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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落 梅 [낙 매] 떨어지는 매화 - 金雲楚 (芙蓉) [김운초 (부용)]

 

                玉貌氷肌冉冉衰 [옥모빙기염염쇠] 옥 같은 하얀 꽃이 하나 둘 시들더니
                東風結子綠生枝 [동풍결자녹생지] 봄바람에 열매 맺어 가지마다 푸릇푸릇
                綿綿不斷春消息 [면면불단춘소식] 해마다 쉬지 않고 봄소식 이르나니
                猶勝人間恨別離 [유승인간한별리] 외려 이별을 슬퍼하는 인간보다 낫구나.

 

눈보라가 몰아치는 추운 겨울에는

죽은 듯이 웅크리고 있는 매화나무의 억센 등걸이

마지막 생명마저 포기하고 꺼져버릴 뜻한 절망의 겨울을 버티고 나면

제일 먼저 생명은 매화나무로부터 온다.

 

하마터면 이대로 끝나 버릴 것 같았는데

봄의 약속은 생명을 안고 이 자연의 세상으로 돌아온다.

옥 같이 찬 매화꽃이 시들고 가지마다

푸릇푸릇 잎이 돋아나고 열매를 맺고 결실한다.

이 모든 것이 생명의 약속 봄의 약속이다.

이 약속은 끊임없이 면면히 이어진다.

자연의 약속은 해마다 돌아오건만 인간에게는 이것이 없다.

 

그러나 이 약속이 자연에만 존재하고

인간 세상에는 존재할 수 없을까?

한 번간 사람은 영영 돌아오지 못하는 강이 되어 버린다.

 

떠날 때는 꼭 다시 온다고 겨울이 지나고

봄이 오면 온다고 약속하고 갔건만

매화꽃이 필 때엔 우리 다시 만나요, 하고

떠난 사람은 감감무소식이라 기다리는 사람은 애가 끊는다.

 

차라리 이별의 한과 사랑의 그리움에

마음 아파하는 나보다 봄이 되면 꽃이 피고 열매 맺는

저 매화나무가 더 행복하지 않겠는가?

 

 

 

한번씩 들어가는 모 카페 즉석 다행시 방의 시제

'내 작은 소망 하나'에 맞춰 끌쩍거린 詩

 

 

                                             - 怨 春 [원 춘] 봄의 원망 -

 

 

              內院翁梅解雪枝 [원옹매해설지] 뜨락 안 늙은 매화 가지에 눈 녹으니
              鵲賓群集告春時 [빈군집고춘시] 까치들 몰려 들어 봄이 옴을 알리네.
              銀河掛月思君面 [하괘월사군면] 은하에 걸린 달은 그리운 님의 모습
              昭曉孤衾玉淚垂 [효고금옥루수] 새벽 외론 잠자리에 눈물만 흐릅니다.

                        

             望約笑來如旦露 [약소래여단로] 꽃피면 오마던 약속 아침 이슬같은지
               罅間紗帳聞鳴鳺 [간사장문명규] 비단 휘장 사이로 두견이 소리만 들려요.
               那何對鏡端裝勞 [하대경단장노] 어찌하나 거울 앞에 애써 꾸민 단장을
               寞寞東風洗送提 [막막동풍세송시] 쓸쓸히 봄바람에 씻어 날려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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