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저녁기도회(주후 2024년 03월 27일)
제목: "서사란 원래 불친절한 법"
말씀: 마가복음 15:21-25
찬양인도: 쉐키나(김재원 부목사님)

설교자: 강건우 부목사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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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가복음 15:21-25,
21 마침 알렉산더와 루포의 아버지인 구레네 사람 시몬이 시골로부터 와서 지나가는데 그들이 그를 억지로 같이 가게 하여 예수의 십자가를 지우고.
22 예수를 끌고 골고다라 하는 곳(번역하면 해골의 곳)에 이르러.
23 몰약을 탄 포도주를 주었으나 예수께서 받지 아니하시니라.
24 십자가에 못 박고 그 옷을 나눌 새 누가 어느 것을 가질까 하여 제비를 뽑더라.
25 때가 제삼시가 되어 십자가에 못 박으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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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람들이 많은 번화가(繁華街)에 가면 항상 우리의 안부를 물어보시는 분이 계세요. “안녕하세요. 또는 실례합니다.” 이렇게 말하면서 불쑥 말을 건네면서 우리 손에 슬며시 이렇게 전단지를 이렇게 밀어주시는 분이 항상 번화가이라면 항상 있습니다. 그분들은 늘 우리의 건강을 걱정 피부를 걱정하고 끼니를 때우기에 뭘 먹으면 좋은지 항상 기꺼이 추천해 주십니다.

저는 이제 주말이 교회와 함께 궤적을 이렇게 같이 가다 보니까 번화가에 나갈 일이 많지 않은데 그래도 주로 점심에 여기 대로를 이렇게 한번 건너가 보면 교회 길 건너요 이분들하고 마주치는데요. 신기한 건 꼭 저에게 둘 중 하나를 주세요. 피트니스 운동이든지, 점심부패든지, 둘 다 필요해서 주는 것이라고 적극 주시는 것이라고 생각을 합니다만 분명한 거는 주실 때마다 한 0.1초 정도 고민합니다. 받을까? 말까? 여러분도 그런 경우 있으시죠. 그래서 가끔은 냉정하게 좀 지나칠 때도 있는데요. 그런데 오늘 본문을 보면 이걸 받을까? 말까? 고민을 했어도 한참을 했어야 할 한 사람이 등장합니다. 그의 이름은 구레네 사람 시몬입니다. 가볍게 가벼운 전단지 한 장 받는 것도 잠깐 고민하는 것이 우리 인생인데, 시몬은 예수님의 십자가를 받고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체력적인 한계에 부딪치셨다고 로마 병사들이 판단을 했던지 마침 이제 가시는 그 지점부터가 아마 학자들은 오르막길이었을 것이라고 판단하는데 그게 오르막길이어서 그랬을지, 어쨌든 아무튼 갑작스러운 일로 예수님의 십자가를 시몬은 지금 대신 짊어지게 됩니다. 그러고 보면 여러분 이게 얼마나 불친절한 전개인지 모릅니다. 길 가던 사람 복잡하다가 또는 성경 표현대로 보면 억지로 십자가 찐 거는 둘째 치고, 그거는 둘째 치고요. 그러면 앞뒤 좌우 분량이라도 좀 이렇게 넉넉히 줘야 되는데 꼴랑 한 줄입니다.

*마가복음 15:21,
21 마침 알렉산더와 루포의 아버지인 구레네 사람 시몬이 시골로부터 와서 지나가는데 그들이 그를 억지로 같이 가게 하여 예수의 십자가를 지우고.
-이렇게 되어 있습니다. 읽는 우리가 우리도 이렇게 보면 이렇게 중요한 순간을 아주 짧게 다루는 것이 우리가 읽는 면에 있어서도 불친절한데, 만약에 제가 구레네 사람 시몬이라면 이 기록만 봐서는 너무너무 불친절하다고 느낄 것 같아요. 시몬의 등장해서 이렇게 역사적인 등장해서 이 분량이나 또 이렇게 살 살펴주는 내용을 보면 상당히 불친절하다고 밖에 그래서 느낄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여러분 우리는 이 불친절하다는 서사를 어떻게 만드냐면 개연성을 여기다 갖다 붙여요. 어떻게 붙이냐면 이 사람이 여기 등장했어야 될 이유, 꼭 등장해야 될 이유를 찾습니다. 그것을 어디서 찾냐면 방금 읽으신 21절 상반부에 보면 전반부에 보면 이렇게 돼 있죠. 마침 알렉산더와 루포의 아버지인 구레네 사람 시몬 이렇게 되어 있습니다. 여기서 구레네 사람 시몬을 누구의 아버지라고 말합니까? 알렉산더와 루퍼의 아버지라고 기록을 합니다. 말은 마가복음을 읽고 있는 이 원독 자가 당시 알렉산더 루퍼 이렇게 말하면 알아들었다는 뜻이겠죠. 실제로 로마서에서도 그렇게 기록을 하고 있고요.

우리 찾지는 않겠지만, 이들이 믿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꽤나 유명한 또는 알만한 인물이었다. 라는 것을 말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이제 익숙한 결론에 도달하는 거예요. 어떤 결론이냐면 억지로 십자가를 치게 된 구레네 사람 시몬이 복을 받았다. 어떤 복을 받았을까요? 후손의 복을 받았다. 믿는 사람들이 당시에 믿는 사람들이 알렉산드 어떤 루퍼 이렇게 이름만 대면 다 알 정도로 그의 자녀의 때에 축복을 받았다. 이렇게 이어가 개연성을 거기다 이제 넣는 거죠. 이 불친절한 서사를 여러분 맞습니다. 그것도 맞습니다. 실제로 그렇다고 마가복음이 이름을 거론하고 있는 거니까, 그것도 맞습니다. 특별히 마가복음이 쓰여 질 당시에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이 박해 가운데 있었기 때문에 그 억지로지는 것 같은 이 고난과 고통이 박해를 이 억지로지는 십자가이지만, 길 가운데 하나님이 반드시 값을 쳐주신다. 보상해 주신다. 라는 개념으로서도 큰 위로와 응원을 실제적으로 받았을 것입니다. 그런데 제가 보면 좀 아쉬운 점이 있다. 라는 거예요. 그게 뭐냐면 시몬의 십자가가 오늘 이렇게 지고 난 다음에 자녀들에 대해 결실을 거둔다. 라면 이 시간이 상당히 있었을 것이거든요. 대략 못 잡아도 20년, 30년 이렇게 사이에 시간이 필요했을 텐데, 이 30년이라는 이 시간차의 등고선을 시몬으로부터 자녀들까지 빨리 이어버리는 바람에 어디가 비냐면, 사이에 계속되었을 현재가 비입니다. 거의 다 틈이 생긴다. 라는 거예요. 왜냐하면, 시몬의 십자가와 자녀의 일은 거리가 너무 멀어요. 시간차가 있다. 라는 겁니다. 그러면 시간이 다 지나지 않는 한 매일을 살아가게 될 그 중간 중간에 현재는 계속 불친절한 서사로밖에 안 남는 거죠. 그때 왜 나한테 그걸 지게 만들었나?

최근 한 청년에게 제가 들은 다소 이어지는 말이 있었는데, 그게 뭐냐면 이렇게 얘기했어요. 저한테 “하나님 저한테 왜 그러시는지 모르겠어요.” 하나님 저한테 왜 이렇게까지 하시는지 모르겠어요. 자기가 마주한 이 신앙의 현재가 자기는 도통 이해가 되지 않는다. 라는 포로였는데 여러분 예수 그리스도의 보혈로 우리 모두 구원받았죠? 이 세상 시름은 그래서 순간이고, 하나님 나라의 영혼과 영생을 약속받은 것이 우리지요? 그렇죠. 그럼에도 왜 우리는 늘 현재에서 고전합니까? 오늘이라고 하는 이 서사의 불친절한 이 지점들을 너무 내일로 몰아붙여서 그렇습니다. 서사의 등고선을요 지금 구원받은 인생과 나중에 천국 갈 영원한 입성에 너무 빨리 이어버려서 속결로 이어버려서 서사의 중반부이자 중요한 연결고리인 현재를 사는 힘이 약화되었다. 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오늘 이 불친절한 서사를 너무 알렉산드와 루퍼 이야기로 빨리 가져다 붙이지 말고, 오늘 이야기를 조금 다시 살펴보자. 라는 거예요. 그래서 오늘 우리의 서사를 좀 힘 있게 써내려갈 그런 응원을 받자. 라고 하는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오늘 21절부터 제가 다시 한 번 출발을 해볼게요. 읽진 않겠습니다. 21절 눈으로 한번 따라 읽으시면서 제 이야기를 들어보세요. 시몬의 이야기에서 자녀 이야기는 일단 빼겠습니다. 그럼 21절에서 알렉산드와 루프 이야기는 빠지겠죠? 빼버렸으니까 사실 21절에서는 억지로지고 간다는 것 말고는 별로 건질 게 없어요. 그러면 이야기에 이렇게 주목되어 있는 21절에 한정돼 있는 시설을 앞뒤로 좀 확장해 보겠습니다. 그렇게 보면 21절이 이 자체로도 참 불친절한 서사라는 것을 알 수가 있어요. 무슨 말이냐면 시몬이 그냥 가다가 갑자기 억지로 십자가를 지게 됐잖아요? 굉장히 불친절한 서사를 그의 인생에 순간적으로 경험하게 되는데 구레네 사람 시몬만 불친절한 서사를 경험하는 게 아니고 21절 자체가 마가복음 이 전반 맥락에서 보면 불친절한 서사예요. 즉 어울리지 않는 서사입니다. 갑자기 끼어드는 서사라는 것입니다. 이렇게 설명을 드려볼게요. 우리가 1절부터 25절까지 본문을 읽었는데 사이 지금 처음 읽은 21절을 그냥 여러분 삭제한다고 생각해 보세요. 삭제한다 그러면 위에 있는 20절 밑에 있는 22절이 남는 건데 20절 22절을 그대로 한번 읽어보면 전혀 문제가 없어요. 여러분 한번 화면 보시면서 같이 한번 그게 어떤 건지 읽어보세요. 20절 22절 같이 한번 읽어보도록 하겠습니다.

*마가복음 15:20,22,
20 희롱을 다 한 후 자색 옷을 벗기고 도로 그의 옷을 입히고 십자가에 못 박으려고 끌고 나가니라,
22 예수를 끌고 골고다라 하는 곳(번역하면 해골의 곳)에 이르러.
-오히려 없는 게 더 나은, 전혀 이상하지 않습니다. 그런데도 이 구절이 즉 21절이 왜 삽입됐는가? 맥락에 별로 어울리지도 않고 갑자기 한 절만 딸랑 튀어나오는 이 구절이 마가의 입장에서는 어떤 의도가 있지 않고서야 이 맥락상 정황상 굳이 들어갈 이유가 없겠죠. 그럼 인제 의도가 뭐냐 이걸 우리가 살펴봐야 되는데 이왕 본문이 마가복음으로 이렇게 여기 21절에 끼어 들어갔으니까, 어디로 끼어 들어갔는지 살펴보면 여러분 21절, 22절, 23절 이렇게 눈으로 훑어가 보시면 21절은 이제 구레네 사람 시몬 얘기니까 빼고요. 22절에 보면 거기에 주요 인물은 예수님이에요. 그죠? 그리고 23절에 보면 거기도 예수님인 것 같은데, 사실 22절 23절에 등장은 안 하지만 실존하는 인물인데 그게 뭐냐면 22절에 예수님을 끌고 가는 존재고 23절에 봐도 몰 약을 탄 포도주를 주는 존재입니다. 그들은 24절에서 무슨 일을 벌이죠. 십자가에 못 받고 예수님의 옷을 나누 제비 뽑아 나눕니다. 이들이 누굴까요? 알렉산드와 루퍼라고 얘기하면 큰일 납니다. 누굴까요? 로마의 병사들입니다. 이 병사들을 주목하려는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왜냐하면, 이들이 24절 기준으로 보면 이들이 뭘 하고 있죠. 제비 뽑아서 예수님의 옷을 나누고 있습니다. 누가 시켜서 했나요? 아닙니다. 자발적으로 그렇게 했습니다. 그러니까 이걸 좀 정리하면 지금 이들은 예수님의 것을 자발적으로 취하고 있습니다.

다시요. 로마 병사들은 뭐하고 있다고요? 예수님의 것을 자발적 능동적으로 취하고 있습니다. 즉 예수님의 몫으로 되어있는 것을 자신들이 자발적으로 취해가고 있습니다. 가져오고 있습니다. 이 병사들과 대비된 존재가 지금 우리가 갑자기 삽입시켰던 21절에 구레네 사람 시몬입니다. 시몬은 억지로 자발적이 아니구요. 억지로 예수님의 것을 떠맡습니다. 병사들은 어떻게 한다고요. 자발적으로 예수님의 것을 가져옵니다. 이 대비를 이루기 위해서 십자가의 장면 즉 시몬이 등장하는 장면이 굉장히 중요하게 삽입된다는 것이죠. 그래서 앞에서 시몬을 너무 자녀 이야기 몰고 가지 말자고 너무 먼 지점 가지 말고 여기 안에서 해결해 보자는 건데 마가는 결국 이 두 존재 즉 시몬과로 병사들을 대비시키면서 마가복음 종반부에 걸 맞는 아주 중요한 질문을 던집니다. 중요한 질문은 뭐냐면 자 로마의 군사들이 자발적으로 예수님의 것을 나누어 가졌다. 누가요? 로마의 병사 로마의 군사들이 자발적으로 예수님의 것을 나누어 가졌다 자 그러면 주님의 군사는 어딨나? 치욕을 주고 싶어서 주님의 옷을 다 벗기고, 그의 것을 앗아가고, 가져가는 병사들 대신에 주님의 치욕을 함께 하고 싶어서 주님의 수고를 덜어드리고 싶어서 로마 군사들 못지않게 자발적으로 주님의 것을 좀 나에게 주십시오. 나에게 덜어주십시오. 의욕적으로 말하고 있는 말에 써야 될 존재들은 지금 어디가 있는가? 시몬을 봐라, 얘 억지로 지금지고 간다. 왜 지고 가는지도 잘 모르겠고, 억지로지고 간다. 그런데 이렇게 십자가를 나눠질 거라면 예수님의 몫으로 이렇게 짊어진 이 십자가를 나눠줄 거라면 이렇게 억지로 질 게 아니지? 뭣도 모르는 애 갑자기 잡아다가 아무나 잡아다가 이렇게 짊어질 게 아니고, 십자가를 지라고 당부했던 예수님의 명령을 가까이에서 들었던 누군가가 정말 없는 건가 예수님 곁을 지금 지키고 이건 내가 지겠노라고 응당 손을 들어야 될 사람이 지금 없는 건가 지금 질문을 하고 있는 거 여러분이 숱한 질문 속에 반복된 질문 속에 등장해야 될 사람이 누군지 아시죠. 누굴까요? 제자들이에요. 제자들 지금 마가는 그래서 시모온의 불친절한 서사를 통해서 원래 자리에 있었어야 될 제자들 그런데 공석인 제자들을 지금 등판시키고 있는 겁니다. 시몬의 억울함에 이렇게 집중하느라 놓쳐버렸던 이 불친절한 예수님께 이 서사에 너무나 불친절한 제자들이 지금 발각되는 장면이라는 곳입니다. 시몬이 여기 등장하는 이유입니다. 마가복은 8장 34절을 다시 한 번 읽어볼까요?

*마가복은 8:34,
34 무리와 제자들을 불러 이르시되 누구든지 나를 따라오려거든 자기를 부인하고 자기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를 것이니라.
-여러분 시몬이 지고 있는 십자가는 진작부터 예수님이 진작부터 누가 지라고 말해줬습니까? 제자들이 지고 가라고 말했습니다. 그런데 어떻게 하다가 제자들은 지금 혼비백산(魂飛魄散) 다 사라지고 어찌된 일로 이 길을 예수님 혼자 그것도 생판 그동안 없어서 안 보였던 시몬이라는 사람이 등장해서 사람에게 지워줘야 할 정도로 예수님은 지금 기진맥진(氣盡脈盡)하여서 홀로 길을 오르고 계시는데, 여기 보이세요. 오늘 마가복음 8장 34절에 이 명령의 가장 첫 번째 실행 팀이 됐었어야 할 이 제자들이 지금 어디가고 어디 가고 없습니까? 그 현재적 질문이요. 그러니까 시몬을 자녀의 이야기로 멀리 떨어뜨리기 전에 지금 이 장면에서 물었어야 될 현재적 질문은 어디로 가버리고, 우리가 자꾸 시몬 이야기를 더 먼 쪽으로 자꾸 붙이냐 이러는 것입니다. 그게 틀렸다는 얘기가 아니구요. 그도 그렇게 여러분 시몬이 알렉산드와 루포의 아주 좋은 성장 스토리에 이르려면 오늘 여기서 마가복음 15장 21절에서 십자가 한 번졌다고 그게 그냥 자동적으로 이루어지는 겁니까? 내일의 구레네 사람 시몬의 내일의 현재에서 그가 자기 십자가를 치는 제자 도에 들어서지를 않았다면 제자의 삶을 살아내는 치열함이 없었다면 자기 자리를 잘 지키는 열심이 없었다면, 그날을 볼 수 있었겠습니까? 따라서 시몬은요, 지금 제자들의 자리에 대신 위치하고 있고, 이건 그냥 재미삼아 들으시면 제자들의 수장이었다고 하는 시몬 베드로와 묘하게도 이름이 같으면서, 그렇게 제자들의 공석을 채우고 있고, 공석인 제자들의 현주소를 고발하는 데 쓰임 받고 있습니다. 도망가서 지금 흔적도 보이지 않고, 이 중요한 순간에 자발적으로 능동적으로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하는 제자들을 발각시키는 한 사람으로 오늘 여기 서술되고 있다. 라는 것입니다. 여러분 이 정도는 되어야 좀 끼어들 만하지 않겠습니까? 이 불친절한 서사가 좀 그러니까 이해가 되지 않습니까?

그래서 마더복음에 맥락 없이 이렇게 이 장면이 한 칸으로 쫙 끼어드는 것이구나! 여러분 저는 여러분들이 어떤 서사 가운데 계시는지는 잘 모릅니다. 늘 강단에서 설교를 하면 항상 가장 힘든 게 청중이 어떤 마음이신지 잘 모르겠는데 왜냐하면, 우리가 너무 이렇게 또 그런 것인데, 여러분 그러나 서사가 어떤 것이든지 간에 또는 여러분들의 서사가 어떻게 불친절한 것이든지 간에, 하나님 앞에 해석되지 않을 것은 없습니다. 우리가 불친절한 이 서사를 해석할 힘을 갖추고 있느냐, 그게 관건이지 불친절한 서사 자체가 문제가 될 리 없습니다. 왜냐하면, 여러분 시공간(視空間)을 넘어서 존재하는 것이 하나님이고 사실 하나님은 시공간을 초월해서 오히려 시공간을 창조하신 분 아닙니까? 그런데 이 시공간 안에 살아가면서 아등바등 대고 있는 우리들에게 자기를 알리는 접점을 마련한다고 하면 입장에서는 그게 항상 불친절한 서사일 수밖에 없어요. 성경 전반을 걸쳐 한번 기억을 더듬어 보세요. 아주 대표적인 예로 예수님이 수태고지(受胎告知)를 받았다. 마리아의 입장에서는 어떻게 되죠? 이 저 출산 시대에 뭐 이런 거 아니잖아요. 굉장히 불친절한 서사가 갑자기 다가오는 거예요. 성경 전반에 걸쳐서 항상 하나님이 그의 어떤 인생에 뛰어들어 개입하실 때는 사람이 자기 이 서사가 굉장히 불친절하고 여깁니다. 자기의 이 세계관 안에서는 전혀 이해가 되지 않거든요. 그걸 수용하는 데 시간이 걸리고 수용하는 과정을 우리는 믿음이라고 부르게 되는데, 맥락에 그러나 항상 우리는 불친절해 보이지만 맥락에 항상 나 같은 이 피조 세계 안에 갇혀있는 존재를 굳이 만나려고 하시는, 나를 통해 일하려고 하시는, 하나님의 크신 사랑 그것이 맥락 안에 항상 담겨 있기 때문에 오늘 우리의 불친절한 서사들을 살펴보면 거기에 항상 나와 나의 사명과 그리고 내가 거한 이 땅을 향한 하나님의 분명한 계획과 서사가 존재한다는 것을 믿으시길 바랍니다.

오늘도 그래서 불친절한 여러분들의 각자의 서사 속에서 오늘 하나님이 무슨 이야기를 좀 하고 싶어 하는 건지, 나에게 좀 어떤 이야기와 어떤 무기를 들려주고 싶은 건지, 나는 어떤 역할이고 사명인지를 좀 알고자 찾고자 기도하러 나오신 여러분들에게 하나 오늘 기도 가운데에 또는 말씀 가운데 찬양 가운데에 말씀하여 주시고, 내가 감사히 지고 갈 십자가가 또 무엇인지를 깨닫게 해주시는 귀한 은혜가 있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소망합니다.

여러분 십자가를 깊이 묵상하는 고난 주간입니다. 십자가가 무엇입니까? 예수님과 구원, 뭐 우리를 향한 사랑, 이런 것들을 많이 우리가 머릿속에 벌써 연상될 텐데 그러나 그것만 묵상한다면, 전 앞서 말씀드린 대로 오늘 우리가 오늘을 살아갈 힘이 약화된다고 생각해요. 방금 나열한 것들은 사실 예수님의 수준에서 예수님이 치르시는 일들이기 때문에 우리가 십자가를 생각하면서, 우리의 구원 우리 어떤 죄, 삶 충분히 지금 묵상하고, 또 우리 안에서 이걸 붙들고 씨름해야 되겠지만, 사실은요, 그렇게 너무 아까 알렉산드 루퍼처럼 멀리 이어버리면, 사이에서 우리가 뭘 할 수 있는 게 없어요. 제가 오늘 뭐 표현이 맞는지 모르겠지만, 늘 그래서 신앙생활을 하면서 불친절한 서사로 너무 많이 느껴집니다.

오늘 어떻게 해야 되는지는 잘 모르겠으니까, 그렇다면 구원사역을 단번에 다 이루어놓고도 왜 예수님은 우리에게 십자가를 지고 가라고 했을까? 날마다 제 십자가를 지라고 했을까? 여러분 예수님의 십자가는 희생과 구속이었죠. 이전의 율법으로 옮겨보자면 그것은 하나의 제사였고, 제사가 들여지는 공간은 성막이고 성전입니다. 그러니까 우리에게 자신이 완벽한 제물이면서 자기 자신이요. 그러면서도 우리에게 너희들의 십자가를 들고 가라고 말씀하시는 이유는 뭔가 모자라서가 아니라, 그 철저한 제약을 깨닫고 날마다 회심하라는 그런 면모도 있지만 더 넘어서는 니가 거한 그곳에서 그런 제사를 드리는 그런 제물을 올려드리는 그런 성막 삼고 성전 삼는 그래서 이 온 우주가 나에게 예배하는 온 전 우주적 예배 처소 삼아주는 꿈이 나한테 있는데, 내가 시작한 일을 너도 너의 지경 안에서 너의 영역 안에서 잘 감당해 주라. 하나님 오늘 그렇게 우리에게 부탁하고 계시는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에게 자신의 십자가도 지지만 자신의 십자가도 지고 다 끝냈지만 우리에게도 여전히 십자가를 맡겨서 그 맥락 있는 부탁을 하고 계시다. 라는 것입니다. 여러분 예수님이 로마를 힘으로 못 눌러서 십자가에 달려 돌아가신 게 아닙니다.

오히려 로마를 힘으로 누르는 것, 당시 모든 정부를 자신이 갖고 있는 권세로 누르는 것이 더 친절한 서사고 있는 이들에게는요. 맥락 있는 역사가 맞습니다. 그렇게 안 하세요. 왜냐하면, 하나님 나라는 군사력으로 오는 게 아니기 때문이에요. 하나님 나라는 어떻게 나옵니까? 하나님이 임재 하셔야 오는 겁니다. 하나님의 임재는 어떻게 되느냐? 죄가 없는 땅에 임재 하는 것이요. 또 하나님께 예배하는 땅에 임재 하는 것이요. 하나님께 기뻐 올려드리는 제사의 향기를 맡으시면서 흠향(歆饗)하시면서 공간에 거하시는 것이잖아요. 그러니 예수님은 자신이 십자가의 제물이 되셔서 성전성막의 영역을 다 찢으시고 그곳에 하나님이 임재하신 곳 그 거룩한 땅으로 바꾸시면서 죄악 된 땅에 하나님이 임재하시길 원하셔서 자기 자신이 희생하셨을 뿐 아니라, 우리 신앙을 받아 가진 우리들에게도 너희들도 너희들의 공간의 하나님의 인재를 초청하는 귀한 축복의 통로 생명의 통로가 되라는 그런 의미에서 우리에게 십자가를 힘써 줘주라. 라고 말한 것으로 저는 이해합니다. 단순히 늘 우리의 죄악에 이렇게 내향적으로 눌려가지고 늘 우리는 죽일 죄인이지만 생각하는 게 아니라, 물론 그것도 생각하지만 오늘 그곳에서 하나님 제가 제물 되어서 누군가를 하나님 만나게 하는 귀한 성전과 성막 담임 목사님 말씀대로 제사장 나라 역할을 하는 내가 되겠습니다. 그것이 우리가 날마다 제 십자가를 지는 바로 사명의 일환인 겁니다.

오늘 본문으로 따지면 시몬이 억지로 지고 가던 자리가 원래 누가 있어야 된다구요? 제자들이 있어야 될 자린데, 너는 지금 너는 지금 이야기를 읽고 알고 있는 너는 지금, 과연 아무것도 모르고 억지로 쥐고 가는 사람이냐? 아니면 이 모든 맥락에 관심이 있어서 이야기가 더 이상 불친절한 서사가 아니라, 나와 함께하는 내가 준 사명에 아주 맥락 있는 서사로 받아 가지는 사람이냐 알렉산더와 루퍼처럼 30년 후에 이루어질 그냥 보상으로 이 오늘 십자가를 치부하는 사람이냐, 아니면 오늘 기꺼이 지고 가는 전심으로 자발적으로 주님 곁에서 십자가를 좀 치고 싶은 바로 제자더냐? 오늘 성경은 우리에게 도리어 묻고 있는 것입니다.

사랑하는 우리 영 가족 여러분 원래 서사란, 오늘 제가 제목 정한 대로 서사란 원래 불친절한 법입니다. 중요한 것은 서사로 깊이 파고들었느냐, 그래서 그게 내 길이길이 남길 이야기가 되었느냐, 예수님과의 진한 스토리가 되었느냐, 하는 데 달려 있습니다. 억지로 십자가 친 한 번으로 불친절한 서사로 구레네 사람 시몬이 뒤에 아무것도 안 하는 것이 아니듯이, 오늘 여러분들의 불친절한 서사 곳곳에, 뭐 여러분의 미래나 자녀의 문제나 풀리지 않는 기도의 제목이나 하여튼 장벽이고, 허들 같은 여러분 모든 서사의 불친절한 지점에 불친절한 서사 그대로 두지 마시고, 오늘 거기서 하나님께서 나와 무슨 이야기를 쓰고 싶어 하시는 건지, 나를 통해 세상에 무슨 질문을 던지고 나를 통해 교회에 믿는 이들에게 믿지 않는 일에게 어떤 질문을 던지고 싶어 하는가? 하는 것으로 여러분의 생애를 하나님 앞에 온전히 올려드리시는 귀한 십자가 지고 가는 제자 되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소망합니다.

여러분 그래야 우리의 사는 날 능력이 있는 것입니다. 살다가 능력 있는 게 아니라 우리가 사는 날 어떻게 능력이 있습니까? 현재를 해석하는 힘, 현재에 주시는 십자가를 기꺼이 칠 수 있는 마음, 고난 주간을 지나 부활절도 특새로 이어지는 이 좋은 기도하기 좋은 이 시절에, 하나님께서 여러분들의 여러 불친절한 서사들을 각자의 불친절한 서사들을 기도 가운데에 해석할 힘주시고, 그래서 단 한 분도 억지로지는 십자가 없게 하시고, 나 모를, 너도 나도 이거 왜 지는지 모르겠다. 나도 일단지고 나가자, 가다 보면 뭐 있겠지, 너무 아쉬워요. 하나님이 여러분에게 그러라고 주신 생명의 고귀한 시간이 아닙니다. 우리의 희생과 헌신 속에서 하나님께서 여러분을 기뻐 받으시고 특별히 그의 희생과 헌신 속에서 내가 십자가 지는 것이 자발적으로 주님, 남의 몫을 이렇게 감당하는 것이 너무나 기쁘고 감사하다. 그렇게 신앙의 새로운 부흥기를 마련하시는 귀한 여러분 되시기를 이 봄 되시길 주님의 이름으로 축복합니다.

♣요약
현재를 해석하기가 너무 어려운 우리 가운데에 여전히 미래에 대한 고민이 있고, 진척되지 않는 미래에 대한 답답함이 있고, 열심히 부딪쳐도 넘어설 수 없는 미래 때문에 답답한 마음도 있고, 분투하고 애써 보지만 명확하지 않은 현재 때문에 너무나 괴로운 인생들을 사는 우리가 현재로 마음 무거운 경우가 너무 많을 때, 오늘 구레네 사람 시몬처럼 그래서 우리가 앞뒤 좌우도 모르고 억지로 이 십자가를 지고 가는 인생이 되지 않고, 분명히 세우고자 하는 자리가 있을 것임을 믿고, 나를 통해 물으시고자 하는 것이 있어서 하나님 나를 사용하시고 계시는 줄 확신해야 한다. 순전히 하나님께 붙들려서 하나님 마음껏 나를 사용해 주시길 간구해야 한다. 하나님 나라의 역사 좋은 이정표가 되며 작지만 하나님 나라에 좋은 모퉁이 돌이 될 수 있도록, 귀퉁이가 될 수 있도록 주님 앞에 매어 달리며 나아가는 이 귀한 주님의 제자로 살아가야 한다.

-여기에서 나타나는 것은 우리 주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못 박히시는 내용이다. 예수님이 십자가에 못 박혔던 장소, 그곳은 골고다라 하는 곳으로 번역하면 해골의 곳을 뜻한다. 이곳은 평범한 처형장이었다. 예수님께서는 모든 점에서 죄인들과 다를 바 없이 취급되었기 때문에 이곳에서 못 박히셨던 것이다. 예수님이 십자가에 못 박혔던 그 시각은 제 삼시였다. 유대인들의 계산 방법에 따르면 제 삼시는 곧 아침 아홉 시경이거나 아니면 그보다 좀 늦은 시각이었다. 그들은 바로 그 때에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 박았던 것이다. 예수님이 십자가에 못 박히실 때 받았던 모욕, 사형당하기로 된 죄수에게는 포도주를 주는 관습이 있었는데 그들이 그리스도에게 줄 포도주에 몰 약을 탔으므로 포도주의 맛은 썼다. 예수님은 그 포도주를 맛보시긴 했어도 그것을 마시는 것은 원치 않으셨다. 그는 그 포도주의 쓴 맛을 기꺼이 받아들였지만 그것을 마심으로써 그 효과를 얻으려 하시지는 않으셨다. 십자가에 못 박혀 죽은 자들의 옷들은 사형을 집행한 사람들에게 사례로 주어졌다. 그래서 로마 군인들이 예수님의 옷을 나누려고 제비를 뽑았던 것이다. 이와 같이 그들은 예수님의 고통을 즐거워했다.








[경제·금융 상식 퀴즈 O X] 3월 25일 (838)

1. 다음 중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에 포함되지 않는 기업을 고르면?
① 삼성전자 ② 인텔
③ 마이크론 ④ TSMC
2. 미국 중앙은행(Fed)의 연방준비제도이사회가 개최하는 경제정책 회의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의 약어는?
① FOMC ② ECB ③ TPP ④ APEC
3. 기업이 문화예술 분야 지원을 통해 사회에 이바지하는 활동을 뜻하는 말은?
① 거버넌스 ② 그린워싱
③ 메세나 ④ 리쇼어링
4. 가계나 기업 등 경제주체들은 활용 가능한 모든 정보를 이용해 경제 상황 변화를 예측한다는 주장을 담은 경제이론은?
① 롱테일 법칙
② 합리적 기대이론
③ 수요공급의 법칙
④ 현금성자산
5. 기업이 보유한 자산 중 현금, 수표, 통화대용증권, 보통예금, 만기 3개월 이내 금융상품 등이 해당한다. 높은 환금성이 특징인 이것은?
① 재고자산 ② 고정자산
③ 투자자산 ④ 기회비용의 원칙
6. 특정 제품의 수요가 10억 원어치 생겨날 때 직간접적으로 늘어나는 취업자 수로, 고용 창출 효과를 보여주는 지표는?
① 실업률 ② 고용률
③ 취업유발계수 ④ 지니계수
7. 한 가지 자산에 몰아서 투자하지 않고 여러 자산에 ‘분산투자’하는 것의 가장 주된 목적으로 볼 수 있는 것은?
① 복리 효과 ② 절세 효과
③ 위험 추구 ④ 위험 회피
8. 한 주당 가격이 아주 비싼 ‘초우량 주식’에 붙는 별명은?
① 실권주 ② 우선주
③ 황제주 ④ 공모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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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 '호모 프롬프트' 시대…질문이 힘이다

생글생글 841호


그래픽=이은현 한국경제신문 기자
생성형 AI(인공지능)가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영역이라 여겨지던 소설, 그림의 창작에 이어 동영상까지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초지능 AI의 ‘일자리 습격’이 코앞에 다가온 게 아닌지 두렵기까지 합니다. 그러나 동시에 “AI는 프롬프트만큼만 똑똑하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어 흥미를 끕니다.
프롬프트란 사용자의 명령어를 받아들이는 체계를 말하는데요, 컴퓨터나 프로그램이 어떤 동작을 수행할 준비가 됐다고 알려주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구글 AI 제미나이의 질문창을 보면 ‘프롬프트 입력’이란 글귀가 쓰여 있습니다. ‘AI는 프롬프트만큼만 똑똑하다’는 말은 AI가 내놓는 답변의 품질, 나아가 AI의 능력은 사람이 어떤 명령, 어떤 질문을 하느냐에 달렸다는 뜻입니다. AI가 아무리 뛰어난 능력을 갖고 있어도 활용 수준을 결정하는 것은 ‘질문하는 사람’, 즉 ‘호모 프롬프트(Homo Prompt)’라는 거죠.
재미있는 점은 생성형 AI도 이를 인정한다는 것입니다. “AI를 효과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필요한 인간의 능력은?”이란 물음에 제미나이는 “AI는 인간과 협력해 최상의 결과를 만들 수 있다. AI와 명확하게 의사소통할 수 있는 (인간의) 능력이 필요하다”고 답했습니다. AI와의 의사소통이란 다름 아닌 질문과 답변의 연속적 과정입니다. 호모 프롬프트가 회자될 정도로 질문이 얼마나 중요해졌고, 근원적·창의적 질문은 어떻게 인류 역사를 바꿔왔는지 4·5면에서 살펴보겠습니다.
인공지능과 채팅하는 '호모 프롬프트'
검색에 밀렸던 사색·대화 살려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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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을 가리키는 말은 18세기 칼 폰 린네가 고안한 호모 사피엔스(지혜 있는 사람) 이후 다양하게 등장했습니다. 기술 진보를 특징으로 하는 인류 역사를 설명해주는 호모 하빌리스(손재주 있는 인간)와 호모 파베르(도구적 인간)가 있는가 하면, 호모 루덴스(유희적 인간), 호모 데우스(신이 된 인간) 같은 용어도 많이 알려졌지요. 그런데 AI 시대에 접어들며 호모 크레아투라(창의적 인간), 호모 쿨투랄리스(문화적 인간), 호모 엠파티쿠스(공감하는 인간) 등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어요. 작업을 직접 수행하던 인간이 이제는 AI에게 명령을 내리게 되면서 좀 더 종합적·창의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자질이 중요해졌기 때문입니다. ‘호모 프롬프트’도 이런 분위기에서 나온 신조어입니다.
AI 답변에도 오류 있다
AI는 스스로 인정하듯 주어진 데이터만 가지고 알고리즘과 패턴을 발견한 뒤, 이에 의존해 작업을 합니다. 처음에 입력한 데이터 값에만 묶이는 태생적 한계를 지닌 것이죠. 그렇다면 만약 AI가 자신이 학습한 데이터에 없는 정보를 요구받을 경우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아쉽더라도 쿨하게 “잘 모르겠다” 또는 “판단할 수 없다”고 답하면 됩니다. 그런데 AI가 잘못된 정보나 오류를 그럴듯하게 포장해 답을 내놓을 수도 있어요. 이 경우 사람이 AI를 전적으로 신뢰하고 따로 검증하지 않는다면 문제가 커질 수 있죠. AI의 이런 답변 특성을 ‘할루시네이션(hallucination, 환각이나 환청)’ 현상이라고 부릅니다. 할루시네이션의 폐해가 발생하지 않게 하려면 질문을 던지는 프롬프트 단계에서 많은 주의가 필요합니다.
‘AI 인디시전(indicision, 망설임)’이란 용어도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는 AI가 만든 결과물을 질문을 던진 사람의 것이라고 볼 수 있을지, 그 결과를 사용할 수 있을지 망설이는 사람의 심리 상태를 말합니다. 이런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서도 사람은 AI의 답변을 곧이곧대로 믿고 그대로 인용하는 단계에서 빨리 벗어나야 합니다. AI를 잘 다루려면 프로그래밍 언어, 머신러닝 등 지식에 머물지 않고 역사학·철학·법학·언어학 등에서 풍부한 이해가 필요하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이 그래서 나옵니다. 이와 같은 문해력까지 갖춰야 AI가 내놓는 결과물을 잘 보완하고 자신의 머리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AI가 쏟아내는 답변에서 파생될 여러 문제에 대처할 주체는 바로 호모 프롬프트밖에 없습니다.
좋은 답은 좋은 질문에서 시작
스스로에게 질문하고 답하면 ‘사색’, 두 사람이 묻고 답하면 ‘대화’, 여러 명이 모여 질문하고 대답하면 ‘토론’이라고 합니다. 묻고 답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구분법입니다. 인류 문명도 이렇게 ‘질문-대답’에서 시작된 게 아닌가 싶어요. 그런데 ‘검색 만능’ 시대를 맞아 사색이 힘을 잃고 있다는 얘기가 나옵니다. 과연 생각하기를 멈춘 인간이 급속히 발전하는 AI를 활용하고 통제할 수 있을까요?
긍정적으로 봅시다. AI는 인간에게 주어진 새로운 도구입니다. 이를테면 사람의 ‘두 번째 뇌’라고 할 수 있어요. 인간에게 쉬운 것은 컴퓨터에게 어렵고, 인간에게 어려운 것은 컴퓨터에게 쉽다는 이른바 ‘모라벡의 역설’도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역설적 상황을 거꾸로 활용해 인간과 AI가 서로 돕는다면 그 힘은 상상을 초월할 겁니다. 그동안은 사람이 혼자 사색하고 연구해 만유인력의 법칙 같은 것을 발견했다면, 이제는 ‘제2의 뇌’이자 분신과도 같은 AI에게 묻고 답을 듣고 또다시 묻는, 즉 AI와 대화하는 과정이 사색을 대신할 수 있습니다.
좋은 답변은 좋은 질문에서 시작됩니다. 유대인은 대답을 평가하지 않고 질문을 평가한다고 합니다. 아무리 빅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는 시대라고 해도 좋은 질문이 없으면 좋은 답을 얻을 수 없습니다. 질문을 잘하려면 상황에 대한 정확한 인식, 문제가 무엇인지 꿰뚫어보는 능력이 필요합니다. 여러분도 본인이 원하는 답을 찾을 수 있도록 AI에게 적합한 질문을 던지는 능력을 부단히 개발해야겠지요?
NIE 포인트
1. 불가피하게 발생하는 AI의 오류, 그 태생적(근본적) 한계가 무엇인지 알아보자.
2. 문해력이 AI 시대에 왜 중요한지 생각해보자.
3. 질문에 익숙지 않은 한국 사회와 한국 교육의 문제에 대해 토론해보자.
질문하는 자가 인류역사 만들어왔다
통념에 갇히지 않는 근원적 물음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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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은 여러 방향으로 가지를 치는 생각을 정리해주고, 새 아이디어를 떠올리게 하며, 변화를 시도하는 계기를 마련해줍니다. 질문은 그런 점에서 변화와 성장의 촉매제입니다.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는 시대에는 어제의 정답이 오늘의 정답일 수 없습니다. 통념과 상식에 사로잡히지 않는 말랑말랑한 머리로 질문하고 정답을 찾아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문답식 교육서 발전한 그리스 문명
질문과 대답, 즉 문답을 통해 세상의 이치를 탐구하고 후대를 교육한 것은 고대 그리스부터 시작됐습니다. 그리스인들은 문답을 통해 자연과 인간의 본질에 대한 탐구가 가능하다고 생각했죠. 그리스의 자연철학이 여기서 태동했습니다. 예를 들어, ‘실제로 존재하는 것은 무엇인가?’ ‘생겼다가 사라지는 게 대부분인데, 변함없이 존재하고 실재하는 근원적인 것은 무엇일까?’라는 질문이죠. 엠페도클레스의 경우 ‘공기·물·불·흙’이라고 답합니다. 그는 만물이 이 4대 물질의 작용으로 생겨나고 나중에 이 상태로 돌아간다고 생각했습니다. 다소 사변적이지만, 생각의 전개 과정은 흥미롭습니다. 세상 만물이 이 네 가지 요소로 이뤄진다면, 어떻게 다른 형태의 물질이 나타나는가란 질문을 또 할 수 있습니다. 엠페도클레스는 물질들의 결합 방식과 배합 비율 때문에 그렇다고 답하죠. 이게 화학이란 학문, 화학적 사고의 출발이 됩니다. 진화론도 이렇게 시작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질문은 잠든 생각을 깨운다’는 그리스인들의 생각이 인류 문명의 시발점이 된 것입니다.
하나의 질문에 집중하면 큰 보상
근원적 질문은 항상 세상을 바꿔왔습니다. “왜 사과는 수직으로 낙하하나”(아이작 뉴턴), “왜 딸은 상속자가 될 수 없나”(메리 울스턴크래프트), “이 많은 생물 모두를 신이 창조했다고?”(찰스 다윈)와 같은 질문이죠. 당연시되는 현상에 대한 물음이어서 이런 질문을 꺼낸다는 것 자체가 어려운 일입니다. “지금 찍은 사진을 왜 바로 볼 수 없나”라는 아이의 질문이 즉석카메라 폴라로이드의 발명을 이끌었다는 얘기도 있습니다. 이 정도면 질문하는 자가 인류를 만들어왔다고 볼 수 있죠?
하나의 질문에 천착해 성공한 사례도 있습니다. 벤저민 하디가 쓴 <최고의 변화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를 보면 1912년 이후 올림픽 금메달은 꿈도 꾸지 못하던 실력의 영국 조정 팀 스토리가 나옵니다. 이 팀은 2000년 시드니 올림픽을 준비하며 단 하나의 질문에 집중했습니다. ‘어떻게 하면 속도가 빨라질까’ ‘도넛을 먹으면?’이라고 묻고, 답이 만약 ‘아니오’라고 나오면 실행하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집중한 결과, 영국 조정 팀은 시드니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내는 쾌거를 이뤘습니다.
당대 지성들도 질문의 중요성을 강조했죠. 앨버트 아인슈타인은 “가장 중요한 것은 질문을 멈추지 않는 것”, “문제 해결에 한 시간만 주어진다면 55분을 제대로 된 질문을 찾는 데 쓰겠다”고 말했습니다. 55분을 고민해 좋은 질문을 마련하면 답은 5분 만에 찾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답에 이르는 가장 빠른 길이 질문이란 얘기죠. 로마 16대 황제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는 <명상록>에서 “‘이것을 하는 목적이 무엇인가’라고 질문하는 습관을 들여라. 그리고 이 질문을 누구보다 먼저 자기 자신에게 하라”고 했습니다.
학문 중에선 경영학이 특별히 질문을 강조합니다. 경영학의 구루, 피터 드러커는 “나는 경영에 대해 올바른 질문을 던지는 사람”, “과거의 리더는 말하는 리더, 미래의 리더는 질문하는 리더가 될 것”이라고 했죠. 또 경영자는 ‘우리의 사업은 과연 무엇인가?’ ‘고객은 누구인가?’ ‘고객이 가장 가치 있게 여기는 것은 무엇인가?’ 등의 질문을 항상 던져야 한다고 했어요. 기업 경영의 성패는 혁신이 좌우하는데, 이런 근본적 질문에서 답을 찾지 못하면 혁신이 어렵다는 거죠. 역시 경영학의 구루인 톰 피터스가 소설을 열심히 읽었다는 일화도 유명합니다. 그는 “대부분의 경영 서적은 답을 보여준다. 반면 대부분의 소설은 위대한 질문을 던진다”라고 자신이 소설을 읽는 이유를 밝혔습니다.
NIE 포인트
1. 그리스의 문답식 교육에 대해 좀 더 알아보자.
2. ‘퍼스트 무버’에게 ‘질문’이 얼마나 중요한지 생각해보자.
3. 자신의 인생을 좌우할 근원적 질문이 무엇인지 떠올려보자.
장규호 한경 경제교육연구소 연구위원 danielc@hankyung.com


[경제·금융 상식 퀴즈 O X] 3월 18일 (837)
1. 중앙은행이 통화정책을 전환하거나 스타트업이 사업전략을 변경하는 것 등을 공통적으로 가리키는 용어는?
① 피벗 ② 페드워치
③ 풀체인지 ④ 스위프트노믹스
2. 부가가치세와 같이 세금을 납부하는 주체와 실제 부담하는 주체가 다른 세금을 뜻하는 말은?
① 준조세 ② 누진세
③ 직접세 ④ 간접세
3. 코인의 가치를 법정화폐에 연동하는 등의 방식으로 가격이 안정적으로 유지되도록 설계한 암호화폐는?
① 비트코인 ② 대체불가능토큰
③ 다크코인 ④ 스테이블코인
4. 기업 경영과 관련한 의결권이 없는 대신 보통주에 비해 배당을 더 받을 수 있는 것이 특징인 주식은?
① 황금주 ② 실권주
③ 우선주 ④ 테마주
5. ‘산업의 쌀’과 ‘칩스법’에서 공통적으로 떠올릴 수 있는 것은?
① 2차전지 ② 반도체
③ e커머스 ④ 금융허브
6. 계절적 또는 일시적 요인에 따라 영향을 받는 농산물, 석유류 등을 제외하고 난 뒤 산출하는 물가는?
① 소비자물가 ② 생산자물가
③ 수출입물가 ④ 근원물가
7. 수출 감소보다 수입 감소 폭이 더 커서 경상수지가 흑자를 낸 상황을 가리키는 말은?
① 절약의 역설 ② 쌍둥이 적자
③ 불황형 흑자 ④ 부의 효과
8. 주가가 대세 하락장을 이어가는 와중에 일시적으로 반등하는 상황을 비유하는 말은?
① 캐시 카우
② 데드캣 바운스
③ 블랙 스완
④ 회색 코뿔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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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 위험·안전자산 모두 뛰는 '에브리싱 랠리' 이유는?


그래픽=허라미 한국경제신문 기자
미국 중앙은행(Fed)이 기준금리 인하를 시사하면서 주식, 암호화폐 같은 위험자산(risky asset)은 물론 안전자산(riskless asset)의 대명사인 금(金)값마저 치솟고 있습니다. 경제가 불안해지면 금에 수요가 몰리는 건 당연한데, 지금처럼 경기에 대한 낙관적 전망이 우세할 때 금값이 강세를 띠는 것은 이례적인 일입니다. 위험자산·안전자산을 가리지 않고 자산 가격이 모두 오르는 이른바 ‘에브리싱 랠리(everything rally)’가 펼쳐지고 있는 것입니다.
암호화폐는 비트코인 현물의 가격 움직임을 따르도록 만들어진 상장지수펀드(ETF)가 최근 미국 증시에 상장되면서 상승 탄력을 받았죠. 여기에 금리인하 기대감이 더해져 우리 돈으로 개당 1억 원을 돌파했습니다. 작년 6월 이후 거의 세 배가 뛴 것입니다. 국제 금값도 지난 11일 미국 시카고상업거래소(선물거래 기준)에서 온스당 2184달러를 기록하는 등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습니다.
자산시장의 요즘 분위기는 마치 주식 거래창의 모든 종목에 상승을 뜻하는 ‘빨간불’이 들어온 듯합니다. 앨런 그린스펀 전 Fed 의장이 말한 ‘비이성적 과열’(irrational exuberance)’이란 표현을 떠올리게 합니다. 그렇더라도 경제 현상의 이면에는 논리적 이유와 배경이 분명히 있습니다. 4·5면에서 금리와 자산시장의 관계, 에브리싱 랠리의 원인, 금융 상식을 뒤집는 또 다른 기현상 등을 살펴보겠습니다.
금리는 금융시장과 경제 활동의 '신호등'
경기 조절은 물론, 자산 가격에 큰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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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자산의 가격이 동시에 치솟는 ‘에브리싱 랠리’를 촉발한 계기는 미국 중앙은행(Fed)의 기준금리 인하 시사입니다. 그렇다면 금리(金利)란 무엇이고, 어떻게 결정되며, 왜 이렇게 경제의 향방을 좌우하는지 이해를 다져볼 필요가 있겠죠?
금리는 ‘돈의 가격’
궁금증부터 풀어봅시다. 흔히 말하는 이자와 금리란 용어는 무엇이 다를까요? 이자는 교환할 수 있는 물품이라면 무엇이든 빌리는 데 따른 대가를 말합니다. 금리는 이 가운데서 금융자금을 빌려쓴 대가를 가리킵니다. 돈을 꿔주고 빌리는 가운데 결정되는 자금의 가격이죠. 한편으론 원금에 대한 이자의 비율, 즉 이자율과 같은 말입니다.
금리가 어떻게 결정되는지에 대한 설명은 학파마다 다릅니다. 고전학파 경제학자들은 ‘실물’ 측면을 중시합니다. 돈의 가격도 일반 상품처럼 수요와 공급이 결정한다고 봅니다. 투자(수요)와 저축(공급)이 균형을 이루는 수준에서 이자율이 결정된다는 것입니다. 이에 반해 케인스학파는 이자율을 ‘화폐’ 측면에서 설명합니다. 케인스는 재산을 현금이 아닌 채권과 같은 금융자산으로 보유할 경우, 그에 대한 보상으로 주어지는 게 이자라고 봤습니다. 채권은 일정한 기간 약속한 금리에 돈을 빌리고 만기에 원금과 이자를 돌려주는 금융상품인데요, 채권의 표면에는 채권 액면가격에 대한 연간 이자 지급률이 표기돼 있습니다. 이 표면금리(coupon rate)가 이자율의 대표적 예입니다.
자금 배분, 경기 조절 등 역할
금리가 경제 전반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볼까요? 먼저 자금 배분 기능입니다. 금융이란 돈이 남아도는 곳에서 필요한 곳으로 흘러가게 하는 것인데, 그 핵심 수단이 바로 금리입니다. 돈이 급하게 필요하면 금리를 더 줘야겠죠. 돈은 금리가 높은 쪽으로 쏠리게 돼 있습니다. 금리는 ‘금융을 촉진하는 엔진’인 것이지요.
다음으로 경기조절 기능입니다. 시중에 돈이 풍부할 때는 금리가 높지 않아요. 그런데 경기가 점점 좋아지는 신호를 보내면 소비와 투자가 늘어나고 돈에 대한 수요도 동시에 증가합니다. 자연히 금리는 오릅니다. 경제가 호황을 넘어 과열 단계까지 나아가면 금리는 더 높아지고, 개인이나 기업 또는 금융회사에서 돈을 빌리기가 부담스러워집니다. 빚을 내 집을 사기도 어렵고, 소비가 꺾이며, 기업 투자는 뒤로 미뤄질 수 있죠. 금리는 이런 기능을 통해 경기과열을 막는 방파제 역할을 합니다. 각국 중앙은행은 기준금리를 조절해 시중금리를 움직이고, 결국 물가안정과 경제성장을 도모하는 금융통화정책을 폅니다.
금리는 또 ‘탄광 속 카나리아’처럼 경제의 위기 상황을 미리 알려주기도 합니다. 금융시장을 요동치게 만들 위험 요소가 생겨나면 금융회사들이 신규 대출을 꺼리고 기존 대출을 적극 회수하면서 금리는 오르게 됩니다.
금리는 자산 가격과 반대 움직임
금리는 물가나 자산 가격에도 큰 영향을 미칩니다. 주목할 부분은 서로 반대로 움직인다는 점입니다. 금리가 낮은 수준이라면 내구재·생필품·사치재 등의 소비, 부동산·원자재·주식 같은 자산 수요가 늘어나고 물가가 높아질 수 있어요. 상대적으로 돈의 가격이 싸기 때문입니다. 낮은 금리가 유독 자산 가격만 앙등시키면 이를 ‘자산 인플레이션’이라고 부릅니다. 우리나라 집값이 폭등하던 2000년대 초반,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세계 주요국의 양적완화 정책이 집중된 시기 모두 엄청나게 풀린 돈의 힘이 주택과 원자재, 주식 등 자산 가격을 밀어 올렸죠.
높은 수준에 머물던 금리가 떨어질 조짐을 보여도 자산 가격이 꿈틀댈 수 있습니다. 금리가 낮아지면 경기가 활성화할 것이란 기대가 커지기 때문입니다. 특히 안정성보다는 수익성에 대한 기대가 높은 자산, 즉 위험자산에 돈이 몰립니다. 주식, 심지어는 가격이 급등락하는 비트코인 같은 암호화폐에 대한 투자가 늘어나죠. 이를 위험자산에 대한 선호가 강해진다고 표현합니다. 이때 안전자산인 금이나 달러 같은 기축통화(현금)에 대한 선호는 약해집니다. 위험자산에서 수익을 올릴 수 있는 기회를 포기해야 하는 기회비용이 커지기 때문입니다.
NIE 포인트
1. 채권금리에는 표면금리 외에 시장금리도 있다. 차이점을 알아보자.
2. 채권금리와 가격은 반대로 움직인다. 그 원리를 이해해보자.
3. 위험자산과 안전자산에는 어떤 자산들이 포함되는지 확인해보자.
금리인하·달러 약세 기대가 부른 기현상
'에브리싱 랠리'가 만들 거품 주의해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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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가 떨어지면 위험자산 선호가 강해져 통상 ‘주식>채권>금이나 현금’ 순으로 돈이 몰립니다. 암호화폐 비트코인이 개당 1억 원이 넘는 초강세를 보이는 데에는 금리인하 기대감도 작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렇다면 가장 안전한 자산이라는 금의 가격이 역사상 최고치를 기록할 정도로 수요가 많은 건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요?
상식 뛰어넘는 ‘에브리싱 랠리’
과거엔 위험자산과 안전자산의 가격이 대체로 반대로 움직였습니다. 예를 들어 코로나19 사태가 처음 발생한 2020년 초, 금은 최고 안전자산으로 인정받으며 온스당 1500달러에서 8월 2000달러까지 상승했습니다. 반면 비트코인은 같은 해 2월 초 1180만 원에서 3월 중순 626만 원으로 뚝 떨어졌죠. 미국에서 비트코인의 선물거래가 시작된 2017년에도 그랬습니다. 그해 연초 개당 1000달러대이던 비트코인 가격은 연말에 무려 1만9000달러까지 폭등했습니다. 미국 빅테크들이 상장된 나스닥의 지수도 같은 기간 30% 가까이 올랐어요. 이때 금 가격은 반대로 떨어집니다.
지금은 양상이 전혀 다릅니다. 올 들어 나스닥지수는 연초 이후 지난 12일까지 10%가량 뛰었지요. 비트코인 가격은 같은 기간 64%나 올랐고요. 그런데 금값도 폭이 작긴 하지만 4.5% 상승했습니다. 부동산 자산 정도만 빼고 웬만한 자산 가격은 다 오르는 ‘에브리싱 랠리’는 이처럼 상식을 뛰어넘고 있죠.
지정학적 위험 고조 등도 요인
금값과 암호화폐 가격이 각각 오르는 데엔 그럴 만한 사정이 있긴 합니다. 금의 경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스라엘과 이슬람 무장단체 하마스 간 전쟁,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를 중심으로 한 유럽의 안보 불안 등 지정학적 위험이 커진 영향을 받았죠. 세계정세가 불안해지면 가장 안전한 자산인 금을 서로 보유하려 경쟁합니다. 실제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로 미국과 유럽연합(EU)이 러시아의 외환보유액 3000억 달러에 대해 동결 조치를 취하자, 중국·인도 등 신흥국 중앙은행들이 앞다퉈 금을 사들이기 시작했습니다.
비트코인은 올해 채굴량(공급량)이 절반으로 줄어든다는 반감기가 예정된 데다, 현물 상장지수펀드(ETF)의 뉴욕 증시 상장이라는 큰 호재가 가격을 밀어 올렸죠. 여기에 금리인하 기대가 기름을 부은 것입니다. 금리인하로 돈의 가격이 떨어지면 사람들은 투자에 용감해지나 봅니다. 이런 요인들을 감안하더라도 에브리싱 랠리는 기현상이 아닐 수 없어요. 그래서 금리인하보다는 그로 인한 달러화 약세 전망에 주목하게 됩니다. 달러 가치가 약해질 것이란 예상에 금값도, 다른 자산의 가격도 모두 상승한다고 보는 것입니다.
금은 달러화의 ‘대체재’
금이나 달러나 모두 안전자산에 속하지만, 금이 조금 더 안전한 자산으로 분류됩니다. 그래서 대체재와 비슷한 면모를 드러낼 때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미국 중앙은행(Fed)이 양적완화 정책을 펼 때처럼 달러를 공중에서 뿌리다시피 하면 그 가치는 마구 떨어질 수밖에 없어요. 이때 금(보유)은 확실한 피난처를 제공합니다. 금을 ‘최종 화폐’ 또는 ‘궁극적 화폐(currency of last resort)’라고 부르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하지만 달러는 은행에 넣어두면 이자라도 생기는데, 금은 부스러기 하나 안 생깁니다. 주요국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올릴 땐 더욱 그렇습니다. 달러 가격이 뛰고, 금을 팔아 달러를 사려는 수요가 몰리면 금값은 더 떨어집니다. 역사적으로도 금값이 달러와 반대 그래프를 그린 경우가 많습니다. 글로벌 금융위기를 부른 미국 4위 대형 은행 리먼 브러더스의 파산으로 2008년 후반 달러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었는데요, 이때 금값은 반대로 급락했지요.
세계 주요국들이 코로나19를 극복하기 위해 돈을 엄청나게 풀면서 2021년에도 여러 자산의 가격이 급등한 적이 있습니다. 당시엔 침체된 소비를 살릴 수 있다는 기대를 안겨줬지만, 지금은 물가 상승세를 다시 자극할까 걱정입니다. 에브리싱 랠리가 거품까지 만들지 않았으면 합니다.
NIE 포인트
1. 1944년 브레튼우즈체제 출범 이후 달러화 가치가 어떻게 변동해왔는지 살펴보자.
2. 금 투자는 어떻게 하는 것인지 알아보자.
3.금본위제로 돌아가자는 주장이 있는 반면, 암호화폐가 현재의 법정통화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이에 대해 토론해보자.
장규호 한경 경제교육연구소 연구위원 danielc@hankyung.com


[경제·금융 상식 퀴즈 O X] 3월 11일 (836)

1. 증시에서 ‘텐배거’의 정의로 가장 적절한 것은?
① 수익률이 매우 높다
② 주가가 극심한 저평가 상태다
③ 비상장 종목이다
④ 상장폐지 가능성이 높다
2. 글로벌 금융회사와 다국적기업이 밀집해 시너지 효과를 내면서 금융산업이 발달한 지역을 뜻하는 말은?
① 레몬마켓 ② 역외시장
③ 갈라파고스 ④ 금융허브
3. 투기 자본이 경영권이 취약한 기업의 지분을 매집한 다음 자기 지분을 높은 가격에 되사갈 것을 요구하는 행위는?
① 그린택소노미 ② 그린워싱
③ 그린메일 ④ 그린벨트
4. 본사나 생산기지를 해외로 옮긴 자국 기업에 각종 혜택을 제공해 본국으로 돌아오게 하는 정책은?
① 디커플링 ② 리쇼어링
③ 리파이낸싱 ④ 아웃소싱
5. 다음 중 미국의 3대 주가지수가 아닌 것은?
① 다우지수
② S&P500지수
③ 나스닥지수
④ 닛케이225지수
6. 산업 현장에서 많이 쓰는 비철금속의 하나로, 가격이 실물 경기를 잘 반영한다고 해서 ‘닥터 코퍼’라는 별명이 붙은 이것은?
① 구리 ② 니켈
③ 아연 ④ 알루미늄
7. 중앙은행이 향후 통화정책 방향을 시장 참가자들에게 사전 안내하는 것을 무엇이라 할까?
① 밸류에이션
② 테이퍼링
③ 포워드 가이던스
④ 베이지북
8. ‘달러인덱스’ 산출과 전혀 관계가 없는 통화를 하나 고르면?
① 유로 ② 엔 ③ 크로나 ④ 위안
▶정답 : 1 ① 2 ④ 3 ③ 4 ② 5 ④ 6 ① 7 ③ 8 ④


[커버스토리] 질주하던 미래차…주춤하는 이유는? 



그래픽=추덕영 한국경제신문 기자
근래에 크게 유행한 단어 중 하나가 ‘모빌리티(mobility, 이동성)’입니다. 공간과 공간을 잇는 교통수단에 빅데이터·인공지능(AI) 등 정보통신기술(ICT)을 적용함으로써 ‘이동의 미래’를 펼쳐 보이고 있습니다. 이것이 밖으로는 전기자동차와 자율주행차에 대한 기대와 기술개발 투자로 나타났죠.
그런데 질주하던 전기차와 자율주행차에 급제동이 걸리고 있습니다. 세계 자동차 제조 기업들이 속속 전기차 생산 속도를 늦추고, 자율주행차 기술개발과 투자를 중단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겁니다. 지난달 말에는 애플이 10년간 공들여온 자율주행차 ‘애플카’ 개발의 전면 중단을 선언해 업계와 투자자들은 물론, 관심 있게 지켜본 소비자에게 큰 충격을 안겼습니다. 전기차와 자율주행차 개발이 잠시 주춤하는 건지, 이대로 시동이 꺼지고 마는 건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생글생글은 지난호 커버스토리에서 AI 기술 발전이 충분한 전력공급 여하에 달렸다고 전했습니다. 급증하는 전기 수요의 또 다른 한 축은 바로 모빌리티 기술입니다. 생글생글이 ‘애플카 개발 전면 중단’이란 뉴스에 주목하며 첨단 기술의 미래를 파고드는 커버스토리를 연속으로 준비한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왜 전기차와 자율주행차 개발에 브레이크가 걸리고 있는지, 기술 발전에서 시장의 필요(needs)와 수요 기반이 얼마나 중요한지 등을 4·5면에서 살펴보겠습니다.
애플카 중단 충격…자율주행 기술은 꿈일까
자동차 회사들 '전기차 올인' 전략 급브레이크

애플카 콘셉트 이미지
자율주행 전기차인 애플카 프로젝트의 중단은 사실상 폐기나 다름없습니다. 문제는 운전자 개입 없이 완전히 차량 스스로가 자율주행하는 ‘꿈’을 내려놓았다는 사실입니다. 전기차는 언젠가 가장 보편적인 이동 수단이 될 수 있지만, 과연 자율주행이 가능할지 근본적인 물음을 던졌다는 점에서 예사롭지 않습니다.
자율주행차·전기차 모두 ‘일단 멈춤’
애플은 개발 중인 애플카에 대해 “모든 인공지능(AI) 프로젝트의 어머니가 될 것”이라고 자신했습니다. 자율주행차가 곧 AI라는 얘기죠. 핸들도 없고, 가속페달과 브레이크페달도 없는 그야말로 완전한 자율주행차를 개발하려 꿈꿨는데, 아쉽게도 10년간 쏟아부은 수십억 달러만 날린 셈입니다. “빅테크 기업 역사상 가장 큰 실패”라는 평가가 나올 만하죠.
애플만이 아닙니다. 미국 포드와 독일 폭스바겐의 자율주행 합작사 아르고AI는 포드의 투자 중단으로 2022년 말 아예 회사 문을 닫았습니다. 포드는 운전자 보조시스템을 강화하는 쪽으로 방향을 돌렸죠. 미국 제너럴모터스(GM)는 자율주행 자회사 크루즈에 대한 올해 투자금을 10억 달러(약 1조3400억 원) 삭감하기로 했고, 현대차와 자율주행 합작사인 모셔널을 세운 미국 소프트웨어 개발업체 앱티브는 모셔널에 대한 추가 투자(유상증자)를 포기하기도 했습니다.
주요 자동차 회사들은 전기차 생산 목표를 줄이고, 요즘 사람들이 많이 찾는 하이브리드 차(내연기관과 전기차 양쪽 기능을 모두 가진 차)의 차종을 늘리고 생산량도 확대하는 추세입니다. 예를 들어, 벤츠는 2025년까지 전기차 판매 비중을 50% 이상 늘린다는 목표를 5년 뒤로 미루고, 생산 품목을 하이브리드 등으로 채우기로 했지요. 포드도 향후 5년간 하이브리드 차 생산을 4배 늘린다는 방침입니다. 모두들 ‘전기차 올인 전략’을 수정하는 건데요, 우리나라 현대차는 어떻게 대응할지 궁금합니다.
더딘 기술개발, 수요 부진이 문제
 
자율주행차의 ‘일단 멈춤’에는 더딘 기술개발 속도가 화근이 됐어요. ‘과연 완전한 자율주행 기술의 구현이 가능할까’라는 의구심이 커진 겁니다. 애플은 당초 2025년 애플카 출시를 기대했지만 2026년으로 한 차례 미뤘습니다. 성능도 레벨5에서 레벨4로, 다시 레벨2플러스로 하향 수정했다고 합니다. 자율주행차가 미국 내에서 한 해 수십 건의 교통사고를 내고 사람을 다치게 한 것도 부정적 인식을 키웠죠. 미국 샌프란시스코 주민들은 구글의 웨이모 자율주행차에 불을 질러 차량이 전소된 적도 있어요.
자율주행차는 AI 딥러닝(deep-learning)을 통해 여러 교통 상황을 학습한다지만, 이는 ‘암기’하는 수준일 뿐이란 지적도 많습니다. 실제 도로에서 벌어질 경우의 수와 상황은 무한대에 가까워 이론적으로 안전한 완전자율주행이 불가능하고, 운전자의 통제 없이 차량 시스템이 완전히 운전을 도맡는 레벨4 기술의 구현은 어렵다는 회의론이 나옵니다. 이러니 자율주행차 개발에 쏟아져 들어오던 투자 돈줄도 점점 말라가고 있지요.
전기차 시대가 주춤하는 데엔 시장 성장세 둔화, 공급과잉에 대한 우려가 작용하고 있습니다. 세계 전기차 판매량은 2022년 67% 증가했는데요, 작년 1~3분기엔 증가율이 39%로 크게 낮아졌습니다. 전기차 1위 기업인 미국 테슬라의 작년 4분기 영업이익도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47% 감소하며 실적이 나빠졌죠. 이렇게 전기차 수요가 식고 있는 건 비싼 전기차 가격과 높은 유지비 때문입니다. 보조금을 빼면 전기차 가격은 휘발유 등을 쓰는 내연기관차에 비해 약 20% 비쌉니다. ‘전기차 시장의 큰손’인 미국 렌터카 업체 1위 허츠가 보유 전기차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2만 대를 처분하고 내연기관차를 구매하기로 한 것도 이 때문입니다. 전기차 가격이 차츰 낮아져 몇 년 뒤에는 내연기관차와 비슷해질 수 있다고 해도 당장은 전기차 산업생태계를 크게 위축시키고 있죠. 전기차 전환에 따른 일자리 감소 우려 때문에 올 연말 미국 대선을 앞둔 바이든 민주당 정부마저 전기차 전환 속도와 목표를 늦출 것이란 전망이 나옵니다.
기술만 강조해선 혁신이 성공할 확률 낮아
시장·수요 끌어내는 점진적 과정 중요하죠

게티이미지뱅크
전기차와 자율주행차의 밝은 미래가 갑자기 어두컴컴한 심연으로 빠져든 느낌입니다. 기술의 미래를 너무 낙관한 결과일까요. ‘기술은 시장을 앞서지 못하는가’라는 질문이 자연스레 떠오릅니다.
미래 차의 감속은 잡스 일화의 재연?
이쯤에서 시장을 앞선 신기술과 제품으로 승부한 스티브 잡스 애플 창업자의 모습이 데자뷔처럼 그려지네요. 그는 미래 기술을 내다보는 혜안을 가진 인물이었죠. 잡스는 사람들이 집에서 개인용컴퓨터(PC)를 이용하고, 미국 전역의 거대한 네트워크(인터넷)와 연결하기 위해 이 PC를 사용할 것을 예견했습니다. 또 마우스의 중요성, 인공지능·클라우드 서비스의 출현, 인터넷쇼핑의 유행도 짚었습니다. 잡스는 “미래를 예측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미래를 창조하는 것”이라는 경구를 좋아했습니다. 그는 미래를 예측했다기보다 자신이 창조하고픈 기술의 미래를 얘기했고, 실제로 일궈낸 겁니다.
하지만 잡스는 기술과 제품에 대한 과도한 완벽주의 기질 때문에 1985년 자신이 설립한 애플에서 쫓겨나는 홍역을 치르기도 합니다. 잡스는 1980년대 초 최초의 매킨토시 PC를 디자인할 때 ‘유별날 정도로 훌륭한 제품’을 만들 것을 주문했습니다. 명령어 입력 없이 아이콘을 마우스로 클릭하면 실행할 수 있는 직관적인 사용자 환경이 그래서 나왔습니다. 문제는 이런 기능들로 인해 대당 7만 달러까지 높아진 가격입니다. 결국 경영진과 갈등을 빚은 잡스는 퇴출되고 말았는데요, 지금의 전기차가 혹시 시장을 너무 앞서간 잡스의 좌절을 재연하고 있는 건 아닌지 궁금하네요.
비슷한 사례는 또 있습니다. <아바타> 같은 3차원 영화의 인기를 바탕으로 개발된 3D TV입니다. 그러나 집에서 특수 안경을 끼고 TV를 볼 사람은 그리 많지 않았습니다. 1인용 운송수단인 세그웨이도 혁신적 제품이었지만, 인도에선 너무 빠르고 차도에선 너무 느린 단점을 극복하지 못했죠. 1000만 원이 넘는 가격임에도 한 번 충전에 39km밖에 주행하지 못하는 단점이 기술혁신을 물거품으로 만들어버린 것이지요.
점진적 혁신의 징검다리 필요
그러면 시장과 ‘동행’해야 하는 게 기술의 운명일까요? 꼭 그렇지만은 않습니다. 이를 혁신이론으로 설명해보겠습니다. 기술혁신(innovation)이 경제발전의 원동력이라고 강조한 경제학자 조지프 슘페터의 ‘창조적 파괴’ 개념부터 세계적 경영학자 클레이튼 크리스텐슨의 ‘파괴적 혁신’에 이르기까지 많은 경제·경영학자들은 ‘급진적 혁신’을 강조했습니다. 신규 제품과 새로운 시장을 창조하려는 시도이지요. 하지만 동시에 점진적 혁신, 즉 기존 기술과 시스템, 제품의 개선과 보완에 집중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봤습니다. 급진적 혁신이 기술 주도(technology push) 혁신이라면, 점진적 혁신은 시장 견인(market pull) 혁신이죠. 기술과 시장에 각각 주목하는 이 두 가지 혁신은 현실에선 동시에 나타나고, 둘 다 의의가 있습니다. 전기차가 현재 기술에서 급진적 혁신이라면, 하이브리드 차는 점진적 혁신의 본보기라고 볼 수 있어요. 혁신적 신제품이 대중에게 받아들여지려면 기술 발전의 논리만 강조해선 힘듭니다. 시장과 수요의 성장, 잠재력 등이 발명과 혁신의 속도, 그리고 방향을 결정한다는 주장이 일리가 있습니다.
유튜브의 부활… 미래는 모른다
현재로선 자율주행 기술을 구현하기 어렵더라도 향후 기술 발전의 속도가 어떨지 가늠하기는 어렵습니다.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이 2009년에 선정한 ‘지난 10년간 기술적으로 실패한 10대 제품’ 가운데 유튜브가 있었습니다. 당시에도 유튜브는 대중의 이용이 많은 뉴미디어였지만, 대용량 동영상을 제공하는 웹사이트 운영으로 비용 지출이 너무 커 고전하고 있다고 <타임>은 분석했어요. 그런데 유튜브는 이런 문제를 감당할 만큼의 시장을 만들었고, 결국 문제를 풀었습니다. 자율주행 전기차는 너무 자신만만하던 미래에서 한발 물러선 것은 아닐까요? 일종의 속도 조절을 하고, 다시 전열을 정비해 쾌속 질주하길 기대해봅니다.
NIE 포인트
1. 기술 집착이 혁신을 성공으로 이끌지 못한 또 다른 사례를 찾아보자.
2. 슘페터부터 크리스텐슨에 이르는 혁신 이론이 현대 경제에서 중요한 이유를 알아보자.
3. 완전한 의미의 자율주행 전기차가 개발될 수 있을지 토론해보자.
장규호 한경 경제교육연구소 연구위원 danielc@hankyung.com



[경제·금융 상식 퀴즈 O X] 3월 4일 (835)


1. 증기발생기, 냉각재 펌프, 가압기 등 주요 기기를 하나의 용기에 일체화한 ‘소형 모듈 원자로’다. 차세대 원전 기술로 주목받는 이것은?
① SMR ② ESS ③ NFT ④ ETF
2. 기업이 특정 사업 부문을 분사할 때, 신설 법인 지분을 기존 법인 주주에게 나눠주지 않고 기존 법인이 100%를 갖도록 하는 방식은?
① 인적분할 ② 물적분할
③ 액면분할 ④ 상장폐지
3. 수출 물류와 관련한 기사에서 자주 볼 수 있는 단위다. 20피트(609.6cm) 표준 컨테이너 1개가 한 단위인 이것은?
① TEU ② BDI ③ EV ④ ROE
4. 명목성장률에서 물가상승률을 빼면 나오는 값은?
① 지급준비율
② 재할인율
③ 잠재성장률
④ 실질성장률
5. 중국에서 사실상 기준금리와 같은 역할을 하는 ‘대출우대금리’의 약어는?
① ELS ② ETN
③ LPR ④ LTV
6. 다음 중 현재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기축통화로 가장 널리 인정받고 있는 화폐는 무엇일까?
① 위안 ② 달러
③ 유로 ④ 엔
7. 상장사가 주가에 영향을 줄 만한 사안에 대해 투자자에게 정보를 제공하도록 한 제도는?
① 공모 ② 공시
③ 증자 ④ 감자
8. 수학과 통계를 기반으로 오로지 숫자만을 고려해 의사결정을 내리는 투자법을 뜻하는 말은?
① 분산투자
② 퀀트투자
③ 대체투자
④ 가치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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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 인공지능의 미래 전기에 달렸다.-  생글생글 838호


그래픽=이은현 한국경제신문 기자
인공지능(AI)과 관련해 눈길을 끄는 뉴스가 매일같이 쏟아집니다. 최근엔 간단한 명령어만 입력하면 AI가 고화질 동영상을 만들어주는 미국 오픈AI의 ‘AI 소라’가 단연 화제였죠. 세계적 팝가수 테일러 스위프트의 얼굴을 AI로 합성한 딥페이크 음란물도 큰 논란을 일으켰습니다.
그런데 인류 공동의 현안을 논의하는 지난 1월의 세계경제포럼(다보스포럼)은 AI 기술이나 서비스, 부작용이 아닌 조금은 다른 부분에 주목했습니다. 바로 에너지입니다. AI 시대가 본격 도래하면 에너지, 특히 전기 수요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급증하는데, 여기에 어떻게 대비할 것인가에 머리를 모은 겁니다. 이 행사에서 오픈AI 최고경영자인 샘 올트먼은 “세계의 가장 큰 두 현안은 AI와 에너지”라며 “에너지는 획기적 돌파구가 없으면 AI가 요구하는 수준에 맞출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지금 구글 검색을 모두 생성형 AI로 한다면 필요 전력량이 아일랜드가 한 해 소비하는 전력량과 비슷합니다. AI 딥페이크 같은 뉴스에 사람들이 관련 검색을 훨씬 많이 하게 되면 순간적으로 어느 나라, 어느 지역에 정전 사태가 발생할지 모를 일입니다. 에너지와 전기는 ‘문명의 혈관’ ‘현대 경제의 생명선’이라 불릴 정도로 중요하지 않은 적이 없었죠. 그런데 ‘에너지 먹는 하마’라는 AI의 시대에는 차원이 다른 과제가 되고 있습니다. 그 이유와 빅테크들이 주목하고 있는 대안 기술, 바람직한 에너지 정책의 방향 등을 4·5면에서 들여다보겠습니다.
인공지능 시스템은 '전기 잡아먹는 하마'
웬만한 나라의 1년 전기 소비량과 맞먹죠

인공지능(AI) 시스템이 대체 전기를 얼마나 소비하기에 이렇게 우려가 클까요? 앞으로 3년 뒤 AI가 전 세계적으로 85~134TWh(테라와트시)에 달하는 전력을 쓸 것이란 분석이 있는데요, 이는 아르헨티나·네덜란드·스웨덴 같은 나라들이 1년 동안 사용하는 전력량과 비슷합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AI가 미국 내 전기차 전기 소비량의 5~6배를 필요로 할 것이라고 보도했습니다.
상상 초월하는 전기 수요 증가
먼저 AI가 전기를 많이 소비하는 이유를 찬찬히 살펴보죠. 일단 AI를 구동하려면 컴퓨터가 복잡한 연산을 빠르게 풀어야 합니다. 이를 지원하는 AI 반도체는 전기를 더 많이 소비할 수밖에 없죠. 다음으로 AI는 방대한 데이터량을 바탕으로 학습(훈련)을 합니다. 예를 들어, 자연어처리를 위해 1750억 개 파라미터(매개변수)를 가진 GPT-3 모델을 한번 학습시키는 데 1.3GWh(기가와트시) 전력이 소모됩니다. 이는 우리나라에서 1분간 소비되는 전력량입니다. 다음으로 검색서비스 제공을 위한 추론 과정도 일반 검색보다 5~10배 더 전기를 필요로 합니다. AI가 질문을 이해하고 답변을 생각한 뒤, 결론을 공유하는 과정이 복잡하기 때문입니다. 마지막으로 AI의 서버를 돌리는 데이터센터(IDC)도 ‘전기 먹는 하마’의 결정적 요소입니다. 데이터센터는 원래 수천개 의 하드디스크드라이브와 프로세서 등이 데이터를 처리·저장하는 과정에서 엄청난 열이 발생합니다. 생성형 AI는 서버를 훨씬 많이 쓰기 때문에 열도 더 오르게 되죠. 이를 빠르게 식히기 위해 냉각 팬을 쉴 새 없이 돌려야 하고, 그래서 전기 소비가 많은 겁니다.
AI 요인을 제외하더라도 지구촌 전기 수요는 급증하고 있습니다. 유엔은 2050년까지 에너지소비가 지금보다 50% 이상 증가할 것으로 내다봅니다. 세계 인구가 80억 명에서 100억 명으로 늘어나고, 1인당 평균 에너지 소비도 연간 2만1000KWh(킬로와트시)에서 2만5000KWh로 적어도 20%는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이죠. 여기에 교통과 수송 부문의 전기화 추세도 큰 영향을 미칩니다. 지금은 석유·석탄·천연가스 등 1차 에너지의 60%가량이 교통과 난방, 산업용으로 쓰이는데, 이게 점점 전기 수요로 대체될 것으로 보입니다. 그래서 AI 수요까지 모두 아우르면 2050년 전기 수요가 지금의 1000배로 증가할 것이란 극단적 예측도 나옵니다.
현 기술로는 마땅한 대안 없어
그렇다면 지금의 에너지 기술과 시장은 이를 감당할 수 있을까요? 가장 먼저 떠올려볼 수 있는 원자력은 에너지 안보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인식이 개선되고 있습니다. 프랑스 등 여러 나라가 원전 투자 확대 방침을 밝혔지요. 그러나 미국과 영국조차도 기술·건설 문제, 숙련 인력 부족 등으로 원자력발전 용량 확대가 쉽지 않습니다. 세계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2010~2020년 착수된 신규 원전 프로젝트가 평균 3년 이상 늦어지고 있어요. 원전의 연료인 우라늄도 세계 전체 상업 농축 용량의 절반 가까이를 러시아가 점유하고 있어 언제든 공급망에 차질을 빚을 수 있습니다.
화석연료 사용을 줄이는 넷제로(탄소중립) 정책이 추진되고 있는 점도 문제입니다. 탄소 배출 감축에 전 세계적으로 수조 달러를 투입하고도 화석연료가 주 에너지원이란 사실은 변함이 없습니다. 에너지원 가운데 화석연료의 비율은 1970년대 이후 거의 80% 수준으로 일정합니다. 왜냐고요? 태양광·풍력 등 재생에너지는 자연이 제공할 때만 얻을 수 있는 가변성·간헐성이란 한계가 있는 데다 저장능력을 키워 이 문제를 극복하려 해도 천문학적인 돈이 들어가기 때문입니다. 변전과 송전으로 인한 에너지 손실도 큽니다. 재생에너지는 설비 용량을 두 배로 늘려도 전기 공급은 3분의 1밖에 늘어나지 않습니다. 그래서 재생에너지는 전체 에너지원의 3%(원자력은 4%), 총전력 생산의 10% 정도만 기여하고 있어요. 그런데도 넷제로를 추진하고 있으니 AI 시대 에너지를 어디서 끌어와야 하는지 답이 잘 나오지 않는 겁니다.
NIE 포인트
1. 요즘 생성형 AI를 얼마나 활용하고 있는지 친구들과 얘기해보자.
2. AI가 전기 공급 증가 외에 인류에게 어떤 도전적 과제를 던지고 있는지 알아보자.
3. AI 때문에 탄소 배출을 줄이는 게 어렵다면 AI 사용을 자제해야 하는 건 아닌지 토론해보자.
'에너지 장악하는 자, 세상을 지배한다'
빅테크도 핵융합·SMR 개발 경쟁 합류
대전시 유성구 한국핵융합에너지연구원에서 연구원들이 초전도 핵융합연구장치인 ‘인공태양(KSTAR)’을 점검하고 있다. 한경DB
AI 시대의 에너지 문제를 풀 실마리는 어디서 찾아야 할까요? 현재로서는 핵융합 발전과 소형 모듈 원자로(SMR) 같은 차세대 원자로, 태양열·지열 등을 이용하는 새로운 에너지기술 개발에 기대를 걸어야 합니다.
올트먼, 핵융합에 5000억 원 투자
이미 AI 업계의 스타인 샘 올트먼 오픈AI의 최고경영자(CEO)는 핵융합,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는 SMR 개발에 뛰어들었습니다. 이들은 전기와 관련한 가장 첨예한 이해당사자이기도 하지만, 전기를 장악하면 세상을 지배하는 시대가 된 점도 영향을 미쳤을 겁니다. 올트먼은 핵융합 기술 스타트업 헬리온에너지에 2021년 개인적으로 3억7000만 달러(약 4900억 원)를 투자했어요. 이 업체는 작년에 MS의 데이터센터 전기를 공급하기로 하는 계약을 맺었습니다. 뒤집어보면 MS도 핵융합 에너지에 큰 관심을 갖고 있다는 방증입니다. 올트먼을 포함해 핵융합 기술 개발에 투자된 돈만 62억 달러(8조2800억 원)가 넘습니다. AI의 출현이 핵융합 기술의 연구개발을 앞당기고 있는 겁니다.
안전·무한한 ‘꿈의 에너지’ 핵융합
핵분열은 크고 무거운 우라늄 원자핵이 외부의 강한 힘(빠르게 움직이는 중성자의 충돌)으로 쪼개지는 현상을 말합니다. 기존 원자력발전은 핵분열 반응으로 발생하는 열을 이용해 물을 증기로 만들고, 이 증기로 터빈을 돌려 전기를 생산하죠.
‘제2의 불’이 전기, ‘제3의 불’이 기존 원자력이라면 ‘제4의 불’은 바로 핵융합입니다. 이는 수소 등의 가벼운 원자핵끼리 합쳐지는 반응인데요, 태양처럼 스스로 빛을 내는 별들은 핵융합을 통해 에너지를 만듭니다. 하지만 섭씨 1억℃ 이상의 초고온, 대기압의 30억 배가 넘는 초고압에서 전자와 원자핵이 분리돼 고체도 액체도 기체도 아닌 플라스마 상태로 있어야 하기 때문에 기술적 구현이 쉽지 않습니다. 고온의 플라스마 상태에서는 원자핵과 전자가 서로 반발하게 됩니다. 핵융합을 위해서는 이 반발력을 거슬러 입자끼리 초고속으로 정면충돌하게 해야 합니다. 그 과정에서 엄청난 에너지가 방출됩니다.
핵분열과 핵융합이 만드는 에너지 차이는 원자폭탄(핵분열)보다 수소폭탄(핵융합)이 100배 이상 강한 데서 알 수 있어요. 핵융합은 방사성물질을 배출하지 않고, 원료인 중수소는 바다에 무한하게 존재합니다. 그래서 ‘꿈의 에너지’라 불리죠. 세계 각국의 개발 경쟁도 치열합니다. 영국은 세계 최초의 핵융합에너지 상용화를 위해 2040년까지 핵융합발전소 건설을 마치겠다는 목표입니다. 미국은 2040년까지 핵융합발전소 건설 기반을 마련하기로 했어요.
SMR는 기존 원전기술을 크게 개선한 소형 원자로입니다. 일체형의 단순한 설계를 통해 방사능 유출 위험을 대폭 줄였습니다. 원자로 내 연쇄반응이 일어나는 영역인 노심이 손상될 확률이 10억 년에 1회로, 대형 원전(10만 년에 1회)에 비해 월등하게 안전합니다. 방사선 비상계획 구역도 대형 원전은 반경 16km인 반면, SMR는 300m에 불과할 정도로 안전성이 뛰어납니다.
전문가 “에너지원의 조합에 답 있다”
에너지정책은 에너지 공급의 안정성, 공급가격의 적절성(저렴함), 환경보호 등을 감안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고 지구온난화 방지를 위한 탄소 배출량 저감에만 초점을 맞추는 것은 문제가 있습니다. 탄소 중립 시나리오는 인류의 에너지 소비가 2019년 수준에서 안정적으로 연착륙할 수 있다는 가정 아래 세운 것인데요, AI 시대를 맞아 이런 가정은 위험천만하기까지 합니다. 에너지에 대한 안정적이고 경제적인 접근법은 결코 정치적이어선 안됩니다. 최선의 정책은 재생에너지를 포함해 특별히 어느 하나의 기술에만 치우치지 않고 모든 에너지 시스템을 고려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는 핵융합과 태양열, 조수, 지열 또는 알려지지 않은 새로운 에너지원의 조합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합니다.
NIE 포인트
1. 인류의 에너지 개발 역사를 한번 훑어보자.
2. 핵융합 기술 개발이 어느 정도 단계에 와 있는지 확인해보자.
3. 에너지 기술에서 환경보호라는 가치와 경제적 활용가능성을 어떻게 조화시켜야 할지 토론해보자.
장규호 한경 경제교육연구소 연구위원 daniel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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