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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식; 지리산

 

 

    題德山溪亭柱(제덕산계정주) 덕산 계정의 기둥에 써붙임

     

    請看千石鍾(청간천석종) 보게. 저 천석의 종을.

    非大구無聲(비대구무성) 크게 치지 않으면 소리가 없잖아.

    爭似頭流山(쟁사두류산) 그래도 저 두류산만은 못하지

    天鳴猶不鳴(천명유불명) 하늘이 울어도 울지 않는 산.

     

    구(手+口) : 두드리다.  천석종:천 섬 무게의 종.  천 섬의 곡식이 들어가는 크기라고 번역하기도 함.

    남명(南冥) 조식(曺植) 선생의 시입니다.
    (한국문집총간 31집 464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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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鬪狗行          개떼들

     

                                       조지겸 趙持謙


                                       1639년(인조 17) ~ 1685년(숙종 11)

    衆狗若相親          개떼들 친하게 지낼 때에는

    搖尾共行止          꼬리 흔들며 어울려 다니지만

    誰將朽骨投          누군가가 썩은 뼈다귀 하나 던져주면

    一狗起衆狗起       한마리 두마리 일어나 우루루 달려가

    其聲은은의우牙    이빨 드러내고 으르릉 먹이 다투어

    大傷小死何紛紛    큰 놈은 다치고 작은 놈은 물려 죽지

    所以貴騶虞          그래서 추우를 참 고귀하다 하는 거야

    高臥天上雲          구름 위에 높이 누워 유유자적하니깐

    은은(犬+言, 犬+言)
    의(犬+示)
    우(口+牛)
    추우(騶虞) : 인자한 성질을 지녔다는 전설상의 짐승.

     

 


    인간들도 개떼와 같습니다.
    아무 문제없이 친하게 지낼 때에는
    서로 듣기 좋은 말만 하고
    다정한 척 합니다.
    그러나 이해관계가 걸린 일이 눈앞에 있으면
    물불 가리지 아니하고 달려갑니다.
    마치 개떼처럼 말입니다.
    이익을 서로 차지하기 위해 아수라장이 됩니다.
    결국 인간사회의 온갖 갈등도
    뼈다귀를 차지하기 위한 개들의 아귀다툼과 다를바 없습니다.

    조지겸은
    자는 광보(光甫)이고 호는 우재(迂齋)입니다.
    위의 시는 그의 문집 <우재집(迂齋集)>에 실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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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냥 생각이 나서                     感遇

                                 

    최경창
                                      1539(중종34)~ 1583(선조16)

    사람 마음은 비구름과 같은 거        人心如雲雨

    잠깐 사이에도 이리저리 바뀌지      飜覆在須臾

    하얀 실에 검정 물을 들이면           素絲染黑色

    어찌 본래 흰색 되찾을 수 있으랴    安能復其初

    까악까악 까마귀 떼지어 날아         啞啞群飛烏

    우리 농막에 모여들었는데             集我田中廬

    암컷 수컷 끝내 구분할 수 없고       雌雄竟莫辨

    주루룩 부질없이 흐르는 눈물         泣涕空희허

        * 희허(希+欠)(虛+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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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 갠 하늘처럼 ]

 

     

      有感       느낌이 있어

                           최창대(崔昌大)
                              1669(현종10)~1720(숙종46)

    萬物本無累  만물은 본디 서로 걸림이 없는데

    一心徒自勞  마음이 부질없이 스스로 고민하지.

    秋空廓澄霽  높은 가을하늘 비 개어 맑으니

    朗月照纖毫  밝은 달이 터럭 하나 다 비추는구나.

 


    * 최창대는
      자는 효백(孝伯), 호는 곤륜(昆侖).
      위의 시는
      그의 문집인 <곤륜집(昆侖集)>에 실려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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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골에 사는 사람 ]                          

 

       

      野  人     시골에 사는 사람

                         최창대(崔昌大)
                            1669(현종10)~1720(숙종46)

     野人茅屋小 시골에 숨어사는 은자의 초당
     葺用蒼가皮 나무 껍질로 덮은 지붕.
     疎麻요前庭 앞뜰 둘러 삼 대 자라고
     瓠葉蔓前籬 울타리는 박 잎이 덮었네.
     파파老樹根 머리허연 노인 고목에 기대앉아
     腹飽無所思 배 두드리며 세상사 잊었고,
     兒童不훤爭 아이들 시끄러운 소리도 없고
     鷄犬各依依 닭도 개도 저대로 한가롭네.
     客來怪其人 지나던 나그네 그에게 묻기를,
     試問羲皇時 지금이 복희 시대인가요?
     泊然無答言 그 노인 아무 말 없이
     微笑起行遲 빙그레 웃으며 자리에서 일어나
     但問牛背兒 소 등에 앉은 목동에게 말하기를,
     月出可言歸 달이 떴으니 돌아가자꾸나.

     * 최창대는
      자는 효백(孝伯), 호는 곤륜(昆侖)입니다.
      위의 시는
      그의 문집인 <곤륜집(昆侖集)>에 실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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