기술부 21세기 프론티어사업단, 중견과학자연구지원사업 등 대형 국책과제 여러 개의 책임자로서도 활동하고 있으며 최근 '세포외기질 리모델링에 의한 세포행동조절 및 조직재생 기전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세포외기질은 발생 분화 상처치유 과정에서 정상적으로 합성 또는 분해되는 리모델링 과정을 거친다. 이런 리모델링 과정에 문제가 생기면 조직 재생에 장애가 생기며 나아가 기관(위 간 등 인체 내 장기 등)의 기능에 이상이 생긴다.

한 교수 연구팀은 세포외기질 역학과 리모델링에 관여하는 인자들을 명확히 규명하고 이들이 세포 행동 및 조직 재생에 미치는 영향을 밝혀내 현존하는 의료 서비스보다 나은 치료법을 개발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한편 최근 국내 연구진은 골다공증의 원인을 세포 수준에서 규명하고 이를 효과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었다.

성균관대 김경수 교수와 전남대 김낙성 교수 공동 연구진은 최근 파골세포 분화를 유도하는 특정 단백질과 이 단백질이 결합하는 수용체의 3차원 구조를 밝히고 결합 과정을 저해할 수 있는 펩타이드(아미노산 중합체)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 연구는 21세기 프론티어사업단 프로테오믹스사업단의 지원을 받았으며 연구성과는 미 국립과학원회보(PNAS)에 실렸다.

뼈(골)는 조골세포에 의해 만들어지고 파골세포에 의해 파괴되는 과정이 잘 이뤄졌을 때 신체의 건강이 유지된다.

파골세포는 골의 흡수 및 제거와 관계되는 큰 다핵세포로서 부갑상성 호르몬이 있을 때 활성화되면서 골을 흡수하거나 세포외액으로 칼슘이나 인산이 방출되게 한다.

조골세포(뼈 모세포)는 성숙하면서 골의 형성을 이룬다.

그러나 과도한 뼈의 파괴는 골밀도 감소를 일으켜 골다공증 등이 걸리고, 반대로 파괴가 잘 안 이뤄지면 골밀도가 증가해 골화석증 등 질환에 걸린다.

파골세포의 분화 및 활성을 위해서는 '랭클'이라는 막단백질이 필요한데 이는 파골세포 표면에 존재하는 수용체인 '랭크'와 결합해 관련 신호를 전달한다.

즉 랭클과 랭크의 결합을 방해하면 뼈의 과도한 파괴를 막을 수 있다는 뜻이다.

연구진은 랭크와 랭클이 결합된 3차원 구조를 X선 결정학을 통해 규명했고, 또 랭크의 특정 구조가 랭클와의 결합에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또 이 구조와 닮은 펩타이드를 자체적으로 만들어 랭크와 결합시킬 때 랭클과 랭크의 결합을 방해할 수 있는지 실험한 결과 파골세포 분화 저해 효과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김경수 교수는 "지금까지 개발된 다른 어떤 펩타이드보다 랭크 결합 정도가 높다는 점이 확인됐으며,효과적인 골다공증 치료제 개발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해성 한국경제신문 기자 ih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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