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상식 퀴즈 O X] 1월 30일 (783)

1. 비철금속의 일종으로 원자번호 13번이다. 철 못지않게 튼튼하면서도 가벼워 은박지, 캔, 새시, 우주선 등 다양한 제품에 활용되는 이것은?

① 구리 ② 알루미늄
③ 아연 ④ 은

2. 세계경제포럼(WEF)이 매년 1월 스위스의 휴양지에서 개최하는 행사로 세계 정계·학계·재계 유명 인사가 집결하는 이것은?

① 잭슨홀 미팅 ② 다보스포럼
③ 블랙 프라이데이 ④ 양회

3. 중앙은행이 향후 통화정책 방향을 시장 참가자들에게 사전 안내하는 것을 무엇이라 할까?

① 밸류에이션 ② 테이퍼링
③ 포워드 가이던스 ④ 그린 북

4. 두 개 이상의 국가가 상호무역 증진을 위해 맺는 협정을 가리키는 용어는?

① GATT ② WTO
③ FTA ④ ISD

5. 기업의 인수합병(M&A) 과정에서 잠재적 매수자에게 매각 대상 회사의 기본 정보를 소개하기 위해 배포하는 문서는?

① 그린 메일 ② 베이지 북
③ 쇼트 리스트 ④ 티저 레터

6. 페이퍼 컴퍼니의 일종으로 증시에 상장돼 있다. 오직 비상장 기업을 M&A할 목적으로 설립돼 투자금을 모으는 이 회사는?

① 지주회사 ② 스팩
③ 헤지펀드 ④ 한계기업

7. 달러화의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를 산출할 때 비교 대상 통화가 아닌 것은?

① 유로 ② 엔 ③ 크로나 ④ 원

8. 대기업과 고소득층의 부를 먼저 늘려주면 중소기업과 저소득층에 혜택이 돌아가고 경제 전체를 활성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이론은?

① 낙수효과 ② 분수효과
③ 기저효과 ④ 구축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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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
'오래된 문제' 국민연금 개혁이 필요하다는데…

 
새해 들어 뜨거운 이슈 하나가 국민적 관심을 받고 있는데요. 바로 국민연금 개혁 문제입니다. 국민연금? 중·고교 생글 독자들은 “그게 뭔데?”라고 할 수 있지만, 국민연금만큼 여러분의 미래에 큰 영향을 미치는 국가 정책도 없답니다.


국민연금은 국가가 시행하는 공적 복지제도입니다. 쉽게 설명하자면 돈을 버는 삶의 전반전에 매월 연금을 붓고, 은퇴하는 삶의 후반전에 매월 돈을 받는 제도입니다. 개인들이 자기 계획에 따라 자유롭게 가입하는 사적연금 상품과 달리 국민연금은 소득 행위를 하는 국민이 의무적으로, 즉 강제적으로 가입하는 연금입니다.

새해 벽두부터 국민연금이 주목받는 이유는 올해가 국민연금 실태를 전면적으로 파악하는 해이기 때문입니다. 이것을 국민연금 재정추계 발표라고 합니다. 정부는 5년마다 국민연금이 잘 굴러가고 있는지를 분석해 발표하도록 돼 있답니다.

1988년 도입된 국민연금은 많은 우려를 낳고 있습니다. 이게 바로 여러분의 미래에 영향을 미치는 포인트인데요. 여러분이 직장을 얻고 연금을 붓기 시작할 때쯤 연금이 고갈될지 모른다는 걱정입니다. 연금을 받는 사람은 많은데, 내는 사람이 적어서 생기는 적자 구조가 2040년께 시작되고 2057년쯤이면 지급할 돈이 고갈된다는 겁니다. 지금처럼 연금이 운영된다면 말이죠. 그래서 국민연금을 개혁해야 한다는 말이 나오는데요. 이게 쉽지 않다고 합니다.

연금 자체보다 더 이해하기 어려운 용어들…보험료율·소득대체율·재정추계는 뭐예요?


위 사설은 프랑스 정부가 연금개혁에 나선다는 이야기를 주제로 삼고 있습니다. 한국의 연금도 프랑스처럼 개혁이 시급하다고 지적하는 겁니다. 연금 이슈를 이해하기 위해선 먼저 용어를 잘 알아야 합니다.

○연금: 개인이 사적 혹은 공적으로 돈을 붓고 받는 일종의 금융상품입니다. 국민연금, 공무원연금, 군인연금, 사학연금을 공적연금이라고 하고 개인이 별도로 가입하는 것을 사적연금이라고 합니다. 사설에서 문제가 된 것은 공적연금입니다. 노후 생활을 대비하기 위해 연금제도를 이용하는 것이죠.

○국민연금 가입자: 국민연금은 1988년 생겼어요. 국민연금공단에 따르면 가입자 수는 2222만여 명, 가입자들이 낸 적립금은 915조여원입니다. 원칙적으로 ‘18세 이상 60세 미만 국민’이면 모두가 가입해야 합니다. 18세 미만이라도 가입하고 싶으면 가입을 신청할 수 있습니다. 적용 제외자도 있습니다. ▷학생이나 군인으로 소득이 없는 사람 ▷만 60세 이상자(임의계속 가입은 가능) ▷국민연금 가입자의 무소득 배우자(전업주부) ▷다른 공적연금 가입자(공무원연금, 사학연금, 군인연금 등) ▷기초생활수급자 등이 있습니다.

○보험료율: 연금도 일종의 보험상품이기 때문에 가입자는 매달 돈을 부어야 합니다. 그것을 보험료라고 부릅니다. 보험료율은 매달 받는 월급 중 보험료로 나가는 액수를 %로 나타낸 것입니다. 프랑스는 월급의 28%를 국민연금 보험료로 낸다고 사설은 말합니다. 월급이 100만원이라면 28만원을 낸다는 뜻입니다. 우리나라 국민연금 보험료율은 9%입니다. 프랑스가 우리의 세 배이군요. 주요 선진국 모임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의 평균 보험료율은 18% 정도라고 합니다.

○소득대체율: 월평균 소득의 몇%를 연금으로 받는지를 알려주는 수치입니다. 소득대체율이 50%면 연금액이 연금 가입자가 받은 평균 소득의 절반이라는 의미입니다. 프랑스는 소득대체율이 62%, 우리나라는 40%라고 하는군요.

○국민연금 수령 시기: 우리나라에선 나이대별로 다릅니다. 1952년 이전 태어난 사람은 60세, 1953~1956년생은 61세, 1957~1960년생은 62세, 1961~1964년생은 63세, 1965~1968년생은 65세부터 받습니다. 가입 의무기간은 만 60세까지입니다.

○법정 정년: 프랑스는 62세, 우리나라는 60세입니다. 정년을 늘린다는 것은 직장생활을 더 하도록 해서 연금 보험료를 납부할 기간을 늘린다는 의미입니다. 국민이 반대하는 보험료 인상보다 정년 연장이 낫다는 거죠.

○연금 재정추계 발표: 우리나라 정부는 5년마다 국민연금 상태를 평가합니다. 연금이 얼마나 들어오고 나가는지를 알아보죠. 올해가 이런 분석 결과를 발표하는 해입니다. 결과에 따라 정부와 국회는 개혁안을 협의합니다.

NIE 포인트
1. 4대 공적연금에 어떤 것이 있는지 찾아보자.

2. 프랑스가 왜 연금제도를 개혁하려는지 토론해보자.

3. 연금 보도에 등장하는 전문 용어를 정리해보자.



*연금제도는 19세기 비스마르크가 만들었어요 "끝없는 개혁…국가가 가입 강제하는 게 문제"

연금제도는 19세기 프로이센에서 생겼습니다. 그것을 만든 사람은 오스트리아와 프랑스를 전쟁에서 이긴 프로이센의 ‘철혈재상’ 오토 폰 비스마르크(1815~1898)입니다. 1870년 프랑스를 꺾은 뒤 비스마르크에게 한 가지 문제가 생겼습니다. 전쟁은 끝났는데 젊은 군인들이 갈 곳이 없었던 겁니다. 이들은 고향으로 돌아가려 하지 않았습니다. 프랑스 파리에서 맛본 화려한 도시 모습은 고리타분한 시골과 대비되었고, 젊은이들은 도시에서 자유를 만끽하려 했습니다. 군인들은 점차 정치적, 사회적 불안 요소가 되었습니다.

비스마르크는 이들에게 직장을 줘야겠다고 생각했죠. 그러나 상황이 나빴습니다. 전쟁 뒤에 불황이 닥쳤거든요. 철혈재상은 늙은 노동자를 고향으로 보내고 젊은 실업자를 빈자리에 넣자고 생각했습니다. 늙은 군인과 노동자를 집으로 보낼 ‘당근’이 필요했죠. 그래서 만든 게 정년과 연금제도였습니다.

그냥 은퇴하라면 누가 하겠어요. “은퇴하면 연금을 주겠다. 청년도 좋고 은퇴자도 좋다”였습니다. 비스마르크가 만든 정년은 65세였습니다. 65세부터 연금을 받는다는 거였죠. 이후 ‘65세 정년=65세 연금’은 많은 나라에서 고령, 정년, 연금 수령 나이의 기준이 되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연금은 거의 모든 나라에서 문제가 되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국민연금뿐 아니라 공무원연금, 군인연금, 사학연금이 대동소이한 문제를 노출했습니다. 첫째 문제는 적자와 자금 고갈 이슈입니다. 국민연금은 매월 내는 보험료율보다 가져가는 소득대체율(4면 용어설명 참조)이 높은 구조를 하고 있습니다. 1988년 복지제도의 하나로 국민연금을 만들 때 그렇게 설계했죠. 이게 두고두고 문제가 됐습니다.

초기 가입자는 보험료율 3%, 소득대체율 70%의 혜택을 누렸습니다. 내는 것은 월급의 3%인데 받는 것은 월급의 70%였으니 말이죠. 이 말은 적자가 늘어난다는 뜻입니다. 초기에는 받아가는 연령대 인구가 적고 내는 사람이 많아서 괜찮았죠. 시간이 가면서 받아가는 사람이 많아져 줄 돈이 모자라게 되는 거죠. 뒷사람이 더 많이 내줘야 한다는 뜻입니다. 인구가 줄어들면 뒷사람의 부담은 더 늘어납니다. 지금처럼 가면, 2040년부터 국민연금 적자가 나타나고 2057년께 연금이 바닥난다고 합니다. 국회예산정책처에 따르면 이런 구조 탓에 2070년 4대 공적연금(국민연금, 공무원연금, 사학연금, 군인연금) 총 재정수지는 242조7000억원 적자라고 합니다. 공무원연금은 만성 적자여서 세금으로 충당해줍니다.

둘째 문제는 연금개혁이 필요하지만 쉽지 않다는 겁니다. 가장 쉽게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가입자들이 내는 보험료를 올리는 겁니다. 현재 9%인 보험료율을 선진국 수준인 18%로 올리자는 의견이 많습니다. 그러나 국민 대다수는 반대합니다. 월급에서 더 떼가겠다는데 누가 좋아하겠습니까? 정치인들은 여론에 민감하기 때문에 보험료율 인상에 소극적입니다. 연금 액수를 낮추는 방법도 거론됩니다. 초기 국민연금 가입자들은 연금으로 월 200만원 이상 받았습니다. 이게 갈수록 줄었죠. 100만원대로, 또 그 이하로 줄어들겠지요. 정년을 연장해서 보험료를 내는 기간을 늘리거나, 연금 받는 나이를 늦추는 방법도 있어요. 현행 60세인 정년을 더 늘리면 돈을 내는 사람이 많아지겠지만, 이것은 청년 일자리를 빼앗는 결과를 낳을 수 있어서 논란입니다. 받는 나이를 늦추는 것은 이전 수령자와의 형평성 문제가 제기되죠.

이런 고질적인 문제 때문에 국민연금 비판자들은 “국가가 왜 연금 가입을 강제하느냐”고 지적합니다. 개인의 노후는 각자 준비하면 되는데 왜 국가가 나서서 풀지도 못할 문제를 자초하냐는 거죠. 개인들이 알아서 저축하거나 사적연금을 들어 노후를 준비할 수 있다는 주장입니다. 수명이 늘지만 출산율은 떨어지는 시대(받을 사람은 많고 낼 사람은 적어지는 시대)에 연금은 근본적인 문제를 안고 있습니다.

고기완 기자 dadad@hankyung.com


[경제·금융 상식 퀴즈 O X] 1월 16일 (782)
1. 기업이 발표한 실적이 시장 추정치보다 크게 낮아 투자자들에게 충격을 주는 상황을 뜻하는 말은?
①어닝 시즌 ②프리어닝 시즌
③어닝 서프라이즈 ④어닝 쇼크
2. 매년 초 근로소득자의 급여에서 전년도에 원천징수된 세액의 과부족 여부를 따져 세금을 더 냈다면 환급하고, 덜 냈다면 더 부과하는 절차는?
①세액공제
②유상증자
③감가상각
④연말정산
3. 한국의 ‘4대 보험’에 속하지 않는 것을 고르면?
①국민연금 ②연금저축
③산재보험 ④고용보험
4. 배를 만드는 산업을 뜻한다. 지난해 한국 기업들이 세계 발주량의 37%를 따내며 선전한 이 업종은?
①해운 ②조선
③방산 ④2차전지
5. 공인회계사가 제시한 네 가지 감사의견 중 기업 존립에 의문이 들 정도로 중대한 결함이 발견된 가장 심각한 상태는?
①적정 ②한정 ③부적정 ④의견거절
6. 증시 약세 탓에 지난해 ‘이것’ 규모가 세계적으로 65% 급감했다. 기업이 일반투자자에게 주식을 공개하고 증시에 상장하는 절차인 이것은?
①SPAC ②PEF
③IPO ④M&A
7. 국가가 보유한 노동·자본·기술 등 생산요소를 모두 활용하면서도 물가 상승 부작용 없이 달성할 수 있는 최적의 경제성장률은?
①잠재성장률 ②명목성장률
③실질성장률 ④총요소생산성
8. 산업 현장에서 많이 쓰는 비철금속의 하나로, 가격이 실물 경기를 잘 반영한다고 해서 ‘닥터 코퍼’라는 별명이 붙은 이 금속은?
①구리 ②니켈 ③아연 ④알루미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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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
기술 한계는 어디까지? 상상 초월 'CES 2023'

 

인류는 지금 ‘제2의 태양’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태양 만들기에 성공하면 인류는 석유, 가스, 석탄과 같은 화석 에너지에 집착하지 않아도 됩니다. 태양은 핵융합을 통해 엄청난 양의 에너지를 생산하는데요. 지구에서 태양을 만들려면, 즉 핵융합이 일어나도록 하려면 1억 도 이상의 초고온 상태를 안정적으로 구현할 수 있어야 한답니다.

진전은 있습니다. 한국핵융합에너지연구원은 30초 동안 1억 도를 유지하는 기술을 선보였고, 미국 로런스 리버모어 국립연구소(LLNL)는 레이저를 이용해 핵융합을 일으키는 새로운 접근법을 시현했습니다. 인류는 언제쯤 만족할 만한 기술을 거머쥘까요?

지난 5~8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IT·가전 전시회 ‘CES(Consumer Electronics Show) 2023’은 이 질문에 답을 줬습니다. “인류가 걸어온 길을 계속 걸어가면 가능하다”는 것이죠. CES는 우리가 상상했던 온갖 기술이 실현되었음을, 또 조만간 구현될 것임을 보여준 최첨단 기술 경연장이었습니다. 돌을 갈아 썼던 우리 조상들이 봤다면 기절했을 기술과 제품이 즐비했습니다. 타제석기에서 마제석기로 진화하는 데 수십만 년이 걸렸던 호모 사피엔스는 어떻게 그 짧은 시간에 기술적으로 ‘호모 데우스’, 즉 신의 영역을 넘볼 정도의 수준에 올라설 수 있었을까요? CES 2023을 통해 알아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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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뱀·펴고접는 디스플레이·선 없는 TV…상상을 기술로 구현한 혁신에 세계가 '깜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지난 5~8일 열린 세계 IT·가전 전시회 ‘CES 2023’은 기술 진화에 인간 한계는 없다는 점을 보여주었습니다. CES는 코로나19 때문에 3년 만에 열렸는데요. 긴 공백을 메우려는 듯 이전보다 진화된 많은 기술과 신제품이 쏟아져 나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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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


인공지능(AI) 기술이 빠른 속도로 발전하면서 융복합 기술을 탑재한 로봇이 대거 등장했습니다. 양쪽 팔을 자유자재로 움직일 수 있는 다목적 휴머노이드 로봇 ‘아이오’. 그림을 멋지게 그려주는 ‘스케처’. 수도관 누수를 찾는 로봇 뱀 ‘클린 워터 패스파인더’…. 가장 눈길을 끈 기술은 로봇뱀입니다. 로봇뱀은 수도관을 따라 자율적으로 움직이면서 관이 얼마나 부식했는지, 석회화가 어느 정도 진행됐는지 등을 확인해 지도화합니다. 프랑스의 자율 로봇 스타트업 ACWA로보틱스 제품인데 조만간 상용화할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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펴고 접는 삼성 디스플레이

삼성은 ‘세상에 없던’ 디스플레이를 선보였습니다. 접혀 있던 디스플레이를 펼치고 또 오른쪽 화면을 당기면 디스플레이가 커지는 기술입니다. 처음엔 스마트폰 크기(7.8형)였다가 펼치면 태블릿PC(10.5형)만 하게 확대되고, 다시 늘리면 12.4형까지 늘어납니다. 화면이 커지면서도 디스플레이에서 나오는 영상은 끊기지 않습니다. 별도의 버튼을 누르지 않고 공책을 펴듯 열면 됩니다. ‘플렉스 하이브리드’라는 이름이 붙었습니다. 작은 크기로 휴대하고 다니다가 필요에 따라 화면을 키워서 콘텐츠를 즐길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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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 없는 LG TV


선(線) 없는 TV ‘LG 시그니처 올레드M’는 LG전자의 비밀병기로 불렸습니다. LG전자가 축적한 ‘올레드 TV 10년의 노하우’를 모두 담은 TV입니다. 이 TV는 전원을 연결하는 선 외에 아무 선도 필요 없습니다. 너저분한 TV 줄이 없어서 주변이 깔끔한 게 특징입니다. LG전자의 대표 출품작답게 이 TV는 홈시어터 부문 최고상을 받았습니다. 현존하는 TV 중 가장 큰 97형 OLED TV에 세계 최초로 4K·120㎐ 무선 전송 솔루션을 탑재했습니다. 정보를 전달하는 선이 없을 경우 화질이 떨어지고 소리가 안정적이지 않을 수 있지만 이 제품은 그런 한계를 극복한 것으로 평가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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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처럼 색상이 바뀌는 차


BMW는 ‘디지털 영혼을 가진 친구 같은 차’를 콘셉트로 한 전기차 ‘i 비전 Dee’를 공개했습니다. 이 차는 인공지능 친구(비서)를 두었습니다. 비서를 통해 운전자의 감정을 표현하듯 차의 외관 색상을 다양하게 바꿀 수 있었습니다. 색상과 표정 변화는 특수 안료가 포함된 캡슐 수백만 개가 전기장에 의해 한쪽으로 쏠리는 원리에 따라 구현된답니다.

미국 모빌리티 스타트업 아스카(ASKA)는 도로와 하늘에서 모두 쓸 수 있는 공륙양용 차량 ‘A5’를 공개했습니다. 이 회사가 선보인 것은 4인승이었습니다. 리튬이온 배터리와 가솔린을 동력원으로 쓴다고 합니다. 지상에선 한 번 충전으로 최대 약 400㎞를 이동할 수 있습니다. 수직으로 이착륙할 수 있고, 활주로를 이용해 이륙할 수도 있습니다. 자동차로 다니다가 길이 막힐 때 하늘로 붕 떠올라서 가면 얼마나 좋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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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 극복 제품

국내 스타트업 닷이 만든 닷패드는 디스플레이 표면에 2400개의 핀이 올라와 PC나 모바일 등에 나온 도형·기호·표 차트 정보를 점자로 표시해주는 촉각 디스플레이입니다. 시각장애인이 소통할 수 있는 점자를 기반으로 만들어져 언제든 자유롭게 문자메시지를 보내거나 게임을 할 수 있습니다. 셀리코라는 회사는 ‘전자눈’을 선보였습니다. 시세포층에 카메라 역할을 하는 이미지 센서칩을 삽입하는 게 핵심 기술입니다. 이 장치가 빛을 감지한 뒤 이를 생체 전기 신호로 변환해 뇌에 전달합니다. 시력 0.1 이상 수준까지 해상도를 높이는 게 이 회사의 목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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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사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진화중인 기술…'밈(meme) 복제론'으로 설명할 수 있을까요?


CES 2023’에는 세계적으로 내로라하는 첨단기술이 모였습니다. 전시회를 둘러본 사람들은 “우와 이런 것까지 구현됐네”라며 감탄사를 연발했다고 합니다. 여기에서 우리는 질문을 던지게 됩니다. “인간은 왜, 어떻게 다른 동물과 달리 새로운 기술, 새로운 도구를 잘 만들 수 있게 됐느냐”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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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 가는 데만 수십만 년
인류 조상이 타제(打製)석기인 찍개를 쓰다가 마제(磨製)석기인 돌도끼를 쓰는 신석기 인류로 진화하는 데 수십만~수백만 년이 걸렸다고 합니다. ‘깨어져 있는 돌 쓰기’에서 ‘돌을 날카롭게 갈아서 쓰기’로 점프하는 데 많은 시간이 걸렸다니, 정말 믿기 어렵습니다. 마제석기는 시간이 더 걸려서 청동·철기를 낳았습니다. 시대가 바뀔 때마다 아마도 아이폰을 만든 ‘스티브 잡스’ 같은 조상이 있었을 것이라고 상상해 봅니다.


철기시대는 곧 산업혁명을 낳았습니다. 말과 소의 힘을 이용하는 인류는 증기라는 거대한 힘을 에너지로 쓰기 시작했습니다. 일대 기술 혁신이었습니다. 철기는 증기를 만나서 기차, 자동차를 만들었습니다. 21세기 인간은 이제 만들지 못할 것이 없는, 심지어 ‘제2의 태양’까지 만들려 하는 중입니다. 인류학자들이 ‘도구를 잘 만드는 인간’이라는 뜻으로 조어(造語)해낸 ‘호모 하빌리스’라는 용어는 정말 맞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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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라진 기술 진화
주목할 점이 하나 있습니다. 인류 역사 중 99%가량이 구석기 시대였지만 급격한 기술 진화는 길게 잡아야 200여 년 전부터 시작됐고 우리가 즐기는 현대적 최첨단 기술은 최근에야 나타났다는 겁니다. 인류 전체 역사를 24시간으로 본다면 CES에 등장한 기술은 23시간59분59초59에 등장했다는 은유가 가능합니다. 우리 조상들이 ‘하늘을 나는 자동차’ ‘커지는 디스플레이’ ‘뱀처럼 기어가는 로봇’ ‘선 없는 TV’를 본다면 아마 기절초풍할 겁니다. <부는 어디에서 오는가>를 쓴 에릭 바인하커는 ‘석기에서 우주선으로’라는 표현을 써서 인류의 물리적 기술 진화를 찬양한 적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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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윈과 도킨스
찰스 다윈은 <종의 기원>에서 모든 생물은 진화해 오늘날 모습으로 존재한다고 했습니다. 진화는 자연선택이라는 메커니즘을 밟는다고 했어요. 생물들이 환경에 적응해 살아남기 위해 변이·적응·재생산 과정을 거친다고 했고 이것을 자연선택이라고 이름 지었습니다. 다윈은 수억 년, 수십억 년이라는 긴 시간(eon) 동안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단세포는 다세포로, 결국 더 복잡한 구조를 가진 생물로 바뀌었다는 점을 설명했습니다.


<이기적 유전자>를 쓴 리처드 도킨스는 책 말미에 한 가지 의문을 제기했습니다. 생물학적 진화는 무엇인지 알겠는데, 인간은 어떻게, 왜 동물과 달리 고도로 발달한 기술과 문화를 가질 수 있었을까라고 자문했습니다. 생물학적 진화론으로는 문화적 진화론을 설명하기 어렵다는 것이었습니다. 왜, 어떻게 현대의 우리는 구석기와 신석기 사람들보다, 그리고 18세기, 19세기 사람보다 더 복잡한 기술, 과학, 정보통신력을 가질 수 있게 됐느냐는 것이죠. 그러면서 그는 유전자(gene)와 매우 유사한 단어인 밈(meme)을 만들었고 밈이 문화적 진화를 이끈다고 했습니다. 유전자가 변이, 적응, 확산하듯이 밈도 복제돼 수많은 사람에게 선택, 확산한다는 겁니다.

<밈>을 쓴 수전 블랙모어는 이것을 밈학(memetics)으로 끌어올리려 했습니다. 인간의 기술력이 갈수록 빠른 속도로 진화하는 것은 하나의 밈이 더 많은 사람에게 더 빨리 전파, 선택, 변이되기 때문이라는 겁니다. 오늘의 기술과 정보가 내일이면 지구 전체로 번지는 시대에선 기술 변이가 더 빨라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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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뇌와 기술

인간의 뇌는 밈 진화에 적합하게 진화했습니다. 생물학적으로만 보면 인간의 큰 뇌는 출산 등에 매우 불리합니다만 언어, 정보, 기술 같은 문화를 복제하고 선택하고 전달하는 데 매우 유용하다는 게 밈 진화론의 포인트입니다. 재미있는 관점입니다.

고기완 기자 dadad@hankyung.com


[경제·금융 상식 퀴즈 O X] 12월 26일 (780)

1. 다음 중 수입품에 대한 ‘관세장벽’으로 볼 수 있는 조치는?

① 보복관세 부과 ② 수량 제한
③ 가격 통제 ④ 위생검역 강화

2. 시장 평균보다 높은 수익률을 목표로 펀드매니저들이 적극 개입해 자산 비중을 조정하는 펀드를 뜻하는 말은?

① 인덱스펀드 ② 국부펀드
③ 액티브펀드 ④ 패시브펀드

3. 아르바이트 학생도 최저임금을 보장받는다. 2023년 최저임금은 얼마로 정해졌을까?

① 8590원 ② 8720원
③ 9160원 ④ 9620원

4. 세계 유수의 금융회사와 다국적 기업이 밀집해 시너지 효과를 내면서 금융산업이 발달한 지역을 뜻하는 말은?

① 레몬마켓 ② 역외시장
③ 월스트리트 ④ 금융허브

5. 기업이 생산량을 늘림에 따라 제품 하나를 만드는 단위당 비용이 하락하는 현상은?

① 외부경제 ② 외부불경제
③ 규모의 경제 ④ 규모의 불경제

6. 특정 종목 주가가 하락할 것으로 예상하고 해당 주식을 보유하지 않은 상태에서 주식을 빌려 매도 주문을 내는 투자법은?

① 공매도 ② 정리매매
③ 반대매매 ④ 신용융자

7. 빚을 내서 산 주식의 가치가 일정 수준 이하로 떨어지면 증권사가 고객 의사와 관계없이 주식을 팔아버리는 것은?

① 손절매 ② 뇌동매매
③ 반대매매 ④ 신용융자

8. 기업 파산, 국가 부도 등의 위험을 사고팔 수 있는 파생금융상품이다. ‘신용부도스와프’인 이것은?

① PEF ② CDS ③ ABS ④ ETN




[경제·금융 상식 퀴즈 O X] 12월 19일 (779)
1. 신용도가 낮은 기업이 발행하는 투자부적격 등급 채권으로, 고위험·고수익이 특징인 이것은?
①양키본드 ②제로쿠폰본드
③딤섬본드 ④정크본드
2. 도시의 무질서한 확장을 방지하기 위해 개발 행위를 엄격히 제한하는 지역이다. 도시 주변 자연환경을 보전하기 위해 설정하는 이것은?
①그린택소노미 ②그린워싱
③그린메일 ④그린벨트
3. 투기 자본이 경영권이 취약한 기업의 지분을 매집한 다음 자기 지분을 높은 가격에 되사갈 것을 요구하는 행위는?
①그린택소노미 ②그린워싱
③그린메일 ④그린벨트
4. 12월에 벌어지곤 하는 ‘산타 랠리’와 가장 관련 깊은 현상은?
①주가 상승 ②출산율 상승
③환율 하락 ④금리 하락
5. 소유 구조가 폐쇄적이던 기업이 일반에 재무 내용을 공시하고 주식을 공개하는 것이다. ‘증시 상장’을 가리키는 이 단어는?
①SPAC ②PEF ③M&A ④IPO
6. 상품 개발 역량을 갖춘 제조업체가 제품 자체 기획, 개발, 생산까지 마쳐 다른 업체에 납품하는 방식을 가리키는 말은?
①OTT ②OTP
③OEM ④ODM
7. 정식 명칭은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로 적금, 예금, 펀드 등을 하나로 모아서 관리할 수 있는 금융상품은?
①IRP ②ISA ③ELS ④ETF
8. 단 1주만 갖고 있어도 주주총회에서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는 주식으로, 경영권 방어 수단의 일종인 이것은?
①우선주 ②자사주
③황금주 ④테마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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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
법을 무시하는 사회…법다운 법이란 무엇일까?


<정글북>을 쓴 러디어드 키플링은 “법이 없는 종족은 열등하다”고 했습니다. 우리가 사는 복잡다단한 세상에 법이 없다고 생각해보면 키플링의 말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남의 것을 빼앗아도 되고, 타인의 신체를 해쳐도 되고, 허락 없이 주거지를 침입해도 되는 사회는 틀림없이 열등할 겁니다. 법의 보호가 없다면 우리는 아무것도 평화롭게 생산하고 소비할 수 없을 터이니 문명은 퇴보를 면치 못할 겁니다.

우리는 키플링의 말에서 아쉬운 점 하나를 발견합니다. 그는 왜 “법은 있지만 지키지 않는 종족은 열등하다”고 덧붙여 놓지 않았을까요? 아마도 키플링은 오늘날처럼 법을 경시하는 풍조가 만연해질지 몰랐을 겁니다. 법 위에 군림하려는 권력자들, 목적을 위해 불법·편법·떼법에 기대는 사람들, 자기는 언제나 예외여야 한다는 압력단체들, 목적이 숭고하면 수단은 상관없다는 투쟁가들을 그가 목격했다면 틀림없이 ‘법의 위기’를 말했을 겁니다.

실은 법이 만능인 것도 문제입니다. 무엇이든 법으로 뚝딱 정해 그때그때 사용하는 ‘입법 만능주의’는 법을 풀빵이나 소시지처럼 하찮게 대하도록 만듭니다. 국회가 너무 많은 법을 만든다면 누가 법을 존중하겠습니까? 국회사무처에 따르면 19대 국회에서 1만6000여 개, 20대 국회에서 2만3000여 개의 법이 발의됐다고 합니다. 키플링이 살아 있다면 “법을 너무 많이 만드는 나라도 열등국가”라고 하지 않았을까요. 법이 흔들리는 현장과 법철학 속으로 가봅시다.



지하철 운행 방해 시위, 확성기 소음 집회…스스로 예외가 되려 할 때 우리는 어떻게 될까?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회원들이 지난 14일 오전 서울 용산구 삼각지역에서 지하철 탑승 시위 도중 사다리 반입 시도로 경찰과 갈등을 빚고 있다. 뉴스1

퇴임 뒤 경남 양산에서 생활하고 있는 문재인 전 대통령이 그제 “확성기 소음과 욕설이 함께하는 반(反)지성이 시골 마을의 평온과 자유를 깨고 있다”고 비판했다. (중략) 주민들이 여러 차례 신고했으나 소음 기준을 위반하지 않는 수준이어서 경찰은 야간 확성기 제한만 통고했다. 용산 대통령실 주변도 연일 시위와 확성기 소음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중략) 어제는 한 장애인 단체가 출근 시간대 차도를 점거해 시위를 벌이면서 극심한 교통혼잡까지 빚었다. 앞으로 용산은 ‘떼법 시위’의 천국이 될 판이라는 주민들의 하소연마저 나오는 실정이다.

물론 집회와 시위의 자유는 보장돼야 한다. 하지만 법과 상식의 범위 내여야 한다. 집회·시위가 다른 주민들의 기본권을 해칠 경우 자제하는 게 마땅하다. 관련 법에서 ‘재산 피해나 사생활 평온을 해칠 우려가 뚜렷한 경우’ 집회나 시위를 제한할 수 있다고 한 것도 그래서다.

그러나 우리 사회는 막무가내식 떼법이 고질화한 지 오래다. 툭하면 시위대가 대기업 본사 앞을 점거해 확성기에 장송곡까지 틀어 직원들은 극심한 고통에 시달렸고, 청와대 부근 주민들은 지난 5년 내내 집회 때문에 일상생활을 할 수 없을 지경이라고 호소했다. 서울 광화문광장이 시위대에 무단 점령당하기 일쑤였고, 도심 곳곳은 귀청을 찢을 듯한 확성기 소음과 구호, 현수막으로 어지럽다. (중략) 소수에 의해 다수 시민의 일상과 법치가 짓밟히는 일이 있어선 선진국이라고 할 수 없다. (하략)

-한국경제신문 사설-


윗글은 우리나라 법질서가 몹시 흔들리고 있다는 점을 지적합니다. 헌법이 보장한 집회결사의 자유, 표현의 자유, 상업할 자유가 불법·편법·떼법으로 인해 퇴색되고 있다는 우려가 곳곳에서 묻어납니다.
사설은 여러 가지 예를 들면서 독자들의 이해를 구합니다. 첫째 사례가 확성기를 이용한 시위입니다. 주말 광화문이나 용산에 가보면 정말 시끄럽습니다. 민주주의라는 게 원래 시끄럽고(noisy) 혼탁하고(messy) 복잡한(complicated) 것이지만 도를 넘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시위 전용차와 크레인, 대형 스피커를 이용하는 시위는 고막을 찢을 듯하죠. 요구 사항을 적은 피케팅(picketing) 시위는 너무 점잖아서 집회 밈(meme)에서 도태돼버린 지경입니다.
대로(大路)를 점령하는 시위는 일상이 되었습니다. 도로 점거 집회는 원래 허가가 나지 않습니다. 수많은 차량과 운전자의 자유가 침해되기 때문입니다. 시위 참여자가 늘어나면 도로에 인파가 넘칠 수밖에 없다는 측면이 있지만, 요즘 시위는 처음부터 도로 점거로 시작합니다. 제3자의 입장을 조금이라도 생각한다면, 출퇴근 시간대라도 피해서 집회하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운전자와 시위자 사이의 실랑이는 다반사(茶飯事)가 되었습니다.
최근엔 지하철을 멈춰 세우는 시위도 자주 벌어지고 있습니다. 장애인에 대한 관심과 지원을 촉구하는 시위는 바람직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시위 장소를 지하철로 잡는 것은 다수의 공감을 얻기 어렵습니다. ‘목적이 수단을 정당화한다’는 식이면 법질서는 설 곳이 없습니다. 사람이 가장 많이 붐비는 출퇴근 시간대에 맞춰 지하철 운행을 방해하는 것은 폭력입니다. 사회적 약자를 위한 정책이 미흡하다면, 시위대는 국회나 정부 부처 앞에서 집회를 하는 게 합당합니다. 지하철 문 위에 드러눕는 시위는 동정·동감을 얻기 어렵습니다.
불법·편법·떼법 행위자에게 책임을 묻는 것은 공동체 질서를 유지하는 데 필요합니다. 이런 행위에 굴복하면 “너는 법을 지켜라. 나는 어겨서라도 목적을 성취하겠다”는 풍조가 생겨납니다. ‘법은 최소한의 도덕’이라고 했습니다. 이 최소한조차 지키지 않는 공동체의 미래는 어떨까요? “가장 나쁜 사람은 스스로 예외가 되려는 사람이다”란 말을 되새겨볼 필요가 있습니다.

NIE포인트
1. 집회결사, 표현의 자유가 무엇인지 알아보자.
2. 목적이 좋으면 수단은 상관없다는 주장을 비판해보자.
3. 법은 최소한의 도덕이라는 말의 의미를 토론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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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트·하이에크·몽테스키외·애덤 스미스…'공동체를 위한 법'을 고민한 철학자들


이마누엘 칸트, 프리드리히 하이에크, 몽테스키외, 알렉산더 해밀턴, 애덤 스미스, 존 스튜어트 밀 같은 정치·경제·도덕 철학자들은 법을 어떻게 생각했을까요? 수많은 사람이 엉켜서 사는 사회에서 법이 맡은 역할은 무엇일까요? 이들의 중심 사상을 엿보면서 답을 찾아봅시다.

○이마누엘 칸트
“어떤 행위가 법적인 행위인가”라는 물음에 이 독일 도덕철학자는 “누구의 자유와도 공존할 수 있는 행위를 말한다”고 했습니다. 내가 어떤 행위를 하더라도 남에게 해를 끼치지 않는 행동을 하는 게 법적 행위라는 것이죠. 자기 권리를 위해 남의 자유를 경시한다면 그것은 도덕심에 반한다는 얘기입니다. 조용한 휴식을 즐기는 주택가나 평화로운 거리로 분주한 상가에서 시위하는 것은 타인의 존엄을 무시하는 행위여서 제한돼야 한다고 그는 말합니다. 법은 이런 행위를 억제하는 역할을 한다는 것이죠.
그는 정언명령을 강조했습니다. 이것은 해서는 안 되는 행동이 무엇인가를 말해줍니다. “사람들이 너에게 해주기를 네가 바라는 대로 그들에게도 행하라”는 겁니다. 내가 불법적인 일을 당하지 않기를 바라듯, 너도 그런 일을 남에게 하지 말라는 가르침입니다. 요즘 주변에는 반대로 행동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프리드리히 하이에크
<법, 입법 그리고 자유>에서 법이 법답지 않기 때문에 사람들은 법을 자주 경시한다고 지적했습니다. 법다운 법에 의한 통치를 법의 지배(rule of law), 법의 내용이 무엇이든 그저 절차적으로 통과된 법으로 통치하는 것을 법에 의한 지배(rule by law)로 구분했습니다. 법의 지배를 법치주의, 법에 의한 지배를 법실증주의라고 했습니다.
법치주의의 법은 일반성, 추상성, 확실성을 띠고 있지만, 법실증주의의 법은 그런 성격이 없습니다. 특정 집단에 유리한 법, 이해관계를 고려한 법, 애매모호한 내용을 가진 법은 법다운 법이 아니라는 겁니다. 노조가 불법 파업해도 배상책임을 물을 수 없게 하는 법, 150여 가지의 계산법을 가진 종합부동산세법은 일반성, 추상성, 확실성을 갖지 못한 법이므로 하이에크가 말하는 법다운 법, ‘법치주의 법’이 아닙니다.
○몽테스키외
<법의 정신>을 쓴 이 프랑스 사상가는 권력자들이 다수의 지지를 앞세워 법을 타락시킨다고 했습니다. 민주주의는 주권재민이라는 원리에 따라 투표를 통해 다수표를 얻는 자가 권력을 잡습니다. 권력의 원천이 유권자, 즉 국민에게 있다는 겁니다. 문제는 다수를 획득한 권력자는 제한 없는 권력을 행사해서 법을 자기 뜻대로 마구 만들 수 있다는 것이죠. 독재자들이 흔히 이렇습니다. 그는 법의 타락을 막기 위해 권력을 나눴습니다. 우리가 잘 아는 입법, 사법, 행정 3권분립입니다. 문제는 입법부가 법을 함부로, 너무 많이 만들어서 ‘입법 독재’라는 말이 나오는 데 있습니다. 다수를 차지한 입법권력이 독재를 행사한다는 겁니다. 그는 “모든 권력자는 끝까지 간다”고 책에 썼습니다. 법의 위기는 권력에서 온다고 봤습니다.
○알렉산더 해밀턴
최초의 성문헌법이라는 미국 헌법 제정을 주도한 그도 입법부의 독재성을 간파했습니다. 전국에서 선거로 뽑힌 이들은 국민을 대표한다는 이유로 과도한 열정에 사로잡힐 가능성이 있다고 봤습니다. 지금의 우리나라 국회 모습을 우려한 겁니다. 일시적으로 발생하는 현상인데도 급히 법을 만들어 통제하려 합니다. 그래서 그는 입법부를 상원과 하원으로 나눴습니다. 입법부 내에서도 상하원이 서로 견제해야 한다는 겁니다.
○애덤 스미스와 밀
애덤 스미스는 <도덕감정론>에서 국가와 사회가 잘 굴러가려면 각자의 마음속에 있는 ‘제3의 공평한 관찰자’에 비춰보라고 제안했습니다. 이 관찰자는 극한으로 치닫는 이기심을 억제하도록 도울 뿐 아니라 공동체를 위한 상호이타주의가 작동하게 해준다고 봤습니다. 밀은 교육을 통해 지식을 쌓아야 호들갑 떨지 않는 민주주의, 즉 숙의민주주의를 달성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NIE포인트
1. 칸트가 말한 정언명령의 개념을 알아보자.
2. 법의 지배와 법에 의한 지배의 차이점을 토론해보자.
3. 애덤 스미스가 말한 ‘제3의 공평한 관찰자’가 무엇인지 찾아보자.
고기완 한경 경제교육연구소 연구위원
고기완 기자 dadad@hankyung.com



[경제·금융 상식 퀴즈 O X] 12월 5일 (778)

1. 한국은행은 중기적 관점에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일정 수준에 근접하도록 정책을 편다. 현재 한은의 ‘물가안정목표’는 얼마일까?

① 1% ② 2%
③ 3% ④ 4%

2. 본사나 생산기지를 해외로 옮긴 자국 기업에 각종 혜택을 제공해 본국으로 돌아오게 하는 정책은?

① 커플링 ② 리쇼어링
③ 택소노미 ④ 아웃소싱

3. 국민의 생활수준을 나타내는 지표인 ‘1인당 국민총소득(GNI)’을 끌어올릴 수 있는 요인으로 가장 설득력이 떨어지는 것은?

① 경제 성장 ② 수출 증가
③ 환율 상승 ④ 인구 증가

4. 다음 중 시중 유동성이 얼마나 잘 돌고 있는지를 볼 수 있는 지표로 가장 적합한 것은?

① 지니계수 ② 기준금리
③ 통화유통속도 ④ 국민부담률

5. 대기업의 은행 지배를 막는다는 명목으로 산업자본이 은행 주식을 일정 지분율 이상 소유할 수 없도록 한 규제는?

① 프렌드쇼어링 ② 네거티브 규제
③ 금산분리 ④ 매칭펀드

6. 소비자에게 똑같은 효용을 주는 상품 묶음의 조합을 선으로 나타낸 것이다. 일반적으로 우하향 형태를 띠는 이것은?

① 무차별곡선 ② 로렌츠곡선
③ 필립스곡선 ④ 등생산량곡선

7. 조직에서 여성이 고위직으로 승진하기 쉽지 않게 하는 ‘보이지 않는 차별’을 가리키는 말은?

① 립스틱효과 ② 메기효과
③ 매몰비용 ④ 유리천장

8. 이것이 높은 기업은 ‘주주친화적’이라는 평가를 받곤 한다. 당기순이익 중 현금으로 지급된 배당금의 비율은?

① 배당락 ② 배당성향
③ PER ④ P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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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
세계 6위 수출강국 한국 올해 일본을 추월하나?


한국 수출액이 일본을 추월하기 직전입니다. 지난 1월부터 9월 말까지 한국의 수출액은 5247억달러를 기록했습니다. 일본은 5585억달러입니다. 한국이 일본보다 338억달러 적습니다. 수출 격차가 역사상 가장 많이 좁혀졌습니다. 일본을 넘어설 절호의 기회가 왔다는 말이 나옵니다.

한·일 수출액 역전이 실현되면 현해탄을 사이에 두고 나올 반응은 극과 극일 겁니다. 수출 규모에서 우리가 일본을 넘어선 적은 없습니다. 그것이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한 사람도 거의 없었습니다. 약 40년 전인 1980년대 수출 실적을 보면 두 나라의 격차는 확연하게 드러납니다. 우리의 수출액이 일본의 13.4%에 불과했으니까요. 일본이 세계 시장에서 날아다닐 때 우리는 걸음마 단계에 있었던 거죠.

2022년이 끝나기 전에 역전할 수 있다는 예측이 있습니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 통상연구원에 따르면, 우리의 총수출액은 6900억달러에 달할 것이라고 합니다. 무엇보다 추세가 나쁘지 않습니다. 지난 9개월간 우리의 수출 증가율은 2021년 같은 기간에 비해 12.3% 증가했지만, 일본은 오히려 감소했습니다. 연말까지 우리는 늘고 일본은 줄어든다면 338억달러 차이는 따라잡을 수 있을 겁니다. 9개월 실적으로 따지면 한국은 세계 6위입니다. 일본이 5위죠. 5, 6위가 바뀔까요? ‘월드컵 16강 진출’만큼 흥미진진합니다. 한국 무역(수출+수입) 스토리를 공부해봅시다.


올해 한국 수출총액 6900억달러 예상…일본을 추월한다면 세계가 놀랄 뉴스죠


수출은 많이 하는 것이 좋습니다. 나라 안에서 많이 생산해서 나라 밖에서 많이 내다 판다는 뜻이니까요. 100만원어치보다 1억원, 10억원, 100억원어치를 파는 것이 훨씬 낫죠. 일자리를 얻고 소득을 올릴 기회가 늘어나고, 팔아서 남긴 이익으로 더 좋은 것을 만들 수 있는 기계를 사고, 더 좋은 기술을 습득할 수 있으니까요.

땅에서 기름이 펑펑 솟아오르고 땅만 파면 광물자원이 쏟아져 나오는 나라라면, 기름과 광물을 팔아 필요한 것을 사면 되겠습니다. 사우디아라비아 같은 산유국처럼 말이죠. 이런 것이 없는 우리나라는 무엇이든 만들어서 팔아야 먹고살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1960년대부터 수출보국(輸出報國·수출로 국가에 충성한다)에 나섰죠.

그 결과 한국은 지난 9월 말 현재 수출액에서 세계 6위에 올랐습니다. 월드컵 16강 진출보다 훨씬 어려운 일을 이룬 겁니다. 만들어 팔 만한 것도, 능력도 없던 나라가 세계 6위에 올랐으니 말이죠.

1960년대 초 한국은 아프리카 케냐보다 못살았습니다. 연간 1인당 국민소득이 100달러도 안 되었습니다. 먹을 것이 없어 굶는 사람이 많았다는 뜻입니다. 지금은 3만달러가 훌쩍 넘습니다.

출발은 참으로 미미했습니다. “꿈은 이루어진다”가 아니라 “우리도 한번 잘살아 보세”라는 국가적 목표를 세우고 정부와 기업, 국민이 나섰습니다. 정부는 매달 수출 확대 회의를 열었고, 품목별로 나라별로 수출 실적을 점검했습니다. 1948년 1900만달러였던 수출액은 1964년 드디어 1억달러를 기록했습니다. 당시엔 경이로운 성과였습니다. 1977년 수출 100억달러를 돌파했습니다. 13년 만에 100배 성장했습니다. 탄력을 받은 우리는 1995년 드디어 1000억달러를 넘어섰습니다. 2011년 처음으로 5000억달러를 뚫었습니다. 그해 우리는 수출과 수입을 합쳐 1조달러가 넘는 무역대국 반열에 올랐습니다. 6000억달러 고비는 2018년에 넘었습니다. 6000억달러 돌파는 미국 독일 중국 일본 네덜란드 프랑스에 이어 일곱 번째라고 합니다. 올해 말이면 6900억달러에 달할 전망입니다. 1948년에 비하면 도대체 몇 배나 커진 겁니까!

지난 2년간 세계 경제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큰 타격을 입었습니다만 한국은 선방했습니다. 2020년 5125억달러로 2019년의 5422억달러보다 다소 내려갔지만 2021년 6444억달러로 훌쩍 뛰었습니다. 올해 추정치가 6900억달러라니 고무적입니다.

추정치가 실현된다면 우리는 중국 미국 독일 네덜란드에 이어 5위로 올라설 수 있습니다. 참고로 지난 1~9월 수출액 순위는 중국이 1위(2조7004억달러), 미국이 2위(1조5446억달러), 독일이 3위(1조2405억달러), 네덜란드가 4위(7154억달러), 일본이 5위(5585억달러)입니다. 한국은 5247억달러로 일본 바로 뒤입니다. 연말까지 일본을 따라잡을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옵니다.

이처럼 수출 실적이 좋은데, 문제는 수입입니다. 수출에서 수입을 뺀 무역수지가 중요한데요. 이게 흑자여야 좋습니다. 그런데 올해 400억달러 안팎의 적자를 기록할 것이라고 합니다. 쉽게 말하면 내다 판 것보다 사온 것이 더 많다는 것이지요. 적자에 가장 많은 영향을 끼친 것은 에너지 품목이었습니다. 3대 에너지인 석유, 가스, 석탄의 가격이 많이 오른 게 적자의 주원인입니다. 글로벌 인플레이션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가격 상승을 주도했습니다. 석유에서 895억달러, 천연가스에서 396억달러, 석탄에서 239억달러의 적자가 발생했습니다. 에너지 무역수지는 702억 달러 적자입니다. 그나마 수출이 잘 안되었다면 무역적자 폭은 더 커졌을 겁니다.

무역적자가 많아지면 좋지 않습니다. 들어오는 달러보다 나가는 달러가 더 많으면 달러 보유액이 줄어들게 되죠. 이것은 국제 금융시장에 좋지 않은 신호를 줍니다. 수출을 수입보다 더 많이 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국내 생산과 소비만으로는 경제성장 못해…정부·기업 합심해서 세계시장 개척해야죠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들과 무역해야 경제 성장을 이어갈 수 있습니다. 투자와 소비가 국내에서 이뤄지는 내수(內需)경제만으로는 더 나은 나라가 되기 어렵습니다. 세계를 무대로 자동차, 반도체, 휴대폰, 철강, 배, 기계, 석유화학·섬유·전자제품 등을 많이 팔아야 합니다. 생산과 소비에 필요한 것들을 다른 나라에서 수입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우리가 모든 것을 다 생산하긴 어려우니까요.

무역을 잘하려면 몇 가지 조건이 충족돼야 합니다. 첫째, 좋은 기업과 훌륭한 기업가가 많아야 합니다. 세계 시장에서는 내로라하는 기업들이 자기 제품을 들고나옵니다. 이것을 사는 측은 가능한 한 좋은 제품을 최대한 싸게 사려 하죠. 이런 환경에 적합하지 않은 기업은 세계무대에서 살아남기 어렵습니다. 수출을 많이 하고 잘한다는 것은 이런 기업이 많다는 겁니다. 무역 강국을 보면 이 점은 분명해집니다. 미국, 중국, 독일, 일본, 프랑스, 영국, 네덜란드, 이탈리아 등은 말 그대로 한가락 하는 국가들이죠. 혁신적인 기업가도 많을수록 좋습니다. 척박한 한국에서 자동차산업을 일으키고, 반도체산업을 키우고, 철강과 조선(造船) 사업을 만든 사람들은 모두 혁신적인 기업가였습니다.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는 기업가 한 사람이 한 나라를 먹여 살린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기업가의 존재는 중요합니다.

둘째, 기업과 기업가들이 자유롭게 경제행위를 할 수 있도록 돕는 환경이 중요합니다. 우리 정부나 압력단체들이 이런저런 이유로 기업과 기업가의 경제적 자유를 제한하거나 규제한다면, 그런 규제나 제한이 없는 다른 나라의 기업, 기업가와 경쟁하기 어렵습니다. 우리 기업들은 납덩어리를 달고 뛰는데, 다른 나라 기업들은 그렇지 않다면 경쟁의 결과는 뻔합니다. 지금 많은 나라가 좋은 기업을 유치하기 위해 세금을 깎아주거나, 토지를 장기간 무상으로 사용하게 도와줍니다. 현대자동차, 삼성전자, LG전자가 미국에 공장을 짓는 이유입니다. 미국이 큰 소비시장인 것도 물론 그 배경이지만요.

셋째, 법과 제도도 중요한 변수입니다. 법이 갑자기 바뀌거나, 없던 제도가 느닷없이 생긴다면, 기업은 계획을 세우기 어렵습니다. 갑작스럽게 세금을 올리거나, 법정노동시간을 줄이거나, 최저임금을 크게 올리는 법과 제도의 도입은 기업의 생산비용을 높입니다. 이것은 생산과 무역 활동에 매우 부정적으로 작용합니다. 특정 산업에 진출하지 못하도록 규제하거나, 그동안 해온 사업을 못 하게 하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넷째, 정치적 안정과 평화로운 노사 관계도 핵심 요소입니다. 한 나라에 정치적 격변이 잦으면 무역을 안정적으로 하기 쉽지 않습니다. 쿠데타가 나고, 내전이 나고, 권력투쟁이 폭력으로 치닫는 나라의 기업과 무역 계약하지 않을 테니까요. 파업이 잦은 나라의 기업과도 거래하기 어렵습니다. 파업으로 납품 기한이 늦어지면 상대방은 손실을 봅니다. 공장을 자주 멈추는 회사는 생산을 잘할 가능성이 낮죠.

다섯째, 정부가 시장경제 친화적이어야 합니다. 정부가 기업에 적대적이거나, 노동자는 늘 약자라는 관점에서 노동자 편만 드는 정책을 편다면, 기업이 세계시장에서 신나게 뛰기 어렵습니다. 자기 나라에서 정말 기업하기 힘들어진다면 아예 나라 밖으로 기업 자체를 옮기려 할 테죠.

정부는 대신 많은 나라를 대상으로 자유무역협정을 맺고, 기업에 시장이 열리도록 적극적인 외교를 펼쳐야 합니다. 한때 적대적 관계였던 베트남과 2015년 자유무역협정을 맺은 사례는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두 나라 교역액은 지난 10월 말 현재 745억달러에 이릅니다. 한국과 교역하는 수많은 나라 중 베트남이 우리에게 가장 많은 무역흑자를 안기고 있습니다.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나서야 한다’는 외국 속담이 있습니다. 경제가 잘되려면 정부, 기업, 국민이 합심해서 잘해야 합니다.


 
고기완 기자dadad@hankyung.com





[경제·금융 상식 퀴즈 O X] 12월 5일 (777)
1.정부 예산안이 시한 안에 국회에서 의결되지 못할 경우 정부가 제한된 범위에서 임시로 집행하는 예산을 뜻하는 말은?

①추가경정예산 ②본예산
③준예산 ④불균형예산

2. 한 주에 100만원이 넘는 고가 주식에 붙는 별명은?

①동전주 ②테마주
③우선주 ④황제주

3. 거대 기업은 위기에 처하더라도 정부나 금융회사의 지원이 있어 쉽게 망하지 않는다는 경제계 일각의 그릇된 인식을 가리키는 말은?

①대마불사 ②사필귀정
③성동격서 ④무혈입성

4. 현재 미국 기준금리와 한국 기준금리의 격차는 얼마일까?

①0.25%포인트
②0.5%포인트
③0.75%포인트
④1%포인트

5. 주식시장에서 선물시장의 영향력이 커져 오히려 선물시장의 근간이 되는 현물시장을 좌지우지하는 현상은?

①포이즌필 ②왝더독
③퍼펙트스톰 ④블랙스완

6. 의사결정을 하고 난 뒤 발생하는 비용 가운데 회수가 불가능한 비용을 가리키는 경제학 용어는?

①메뉴비용 ②매몰비용
③기회비용 ④거래비용

7. 투자자를 공개 모집하지 않고 소수 주주가 경영을 책임지는 형태의 기업으로, 실적 등 자세한 정보를 공개할 의무가 없는 회사는?

①지주회사 ②한계기업
③주식회사 ④유한회사

8. 화폐의 액면가에서 제작 비용을 뺀 것으로, 국가가 화폐 발행으로 얻게 되는 이득을 가리키는 용어는?

①캐시카우 ②스프레드
③시뇨리지 ④마이너스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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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
"자유를 달라" 중국 시위…자유는, 책임은 무엇인가!


중국에서 자유를 요구하는 시위가 대학가를 중심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국가주석 시진핑의 독재정치와 폭력적인 코로나19 방역조치에 반대하는 시위입니다. 이란에서도 “자유를 달라”는 시위가 이어지고 있어요. 여성들이 앞장서 히잡을 쓰지 않을 자유를 요구하고 있답니다.

자유. 우리는 너무도 당연시하는 이것이 중국과 이란에선 ‘사치재’처럼 귀한 모양입니다. 우리는 자유를 인류 보편적 가치로 받듭니다만, 지구촌에는 아직도 자유의 숨결이 필요한 나라가 많습니다. 미국 독립운동가이자 건국의 아버지 중 한 명인 패트릭 헨리가 “자유가 아니면 죽음을 달라”로 외친 때가 18세기였는데 말이죠.

인류 문명은 자유를 확장하는 길을 걸어왔습니다. 희박한 자유에서 풍성한 자유로. 고대 애굽에서 유대인이 엑소더스를 했을 때도, 스탈린과 히틀러 치하에서도, 독재 권력 아래에서도 자유는 북극성이 되어 길을 인도했습니다.

자유가 흔한 나라에선 오남용되기도 했습니다. 자기 행동에 책임지지 않는 방종이 자유의 가치를 훼손하는 겁니다. 자기 자유와 타인의 자유를 같은 저울대에 올려놓지 않는 잘못을 범하는 것이죠. 자유를 더욱 빛나게 하는 것은 책임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그래서 자유와 책임은 불가분의 관계입니다. 인문학의 영원한 주제 ‘자유와 책임’의 세계로 들어가봅시다.

자유는 개인이 선택·행동할 수 있게 돕지만
무제한적 자유는 남을 해치는 방종이 되죠


지난달 28일(현지시간) 중국 베이징에서 고강도 코로나19 정책에 반대하는 시위와 우루무치시 화재 사건 희생자들을 위한 집회가 함께 진행되면서 시위자들이 거리를 따라 행진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중국 대학생들이 시위를 하고 있다는 뉴스가 많이 나옵니다. 대학생들은 “자유를 달라”고 외친다고 합니다. 중국 당국의 과도한 코로나19 방역조치가 직접적인 원인이라는 소식인데요. 중국 방역당국의 강경 조치는 악명이 높습니다. 거대도시 상하이를 장기간 완전봉쇄했고 마스크를 안 쓴 시민을 구타하기도 했습니다.

시위의 원인이 코로나 때문만은 아니라는 분석도 있습니다. 독재와 통제, 감시를 그 어느 때보다 강화한 ‘시진핑 정치’가 시위를 촉발했다는 지적도 많습니다. 경제 성장으로 1인당 국민소득이 1만달러를 넘어선 것도 자유를 찾는 원인이라는군요. “먹고사는 게 삶의 전부였을 때 아무것도 문제로 보이지 않았다. 먹고사는 문제가 해결되면 모든 게 문제가 된다”는 말이 있답니다.

우리도 저런 적이 있었습니다. 지금 우리는 자유를 천부의 권리, 인류 보편적 가치로 당연시하지만 30~40년 전 “자유를 달라”고 했습니다. 자유를 쟁취하는 데도 이처럼 시차가 존재하는 듯합니다.

자유는 무엇일까요? 자유는 ‘강제가 없는 상태’를 뜻합니다. 강제는 권력의 강제를 말합니다. 내 신체와 내 정신, 내 재산이 권력에 의해 좌지우지되지 않을 권리가 바로 자유입니다. 왜 이런 자유가 보장돼야 할까요? 개인들은 다른 누구보다 자신을 잘 압니다. 무엇을 잘하고 못하는지, 어떤 것에 관심이 있는지, 어떤 지식과 정보를 가지고 있는지를 잘 압니다. 이런 개인들이 나름대로 계획을 세워 무엇인가를 성취하려 할 때 꼭 필요한 게 ‘강제가 없는 자유의 상태’입니다. 계획이 성공할지 실패할지 모르지만 말이죠. “자유는 우리가 모르는 것이 가장 많은 곳, 지식의 경계, 즉 어느 누구도 한발 앞에 무엇이 놓여 있는지 모르는 곳에서 가장 필요하다”(프리드리히 하이에크)는 말이 와닿는 이유입니다. 자유가 제한된다고 생각해 볼까요? 예를 들어 어떤 개인이 강제적인 규제 때문에 미리 습득해둔 정보통신기술을 이용하지 못한다면 새로운 플랫폼 사업을 할 수 없게 됩니다.

자유는 적극적 자유와 소극적 자유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적극적 자유는 ‘무엇을 요구할’ 자유를 말합니다. 정부에 무엇을 해달라고 요구하는 정치적 자유가 대개 여기에 속합니다. 국가가 책임지는 복지정책을 요구할 자유, 경쟁을 제한하도록 요구할 자유, 국방과 안전, 교육을 요구할 자유가 여기에 속합니다. 정치적 기본권은 대개 적극적 자유에 들어갑니다.

소극적 자유는 ‘무엇을 하지 않을’ 자유입니다. 내 행복은 내가 책임질 테니 정부는 빠져달라고 요구하는 자유가 대표적인 예입니다. 국민건강보험에 강제로 가입하지 않을 자유, 주사를 강제로 맞지 않을 자유, 마스크를 쓰지 않을 자유, 시위로 인해 출근을 방해받지 않을 자유 같은 것입니다. 적극적 자유는 권력의 개입을, 소극적 자유는 권력의 불개입을 선호하는 자유라고 말할 수 있어요.

개인의 발견은 자유의 근원입니다. 개인이 발견되기 이전, 인간은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을 갖지 못했습니다. 우리 조상들은 대부분 왕, 황제, 교황 등에 소유된 신민이었을 뿐 자유인이 아니었습니다. 자기 몸도 자기 것이 아니었고, 자기 재산도 자기 것이 아니었습니다. 개인이 되기 위해 사람들은 권력과 싸워야 했습니다. 르네상스 시대 화가들은 자신의 초상화를 그리기 시작했고, 루터는 성직자를 통하지 않고 종교생활을 할 수 있다며 종교개혁을 시작했고, 영국 사람들은 왕을 꺾고 명예혁명을 이뤘으며, 미국인들은 왕이 아니라 국민이 주인임을 선포하는 독립혁명을 쟁취했습니다.

자유가 과하면 문제도 발생합니다. 바로 무제한적 자유라는 타락입니다. 자유가 무제한적일 때 자유의 유사품인 방종이 난무하게 됩니다. 내 자유를 위해 남의 자유는 희생돼도 괜찮다는 거죠. 자유가 흔한 나머지 자유를 오남용하는 나라와 자유가 부족해 “자유를 달라”는 나라가 공존한다는 사실. 어떻게 생각하세요? 프리덤(freedom)과 리버티(liberty)의 차이를 알아보는 건 숙제입니다.

책임은 자유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
책임이 부과돼야 자유 남용하지 않죠



자유와 떼려야 뗄 수 없는 두 글자가 있습니다. 바로 책임입니다. 개인이 자유롭다는 뜻은 그 개인이 스스로 기회를 발견하고 선택하고 행동할 수 있는 상태에 있음을 뜻합니다. 개인이 자유 상태에 있다면, 개인은 그 결과를 책임져야 합니다. 이 말은 개인은 자신이 처한 상태를 싫든 좋든 정당하다고 믿어야 함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자기가 가진 지식과 정보를 총동원했는데도 실패하는 경우가 있고, 시대를 잘 만나 운이 좋게도 ‘대박’을 터뜨리는 경우도 있지만, 그것이 자유의 상태에서 행해졌다면 주어진 지위는 어쩔 수 없습니다. 사회 구성원이 이런 수많은 지위를 당연한 몫으로 받아들이지 않고, 정당하다고 믿지 않는다면, 자유 사회는 제대로 기능하기도, 유지되기도 어려울지 모릅니다.

반론이 있을 수 있습니다. 사람들의 지위는 그들이 통제할 수 없는 환경에서 비롯됐다고 보는 비판이 있습니다. 부자 부모를 만난 아이는 가난한 부모를 만난 아이보다 타고난 지위가 높다거나, 교육을 잘 받을 환경과 그렇지 못한 환경도 지위의 차별을 만들어낸다는 시각이 예입니다. 중요한 것은 자유 사회와 반자유 사회, 어느 쪽이 지위를 변경할 기회와 선택 수단을 더 많이 제공하느냐입니다. 자유 사회는 반자유 사회보다 가난한 사람을 부자로, 부자를 가난한 사람으로 만들 확률이 높습니다. 미래는 아무도 모르기 때문이지요.

책임을 두려워하는 사람도 많습니다. 에리히 프롬은 이것을 <자유로부터의 도피>라고 했습니다. 선택을 보장하는 자유는 여간 부담스러운 게 아닙니다. 책임감에 대한 두려움이 자유에 대한 두려움으로 나타나 결국 도피해버린다는 겁니다. 선택보다 차라리 국가가 정해서 내려주는 것을 선호하는 경향, 자기보다 교육 수준이 높은 사람이 지시해주기를 바라는 경우 책임 부담은 덜 수 있죠.

책임은 중요한 기능을 하는데요. 그것은 바로 다시는 틀린 길을 가지 않도록 인도하는 것입니다. 자기의 지식과 정보에 따라 추구한 목표가 실패한 경우, 책임감은 행동 주체자에게 다시는 그 길로 가지 말라고 경고해줍니다. 실패의 쓰라림은 고통을 수반하지만, 행동에 대한 책임은 결국 “미래의 나는 현재의 나와 다른 내가 될 수 있도록 유도한다”는 얘기입니다. 책임을 통해 우리는 지식을 변경하고, 수단을 수정하고, 다른 목표를 세우게 된다는 거죠.

자유의 책임을 지지 않고 그 불만족의 원인을 남 탓, 사회 탓으로 돌리면 자유가 요구하는 자기 절제의 도덕심은 희박해지고 맙니다. 어떤 의미에서 자유 사회는 법에 의한 강제보다 책임감에 의해 인도되는 사회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자유 사회가 반자유 사회보다 훨씬 수준 높은 사회죠.

책임은 사람들이 경험에서 배우고 얻은 지식을 이용해 행동할 능력이 있음을 전제합니다. 합리적 행위능력을 지닌 사람만이 책임의 부담을 질 수 있다는 뜻입니다. 예를 들어 유아, 미성년자, 정신분열을 겪는 사람, 사이코패스, 통제 불능인 사람, 알코올 중독자들에게 책임을 묻기는 어렵다는 겁니다.

책임은 삶에 질서를 부여합니다. 자유의 이면에 책임이 있기 때문에 자유가 방종으로 흐르지 않게 된다는 뜻입니다. 그렇다면 책임이 엄중하게 부담되지 않는 사회는 어떤 모습을 할까요? 무질서하고 부도덕한 사회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언론자유를 핑계로 가짜뉴스를 만들고, 집회의 자유를 이유로 도로와 지하철을 막무가내로 막고, 표현의 자유를 이용해 폭력을 행사하는 사회는 자유 사회라고 말하기 어렵습니다. 스캇 펙이 <거짓의 사람들>에서 “악이 자행되는 가장 잦은 이유는 자신의 책임을 남에게 덮어씌우는 데 있다”고 했어요. “우리 모두의 책임”이라는 말도 곱씹어봐야 합니다. 그것은 종종 “아무의 책임도 아니다”는 말과 같으니까요. 자유가 앞바퀴라면 책임은 뒷바퀴입니다. 주먹을 휘두르되 남의 코앞에서 멈추지 않는다면 책임을 져야 합니다. 극장에서 거짓으로 “불이야”라고 소리친 사람은 혼나야 하는 거죠.

고기완 기 dada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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