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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근담(菜根譚)전집 제125]

 菜 根 譚 (채근담) 후집 125장/정신과 육체를 맑게 지켜라


山林之士, 淸苦而逸趣自饒. 農野之夫, 鄙略而天眞渾具. 
산림지사, 청고이일취자요. 농야지부, 비략이천진흔구. 
若一失身市井장會, 不若轉死溝壑, 神骨猶淸. 
약일실신시정장회, 불약전사구학, 신골유청. 

산속에 은거하는 선비는 청빈하여 세속을 초월하는 맛이 저로 많고
들에서 농사지는 사람은 꾸밈이 없고 거칠어 
자연 그대로의 본성을 다 지니고 있다. 
만약 한 번 몸을 시장바닥의 거간꾼으로 저락 시킨다면, 
차라리 구렁텅이에 굴러 떨어져 죽을지언정 
정신과 육체가 맑음만 못하리라. 

물질적으로 가난하거나 육체적으로 힘든 일을 하더라도 
남과 자신을 속이지 않는 것을 
최고의 가치로 여겼던 것이 우리의 전통이다.
물질의 풍요와 육신의 안위를 위해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는 요즘 세태에
한 번 뒤돌아보고 반성할 일이다.
인간의 고상하고 소박한 천성을 버리면서까지 추구해야 할 가치들이 
과연 무엇이란 말인가!

저자 홍자성이 살아가던 때는 사농공상의 계급사회였다.
산속에서 운둔하는 은사는 그 취미가 고상하며
흙을 일구어 생계를 유지해 나가는 거짓을 모르는 농부는 
천진난만한 성격의 소유자였다.
그러기에 사(士) 계급 다음에 농사짓는 사람을 꼽았던 것인데
장사꾼은 거짓말로 불로소득하면서 때로는 매점매석도 서슴치 않는다 하여
네 계급 중에서 제일 아래로 꼽았다.
오늘날의 상업 또는 무역 등의 개념과는 차이가 있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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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근담(菜根譚)전집 제124]

根 譚 (채근담) 후집 124장/깨달음이 없으면 참맛도 없다 


栽花種竹, 玩鶴觀魚, 又要有段自得處. 
재화종죽, 완학관어, 우요유단자득처. 
若徒留連光景, 玩弄物華, 亦吾儒之口耳, 釋氏之頑空而已, 
약도류련광경, 완롱물화, 역오유지구이, 석씨지완공이이, 
有何佳趣? 
유하가취? 

꽃을 가꾸고 대나무를 심으며 학을 즐기고 물고기를 바라보더라도, 
모름지기 일단의 깨닫는 것이 있어야 한다. 
만약 헛되이 그 광경에 빠져서 물건의 화려함만을 즐긴다면, 
또한 우리 유가의 구이지학이요, 불가의 완공일 뿐이니, 
어찌 아름다운 벗이 있겠는가. 
* 구이지학; 마음으로 깨닫지 못하고 귀로 들은 것을 
그저 입으로만 주워 섬기는 학문 * 
완공; 세상만물을 일체 공으로 보는 소승불교의 입장  

구이지학(口耳之學)이란 양자(楊子)의 법언(法言)에
'小人之學也入乎耳出乎口 口耳之問則四寸耳 曷足以美七尺之軀乎'
'소인의 학문은 귀로 들어와 입으로 나간다 
입과 귀 사이에는 네 치일 뿐이니 
어찌 족히 일곱 자의 몸을 아름답게 할 수 있으리요'란 구절이 있다.
또 완공(頑空)이라 함은 소승불교의 견해로
'만물은 일체의 공'이라는 관념을 가지고
사람을 피하고 세상을 등짐으로써 홍익인간의 정신이 결여된 완고함을 뜻한다.
비록 세속을 떠나 은둔생활을 즐긴다 하더라도
자연속의 참진리를 터득하지 못한다면 그것은 아무 의미도 없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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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근담(菜根譚)전집 제123]


菜 根 譚 (채근담) 후집 123장/인위적이지 않은 것이 좋다| 

 

山肴不受世間灌漑, 野禽不受世間환養, 其味皆香而且冽. 
산효불수세간관개, 야금불수세간환양, 기미개향이차렬. 
吾人能不爲世法所點染, 其臭味不逈然別乎? 
오인능불위세법소점염, 기취미불형연별호?

산나물은 세상 사람들이 가꾸지 않아도 결코 절로 자라고, 
들새는 기르지 않아도 절로 자라나니, 
그 맛은 다 향기롭고도 맑다. 
우리도 능히 세상 법도에 물들지 않는다면 
그 품격이 속세와 멀리 떨어져 각별하지 않겠는가. 

세속의 인연을 완전히 끊고 세상을 살아가기란 불가능할 것이다.
그러나 지나치게 세속적이 욕심이나 명예에 집착하다 보면
본연의 모습을 잃어 버리게 된다.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는 곳에서 아름답고 강인하게 자라 난
야생화의 생명력을 경이로운 눈으로 바라보았던 경험이 있을 것이다.
사람도 세상적이 가치에 너무 매어 있지 않는다면

오히려 특별한 기품과 멋을 지니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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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근담(菜根譚)전집 제122]


    菜 根 譚 (채근담) 후집 122장/꽃이든 술이든 지나치면 추악하다 

     

    花看半開, 酒飮微醉, 此中大有佳趣. 
    화간반개, 주음미취, 차중대유가취. 
    若至爛漫모도, 便成惡境矣. 履盈滿者, 宜思之. 
    약지난만모도, 변성안경의, 이영만자, 의사지. 

    꽃은 반만 피었을 때 보고 술은 조금만 취하도록 마시면 
    그 가운데 무한히 아름다운 멋이 잇다. 
    만약 꽃이 활짝 피고 술이 흠뻑 취하는 데까지 이르면 
    추악한 경지가 되니, 
    가득한 상태에 있는 사람은 마땅히 이를 생각해야 하리라. 

    모든 것은 적당한 선이 있다.
    그러나 그 선을 넘어 추태를 부리기 쉬운 것이 또한 인간이다.
    술의 경우가 그 대표적인 예인데
    술은 백약의 으뜸 주백약지장(酒百藥之長)이란 말은
    자기 주량에 맞도록 적당한 술을 마시면 혈액순환도 되고
    소화에도 도움이 되어 건강에 좋다는 말이리라.
    그러나 이른바 주객들은 그 한계를 넘어 추태를 부리는 경우가 많다.
    그렇게 되면 자신의 건강을 해칠 뿐 아니라 
    주변 사람들에게도 고통을 주게 되니 삼가야 하지 않겠는가.
    이런 일이 어디 술뿐이겠는가?
    인생에서도 오르막이 있으면 내리막이 있게 마련이다.
    만일 부귀공명이 절정에 다다랐다고 해서 자만한다면
    언젠가 끝없이 나락으로 떨어져 추악한 경지에 이를 것이다.
    기쁜 일 즐거운 일도 절정에 이르면 다음에는 공허만 남는 법
    다소 부족된다 싶은 시점에서 중단하면 얻는 것이 많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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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근담(菜根譚)전집 제121]


菜 根 譚 (채근담) 후집 121장/사람은 스스로 고해를 만든다 

 

世人爲榮利纏縛, 動曰 塵世苦海, 
세인위영리전박, 동왈 진세고해, 
不知雲白山靑, 川行石立, 花迎鳥笑, 谷答樵謳. 
부지운백산청, 천행석립, 화영조소, 곡답초구. 
世亦不塵, 海亦不苦. 彼自塵苦其心爾. 
세역부진, 해역불고. 피자진고기심이. 

세상 사람들은 영화와 명리에 얽매여 걸핏하면 티끌세상이니, 
고생바다니 하고 말한다, 
그들은 구름 피고 산은 푸르며, 
냇물 흐르고 바위 우뚝하며, 
꽃 피고 새가 지저귀며 골짜기가 화답하고 
나무꾼이 노래하는 것을 모르나니, 
세상은 또한 티끌이 아니며 고해도 아니로다. 
다만 저들이 스스로 그 마음을 티끌과 고해로 만들 따름이니라. 

기분이 울적하거나 고민에 싸여 있을 때에는 
아름다운 것을 보아도 아무 느낌이 없고 단지 괴로울 뿐이다.
반면 기분이 좋을 때에는 평소 눈에 들어오지 않던 보잘 것 없는 것들도
소중하고 아름답게 보일 수 있다.
모든 것은 보는 이의 마음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이다.
명예와 이익에 대한 집착은 사람을 고독하게 만든다.
자신을 둘러사고 있는 모든 사람이 다 경쟁자요, 혹은 가해자로 보일 뿐이다.
책략에 대해서는 그보다 더한 책략으로 대응하고
빈틈만 보이면 증상과 모략도 서슴치 않는다.
간단없이 우월감과 열등감 사이를 방황하는 인생이 
어찌 흰 구름과 푸른 산을 올려다볼 여유가 있겠는가?
그러나 인생이란 높은 곳을 향하고 서서 그곳을 올려다보며
크게 기지개를 펴는 때가 있어야 한다.
그럴 때 참다운 인생, 즐거운 인생을 맛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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