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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er Story] 빅데이터 시대…개인정보가 줄줄 샌다


‘빅 데이터(big data) 시대’다. 빅 데이터는 인터넷 시대 이전의 방식으로는 수집·저장·검색·분석이 도저히 불가능할 정도의 방대한 정보를 말한다.

상상을 초월한 엄청난 데이터로 인간의 모든 행동을 미리 예측하는 세상이 열리고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각종 센서와 인터넷의 발달, 놀랄 정도로 빨라진 컴퓨터 정보 처리 기술은 빅 데이터 시대를 연 일등공신들이다. 국가안보나 국민건강 등에 관한 정보를 소유한 정부 기관, 소비자들의 신용정보를 ‘빅 브러더’처럼 상세히 꿰뚫고 있는 금융회사, 이용자들의 일상을 틈만 나면 엿보려는 인터넷 업체는 ‘빅 데이터’의 대표적 주인들이다.

“어떤 서비스를 공짜로 쓰고 있다면 당신은 고객이 아니라 ‘상품’이다”는 말은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업계에서 엄연한 현실이 되어가고 있다. 구글, 페이스북 등 인터넷 업체들의 개인정보 수집은 갈수록 정교해지고, 개인정보는 본인도 모르게 광고주로 넘어간다. 휴대폰을 들고 남대문에 가면 문자에 재래시장 쇼핑정보가 뜨는 세상이다. 개인정보가 상품처럼 거래된 결과다.

영국의 소설가 조지 오웰의 ‘1984’에서 유래된 ‘빅 브러더’(big brother)는 정보 독점으로 사회를 통제하려는 관리 권력, 또는 그러한 사회체제를 일컫는다. 그가 풍자적으로 묘사한 ‘빅 브러더’는 곳곳에서 ‘데이터’라는 안경을 끼고 프라이버시를 엿본다. 기업은 방대한 정보에 바탕한 맞춤형 서비스로 고객을 유혹한다.

정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빅 데이터 시대의 아킬레스건은 단연 ‘사생활 보호’다. “구글은 당신의 어머니보다 당신에 대해 더 많이 알고 있다”(케빈 뱅크스턴·미국 전자프런티어재단 수석 변호사)는 말은 정보의 홍수 속에서 프라이버시 방어에 현대인이 얼마나 무기력한지를 신랄하게 꼬집는다. 개인의 사생활을 침해하는 정보들이 ‘익명’이라는 옷을 입고 온라인에 무수히 떠돈다.

금융권의 개인 정보 유출도 잊혀질만 하면 불거지는 빅 데이터 시대의 공포다. 줄줄 새는 개인 정보에 소비자는 불안에 떨고, 금융권 신뢰는 추락한다. 데이터가 급팽창할수록 안전한 정보관리는 필수다. 합리적으로 이용되는 정보는 효율성을 높이는 약이지만 통제를 벗어나면 치명적 독으로 돌변한다. 빅 데이터 시대의 안전한 정보관리는 모두가 머리를 맞대고 지혜를 모아야 할 숙제다. 4, 5면에서 빅 데이터 시대의 의미, 정보와 관련된 용어들을 상세히 알아보자.

신동열 한국경제신문 연구위원 shin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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