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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격 없으면 우리 몸의 상처 치유안되고 근육도 무용지물

인간의 몸은 세포의 집합체다. 뇌 위 간 근육 등 인체의 모든 조직은 세포로 이뤄져 있다.

세포의 행동이란 세포가 존재하는 환경에 부착(adhesion)하고 이동(migration)하며 증식(proliferation)을 통해 생존(survival)하며, 특정 조직세포로의 분화(differentiation)를 하는 과정이다.

이러한 세포의 행동은 세포를 둘러싸고 있는 세포외기질과 주위의 다른 세포들, 즉 외부 환경에 의해 조절된다.

세포의 행동을 조절하는 요인은 개별 세포조절인자나 유전적 요인 외에도 세포-세포외기질 간 소통, 세포-세포 간 소통이 중요하다.

한호재 전남대 수의과대학 교수를 통해 세포의 행동에 대해 알아보자.

세포 행동 조절이 중요한 이유는 우리 몸이 기관계-기관-조직-세포 순으로 구성돼 있어 세포의 문제는 곧 우리 몸의 문제로 직결되기 때문이다.

세포의 세포막은 지질 이중층(lipid bilayer)을 이루고 있으며, 선택적으로 물질을 통과시키는 장벽 역할을 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생체분자는 지질 이중층을 통과하지 못하기 때문에, 막에 특별한 수송단백질인 운반 단백질과 통로 단백질을 통해 물질 수송이 일어난다.

우리 몸에 뼈가 있다면 세포에도 세포 구조를 지지해주는 세포 골격(cytoskeleton)이 있다.

세포 골격은 세포질 전체에 펼쳐져 있고 복잡한 단백질 미세섬유로 이뤄져 있으며 세포 내부 구조물의 구성, 세포 모양의 결정 및 세포 이동에 관여한다.

또 세포 골격은 단단한 골격이 아니라 매우 유동적이라 '뼈'인 동시에 '근육' 이라고 할 수 있다.

세포 골격은 또 모양 변화나 분열 등 외부 환경 변화에 반응하면서 끊임없이 재구성된다.

세포 골격은 세 종류의 단백질-미세소관(microtubule), 중간섬유(intermediate filament), 액틴섬유(actin filament)로 구성된 그물망 구조를 이루고 있다.

세포 골격은 근육의 수축이나 세포분열, 세포의 이동 등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며 세포-세포외기질, 세포-세포 간 상호작용을 가능케 한다.

세포-세포외기질의 상호작용은 세포막에 존재하는 인테그린(integrin)이라는 수용체를 매개로 세포가 세포외기질 성분 중 하나인 파이브로넥틴(fibronectin)의 특정 부위에 결합함으로써 이뤄진다.

다시 말해 인테그린의 세포 안쪽에는 세포골격인 액틴섬유가 결합하면서 세포가 세포외기질에 부착할 수 있게 되고, 이를 통해 세포의 성장 및 분화를 조절한다.

한편 세포-세포의 상호작용은 상피세포에서 잘 나타나는데, 이는 세포 골격과 연결돼 일어난다.

세포골격이 없다면 우리 몸에 난 상처가 치유되지 않으며, 근육도 무용지물이 된다.

심지어 정자가 난자에 접근하는 것도 불가능하게 된다. 또 세포분열이나 세포의 이동 등 세포의 행동이 조절되지 않으면 치매 심장마비 암 등 수많은 질병이 생길 수 있다.

한호재 전남대 수의대 교수는 주로 동물 배아줄기세포 및 동물세포의 신호전달 분야에 대해 특화된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한 교수는 최근 10년간 SCI 논문 총 183편을 발표했으며,그중 제1저자 및 교신저자로 발표된 논문이 총 119편이다.

그는 현재 교육과학기술부 21세기 프론티어사업단, 중견과학자연구지원사업 등 대형 국책과제 여러 개의 책임자로서도 활동하고 있으며 최근 '세포외기질 리모델링에 의한 세포행동조절 및 조직재생 기전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세포외기질은 발생 분화 상처치유 과정에서 정상적으로 합성 또는 분해되는 리모델링 과정을 거친다. 이런 리모델링 과정에 문제가 생기면 조직 재생에 장애가 생기며 나아가 기관(위 간 등 인체 내 장기 등)의 기능에 이상이 생긴다.

한 교수 연구팀은 세포외기질 역학과 리모델링에 관여하는 인자들을 명확히 규명하고 이들이 세포 행동 및 조직 재생에 미치는 영향을 밝혀내 현존하는 의료 서비스보다 나은 치료법을 개발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한편 최근 국내 연구진은 골다공증의 원인을 세포 수준에서 규명하고 이를 효과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었다.

성균관대 김경수 교수와 전남대 김낙성 교수 공동 연구진은 최근 파골세포 분화를 유도하는 특정 단백질과 이 단백질이 결합하는 수용체의 3차원 구조를 밝히고 결합 과정을 저해할 수 있는 펩타이드(아미노산 중합체)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 연구는 21세기 프론티어사업단 프로테오믹스사업단의 지원을 받았으며 연구성과는 미 국립과학원회보(PNAS)에 실렸다.

뼈(골)는 조골세포에 의해 만들어지고 파골세포에 의해 파괴되는 과정이 잘 이뤄졌을 때 신체의 건강이 유지된다.

파골세포는 골의 흡수 및 제거와 관계되는 큰 다핵세포로서 부갑상성 호르몬이 있을 때 활성화되면서 골을 흡수하거나 세포외액으로 칼슘이나 인산이 방출되게 한다.

조골세포(뼈 모세포)는 성숙하면서 골의 형성을 이룬다.

그러나 과도한 뼈의 파괴는 골밀도 감소를 일으켜 골다공증 등이 걸리고, 반대로 파괴가 잘 안 이뤄지면 골밀도가 증가해 골화석증 등 질환에 걸린다.

파골세포의 분화 및 활성을 위해서는 '랭클'이라는 막단백질이 필요한데 이는 파골세포 표면에 존재하는 수용체인 '랭크'와 결합해 관련 신호를 전달한다.

즉 랭클과 랭크의 결합을 방해하면 뼈의 과도한 파괴를 막을 수 있다는 뜻이다.

연구진은 랭크와 랭클이 결합된 3차원 구조를 X선 결정학을 통해 규명했고, 또 랭크의 특정 구조가 랭클와의 결합에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또 이 구조와 닮은 펩타이드를 자체적으로 만들어 랭크와 결합시킬 때 랭클과 랭크의 결합을 방해할 수 있는지 실험한 결과 파골세포 분화 저해 효과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김경수 교수는 "지금까지 개발된 다른 어떤 펩타이드보다 랭크 결합 정도가 높다는 점이 확인됐으며,효과적인 골다공증 치료제 개발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해성 한국경제신문 기자 ih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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